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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

이혼했더니 먼치킨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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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
작품등록일 :
2024.06.30 09:19
최근연재일 :
2024.07.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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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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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글자수 :
50,089

작성
24.07.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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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DUMMY

헌터 협회 인사과.

그곳에서 직원 하나가 서류를 들고 내달리고 있었다.


“과장님! 과장님!”


인사과 직원.

그가 인사과장에게 후다닥 달려가서 말했다.


“찾았습니다! 저번에 말했던 안지혁 헌터 찾았다고요!”

“저, 정말이야? 정말 찾았어?”


인사과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실제로 그는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기도 했다.

전 세계 최초로 EX랭크를 기록한 안지혁의 정보를.


“예! 여기 있습니다. 보십시오!”


인사과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서류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안지혁의 프로필이 쫙 나와 있었다.


“허, 얼마 전에 헌터 자격시험 봤네?”

“맞습니다. 헌터 자격증 따자마자 1층 공략 시작한 것 같더라고요.”

“그렇구만. 좋았어. 그럼 신상도 확보했으니 바로 영입을 시작해야겠어.”

“가디언으로 만드실 생각이시죠?”

“당연하지. 이렇게 강한 헌터는 무조건 가디언으로 영입해야 해.”


가디언.

그것은 협회 소속 헌터였다.

그리고 이 가디언에는 강력한 헌터가 필요했다.

종종 폭력 사태를 일으키는 헌터들을 다스리기 위해선 강력한 힘을 가진 헌터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근데 과장님, 이렇게 강한 헌터가 협회로 오려고 할까요? 솔직히 이렇게 강한 헌터들은 갈 곳도 많잖아요.”

“그렇겠지. 웬만한 길드들은 이미 시스템 채팅창 보고 입맛을 다시고 있을 거야. 3대 길드도 그렇고.”

“예? 3대 길드까지요?”


인사과 직원이 놀라며 물었다.


“왜 그렇게 놀라? 자그마치 EX랭크야. S랭크를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EX랭크라고. 그런 상황에서 3대 길드 놈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그 하이에나 같은 놈들이?”

“그렇긴 하네요. 3대 길드장들도 EX랭크는 띄워본 적 없으니까. S랭크조차도 아주 드물게 띄우고요.”

“그래. 그러니까 한국에 있는 모든 길드는 전부 다 이 안지혁이란 헌터한테 눈독을 들인다고 보면 돼.”

“허, 그렇군요. 그럼 영입하기가 더 힘들겠는데요?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모든 수를 다 써야지. 다른 헌터는 몰라도, 이런 헌터는 절대로 빼앗길 수 없으니까.”

“흐음, 그러네요. 아무튼 저도 분발하겠습니다. 선물 같은 것도 미리 사두고요.”

“아냐. 놔둬. 내가 직접 사서 찾아갈 테니까.”

“예? 과장님께서 직접이요?”


인사과 직원이 크게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헌터 협회 인사과장은 요직이다.

헌터 협회 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권력자.

그런 고위직이 직접 움직인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인사과장이 영입을 위해 직접 움직인 적도 한 번도 없었고.


“그래. 내가 직접 간다. 안지혁 헌터처럼 귀한 사람을 영입하는데 직원을 보낼 수야 없지. 안 그래?”

“흐음, 그렇긴 하죠. 게다가 과장님께서 직접 가신다면 영입이 더욱 수월해질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고위직이 직접 오면 혹할 테니까요.”

“그렇지. 그게 내가 노리는 점이야. 너도 인사과 애들이랑 같이 안지혁 헌터에 대해 조사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그래야 영입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인사과 직원이 의욕 가득한 표정을 한 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자신의 자리에 앉은 인사과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안지혁 헌터······.’


안지혁의 사진과 인적 사항이 적힌 서류를 바라보는 인사과장.

그의 눈에서 욕심이 뚝뚝 떨어졌다.


‘반드시 협회로 데려오고 말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 * *


중급 훈련장에서의 훈련.

그것은 너무나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초급 훈련장의 기계보다 훨씬 더 강한 봇.

그놈을 일격에 박살 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힘들었느냐?

절대로 아니었다.

나는 평소처럼 주먹을 휘둘렀고, 중급용 봇은 이번에도 와장창 박살이 나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훈련을 마치고 며칠이 흐른 후.

나는 근처 공원에서 운동을 했다.


“좋았어. 몸은 충분히 풀었고.”


나는 공원에서 조깅하며 몸을 풀었다.

사실 몸을 푼 수준이 아니었다.

