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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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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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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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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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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7화

DUMMY

107. 밤의 일족 (3)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명 마법의 ㄱ조차 배우지 못했다.


“이 쉬운 걸 외우지 못한다고?”


당연하게도 공명 마법의 기초 수식은 지금까지의 마법과 전혀 달랐다.


수식 자체는 복잡하지는 않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수식의 일부가 비어있는 상태란 점이다.


마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수식은 절대 흔들려선 안 된다.


그런데 그 수식의 일부가 비어있다 보니 마법 전체가 불안정해졌고, 일부를 외운다 해도 전체가 흔들리다 보니 마나를 응집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공명 마법의 어느 부분이 쉬운 건데!”


“아직 392 단계 중 첫 번째에 불과하니 당연히 쉬운 거지.”


“···”


가만히 오베르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채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였다.


“하··· 공명 마법은 나중으로 미루고, 밤의 일족 문제부터 해결하자.”


“그러지. 너의 지능으론 10년이 지나도 가르침을 소화하지 못할 테니까.”


“예예.”


건성으로 대답한 이후 쓰러져있는 밤의 일족을 향해 다가갔다.


“잠시 이야기를···”


“닥쳐라. 네놈 같은 약자와는 대화할 마음이 없다.”


마법을 빼앗겨 힘을 잃었음에도 그는 여전히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보았다.


“오베르, 아무래도 네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죽일까?”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여기 있는 밤의 일족은 무리에서 뒤떨어졌다고 했잖아. 그러니 우두머리가 있는 곳으로 안내시키자.”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오베르는 곧바로 흩어져있던 밤의 일족들을 한자리로 모았다.


모두 오베르와 전투를 벌인 탓에 상태가 매우 나빴지만 새롭게 발동된 공명 마법 때문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지시를 따랐다.


“이곳은 마을의 외곽이다. 이 길을 따라 걸어···”


“안내해.”


“알았다.”


‘괜찮을까.’


무리에서 뒤떨어진 밤의 일족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베르와 라벤나가있어 안심되긴 하지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불안했다.


내가 둘의 발목을 붙잡는 게 아닐까 하고.



~ ~ ~ ~ ~ ~



마을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


먼저 밤의 일족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쓰러트린 적의 능력치를 흡수하는 능력이라···’


놀랍게도 밤의 일족 전원이 종족 특성으로 특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쓰러트린 적 또는 몬스터의 능력치를 확률적으로 획득하는 능력.


이 능력의 가장 무서운 점은 한계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몬스터를 계속해서 쓰러트린다 해도 능력치가 오르며 확률도 낮은 편이 아니라고 한다.


‘사기잖아.’


만약 밤의 일족이 마음을 먹고, 수십 년 동안 존재를 숨긴 채 사냥만 한다고 생각해 보아라.


끊임없이 강해진 밤의 일족과 달리 일반적인 종족들은 한계가 존재한다.


레벨, 장비, 마법 등의 방법으로 최대한 강해진다 해도 밤의 일족의 강함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뿐이다.


다음으로 알게 된 건 밤의 일족에게도 무리를 이끄는 왕이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 강함에 집착하고 있으며 강해질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종족을 학살할 수도 있는 성격의 소유자다.


아마 이번 여정의 끝은 그와의 전투일 것이다.


그것이 왕의 죽음을 의미할지는 아직은 알지 못한다.


“다 왔다.”


그의 선언과 함께 마을의 모습을 감추고 있던 장막이 걷혔고···


“이게 가능한 거야?”


아까 전 보았던 마을과 비교도 되지 않는 마을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건 놀랍군.”


천하의 오베르조차 감탄할 정도로 마을은 아름답고 실리적이며 어느 종족보다 기술이 발전한 상태였다.


“내가 안내해 주었던 마을은 과거에 사용했던 마을이다. 현재는 이곳에서 지내고 있지.”


“떨거지들이 살아남기 위해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군.”


“그렇다. 우리는 약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살 수 없다.”


오로지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뿐인지 쫓겨났음에도 그는 분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안내할 수 있는 건 이곳까지다.”


“그렇다면 꺼져라.”


“그러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조금 전에 들었다시피 수는 많지 않을 거야.”


