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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못받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쓴 소설의 성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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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못받
작품등록일 :
2023.07.09 23:58
최근연재일 :
2023.07.12 23:47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75
추천수 :
3
글자수 :
27,511

작성
23.07.1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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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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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 죽음

DUMMY

5. 넌 오늘 죽는다






강한 바위의 힘찬 함성과 함께 오크 라이더가 돌진했다.

오크의 덩치에 맞게 늑대 또한 그 덩치가 어마어마했다.

늑대는 북부에서만 서식하는 ‘콜울프’였다.


콜울프는 덩치가 2m를 넘겼으며 시속이 70~80에 달했다.

또한, 힘이 강했기에 오크의 덩치를 견뎌낼 수 있었다.

거기에 말과 달리 고기만 주면 해결이 됐으니 오크에게 있어서 아주 좋은 이동 수단이었다.


취이익-!

오크 라이더들은 그대로 언데드들의 사이를 지나가며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쿵-!

묵직한 한방이었다.

언데드들은 방어해보려 했지만, 워낙 빠르고 변칙적인 공격에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갑옷이 찌그러졌으며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그러나 그 갑옷들은 순식간에 원상태로 복구되었고 충격은 없어 보이는 듯했다.

오크들은 그 모습에 기겁했다.


“취익, 도대체 뭐냐!”


자동으로 회복하는 갑옷이라니.

거기다 강한 충격을 받았음에도 넘어지지도 않았다.

놈은 괴물임이 틀림없었다.


에반은 그 상황을 보며 생각했다.


‘똑똑한 놈이군.’


강한 힘의 차이를 기동력으로 메꿨다.

거기다 잘 훈련된 놈들을 보니 인간의 병사와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크답지 않은 똑똑함이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발버둥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후 몇 번이고 언데드를 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지쳐버린 늑대가 발생했고 언데드는 놓치지 않고 정확히 갈라 죽였다.

이 무슨 힘이란 말인가.


“취익···!”


오크 라이더는 부족에서 가장 강한 부대였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키웠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괴물 같은 신체 능력에 적응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괴물 같은 놈도 이 오러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콰직-!


강한 바위가 신체를 강화해 도끼를 내려쳤고 언데드의 몸이 거의 반으로 갈렸다.

그에 멈추지 않고 움직이려 하자 몇 번 더 내려쳤다.

그러자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취익, 역시 오려 급은 아니다.”


놈은 강했다.

하지만 오러로 신체를 강화한 자신만큼은 아니었다.

더렉을 생각하자면 그보다 훨씬 약했다.

그렇지만 다른 오크들은 자신처럼 강하지 못했다.

이대로 가면 모두 전멸이었다.


“취익, 고블린 준비해라!”


강한 바위는 최후의 전략을 펼쳤다.

산성 화살이라면 놈들의 갑옷을 뚫을 수 있으리라.

그렇담 재생조차 못 할 것이다.

고블린들은 그 말에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산성이 든 통과 활, 화살을 가지고서 뒤에 있던 높은 곳에 올라섰다.

그 모습에 오크들 또한 무모하게 돌진하던 걸 멈추고서 언데드과의 거리를 뒀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고블린이 화살촉에 산성을 뭍이고 활을 당겼다.


“취익, 발사!”


강한 바위의 소리에 극한까지 당겨져 있던 화살이 놓였다.


‘피슈우웅-!’하고 높이 쏘여진 화살은 이내 중력을 못 이기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퓩, 퓨퓨퓨퓩ㅡ!


화살비가 쏟아졌다.

그 화살들은 언데드의 온몸에 꽂혔다.


“취익! 발사!”


그러나 원상 복구되는 모습에 다시 한번 화살을 쏟아부었고 언데드의 갑옷이 녹아갔다.

세 번, 네 번···. 반복된 화살비에 언데드는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단숨에 전투 불능이 되었다.

다행히 이번 전술이 먹혔다.


“취익, 죽이자!”

“취이이익!”


괴물 같던 놈이 몸을 추스르지 못하자 오크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각 부대장이 돌진하라고 외쳤고 검을 간신히 잡은 놈들을 향해 달려갔다.

강한 바위는 그 와중에 전장을 침착하게 보고 있었다.

뭔가 꺼림칙 했기 때문이었다.

분명 이겼지만, 너무 쉬운 승리였다.

강한 바위는 에반을 쳐다봤다.


에반은 처음과 같은 장소에서 그저 전장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부하가 죽어감에도 별다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게 이상했다.


“취익, 다들 멈···!”


강한 바위는 이상한 낌새에 돌진하던 녀석들을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오크들은 흥분이 극도에 달아 귀에는 무엇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양측이 맞붙는 순간 언데드의 모습이 급속도로 회복되었다.


