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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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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1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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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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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헬캣 (5)

DUMMY

사실 재임이 그루먼에게 이런 제안을 한 것은 콜세어의 개량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었다.


콜세어를 항공모함에서 운용하는데 보인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항공모함 이착륙 시에 전방 시야가 제한된다는 점이었다.

이는 함재기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었는데, 가뜩이나 좁은 간판으로 인해 육상에 비해 상대적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시야 제한이라는 단점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콜세어가 가진 이 시야 제한문제는 두 가지 문제에 기인하는데, 하나는 커다란 프로펠러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다른 기체들에 비해 뒤쪽에 위치한 캐노피의 위치 때문이었다.


보우트사는 기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기체 중량이 늘어나게 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커다란 프로펠러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기존의 기체 디자인으로는 이렇게 커진 프로펠러를 커버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프로펠러의 크기가 랜딩기어를 편 상태에서도 땅에 닿을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초기에는 랜딩기어의 길이를 늘리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착륙 시 랜딩기어가 받는 하중과 충격으로 이조차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해결방법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우트사는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골머리를 앓았고, 그 와중에 탄생한 것이 바로 콜세어의 독특한 형상인 역갈매기형 주익(inverted gull wing)이었다.


보우트사의 생각은 이랬다.


의도적으로 역갈매기형상으로 날개를 꺾고 이곳에 랜딩기어를 설치함으로써 육상에서 프로펠러가 땅에 닿지 않을 수 있게 설계한 것이었다.

이는 전체적으로 동체의 높이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큰 프로펠러로 인한 기동성과 양력을 포기하지 않고도 랜딩기어의 길이를 줄여 이착륙 시 랜딩기어가 받는 하중과 충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높아진 기체 높이로 인해서 착륙 시 간판이나 활주로의 상태를 확인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점이었지만, 보우트사는 이를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하지만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조종석 앞쪽에는 자동방류식 연료탱크가 신설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이 연료탱크의 설치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조종석의 위치가 뒤쪽으로 밀려나게 되면서 기존의 단순한 시야 확보의 어려움에서 이제는 전방 시야 불량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사실 기존의 육상에서 테스트 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었지만, 항공모함 탑재를 위한 테스트에서는 이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좁은 활주로의 길이와 넓이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콜세어는 그 위험을 한층 가중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콜세어가 초기 미 해군에 납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해군에서 해병대로 납품처가 바뀐 이유였다.


이런 이유로 콜세어의 문제는 단순한 부품의 문제가 아닌 기체 기본 디자인 문제이기에 보우트사가 단시간 내에 이를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란 것이 재임의 판단이었다.


그렇기에 헬캣의 개량을 제안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판단에 기인한 것이었다.


물론 그루먼의 판단대로 지금 당장 납품을 해서 미리 선점하는 것도 나쁜 판단은 아니지만, 잠시 미루더라도 지금은 헬캣을 개량해서 미래에도 콜세어 밀리지 않는 기체를 만드는 것이 헬캣이나 그루먼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재임이 이번 헬캣의 개량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기본 디자인적인 문제로 인해서 보우트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도 마냥 개발을 기다리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단순히 경쟁업체보다 기체를 더 나은 기체를 만들어 팔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현재 태평양전선 전체에서 일본의 제로센 전투기에 성능에서 밀리는 상황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빠른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이제 자신이 주도한 자원입대쇼로 인해서 입대한 이들이 훈련이 끝내고 전선에 배치되고 있었다. 재임으로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재임의 생각한 개량은 첫 방향은 바로 안정성, 즉 방어력이었다.


이는 크루세이더가 현재 전선에서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부분이기에 재임으로서는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재임의 가치관에 맞는 일이기에 더욱 말이다.


문제는 방어력 문제는 필연적으로 기체 중량의 증가를 불러온다는 점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헬캣에 탑재되어 있던 프랫&휘트니사의 트윈와스프 R-2600-10(1,700hp) 엔진을 성능이 개량된 같은 회사의 트윈와스프 R-2800-10(2,000hp) 엔진으로 교체했다.


동시에 크루세이더의 특징으로써 기체공격에도 최소한 귀환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던 십자 모양의 기둥 골격을 채택함으로써 생존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물론 기체 가격의 상승을 막기 위해서 모든 것은 최소한으로 이루어졌지만, 그래도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었다.


재임은 높아진 가격문제를 해결해야만 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공기역학적 측면을 희생할 시킬 수밖에 없었다.