현재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밤의 일족 수는 총 13명이다.


그들 모두 방금까지 상대했던 밤의 일족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며 어쩌면 오베르보다 강할 수도 있다.


“들어가기 전에 계획부터 세우자.”


그러니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앞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계획을 세울 필요성이 있나?”


“있어.”


무엇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먼저 미안하지만, 전투는 오베르와, 라벤나 씨에게 맡기겠습니다.”


이번에도 전투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까.


“대신 저는 왕과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아직도 그 소리야? 그냥 처음부터···”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있어.”


오베르는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만 시험해 볼 가치는 있다.


“하··· 네 마음대로 해라.”


“고마워. 라벤나 씨, 왕과 제가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해볼게.”


“감사합니다.”


“계획은 그걸로 끝이야?”


“아니. 그럴 리가.”


이제 큰 틀을 설명했을 뿐이다.


지금부터 상황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설명할 생각이다.


“잠시만 기다려.”


“왜 그래?”


“계획은 총 몇 단계지?”


“음··· 다섯 단계 정도.”


“그렇다면 그 다섯 단계의 계획이 몇 개나 준비되어 있는 거지?”


“36가지 정도?”


“···출발하자.”


“오베르!”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함께 미지의 던전을 탐색할 때 만약을 대비해 다양한 작전을 브리핑했었는데 그는 듣지도 않고 먼저 움직였다.


최대한 많은 대비를 하는 게 좋을 텐데.


오베르는 성격이 너무 급한 것 같다.


“라벤나 씨라도 들어보실래요?”


“아니. 재미없을 것 같아.”


“어쩔 수 없네요.”


둘의 돌발 행동을 막기 위해 여러 계획을 세워뒀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도 멋대로 행동하면 진짜 콜라를 뺏는다고 협박할 수밖에 없겠네.’


가장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고 있으니, 오베르는 나의 말을 따를 것이다.


“가죠.”


작은 트러블이 발생하긴 했지만 우리는 마을을 향해 움직였다.



~ ~ ~ ~ ~ ~



“무언가를 마신 순간 마법이 강화되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최초의 버프 아이템 개발자···”


침입자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다.


마법의 정점이자 최근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오베르.


골드에 의해 움직이고, 골드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 라벤나.


그리고 최초의 버프 아이템 개발자 신동호.


“버프 아이템 목록을 가져와라.”


“알겠습니다.”


종족을 배신한 죄인은 무거운 쇳덩이를 이끈 채 서재로 향했다.


잠시 후.


“1분이나 늦었구나.”


“죄, 죄송합니다.”


“형량을 1년 늘리도록 하지.”


“겨우 1분이지 않습니까. 넓은 아량을 베풀어···”


“1년 추가. 감히 죄인 주제에 자신의 의견을 말해?”


“···”


“더러운 입을 닫고 가져온 거나 내놔라.”


죄인이 가져온 목록을 읽어보았다.


“보고로 들었던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구나.”


밤의 일족으로서의 사명을 떠올린 이후로 강해질 방법을 조사하였다.


그중에는 당연히 버프 아이템도 존재했지만, 효과가 너무 미미하여 후보에서 제외하였다.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소문을 들어 다시 살펴보던 중에 직접 행차할 줄이야.


어쩌면 운명이 그와 나의 만남을 이끄는 걸지도 모르겠다.


“한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군. 그들을 보내 정중히 모셔 오라고 전달해라.”


“네.”


죄인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곤, 창문으로 그놈이 숨을 쉬고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혀를 깨물어 죽고 싶구나. 하지만 네놈이 살아있는 한 그럴 수 없지.”


머지않아 다시 시작될 대전쟁.


그때를 대비해 강해져야 한다.


그것이 비록 종의 멸망을 향해 다가간다고 할지라도..



~ ~ ~ ~ ~ ~


“무슨 속셈이지?”


마을에 발을 들인 순간 밤의 일족 셋이 나타나 한쪽 무릎을 꿇었다.


“떨어져 있어라. 보통 녀석들이 아니야.”


오베르의 경고에 따라 뒷걸음으로 거리를 벌렸다.


