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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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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1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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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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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1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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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전쟁의 한켠에서 (2)

DUMMY

재임은 홍보를 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바로 동화와 돌출이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어떻게 보면 전혀 달라 보이지만, 일상과 이벤트라는 측면에서 사실 큰 효과를 보고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동화는 최대한 미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방식의 홍보였고, 돌출은 최대한 관련 이슈를 부각해서 존재감을 드러내게 하는 방식의 홍보였다.


사실 이 모든 방식은 근본적으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미국 사회에 효과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아이리시와 한인의 홍보에 있어서 함께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리시의 경우 지금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아이리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술주정뱅이와 부랑자일 정도로 아직 미국 사회 저변에 깔린 아이리시의 이미지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재임은 아이리시가 좀 더 미국 사회의 주류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문제는 한번 각인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 문제는 재임만의 고민이 아니라 아이리시 이민자들이 가진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


초창기 아이리시 이민자의 대다수는 굶주림을 피해 아일랜드를 벗어난 하층민들이었다. 당연히 교육을 받은 이들도 거의 없었고 기술을 가진 이들도 없었기에 이들이 미국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은 허드렛일이나 막노동뿐이 없었다.


여기에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초기 미국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앵글로 색슨, 즉 영국 이민자들은 아이리시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대하기 일쑤였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 이주를 감행했던 아이리시들에게 이러한 가혹한 현실과 사회의 냉대는 또 다른 좌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이 허드렛일과 막노동에 종사하면서 가혹한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아이리시가 도피처를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술이었다.


현실의 혹독함을 피해 많은 아이리시 들이 술에 의지해 살았고 이때부터 술은 아이리시의 이미지에 깊게 각인되었다.

실제로 아이리시 들이 주정뱅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이때였다.


물론 모든 이들이 술에 취해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 아이리시 중에서도 이런 현실을 벗어나고자 노력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배운 것 없이 가난한 아이리시 들이 실제로 대항할 방법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가운데 생겨난 것이 바로 두 번째 부정적 이미지인 '아이리시 갱'이었다.


사실 아이리시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많았다. 어떻게든 가족을, 동포를 지키기 위해 아이리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 뭉쳐서 대항하는 것이었고, 사실상 법은 멀고 폭력이 가까웠던 이 시절에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었다.


초기 '아이리시 갱'은 동포를 지키기 위한 자경대에 가까웠다.


이 당시 '아이리시 갱'은 가족들을, 동포들을 지키기는 전사들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더욱 독하고 잔인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리시 갱'의 악명이 높아질수록 아이리시 둘에게 벌어지는 부당함이 줄어들었다.


이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과 결과였다. 하지만, 이때의 선택과 결과는 고스란히 후대 아이리시에는 술주정뱅이에, 부랑자, 갱 등 나쁜 이미지가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임은 누구보다도 아이리시를 사랑하고 있었다.


천애의 고아이자 다른 인종인 자신을 편견 없이 받아준 가족들이 아이리시였으며, 그가 자라오면서 그와 함께해준 이들도 아이리시였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지금은 아이리시를 대표하는 가문의 가주이기도 했다.


재임은 사실 한인이란 자각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이 아이리시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디.

물론 이상설과 다시 만나고 한인들을 도우면서 점차 한인에 대한 정체성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아이리시를 생각하는 마음이 큰 것이 사실이었다.


그랬던 재임이었기에 던(Dawn)가의 가주가 된 이후부터 재임은 줄곧 해서 아이리시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왔다.


재임은 어떻게든 과거로부터 내려온 아이리시 이미지를 최대한 희석시키고 변화시켜야만 진정으로 미국 주류사회에서 아이리시의 위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 억지스러움이 묻어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재임이 생각한 것이 바로 동화, 즉 자연스러운 홍보였고 그런 관점에서 주목한 것이 바로 ‘성패트릭데이’였다.


아이리시의 대표적인 명절인 ‘성패트릭데이’를 아이리시만의 축제가 아닌 뉴욕의 대표적인 축제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아이리시의 문화를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아이리시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도였다.


재임은 가주가 된 이후, 더 정확히는 재임이 후원하는 뉴욕 아이리시 커뮤니티인 ‘자유의 새벽’이 만들면서부터 지속해서 ‘성패트릭데이’에 대한 후원을 늘려왔다.


재임이 첫 번째 목표는 우선 행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었다. 행사 규모가 크게 하면 할수록 아이리시뿐만이 아니라 다른 민족의 참여도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애초부터 다른 민족의 참여를 독려해왔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서 이제 ‘성패트릭데이’ 축제는 뉴욕의 대표적인 행사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같은 이유로 1차 세계대전 당시 <던 멜>로서 시작된 ‘뉴욕의 봄’이란 행사도 지원을 늘려 조금씩 규모를 키워오고 있었는데, 최소한 뉴욕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못지않은 연인들의 날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방법은 재임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미국 사회에 아이리시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물밑에서 진행해온 동화 차원의 홍보방법이었다.


여기에는 뉴욕을 중심으로 동부 전체에 영향력을 넓히는 던(Dawn)가의 사업, 특히 유통업과 출판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리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사실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두 번의 홍보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동화와 함께 돌출의 홍보방법도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돌출의 방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던(Dawn)가를 비롯한 아이리시 가문의 부각이었다.


사실 던(Dawn)가가 동부 아이리시의 대표가문으로 떠오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성공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렇다 할 가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재임은 던(Dawn)가 자체가 가지는 홍보 효과가 다른 무엇보다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던(Dawn)가 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재임은 아이리시커뮤니티를 통해 가망성이 보이는 인물과 사업, 그리고 가문에 대해서 지속해서 후원을 해오고 있었다.


혹자는 오히려 이런 경쟁자를 육성하려는 재임의 생각을 비웃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었지만, 재임은 더 많은 훌륭한 아이리시 가문이 등장해야 미국 아이리시 전체가 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재임이 주목하고 있는 정치권이었다.


재계 쪽은 이미 던(Dawn)가라는 기반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치 쪽을 그렇지 않았다. 이미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정계에 힘이 없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재임은 한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절감하고 있었다.


재임은 던(Dawn)가처럼 정치권에서 제 몫을 해주는 가문이 나와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바로 트루먼과 정치 가문을 지향하는 케네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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