나는 이 공원을 100바퀴도 넘게 달렸기에.


“땀 한 방울 나지 않다니. 각성자가 대단한 건지, 내가 강한 건지 모르겠네.”


샤워하고 나온 그대로 보송보송한 피부.

널따란 공원 100바퀴를 돌아도 숨조차 가쁘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참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았고.


“자, 이제 시작해보자.”


준비 운동을 마친 나는 곧장 ‘탑’으로 입장했다.

빠르게 바뀌는 시야.

눈앞에 나타난 건 ‘습지’였다.

당장이라도 악어나 하마가 등장할 듯한 습지 말이다.


[당신은 탑 ‘2층’에 입장했습니다.]

[2층에 존재하는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려야 탈출할 수 있습니다.]

[중도 포기가 가능합니다.]

[중도 포기할 경우 탑 바깥으로 이동합니다.]


보랏빛 안개가 자욱한 습지.

그곳에서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1층에 이어 2층에 입장한 것이었다.


“여긴 상당히 까다롭다고 했지.”


헌터넷에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2층은 공략이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곳에 상대하기 어려운 녀석이 출현하기 때문이었다.


“포이즌 슬라임이라.”


이곳에 나오는 몬스터의 이름은 ‘포이즌 슬라임’.

녀석은 슬라임이 강화된 형태로, 보라색 몸뚱이를 자랑한다고 했다.


“무시무시한 맹독을 뿜는다고 했지.”


놈의 특이한 점은 색상만이 아니었다.

포이즌 슬라임은, 이름처럼 맹독을 뿜는다.

마치 총알처럼 빠르게.

그리고 그 독액에 맞았다간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린다고 했다.

거의 5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독이 퍼져서 말이다.


“해독제를 좀 챙겨오긴 했지만,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어.”


포이즌 슬라임 공략에는 해독제가 대량으로 필요했다.

그래서 나도 헌터 상점에서 해독제를 적당히 사 오긴 했다만, 딱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내게는 믿을 구석이 있기에.


“자, 그럼 시작해보자.”


나는 건틀릿을 착용한 주먹을 우두둑우두둑 풀며 습지를 나아갔다.

그렇게 10분쯤 걸었을까.

공동묘지처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무언가가 등장했다.


푸화아아악!

푸화아아악!

푸화아아악!


저만치 앞에 있던 물기둥이 확 솟구치더니 기묘한 존재들이 튀어나왔다.

보랏빛 물방울처럼 생긴 존재.

놈들의 이름은 ‘포이즌 슬라임’이었다.


“드디어 나왔구나.”


보랏빛 안개를 등에 업은 포이즌 슬라임 5마리.

녀석들을 본 내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두려운 게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설렘을 느꼈다.

그 순간, 포이즌 슬라임들이 입술을 쭈욱 내밀더니.


쐐애애애애애액!

쐐애애애애애액!

쐐애애애애애액!


독액을 내뱉었다.

정말 탄환처럼 빠른 맹독.

그것이 나를 향해 바람처럼 날아왔다.


‘어디 한번 시험해보자.’


원래라면 저 맹독 탄환들은 피해야 했다.

포이즌 슬라임의 맹독에 중독되었다간 5초 안에 사망할 테니까.

하지만 난 피하지 않았다.

테스트해 볼 것이 있었기에.


타앙! 탕! 타아앙! 타앙!


내 몸에 우수수 적중한 독액들.

눈앞에는 맹독에 중독되었다는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다른 메시지들이 반사적으로 떠올랐기에.


[스킬 ‘만독불침(EX)’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모든 독에 저항합니다.]


내가 가진 스킬인 ‘만독불침’.

이 EX급 패시브 스킬이 곧장 발동했다.

그러자 중독 메시지가 금세 사라져버렸다.


스르륵!


뿐만 아니라 상체에 범벅이 되었던 보라색 액체들도 사라져버렸다.

만독불침이 맹독을 증발시켜버린 모양이었다.


“확실하구만.”


나는 씨익 웃었다.

포이즌 슬라임의 맹독은 곧장 마비를 일으킨다고 했다.

이후엔 전신이 붓고, 숨통이 막히며, 온 피부에 기포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고도 했다.

그다음엔 픽 쓰러져 죽는다고 했고.

하지만 나는 멀쩡했다.

5초가 아니라 10초가 지나도 멀쩡하기만 했다.


“역시 EX급 스킬이야.”


나는 내가 가진 18개의 스킬들을 떠올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파괴력과 방어력, 이동속도, 동체 시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독까지 튕겨내 버리는 스킬을 가지니 무적이라도 된 듯 기분이 좋았다.

