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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

이혼했더니 먼치킨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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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
작품등록일 :
2024.06.30 09:19
최근연재일 :
2024.07.06 08:2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4,201
추천수 :
297
글자수 :
50,089

작성
24.07.01 08:20
조회
1,648
추천
36
글자
12쪽

4화

DUMMY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의기양양하게 달려들던 아머 고블린이 일격에 죽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니, 내 공격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어떻게 방패가······.”


나는 피범벅이 되어 널브러진 아머 고블린을 바라보았다.

혀를 쭉 빼물고 죽은 아머 고블린.

놈이 들고 있던 방패는 쩍 갈라졌고, 입고 있던 갑옷까지 완전히 으스러져 버렸다.

연두색 몸뚱이에도 그냥 구멍이 나버렸고.


“이건 대체 뭔······.”


나는 내 주먹을 바라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훈련용 봇에 이어서 아머 고블린까지 박살 낼 줄이야.

나는 나조차도 이해 못 할 공격력에 당황했다.


“뭐, 나쁠 건 없겠지.”


나는 금세 의문을 털어버렸다.

강한 게 뭐가 문제겠는가.

약한 게 문제겠지.

그렇기에 나는 피범벅이 된 아머 고블린의 시체를 지나 숲속으로 나아갔다.

더 많은 아머 고블린들을 쓰러트리기 위해.


* * *


나는 계속해서 울창한 숲을 나아갔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크기의 숲.

그곳을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아머 고블린들의 숫자는 늘어났다.

처음엔 1마리.

다음엔 5마리.

그다음엔 10마리.

그다음엔 20마리까지.

심지어 지금은 눈앞에 30마리의 아머 고블린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지금까지의 전투로, 나는 내 능력을 확인했으니까.


파아아아아아앙!


땅을 박찬 나는 빛처럼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너무나 빠른 움직임에 반응조차 하지 못하는 아머 고블린들.

나는 놈들을 향해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콰과아아아아아아앙!


내지른 주먹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지뢰라도 터진 듯 하늘로 솟구치는 폭발.

거기에 휩쓸린 아머 고블린들의 몸뚱이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방패와 갑옷은 물론, 몸뚱이까지 일격에 박살 나버린 것이었다.


팟!


나는 그것들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다른 방향으로 달려갔다.

민첩한 몸놀림으로 하늘 높이 도약한 나는, 깍지 낀 주먹을 아래로 내리찍었다.


콰과아아아아아아앙!


아머 고블린 5마리가 있던 곳에서 폭발이 일었다.

미사일이 투하된 것처럼 엄청난 화력의 폭발.

그 충격과 함께 아머 고블린들의 몸뚱이는 토막이 나서 주변으로 흩어졌다.

워낙 잘게 토막이 난 나머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고.

그럼에도 내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콰과아앙! 콰앙! 쾅! 콰과아아앙!


내가 전장을 휘저을 때마다 방패가 부서지고 핏물이 흩날렸다.

내 접근에 반응조차 하지 못하는 아머 고블린들.

놈들은 자신들이 죽는지도 모르는 듯, 멍하니 선 채로 펑펑 터져 나갔다.

그야말로 끔찍한 살육의 현장.

나는 얼굴에 시뻘건 피가 묻는 와중에도 쉼 없이 주먹과 발을 휘둘렀다.


탁.


그렇게 정신없이 전투를 치른 후, 나는 바닥에 착지했다.

그리고 발견할 수 있었다.

사방에 산처럼 쌓인 아머 고블린들의 시체를.


“좋았어.”


나는 주먹을 꽉 쥐며 기분 좋게 웃었다.

무수히 많은 아머 고블린들을 만났음에도 문제없이 싸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고.


“그렇게 뚫어내기 힘들다는 아머 고블린들의 수비를 이렇게 간단히 뚫어낼 줄이야.”


헌터넷에서 보니 아머 고블린들의 악명은 정말 자자했다.

고블린 주제에 검과 방패,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한 아머 고블린들의 수비를 뚫어내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렇기에 웬만큼 힘이 강한 헌터들도 아머 고블린들과 접전을 벌여서 틈을 노려야 겨우 승리가 가능하다고 했고.


“난 그냥 부숴버리면 그만이야.”


