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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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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502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0.10 01:26
조회
122
추천
4
글자
11쪽

2부 26화 : 일점돌파 (3)

DUMMY

이전에는 슬라임 타입이 특히 어려웠다. 이런 타입은 끼얹듯 달려들어 용해해버리거나 가스를 뿜거나 하는데 그런 걸 잘 막는 화학계가 적었다. 코어를 노리고 살인하는 놈들에게 많이 죽어서.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다양성이 좋은 편. 피냄새 잔뜩 풍기는 물리계만 설치고 다닐 땐 참 앞으로 어떻게 되나 싶었지.


하, 잘 안풀리니 잡생각이나 하고 있다. 이제 고작 두 번째 대형체인데 이렇게 고전해서야.


<절대영도>까지도 안 바라니 <한랭풍> 정도만 있어도 응용할 방법이 나올 텐데...


슬라임 타입은 삼촌이 잘 잡았었다. 지금 삼촌과는 딴판으로 온갖 독을 다 쓰셨지. 극독부터 가벼운 자백제까지...


이 슬라임과 제법 오래 싸웠지만 별로 많이 말리지 못했다. 코어도 몸체 안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공격에만 집중하기엔 깔리는 가스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이리저리 꿀렁거리며 페시디오나 카딤을 노리는 걸 막는 것도 주의해야 하고.


어쨌든 조금씩 말려가고 있다. <이그니션>으로 불을 붙이면 안으로 삼켜 끄는데 그 과정에서 분명 손실을 입히는 중이다...


그래픽카드 없는 노트북에서 배X그라운드를 돌려도 지금보다는 덜 답답하겠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감정인지 이마니를 찾는다.


"크리스티?"


"조금 더! 카딤이 해석을 끝내가!"


해석? 아, 이 가스? 신경 침투 독 종류. <이그니션>으로1차, <세이프하우스>로 2차에 걸쳐 막고 있다.


뒤를 슬쩍 돌아보니 잉그리드와 마르틴의 호흡이 확실히 좋다는 걸 느낀다. 대형체가 유지되고 있는 곳에 몰려드는 괴물체니 오면서 본 놈들보다는 아무래도 좀 약하다. 잉그리드는 뾰족한 가시가 길게 돋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마르틴이 그 위를 뛰어다니며 채찍으로 괴물체를 흩어놓는다.


저긴 됐고.


이글스피릿은 간간이 슬라임의 코어를 노려 <스피릿 빔>을 쓰지만 슬라임형의 코어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외부 반응에 반사적으로 피한다. 몸체는 시원하게 뚫리지만 코어에는 닿지 않는다... 멀리서 봐도 짜증난 듯 혀를 차는 게 보이네.


"해석 완료! 사서, 신호에 맞춰 불꽃 최대로!"


"준비됐어요!"


"셋, 둘, 하나, 지금!"


와아. 괴물체가 내뿜은 가스가 앞으로 죽 뻗은 <이그니션>에 감싸여 같이 날아가더니 괴물체의 안에 침투한다. 꿀렁거리던 표면이 굳으며 갈라진다! 이게 돼?


"어떻게 한 거예요?"


"경화제로 쓸 수 있는 부분이 있길래요!"


괴물체는 발악하듯 가스를 더 내뿜고, 나와 카딤은 그걸 최대한 끌어모은다. 페시디오가 욕을 한 마디 뱉은 다음 나를 향해 트롬본을 길고 빠르게 여러 번 분다.


과연... 역시 이글스피릿 팀의 주요 멤버.


에너지를 쥐어짜느라 요동치던, 기계에 비유하면 굉음을 내며 고속으로 돌던 엔진 같던 내 메인코어에서 에너지가 원활하게 뽑혀나온다. 기름을 꺼내오다 좀 더 가벼운... 알콜을 빼오는 기분?


약간은 코어 폭주를 동반하지만 소리에 실린 일정한 파장이 코어의 운용을 돕는다. 이거 대단한 기술인데. 그리고 위험해. 페시디오가 왜 나에게 절대로 주기 싫은 기술인지 알겠어.


카딤이 한껏 모은 가스를 싣고 두 개의 코어로 <이그니션>을 뻗어낸다. 괴물체의 앞부분 절반이 갈라지며 흩어지고 코어가 뒤로 도망가는 게 보인다... 더 갈 곳이 없다!


"이글스피릿?"


"더블! 스피리이이이잇!"


몇 명이 이글스피릿을 놀리고 싶은지 마지막 단어를 같이 외친다.


"빔-!"


코어에 직격, 주변의 슬라임같던 부분도 흩어져 코어가 튕겨나온다. 슬라임 부분이 그 코어를 다시 회수하러 몸을 길게 뻗지만 TG가 뛰어들어 코어를 낚아챈다음 왼손으로 쥔 채 오른주먹으로 세게 친다. 어이고, 소리 한 번 크게 나네.