“당신들을 모시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설명해보거라.”


“그분께서 당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그분이라면 너희들의 왕을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거절하지.”


“오베르!”


아무런 전투 없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찾아왔는데 오베르는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거절하였다.


“지켜보고 있기나 해.”


자신만 믿으라는 태도였기에 더욱 불안했다.


“하··· 우리도 많이 참고 있으니 그냥 가지?”


“이젠 존댓말도 사용하지 않는 건가. 정말 대화를 나누고 싶은 건지 의문이 드는군.”


“이 새끼가 오냐오냐해주니까 뵈는 게 없지?”


“닥치고 머리를 바닥에 붙여 간절히 빌어보아라. 그렇다면 한 번쯤 고민해 줄 테니.”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란걸 깨달은 것인지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무기를 꺼냈다.


“밤의 일족은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불량하구나.”


질 수 없다는 듯이 오베르도 기초 마법을 사용하여 그들을 향해 겨누었다.


“잠···!”


서둘러 오베르를 말리기 위해 달려가던 순간.


“확인되었습니다. 오베르 님, 라벤나 님.”


밤의 일족이 태도를 바꾸었다.


“이제야 말이 통하는군.”


“이걸 노린 거야?”


“아니.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아 짓뭉갤 생각이었다.”


“···잘 풀렸으니, 뭐라 하지는 않을게.”


오베르의 돌발 행동 덕분에 그들의 시험을 통과하게 되었으니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하였다.


“어서 안내해보거라.”


“알겠습니다.”


예의를 차린 그들은 최대한 정중한 태도로 안내를 시작하였다.


잠시 후.


약간은 허름해 보이는 한 건물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다른 건물에 비해 낡은 이유가 있는 건가?’


주변의 다른 건물들은 새로 지은 것인지 깔끔했지만 이 건물만 낡고 허름했다.


똑똑.


먼저 예의를 차려주었으니, 우리도 정중히 노크하였다.


“들어와라.”


약간은 건방진 말투였지만 그는 왕이다.


당연히 이런 말투를 사용할 자격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군.”


물론 우리의 오만한 마법사는 표정을 찌푸리며 불만을 토해냈지만 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장 먼저 깔끔한 내부의 모습에 감탄하였다.


외관은 낡았지만, 내부만큼은 깔끔히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서 와라.”


왕의 의자라고 부르기엔 매우 부족한 사무용 의자에 앉아 우리를 맞이한 그.


눈을 마주한 순간 깨달았다.


그는 오베르와 비견될 정도의 강자란걸.


“오베르, 그리고 라벤나. 자네들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들었지.”


“나는 네놈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럴 만도 하지. 기억과 힘을 되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말이야.”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것만으로 주변의 공기를 지배할 만큼 그의 존재감은 대단하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자네 둘에게 대련을 신청하겠네.”


“처음 만나자마자 힘을 빼앗으려 드는 건 밤의 일족 종특인가?”


“그럴지도 모르지. 강해질 수만 있다면 모든 걸 할 이들이니.”


“거절하지.”


“다시 생각해 보게. 분명 자네들에게도 좋은 기회니.”


생각할 시간을 줄 모양인지 둘을 지나쳐 나에게 다가왔다.


‘쫓아내려나?’


긴장하며 그의 두 눈을 응시하던 중.


내 생각이 틀렸단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최초의 버프 아이템 개발자시여.”


“···네?”


순간 내가 들은 게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오베르만큼은 아니지만 무례하고 오만한 밤의 일족의 왕이 지금 뭐라고 한 거지···?


“안, 안녕하세요.”


“언젠가 한 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하, 하하···”


마른 웃음을 짓는 게 한계였다.


“당신의 업적은 기억을 되찾기 전부터 자주 들었습니다. 모험가 시절부터 정말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셨더군요. 저는 특히 슬라임 동굴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저 이름과 칭호 정도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나에 관해 모든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어, 어째서···?’


“이야기가 끝나면 사인 한 장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벽에 장식해 두고 싶군요.”


“그,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죠.”


미소를 머금은 그는 천천히 다음 말을 꺼내었다.


“아스트라.”


“!!”


“그녀와의 대화는 즐거우셨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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