크루세이더는 물론이거니와 콜세어도 대부분이 스팟 용접으로 기체를 제작했지만, 헬캣의 경우는 이를 핵심 부분으로 최소화하고 기체의 나머지 부분은 기존에 제작하던 방식대로 리벳이음으로 제작하도록 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공기역학적인 손해를 가져왔지만, 전체적인 가격하락으로 가격경쟁력과 함께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동시에 개량형 헬캣은 기존의 와일드캣이 가진 장점, 즉 항공모함에 수납이 용이하기 위해 날개를 접을 수 있게 되어있는 점을 계승하는 등 그동안 항공모함에서 와일드캣을 운영하면서 호평받거나 지적받은 문제들을 모두 수정, 반영함으로써 더욱 함재기에 적합한 기체가 되도록 했다.


또한, 개량으로 인해서 출시일이 늦어지는 것을 보완하고자 와일드캣의 조종방식을 대부분 계승하여 기존의 와일드캣의 조종사라면 특별한 훈련 없이도 그대로 헬캣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한 가지 문제라면, 이렇게 운용의 용이성을 위해서 와일드캣의 많은 부분을 계승하는 방식으로 개량이 진행되자 와일드캣의 못생긴(?) 외향도 대부분은 그대로 물려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루먼의 개발자들은 아쉬워했다.


하지만, 사실 크루세이더도 외향으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크루세이더 개발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는 크루세이더의 개발자들은 재임의 뜻에 따라 외향보다는 성능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런 전방위적인 노력 끝에 헬캣은 재임에 의해 새롭게 개량이 결정된 2개월 후에 시제기와 제작과 초도비행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재임은 곧바로 크루세이더의 후속기라며 미국방부에 헬캣을 제안하였다.


줄곧 크루세이더의 가격하락을 주장하던 미국방부였지만, 크루세이더의 장점과 와일드캣의 범용성을 강조하는 헬캣의 제원에 곧바로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진행된 테스트에서 헬캣은 호평을 받았다. 크루세이더보다는 못했지만, 와일드캣보다는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객관적인 데이터로도 ‘아쿠탄 제로’를 통해 얻어낸 일본의 제로센 전투기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미국방부, 아니 미 해군은 특별한 훈련 없이 와일드캣의 조종사들이 그대로 헬캣을 몰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당장 전투를 경험한 조종사들을 그대로 써먹을 수 있기에 미 해군으로서는 환영할 수밖에 없었다.


크루세이더도 그렇지만, 기존에 납품된 콜세어의 경우에는 따로 이착륙은 물론이거니와 비행연습이 필요한 전투기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기대했던 콜세어가 항공모함 적용에 실패한 상황에서 헬캣은 미 해군, 특히 미태평양함대 사령부로서는 환영할 수밖에 없는 기체였다.


테스트 이후 미국방부는 미태평양함대의 요청을 받아들여 곧바로 헬캣에 대해 3,000대를 발주했고 미 해군의 수정사항을 반영한 양산기가 나온 것은 그로부터 3개월 후였다.


즉, 개량을 결정하고 개발에 들어간 이후 시험기를 거쳐 전력화까지의 과정을 불과 5개월 만에 새로운 헬캣을 완성한 것이었다.


그리고 헬캣은 곧바로 미 태평양 전선의 새로운 바람이 되었다. 누군가에는 통쾌한 바람이, 또 누군가에는 혹독한 시련의 바람으로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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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카이로회담 (4) +4 20.04.10 1,128 33 9쪽
710 카이로회담 (3) +2 20.04.06 1,127 29 8쪽
709 카이로회담 (2) 20.04.03 1,187 31 9쪽
708 카이로회담 (1) +6 20.04.01 1,223 30 9쪽
707 헬캣 (8) +5 20.03.23 1,292 31 8쪽
706 헬캣 (7) +5 20.03.20 1,171 30 8쪽
705 헬캣 (6) +12 20.03.18 1,185 31 12쪽
» 헬캣 (5) +10 20.03.11 1,270 36 9쪽
703 헬캣 (4) +8 20.03.09 1,166 30 7쪽
702 헬캣 (3) +4 20.03.06 1,255 35 8쪽
701 헬캣 (2) +10 20.03.04 1,203 31 8쪽
700 헬캣 (1) +14 20.03.02 1,227 39 7쪽
699 과달카날 (10) +8 20.02.26 1,128 3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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