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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5.22 06:00
연재수 :
138 회
조회수 :
4,739
추천수 :
62
글자수 :
511,732

작성
23.07.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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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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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편 – 돌

DUMMY

나의 이름이 도니 샌딘 이다.

오늘이 나의 돌이다. 나의 머리는 내가 알 수 없는 알록달록한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모자가 씌워지고 모자 좌우에 새의 깃털로 보이는 칼라풀한 깃털이 꼽혀있고 옷은 노란색이다.


거기에 신발은 검정색이다.

내가 보기에는 옷과 모자 신발의 조합이 촌스럽다.

천기 1955년 평제 15년 3월 3일 오늘이 돌이니 내가 태어난 날은 1954년 평제 14년일 것이다.


나에게는 외할아버지 내외와 어머니라는 가족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버지를 본적이 없다.

외할아버지는 군인으로 보인다. 머리에 가죽과 쇠 조각을 박은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칼을 찬 것을 가끔 본 일이 있다.


어머니는 젊은데 나를 하루 종일 돌보지는 않는다.

운동을 좋아 하는지 어떨 때는 어깨 뒤에 뭔가 메고 들어올 때도 있다.

화살로 보인다.


나는 사생아가 아닌가 걱정된다.

그래도 어머니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나를 무척 좋아 하시는 것 같다.

그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나는 아직 말을 제대로 못한다. 아직 입과 입술이 정교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나는 비록 의사소통은 못 하지만 많은 노력으로 말은 대체로 알아들을 수 있다.


그리고 글도 읽으려 노력한다.

나는 이세상과 나의 주위 정보를 빨리 알고 싶어 한다.

왜 그러냐 하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 집안의 시녀 보스로 보이는 양위 크리스 라고 불리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인상도 야무지게 보이고 얼굴이 밉상은 아니지만 여성스럽지 않고 마치 군인처럼 보인다. 전생의 나처럼 말이다.


나의 전속 시녀는 바위 엘리지 이다.

예쁘고 어리고 착실하며 부지런 하지만 시녀장에게 꼼짝을 못한다.

그녀는 나의 어머니를 무서워하지 않은 것 같지만 양위 크리스는 엄청 무서워 한다.


태어나서 사물을 겨우 알아보고 말귀를 조금씩 알아갈 어느 무렵 가을이 짙어가는 때라 짐작되는 어느 날 어머니와 여럿이 성문 밖으로 나간 일이 있다.

나는 내가 성안에 있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를 흔들 요람에 놔두고 붉은 단풍이 물들은 나무 밑에서 어머니 시녀대장 그리고 시녀 둘 또 한 명의 남자 아마 여러 명 있는 집사 중 한명인 것 같은데 그렇게 앉아서 밥을 먹고 있다.


그리고 큰 개도 한 마리 따라왔다. 여기의 개는 용감하고 미련스럽게 보이고 조금 멍청한 듯이 보인다.


지구의 개처럼 살갑지 못하다.

나설 때 양젖을 호로병에 넣어서 가져 왔다.

이들은 아마 오늘 소풍을 나왔나보다.


나의 어머니는 집에 얌전히 있지 못한다.

나에게 성 밖의 자연을 보여주고자 데려 왔는지도 모른다.


식구들은 내가 잠자고 있는 줄 알고 밥을 먹고 있지만 사실 나는 나무 가지에 천 조각을 얽어맨 흔들 요람에 누워서 지구에서 호크니 별이라 불렀던 이별의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고 있다.


식사하기 전 주전자에 양젖을 끓이도록 긴 쇠꼬챙이를 주전자 손잡이에 매달더니 밑에 마른나무 조각과 잎사귀로 불을 질러 놓고 모두 밥을 먹고 있다.

어머니는 밥뿐만 아니라 술도 먹는 듯이 보인다.


시녀장인 양위 크리스가 볼일이 있는 듯이 나를 지나쳐 간다.

이곳에선 현대 지구의 공원마냥 화장실이 있을 리가 없다.

적당히 안 보이는데 가서 볼일을 보면 될 것이다.

나는 눈을 감고 있으면서 살며시 실눈을 떠 바라본다.


그런데 시녀장은 가는 듯이 하고 바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뭔가 끄집어내더니 양유를 끓이는 주전자에 뭔가를 타고 뚜껑을 닫는다.


나는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 죽일 것이 어린 나를 죽이려고 하는가.

내가 죽어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나의 아버지 때문인가? 등등

아니면 아버지의 직위가 높아서 아버지의 처가 나를 죽이려하는가 ?


