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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휘아빠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를 싹 다 먹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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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망고고
작품등록일 :
2023.05.10 11:56
최근연재일 :
2023.07.0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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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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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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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5화

DUMMY

35화



금고에 있던 금괴, 외화 및 장부 등 내용물을 아공간 반지에 보관한 후, 김정은 위원장 집무실을 나온 무진이 투명화 마법을 사용해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평양 시내로 나왔다.


집무실 금고에서 턴 금액이 꽤 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이 털린 금고를 보고 열받아할 것이 고소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더 좋았다.


붉게 물든 노을이 대동강변을 따라 곱게 물들이고 있었고, 퇴근 시간인지 사람들은 저마다 피곤한 얼굴이지만 집에 갈 수 있어 행복한 표정을 하고 종종거리며 걷고 있었다.


길에 지나치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부터 어른들까지 많은 사람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본 무진은 상상 속의 평양 모습과 많이 달라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양의 일부 식당에서 태블릿 PC를 이용해 주문을 받는 점이었다.


무진의 지식 속에는 평양과 평양을 제외한 지방의 생활 수준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도 세계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층아파트 단지도 많이 보였는데, 기척을 죽이고 한 번 따라가 봤더니 어이없게 만드는 모습이 보였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주민들이 계단으로 오고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아파트의 1~2층에 식당, 상점 등으로 주민 편의시설이 있어 한국의 주상복합과 비슷한 주거형태를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다.


한 동안, 평양을 관찰하던 무진이 야밤이 되자 상공에서 대기중이던 제국의 전투선과 조우하였다.


함선에서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의체를 장착한 리사가 무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의체라지만 외모가 기존 의체와 동일해서 별다른 위화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황태자 전하. 무사귀환을 감축드립니다.”

“어우야, 그런 소름 돋는 말투는 앞으로 금지야. 손발이 오그라들려고 하네.”


짐짓 가벼운 농담으로 리사의 부채의식을 줄여주고 분위기를 처지지 않게 하려는 무진이다.


“그럼 어떻게···제국으로 일단 돌아가실까요?”

“아니야. 여기까지 온 김에 북한의 지방생활 실상도 좀 보고 싶어.”

“네, 북한의 지방 실상을요?”

“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라 그랬잖아.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좀 궁금한 부분이 있고.”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지방으로 방향을 잡겠습니다.”


일단 북한의 지방 곳곳을 돌아보며, 실상을 파악하고 최종적으로 결심을 굳히게 되면 본격적으로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일단, 신의주 지역으로 방향을 잡은 리사가 무진에게 묻는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보복 조치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단순 암살은 좀 아쉬울 것도 같고, 암살로 북한이 혼돈에 빠지면 내 생각엔 결국 중국의 위성국이 될 것 같아서 내키지 않네.”

“그렇다고 전면적인 공격 같은 옵션은 더 부담스러울 것이고요.”

“맞아. 비공식 방문에서 트러블이 생겼다고 전쟁을 일으킨다? 세계에서 우리 제국을 바라보는 눈길이 곱진 않겠지.”


무진의 머리 속에서는 제국의 절대적인 인구 부족 문제와, 북한 주민들의 처절하게 고단한 삶을 동시에 해결할 방법이 떠올랐다.


하지만, 단순히 한 순간의 감정으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결정이라서 조금 더 고심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한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더 얻고 나서 결정할 테지만, 지금 생각은 아무래도 우리가 북한을 먹는 게 어떨까 싶어.”

“북한을 먹는다고요? 한 나라를 접수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진 않을 거예요.”

“응. 그래서 좀 고민할 시간을 가지려고 해.”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는 무진의 말에 안도하는 리사.


“그런데, 미리 준비를 좀 해야 될 게 있어.”

“어떤 건데요?”

“우리 제국의 전력을 투입해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를 동시에 암살하고 꼭두각시를 내세워서 북한을 간접적으로 지배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 시간이 걸릴까?”

“지금부터 바로 준비한다고 해도 최소 일주일은 기다리셔야 될 거예요.”

“알겠어. 그럼 지금 바로 준비 작업에 들어가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어느 정도 선까지 북한에 개입할 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북한 수뇌부 물갈이는 필수적이다.


그로부터 약 열흘간 리사와 함께 북한의 여러 지역을 암행하며, 북한의 실상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고나서 무진은 드디어 최종적인 결심을 할 수 있었다.



***



대한민국 서울에 위치한 제국의 영사관에서는 지금 한창 중국의 친강 외교부장이 방문하여 제국의 외교부장인 안드레이 백작과 열띤 논의를 하고 있었다.


“아니, 어째서 우리 중국과 외교관계 수립에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지 저는 당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제가 아까도 그 사정을 말씀드렸잖아요.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 제국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요.”

“한국은 그렇다 치고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이번처럼 오래 걸리지 않았잖아요? 설마 우리 중국을 무시하는 겁니까?”

“아니, 우리가 언제 중국을 무시했다고 이러세요?”


EU에 가입된 유럽국가들과 중국에 대한 외교관계 수립은 사실 이미 결정되어 있던 일이었지만, 아직까지 무진의 최종 결재는 얻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북한을 돌아보고 있다는 무진에게 화상회의 등을 통해 결정해야만 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도 아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에게 하루가 다르게 쪼이고 있던 중국 외교부장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시일을 앞당기기 위해 안드레이 백작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충분히 정중하게 요청해도 될 일을, 중국 특유의 무례한 전랑(戰狼, 늑대전사라는 뜻) 외교를 통해 해결하려 하는 것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한 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다음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접견실을 나서던 친강 외교부장이다.


시주석에게 어떻게 핑계를 댈까 투덜거리며 걷던 중국 외교부장의 눈에 무진과 리사가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절호의 기회다.


