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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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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1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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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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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미드웨이 (11)

DUMMY

상대적으로 자신들과 일본군 공격기를 요격하러 나갔고 자신과 동료들이 큰 희생을 치렀지만, 모든 환호가 그들에게 몰리는 것이 탐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동안 알게 모르게 그들을 무시해왔던 입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런 환호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표식을 내보일 수는 없었다. 실제로 요크타운의 결정적인 침몰 위기를 막아낸 것이 눈앞에 보이는 맹호군 파견팀, 바로 이창근 소위였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그들의 성과를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기에는 그들의 활약상을 본 이들이 많았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


“쳇! 희생은 우리가 했는데, 환호는 저들이 다 받아가는군~!”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동료 조종사의 목소리에 멜론 대위는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제3 전투기대대의 조종사들은 앞선 일본 항공모함 공격에서 통신 미스와 연료 부족으로 두 차례 동료들의 지원요청에 제대로 호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산호해해전에서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고 요크타운이 공격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요크타운의 제3 전투기대대로서는 이번까지 치면 모두 세 차례나 일본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사실 산호해해전에의 경험으로 이미 이를 갈고 있는 상황에서 앞선 두 차례의 지원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을 넘어 아픔으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이번 요크타운을 공격하는 일본군에 맞서는 제3 전투기대대는 모두 출격을 준비하면서 일본군에게 제대로 된 본때를 보여주리라 각오를 다짐하던 차였다.


하지만 그들의 각오와 자신감은 금세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한 차례 산호해해전을 통해서 교전의 경험이 있다고 해도 애초에 가진 기본적인 와일드캣과 제로센 전투기의 성능 차이는 단지 조종사의 각오만으로 뛰어넘기는 힘든 차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두 번이나 요크타운이 공격당하게 놔둘 수 없다는 절박한 각오와 대공포의 도움이 없었다면, 사실상 버티기 힘들었을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빛난 것이 바로 맹호군 파견팀의 크루세이더였다.


크루세이더는 일본의 공격기, 특히 제로센 전투기의 성능에 맞서서 자신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그동안 자신들이 뚱뚱보라 멧돼지라 놀리던 전투기와 유색인종이라 은근히 무시해왔던 맹호군 파견팀의 조종사들이 아니었다면, 제3 전투기대대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이 자신들이 놓친 치명적이었던 일본군 어뢰 공격기를 공격을 막은 것이 바로 눈앞에서 환호를 받는 이창근 소위였다.


눈앞에 보인 성과가 있기에 제3 전투기대대의 조종사들은 뭐라 트집을 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더욱이 알게 모르게 크루세이더의 도움으로 제로센 전투기의 공격에서 간신히 벗어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컸지만 말이다.


아무리 마음에 만든다고 해도 생명의 은인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표하고 무시할 수는 없었기에 멜론 대위를 비롯한 제3 전투기대대의 조종사들은 모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들을 환영하는 이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맹호군 파견팀도 대놓고 호응에 응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요크타운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고 표정을 굳히며 자신을 지켜보는 제3 전투기대대를 비롯한 조종사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동안 오랫동안 인종차별을 겪어왔던 이들이었기에 이들의 환호가 언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것도, 이럴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이창근 소위를 비롯한 맹호군 파견팀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맹호군 파견팀도 마냥 기쁠 수만도 없었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 의식은 지금의 환호를 언제 시기나 질투로 변하게 만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창근 소위를 비롯한 맹호군 파견팀은 오랜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이들이 미묘한 표정을 짓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미묘한 상황은 곧바로 깨어졌다. 아직 전투가 모두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환호하는 승조원들을 사이에 두고 제3 전투기대대 조종사들과 맹호군 파견팀 조종사들은 서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에도 전투는 이어지고 있었다.


요크타운이 일본군 어뢰 공격기에 첫 피격을 당하던 시점, 요크타운에서 출발한 정찰기는 일본 항공모함 히류를 발견하고 곧바로 보고하였다.


보고를 들은 플레쳐 소장은 즉각 엔터프라이즈 소속 급강하 폭격기 20대에게 출격 명령을 내렸는데, 여기에는 귀환 도중에 요크타운의 공격 소식을 듣고 엔터프라이즈로 몸을 피했던 요크타운 소속의 제3 폭격기대대 소속의 급강하 폭격기 10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어서 히류 발견 소속을 정보전달 오류로 뒤늦게 전달받은 호넷에서도 곧바로 16대의 급강하 폭격기가 출격하였다.


오후 5시경 엔터프라이즈에서 출격한 엔터프라이즈와 요크타운의 혼성 급강하 폭격기들은 히류의 상공에 도착했다.


당시 야마구치 제독은 앞선 두 차례의 항모 공격으로 2척의 미군 항모, 즉 요크타운과 엔터프라이즈가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비록 두 차례의 공격을 수행하느라 대부분의 일본군 함재기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 함재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미군도 남은 항공모함이 호넷 한 척뿐이라고 판단했고 이는 충분히 지금 남은 전력으로도 기습을 통한 요격이 가능하리라 판단했다.


그래서 야마구치 제독은 기습을 생각하고 석양이 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계속된 전투로 승조원들이 모두 심하게 지친 상태인 데다가 이때가 마침 저녁 식사시간으로 인해서 경계가 흐려진 시점이었다는 점이었다.


더구나 레이더가 없었던 일본군은 미군 공격기들의 접근을 더욱 알아챌 수가 없었다.


히류를 발견한 미군 혼성 급강하 폭격기들은 곧바로 석양이 물드는 바다에서 태양을 등지고 히류에를 항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엘 갤러허 대위가 있는 혼성 폭격기 편대는 제6 정찰대대 7기와 제6 폭격기대대 4기, 그리고 요크타운 소속 제3 폭격기대대 14기가 중심이 되어 히류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당장 가용 함재기가 7대뿐이었던 히류는 전함 하루나, 키리시마와 중순양함 토네, 치쿠마, 그리고 경순양함 나가라 5척에 둘러싸여 방공망을 짜고 있었지만, 이 많은 급강하 폭격기의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었고, 결국 총 4발의 폭탄이 히류에 명중하고 말았다.


거의 동시에 명중된 이 폭탄들은 히류의 전방 간판을 완전히 박살 내고 상층갑판에 적재되어 있던 제로센 전투기를 유폭을 불러오면서 화재를 일으켰다.


이어서 뒤늦게 호넷에서 출격한 16대의 급강하 폭격기는 이미 히류의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보고는 전함 하루나와 순양함 지쿠마를 공격 대상으로 삼아 공격을 이어나갔고, 더불어 미드웨이에서 출격한 B-17 폭격기들과 하와이에서 지원을 온 B-17 폭격기들이 연이어 공격을 퍼부었지만, 이어진 공격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히류는 비록 4발의 폭탄을 맞았지만, 전방갑판에 피해가 몰렸기에 상대적으로 침몰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어지는 공격에 제대로 방재 활동을 진행하지 못한 데다가 추가공격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고속항진을 하면서 제대로 수리와 방재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거기에다가 간신히 침몰을 피한 요크타운에서 뒤늦게 히류의 발견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출격시킨 제3 폭격기대대의 남은 기체가 마지막으로 히류를 공격하면서 치명타가 되었다.


비록 남은 제3 폭격기 대대가 직접 폭탄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공격으로 인해서 방재작업을 방해하면서 결국 히류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히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야마구치 제독은 퇴함 명령을 내렸고, 히류는 석양을 배경으로 삼아 서서히 가라앉고 말았다.


실질적으로 미드웨이 해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조금 늦었네요. 

오얏씨님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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