온갖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을 무렵

밥을 다 먹고 시녀가 이쪽으로 올려고 발을 디딜 때 시녀장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미 불이 꺼져버린 불씨위의 주전자를 들어서 주전자 입구에 작은 잔을 데고 따라서 살작 입으로 가져간다.

나는 저게 왜 저러지 하고 살핀다.

“ 음 아직 좀더 식어야겠네. 에잉! 맛이 왜이래!?”

말을 한 후에 그는 손을 목구멍에 넣어서 토한다.


그리고 양유를 바닥에 버린다.

큰 개 이름이 벙구리 이다.

벙구리가 이름처럼 멍청하게 다가가서 양유를 할짝거린다.


【먹으면 안돼】 엉겁결에 소리를 질러보지만 밖으로 나오지 않고 【워러워럭】 이런 소리가 나온다.


잠시 후 큰 개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폴짝폴짝 뛰더니 입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내가 먹었으면 저렇게 괴로워하고 죽었겠네.】


나는 양위 크리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고민해본다.

만만치 않은 삶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올해 초 추은 겨울날이었을 거다.

밖에 바람이 웽웽 불며 고주파 소리를 내던 어느 밤

아무도 없는 내방에 검은 복면을 한 괴한이 칼을 들고 들어왔었다.


그리고 바로 뒤이어 그 양위 크리스 시녀장이 창을 들고 들어왔다.

둘이는 창과 검을 맞대고 소리가 챙챙나게 대련을 하듯이 연극을 하다가 복면이 옷 조각을 한 가닥 잘라서 바닥에 내려놓고 검도 내려놓고 창문 밖으로 나갔다.


양위 시녀장이 주머니에서 병을 꺼내어 빨간 액체를 바닥에 뿌리고 지신의 어깨도 칼로 그어서 피를 내놓는다.


문이 버럭 열리며 어머니와 시녀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들어온다.

시녀장은 바로 쓰러진다.


내가 그때를 떠올리며 생각에 잠긴 사이 내 눈 앞에 어른거리는 것이 보인다.

이게 돌잔치의 하이라이트 인가보다.

모두가 대나무 끝에 줄을 달아서 흔든다.

외할아버지는 검을, 외할머니는 모자를, 어머니는 활을, 시녀장은 창을 그리고 시녀는 책을 달고 흔든다


외할머니의 모자는 아마 높은 감투를 뜻하는 것 같다.

【이번 생에서는 절대 군인은 안한다. 그리고 감투도 안 쓸란다. 감투 쓰다가 저기 시녀장의 배후에 죽을지도 몰라】 생각하며 나는 책을 꽉 잡았다.


책을 잡으니 모두가 놀란 듯 하다.

어머니와 시녀장은 얼굴에 실망한 표정이 가득하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좋은 표정은 아니다.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의 눈치를 보는 듯이 살피고 있다.

나도 그러한 그들의 표정이 왜인지 알 수 없지만 긴장이 된다.


외할아버지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용하여 최대한 얼굴에 웃음을 띠우고 책을 잡고 양손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


“ 양왕의 집안에 돌잔치에 책을 잡는 조상은 없었다는데 특별하군?”

할아버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 책을 잡는 아이는 드물다는데 크게 될 아이 같아 보입니다.”

할머니의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나 시녀장이 좋아하는 눈치는 보이지 않는다.

시녀는 그저 어른들의 눈치만 보며 조심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모두 실망인가? 왕의 집안이라니? 내가 왕족이라는 것인가? 그런데 왜 왕궁에서 살지 않고 군인의 집에서 사는가? 그렇다면 어머니는 왕에게 내쳐진 것인가?


그리고 저 시녀장 뭔가 여기서 노리는 것이 있는 듯 한데 내가 책을 잡으니 왜 좋아하지 않지?


나는 의문을 가지고 머리를 굴렸지만 답답하기만 하다.


빨리 이곳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왕이 누구인지 알아야 할 터 인데.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지구에서 살 때도 아버지를 몰랐는데 여기서도 그런 걸가?

그런데 나는 왜 외할아버지의 성씨를 쓰고 있는가?

나는 실망감에 울부짖고 싶다.


나는 이왕 책을 잡은 김에 펼쳐보았다.

이곳의 책은 처음 보는 것이다.


책의 글자는 상형문자는 아니다.

모양을 보니 표음 문자인 것 같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음편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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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편 – 피신 23.07.17 104 0 8쪽
3 2편 – 괴한 23.07.17 120 0 7쪽
» 1편 – 돌 23.07.17 186 0 8쪽
1 프롤로그 23.07.17 333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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