언제 인상을 썼냐는 듯 활짝 웃으며 다가선 친강 외교부장이 무진에게 인사를 건넨다.


“처음 뵙겠습니다. 황태자 전하.”

“어···누구신지?”

“저는 중국의 외교부장을 맡고 있는 친강이라고 합니다. 방금 전까지 안드레이 백작과 외교관계 수립에 대해 협의를 하고 왔습니다.”

“아. 그러셨구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럼 이만.”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뜨려던 무진의 앞을 막아서며 다급히 말을 꺼내는 친강이다.


“혹시 황태자 전하께서는 우리 중국과 제국간 외교관계 수립이 지연되고 있는 사유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십니까?”

“음···그런 외교적인 사안은 저보다는 안드레이 백작에게 문의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북한 곳곳을 방문해 실정을 파악하느라 제국을 비운 기간이 길어졌다.


따라서, 중국과 외교관계 수립이 지연되었을 것이라 짐작한 무진이 안드레이 백작을 거론하며 자연스럽게 헤어지려 하였다.


하지만, 중국 친강 외교부장 입장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시주석의 쪼임이 갈수록 심해졌기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좀 무례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말이다.


“그러지 마시고 이렇게 만난 김에 황태자님 의견은 어떠신지 말씀해 주시죠. 혹시 황태자께서 반대해서 이렇게 질질 끌리고 있는 것 아닌가요?”


무진의 옆에서 잠자코 듣고만 있던 리사가 일갈한다.


“아니, 외교부장님. 방금 전 황태자 전하께 한 발언은 너무 무례한 것 같은데요. 즉각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내가 뭘 무례하게 했단 말입니까? 내가 중국의 외교부장으로서 황태자에게 궁금한 점도 물어볼 수 없다는 말입니까?”


역시 중국이 중국했다.


저런 외교관의 기본적인 자질도 없는 사람을 외교부장에 임명한 시주석이 오히려 불쌍하게 느껴진다.


“자자. 그만들 하시고 그 문제는 제가 안드레이 백작을 통해 점검해 볼 테니 일단 돌아가셔서 기다려 주세요.”

“그럼, 황태자님의 말씀만 믿고 이만 가보겠습니다. 험험.”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체 끝까지 리사를 째려보고 헛기침을 하며 제국 영사관을 나서는 중국 외교부장이었다.


이 때, 접견실 밖으로 나오던 안드레이 백작이 무진을 보고 깜짝 놀란다.


“아니, 황태자 전하. 그 간 연락도 없으시다가 갑자기 이 곳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제가 그 동안 연락을 자주 하지 못했지요? 백작이 고생하셨겠습니다.”

“아니, 별 말씀을 다하시네요. 그런데 저기 가는 중국 외교부장과는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 궁금하네요.”

“별다른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저···그게 말이죠······”


궁금해하는 안드레이 백작에게 무진은 별 것 아니라 했으나, 리사가 중국 외교부장의 무례한 태도 등에 대해 자초지종을 백작에게 전한다.


“아니 뭐라구요? 안 그래도 짜증났었는데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본 후에 결정해야겠습니다.”

“중국과 외교관계 수립이 안 되면 우리 제국에 불리한 점은 없을까요?”


아직, 중국에 대한 한국인이었을 때의 선입견이 가시지 않은 무진이 우려하는 기색으로 물었다.


“사실, 중국이 간청해서 검토한 것뿐이지. 우리 제국은 중국과 외교관계가 있으나 없으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랬다.


현재, 제국의 무역은 외교관계가 수립된 한미일을 통해서 해도 충분하다.


각종 원자재는 말 할 것도 없고, 한국과 협력중인 이차전지 수출도 폭발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는 현재 아무런 거래도 없지만, 앞으로도 중국이 없다고 제국이 불편할 일 따위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기침만 하면 폐암에 걸린 것처럼 벌벌 떨던 한국의 서민으로서 관점에 매몰됐던 무진의 시야를 넓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유럽국가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무진의 귀환 다음날 바로 공표되었으나,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은 아무런 기약 없이 늦춰지게 되었다.



***



제국 임시황궁에 위치한 회의실에서는 무진과 간부들이 모여 북한에 대한 처리 방법에 대한 문제로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었다.


“너무 여러가지의 주제로 논쟁을 벌이면 집중도 안 되고 결론 도출도 어려우니 한 가지씩 분리하여 결정을 지었으면 합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각기 자기 주장들을 고집하는 탓에, 좀처럼 회의에 진전이 없자 무진이 교통정리를 한다.


“우선 북한의 지배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먼저 정해 봅시다.”

“황태자님의 목숨을 노린 이상, 당연히 본인의 목숨으로 갚아야 할 것입니다.”


오스틴 군사부장이 강경한 어조로 포문을 열었다.


“쉽게 죽이는 것보다 살려 두고 꼭두각시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이성이 있는 인간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방법이 여의치 않습니다.”

“우리 제국의 우수한 마법공학으로도 어려울까요?”

“역사 속의 내전 등에서 상대방의 지도자에 대한 세뇌나 최면을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단 한 번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진의 궁금증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불가능함을 호소하는 빅토르 남작이다.


“리사. 정말로 방법이 없을까? 김정은 위원장만 세뇌시키면 아주 쉽게 북한을 우리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잠시 눈을 감고 있던 리사가 눈을 뜨면서 무진에게 답한다.


“좀 어렵긴 하겠지만 황태자 전하가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사에게 묻긴 했지만, 맘 속으로는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던 무진이 리사의 대답에 눈을 번쩍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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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제39화 23.06.18 128 2 12쪽
38 제38화 23.06.17 13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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