하지만 난 접전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달려가서 주먹만 휘두르면 방패고 갑옷이고 모조리 파괴되었다.

내 주먹 앞에선 그 어떤 수비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얼마든지 나와라. 내가 다 박살 내줄 테니까.”


나는 건틀릿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숲을 나아갔다.

산처럼 쌓인 아머 고블린들의 시체를 뒤로 한 채.


* * *


나는 아머 고블린들을 계속해서 사냥하며 나아갔다.

사실 사냥도 아니었다.

이건 거의 ‘학살’이었다.

그만큼 아머 고블린들 앞에 내 전투력은 너무나 압도적이었다.

마치 인간이 개미를 상대로 싸우는 것처럼.

그렇게 나는 아머 고블린들이 불쌍할 정도로 파괴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저놈인가.”


그러던 중, 내 걸음이 멈추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1층의 끝에서 기묘한 놈을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저놈이 보스 몬스터, 빅 실드 고블린이구나.”


전방에 있는 커다란 바위.

그 위에는 평범한 고블린보다 몸집이 훨씬 더 큰 녀석이 앉아있었다.


[빅 실드 고블린]


놈의 이름은 ‘빅 실드 고블린’.

놈은 이름처럼 거대한 방패를 들고 있었다.

그 방패는 대략 2미터 정도로 거대하며, 황금빛으로 번쩍번쩍 빛났다.

마치 순금으로 이뤄진 것처럼 말이다.


“저 방패를 부메랑처럼 사용한다지.”


빅 실드 고블린에겐 검이 없었다.

대신 저놈은 저 황금빛 방패를 부메랑처럼 사용한다고 했다.

저 방패에 맞아서 두개골이 으스러진 헌터가 한둘이 아니라고 했고.


“두려워할 건 없어. 빅 실드든 뭐든 내 앞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자신감과 함께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 나갔다.

주의해서 사냥하라는 헌터넷의 조언과는 다른 움직임.

그러한 움직임에 빅 실드 고블린이 곧장 반응했다.


“키야아아아악!”


쩌렁쩌렁하게 포효하는 빅 실드 고블린.

놈은 흉악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더니, 그대로 황금빛 방패를 내던졌다.


쐐애애애애애액!


빠르게 회전하며 나를 향해 날아오는 황금빛 방패.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방패가 날아오니, 마치 미사일이 날아오는 듯했다.

사실 원래라면 저것을 피해야 맞았다.

저 거대한 방패에 맞았다간 머리가 산산조각이 날 테니까.

하지만 왜일까.

나는 호기심이 들었다.

저걸 받아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 말이다.


파지직!


마력을 끌어올리자, 팔뚝에 붉은 스파크가 튀었다.

이윽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붉은 오러.

나는 팔뚝에 힘줄이 불끈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콰과아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엄청난 폭발과 굉음이 숲속에 울려 퍼졌다.

핵이 떨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폭발음.

그와 함께 드러난 것은.


절그렁!


두 동강이 나서 바닥에 널브러진 황금빛 방패였다.

그렇다.

내 주먹이 빅 실드 고블린의 단단한 방패를 박살 내버린 것이었다.

아머 고블린들의 육체를 찢어발겼던 것처럼 말이다.


“키, 키르륵!”


빅 실드 고블린의 얼굴에 균열이 일었다.

아니, 이제는 ‘빅 실드’라는 글씨를 빼야 하는 거 아닐까.


파아아아아아앙!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로켓처럼 튀어 나갔다.

콰과과과과, 소리와 함께 튀어 나간 나는 하늘로 번쩍 튀어 올랐다.


“이만 죽어라.”


그 말과 함께 나는 주먹을 휘둘렀다.

염화와 같은 오러를 흩뿌리며 내지른 주먹.

그것이 무방비 상태의 빅 실드 고블린을 덮쳤다.


콰과아아아아아아앙!


주먹질과 함께 폭발이 일었다.

다이너마이트라도 터진 것처럼 솟구치는 흙더미.

주먹질의 파괴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탁.


나는 체조선수처럼 가볍게 착지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먼지와 연기.

그 사이에서 나는 확인할 수 있었다.

운석이 떨어진 듯 움푹 파인 땅 한가운데에 널브러진 빅 실드 고블린의 시체를.