아니, 어쩌면 정말 무적인지도 모를 일이지.

그때였다.


쐐애애애애액!

쐐애애애애액!

쐐애애애애액!


포이즌 슬라임들이 또 한 번 독액을 쏘았다.

탄환처럼 빠르게 날아오는 독액들.

사실 난 저것들을 피할 수 있었다.

너무나 빠른 맹독 탄환이지만, 눈에 훤히 보였기에.


타다다다당!


그럼에도 나는 한 번 더 독액들을 맞아보았다.

다시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기에.


“역시 멀쩡해.”


이번에도 내 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맹독들.

심지어 알코올처럼 슈우우,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맹독들을 보며 나는 기분 좋게 웃었다.


“자, 이젠 처맞을 시간이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땅을 박차고 튀어 나갔다.

붉은 화염을 화르륵 일으키며 뻗어 나간 나는 포이즌 슬라임들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콰과아아아아아앙!


주먹 한 방에 포이즌 슬라임 2마리가 그대로 터져버렸다.

원래라면 내부에 있는 핵을 파괴해야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박살 내버렸다.

전신을 통째로 부수면 핵은 알아서 으스러질 테니까.


쭈우욱!


옆에 있는 놈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독액을 발사하려는 모습.

하지만 나는 놈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콰과아아아아아아앙!


아가리에 처박은 주먹이 포이즌 슬라임을 터트렸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보랏빛 액체.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콰과아앙! 콰아앙! 콰과아아앙!


가볍게 휘두른 주먹에 포이즌 슬라임들이 펑펑 터져나갔다.

조금의 어려움도 없는 전투.

나는 순식간에 전투를 끝냈다.


슈우우우우······.


보랏빛 액체가 되어 습지로 스며드는 포이즌 슬라임들의 시체.

나는 그것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맹독이든 극독이든 아무거나 가져와라. 난 끄떡없으니까.”


마치 불사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습지를 나아갔다.


* * *


탑의 모든 층은 어렵다고 한다.

모든 층이 시련이라 생각될 만큼.

그러나 그중에서도 특히나 어려운 층들이 있는데, 2층이 그렇다고 했다.

포이즌 슬라임의 맹독은 해독제도 잘 들지 않으니까.

중첩해서 맞으면 그 어떤 해독제로도 치료할 수 없으니까.

그렇기에 초보 헌터들에게 있어서 2층은 ‘통곡의 벽’으로 불린다고 했다.

2층에 막히는 바람에 1층만 반복해서 돌거나, 헌터 생활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고.

하지만 난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포이즌 슬라임들의 맹독이 내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콰과아앙! 콰앙! 쾅! 콰과아앙!


내가 주먹을 뻗을 때마다 습지에 폭발이 일었다.

하늘에서 융단폭격이라도 떨어지는 듯한 폭발들.

하지만 이건 모두 내 주먹이 일으키는 것들이었다.

그러한 폭발에 휘말린 포이즌 슬라임들은 펑펑 터져나갔고.


탁.


붉은 화염을 이글거리며 전장을 휘젓던 나는 가볍게 착지했다.

사방에는 보랏빛 액체들이 습지의 질척한 흙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자그마치 100여 마리에 가까운 포이즌 슬라임들이 죽은 흔적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갔다.

그렇게 30분쯤 걸었을까.

나는 기묘한 존재와 마주쳤다.


쿠우우웅! 쿠우우웅! 쿠우우웅!


땅을 울리며 돌아다니는 포이즌 슬라임.

놈의 크기는 승합차만 했다.


[독안개 슬라임]


저 거대한 슬라임의 이름은 ‘독안개 슬라임’.

저놈은 2층의 보스 몬스터로서, 이름처럼 독안개를 뿜어내는 녀석이었다.

그렇다.

탑의 2층에 감돌던 보랏빛 안개는 전부 저놈이 내뿜은 것이었다.


“저놈의 근처에만 가도 즉사한다지.”


독안개 슬라임의 농도는 당연히 가까이에 다가갈수록 진해진다.

10미터 안으로 들어가도 쓰러지며, 5미터 안에 들어가면 즉사한다고 했고.

그렇기에 독안개 슬라임과의 전투는 원거리 딜러들에게 유리하며, 웬만큼 독 저항력이 강하지 않은 탱커들은 접근도 못 한다고 했다.


“상관없어.”


그럼에도 나는 독안개 슬라임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 나갔다.

내게는 EX급 스킬 ‘만독불침’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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