아직 경화되지 않은 부분까지 완전히 멈춘 다음 모래 안으로 가라앉는다.


오래 걸릴 뻔했네. 모두가 카딤에게 가서 칭찬하기 바쁘고 카딤은 기뻐보인다.


지쳤다... 어디서 누가 <절대영도> 하나 안 주나? 뭘 얼려버리는 데에는 그만한 스킬이 없었는데.


TG가 카딤에게 코어를 내민다. 카딤은 혹시나 하는 심정인지 코어를 향해 손바닥을 펼쳐보지만 아무래도 안 맞는다. 카딤에게는 좀 더 정교하고 변화무쌍하게 공격하는 괴물체에서 나온 코어가 어울릴 듯한데.


마르틴이 숨을 헐떡이다 결국 주저앉는다. 코어가 망가지자 주변에서 몰려오던 괴물체의 수가 확 줄었다.


음... 괴물체 대부분은 갑각류와 영장류를 흉측하게 섞어놓은... 찌르기 좋은 커다란 팔과 커다란 턱. 사람들이 싸운 흔적을 보니 독액을 뱉는 놈도 좀 있었던 것 같고.


잉그리드가 말한다.


"계속 갈까요?"


셋으로 나뉘는군.


나를 쳐다보는 사람, 이글스피릿과 이마니.


이마니를 쳐다보는 사람... 잉그리드와 카딤, 페시디오.


TG는 이글스피릿을, 마르틴은 잉그리드를 쳐다본다. 저 친구 자존심에 상처 많이 입은 것처럼 보이네.


이마니는 내게서 눈을 떼고 주변을 본 다음 끄덕이며 말한다.


"좀 더 가보자고."


내가 묻는다.


"지금 각자 남은 에너지 퍼센테이지로 대답해줘요."


다들 60이나 80정도를 이야기하는데 마르틴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40... 이마니가 지침을 새로 정해준다.


"마르틴은 이글스피릿 뒤에서 보조하고, 사서가 마르틴하고 역할을 바꾸지?"


잉그리드와 호흡을 맞추라고... 나야 뭐 하겠지만, 잉그리드는?


"그게 좋겠네요."


저렇게 말한다면 뭐.


이글스피릿이 물을 한 모금 마신 다음 말한다.


"또 몰려옵니다. 빠르게 대형 갖추고 가지요."










뭐, 어떤 요령으로 하는지는 봐뒀으니 어렵지 않다. 아무래도 위로 뛰어드는 괴물체는 조준하기 쉽고 잉그리드는 계속 내 위치를 높일 발판을 만들어준다. 마르틴에게 만들어줄 때보다 25%이상 낮은 건 최소한의 악감정 같은 거라고 이해해두자.


나중에 잉그리드와 싸울 생각하니 벌써 걱정이네. 나처럼 힘을 숨긴 수준이 이 정도다. 진짜 주요 스킬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세 번째 대형 괴물체까지 왔고, 나는 참가하지 않고 이글스피릿과 TG, 페시디오와 잉그리드가 맡아서 격파.


그후 카딤의 <위장>과 내 <세이프하우스>안에서 잠시 쉬었다가 네 번째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와 모두 힘을 모아 격파. 페시디오가 한 번 죽을 뻔해서 이글스피릿에게 소리지르며 한 번 화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은 놀랐지만 이글스피릿과 잘 알고지내던 TG가 심드렁한 거 보니 페시디오가 저러는 건 자주 있는 일인가보다.


그리고 이제 저 멀리 균열핵이 보인다. 균열핵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전부 방위에 쓰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우리는 목표를 앞에 두고 이제야 괴물체가 공격해오지 않는 장소에 도착한거다.


이마니가 모두에게 묻는다.


"혹시 돌아갈 때에도 똑같이 네 번 싸워야하나?"


눈치상 맥락상 나에게 묻는 것이니 대답한다.


"나와도 하나쯤일 걸요?"


"저거 어느 정도 셀까?"


"이렇게 봐서는 모르겠네요..."


라고 했지만 잘 보니 여기까지 오면서 싸운 괴물체 두 개 반을 한 데 뭉친 정도...?


역시 <신화투영>을 써야 하나... 아니면 이글스피릿이나 TG한 명에게 내가 쓸 수 있는 기술을 다 몰아주는 게 나을지도.


잉그리드가 아까부터 날 한번씩 보는 거 보니 할 말이 있나보네. 먼저 묻는다.


"트리에 씨 의견은?"


"한 번 접촉해보고 결정하기."


참 연기력 좋아. 하지만 저 가벼운 웃음... 다른 사람에게는 다르게 보이겠지만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날 섬에서 봤던 것과 같은 종류의 웃음이거든.


맞서 싸워 쓰러트릴 적이나 쫓아 사냥할 사냥감에게 그걸 해낼 자신이 있는 이가 보내는 잔인한 미소.