[축하합니다! 탑의 ‘1층’을 공략했습니다!]

[탑의 ‘2층’ 입장 권한을 얻었습니다!]


빅 실드 고블린의 즉사.

그와 동시에 1층 공략을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조금의 피해도 없는 공략에 나는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한 기쁨은 금세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탑 공략 경험치와 보상금은 클리어 랭크를 정산하여 결정됩니다.]

[당신의 클리어 랭크는······.]


탑의 클리어 랭크.

내 관심이 향한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몬스터 사냥 숫자, 몬스터들에게 준 데미지, 피격 횟수, 해당 층의 공략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랭크.

이에 따라 경험치와 보상이 정해지기 때문이었다.


“과연······.”


나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클리어 랭크를 기다렸다.

과연 몇 랭크가 나올까.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으니 최소 B랭크는 나오겠지?

아니다.

A랭크?

그것도 아니면 최상급 헌터들도 아주 가끔 얻는다는 S랭크?


나는 쿵쾅거리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클리어 랭크가 정산되길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던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EX랭크입니다!]


팡파르와 함께 터져 나온 시스템 메시지.

거기에는 무려 ‘EX랭크’라고 적혀있었다.


“······!”


EX랭크.

그것을 본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가 이토록 놀라는 이유는 간단했다.

탑의 클리어 랭크는 S랭크까지밖에 없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대체 왜 EX랭크가 뜬 걸까.

나로선 그저 의아할 뿐이었다.


와르르!


그때, 허공에서 온갖 아이템과 마정석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EX랭크에 따른 보상이 정산되는 것이었다.


“이게 다 무슨······.”


산더미처럼 쌓인 아이템과 마정석들.

그것들을 보며 나는 경악했다.

엄청난 양의 보상이 쏟아졌기에.

그럼에도 내 모든 관심은 EX랭크에 쏠려있을 뿐이었다.


“EX랭크? 내가 가진 스킬이랑 같은 등급인데······.”


내가 가진 EX등급 스킬은 강하다.

감히 말하건대, S등급 스킬보다 강할 것이다.

그럼 이 EX랭크란 것도 그만큼 대단하다는 얘긴가?

내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업적을 이룬 거고?


“허······.”


나는 내가 행한 일임에도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이 모든 일이 내겐 수수께끼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럼에도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내가 강해졌다는 것.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강해졌다는 것 말이다.


“이대로 100층까지 가는 거야.”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주먹을 세게 쥐며 결심했다.

오늘의 기세로, 탑의 꼭대기까지 빠르게 오르겠다고.


* * *


나는 탑의 1층 공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것도 무려 ‘EX랭크’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표로.

그렇게 첫 번째 탑 공략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곧장 헌터 상점으로 달려갔다.

EX랭크로 받은 아이템과 마정석을 판매하기 위함이었다.


“소, 손님. 이게 다 뭡니까?”


그렇게 아이템과 마정석들을 꺼내놓은 순간, 헌터 상점의 주인이 화들짝 놀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템과 마정석들이 헌터 상점의 계산대는 물론, 상점의 바닥에도 산더미처럼 쌓였기 때문이었다.


“아이템이랑 마정석입니다.”

“그, 그건 알지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양을 대체 어떻게 모으신 겁니까. 탑을 100번쯤 공략하신 건가요?”

“으음, 그냥 열심히 모았습니다. 아무튼 정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산하겠습니다!”


나는 적당히 둘러댔고, 상점 주인은 아이템과 마정석을 정산하기 시작했다.

수북하게 쌓인 양 때문일까.

정산하는 데만 해도 한참이나 걸렸다.

그렇게 모든 정산을 마친 후, 주인이 말했다.


“음, 정산 내용은 이렇습니다. 현금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계좌로 입금해 드릴까요?”


상점 주인이 정산표를 내밀며 말했고, 나는 계좌로 보내 달라고 했다.

그렇게 상점 주인은 계좌 이체를 시작했고, 내 핸드폰에 띠링 소리가 울렸다.

아무래도 정산금이 입금된 모양.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자를 확인했다.


[Web발신]

동진 은행 15:23

입금 300,150,848원

잔액 300,412,830원


“허······.”


통장 잔고를 본 나는 경악했다.

고작 하루 만에 3억을 벌었기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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