그리고 묘하지?


나도 그게 좀 기다려진단 말야. 얼마나 대단한 걸 계획했는지 알게 되는 걸.


그리고 그때가 와도 날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알려주는 것까지.


자, 어쨌든 우리 둘은 합의를 본 것 같다.


"가 보죠."


이마니가 한껏 스트레스를 참는 얼굴로 멀리 보이는 균열핵의 빛을 본다. 그렇지, 저기서부터가 이제 미지의 영역이지.


이마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중단하고 여기서 돌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픽 웃는다.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경제적 문제를 도와 온 사람에게는 아주 잘 보일 거다.


"아니 여러분 궁금한 건 알겠는데, 도대체 얼마나 강력하고 또 몇만짜리 코어가 나올지 봐야 하는 마음은 알지만."


침을 한 번 삼킨 다음 균열핵 쪽을 본다.


"지금까지 얻은 것만 갖고 살아 돌아가면 그것도 성공 아냐? 얻은 코어로 강해져서 다시 오면 되잖아."


이글스피릿이 말한다.


"맞습니다. 크리스티. 그렇지만 균열을 그냥 방치하면 더 강해지는 사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것도 그렇네. 하, X발."


잉그리드가 한 발짝 앞으로 나간다.


"부딪쳐는 보자고요."


"좋아, 트리에 씨. 내 생각에 저거 파장계 코어거든?"


어라. 그게 보인단말야?


"막을 수 있겠어?"


"사서가 좀 도와줘야겠어요."


<세이프하우스>를 쓰란 말이네. 그러지 뭐.


아 근데 파장계라. 그러면 마르틴은 할 수 있는 게 없을 텐데...


잉그리드가 과장된 한숨을 쉰 다음 마르틴을 손짓해 부른다.


"여기로 와."


"응."


하.


만들어놓으면 알아서 움직인다고 듣긴 했지만 저런 것도 된다고? 잉그리드가 다루는 물질이 갑옷처럼 마르틴을 감싼다. 학선이가 만든 것보다 모양새는 훨씬 별로지만. 갑옷보다는 그... 하이테크 수트? 그런 외양이다.


다들 말이 없는 중에 TG가 슬쩍 페시디오에게 묻는다.


"당신 사실은 연주 잘 하지?"


"아 좀 꺼지라고."


"무려 다섯 번, 트롬본의 전문가가 아니면 못 낼 음을 정확히 내던데."


"당신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나는 음악가가 아냐."


TG는 머쓱한지 물러난다. 이글스피릿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간다... 그렇지, 이제 억눌러온 분노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공격하기로 결정했으니.


내가 본 것처럼 저놈도 수많은 죽음을 봤을 거다. 그 원흉이 저기 멀리서 반짝인다.


쫓아가서 깨트려야지. 결과물을 갖고 돌아가 모두의 영전에 바치기 위해.


"모두 준비되면 가겠습니다."


대답은 전부 같다. 이마니만 약간 느렸지만.


이글스피릿이 튀어나가고 다들 대형을 맞춰 그 뒤를 따른다. 빛은 아직도 멀리 있지만 공기의 저항이 급격히 강해진다. 카딤 식으로 말하면 균열의 '시스템' 이 우리를 요격하기 위해 에너지를 모으는 것.


정말 파장계 균열핵이라면 오래 방어하기 어려울 거다.


밑천 좀 보이더라도 빨리 끝내는 게 좋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 Lad
    작성일
    22.10.10 17:10
    No. 1

    공격에만 집중하기엔 깔리는 ‘가스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학선이가 만든 것 보다 모양새는 ’훨씬 별로지만 잉그리드가 다루는 골렘(?)이‘ 갑옷처럼 마르틴을 감싼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비행멧돼지
    작성일
    22.10.10 20:05
    No. 2

    어제 늦은 시간에 후다닥 썼더니 문장구조 자체가 와해되어있네요!
    언제나 예리한 검교정 감사드립니다. 읽으시는 데에만 집중하실 수 있게 주의하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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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2부 35화 : 전략가 22.10.20 145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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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2부 33화 : 팀플레이 22.10.17 14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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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2부 31화 : 이해득실 22.10.15 131 4 10쪽
160 2부 30화 : 확증편향 +3 22.10.13 129 4 15쪽
159 2부 29화 : 귀국 +2 22.10.13 132 4 11쪽
158 2부 28화 : 늪에서 건져내는 법 22.10.11 134 4 10쪽
157 2부 27화 : 일점돌파 (4) +4 22.10.10 142 4 13쪽
» 2부 26화 : 일점돌파 (3) +2 22.10.10 123 4 11쪽
155 2부 25화 : 일점돌파 (2) 22.10.08 134 4 12쪽
154 2부 24화 : 일점돌파 (1) 22.10.08 13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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