언데드들은 빠른 속도로 자세를 되찾고 공격했다.

오크들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번이 아니면 두 번 베면 됐기 때문이다.


‘끝났군.’


덕분에 오크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300이었던 오크의 수는 벌써 200 언저리가 되었고 언데드의 수는 100이 되었다.

이제 전장의 기세는 기울었다.


오크들은 순식간에 몇 배는 불어난 녀석들의 수에 안색이 어두웠다.

더는 놈들을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오랜 시간 포식자였던 오크가 피식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강한 바위는 분노가 솟았다.

저 검은 놈에 대한 분노도 있었지만 판단 실수를 한 자신에게도 그러했다.

지금 돌아가는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콰직!


분노를 참지 못한 강한 바위가 죽은 오크의 머리를 짓밟았다.

강한 바위도 깨달았다.

더는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저 괴물을 다 잡더라도 검은 놈은 잡을 수 없단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놈은 더렉보다 강해 보였다.


취익.


강한 바위는 인정했다.

자신은 놈을 이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놈의 팔다리 하나는 자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오크에게는 공통으로 오러를 활용한 기술이 있다.


버서커.

자신의 생명을 모두 태움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사용하면 오러와 신체 능력이 대폭 증가했다.

웬만해서는 상대와 동귀어진을 할 수 있단 말이다.


더렉에게 조차 쓰지 않았었다.

놈은 강했으나 마을 전체를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영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놈은 위험했다.

혼자서 충분히 마을을 전멸시키고도 남을 놈이다.


“놀랍군.”


에반은 오크를 쳐다봤다.

붉은 두건을 두른 녀석의 피부가 초록에서 붉게 변하고 있었다.

저것은 버서커를 쓴 오크의 특징이었다.

실제로 놈이 내뿜고 있는 붉은 오러의 양이 대폭 증가했다.

오러는 성질마저 난폭하게 변한 듯했다.

흥미로운 변화였다.


“취익, 강하다!”


강한 바위는 변화한 힘을 가늠했다.

족히 전보다 4~5배는 강해진 것 같았다.

엄청난 기운이 전지전능한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더렉 정도는 쉽게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강한 바위는 그 힘을 시험해보자 앞에 있던 세 마리의 언데드에게 도끼를 휘둘렀다.


휘우우웅-! 쿵!


엄청난 양의 오러가 날아가며 언데드 세 마리를 단숨에 해치웠다.

이 정도라면 저 놈을 해치울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었다.


“취익! 죽이겠다!”

강한 바위가 발을 내디뎠다.

그와 함께 지대가 망가지며 몸이 빠르게 이동했다.

강한 바위는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고 이 한 방으로 끝내려고 했었다.

강렬한 주먹이 에반을 향했다.


에반은 그런 주먹을 손가락으로 밀어냈다.


쿵-!

강한 바위가 나무에 처박혔다.

머리에 울려 퍼지는 진동에 제대로 된 생각이 불가능했다.


‘취익···? 무슨 일이···.’


분명 자신은 주먹을 날렸었다.

놈은 그 속도에 반응하지 못했고 짓뭉개져야 했었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지?

말도 안 되는 강함이었다.


“상대를 잘못 만났다고 생각해라.”


에반은 덤덤하게 얘기했다.

그에 오크는 검은 갑옷 내면에 있는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놈은 인간이 아니었다.

생물이라는 탈을 쓴, 자연재해였다.


‘취이···. 애초에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아니었다.’


오늘부로 그린스킨 부족은 전멸할 것이 눈에 보였다.

자신은 죽음을 맞이할 게 분명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 부족을.

자신의 일생을 바쳐 가꿔온 이곳을 말이다.

강한 바위가 중얼거렸다.


“취익···. 라트락의 성좌. 내 영혼을 바치겠다.”


라트락.

이 오크 부족의 성좌이다.

생명체를 바침으로써 자신과 그린스킨에게 힘을 주던.

여태껏 생명만을 바쳐왔지만, 자신은 영혼을 바칠 생각이었다.


그리고 하늘에 구름이 낌과 동시에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이구나. 강한 바위.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군?]


라트락이었다.

성좌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분명 지금까지 이 상황을 보고 있었을 게 분명함에도 그런 질문을 한 것이다.

아무렴 상관없었다.


[무엇을 바라지? 너의 영혼까지 바치면서.]


“저 인간의 목숨을 원한다.”


[고작?]


“그렇다. 취익.”


강한 바위의 우직한 대답에 라트락은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취익. 못하는 건가?”


[아니, 되고말고. 너의 영혼이라면 필히 맛있을 테지.]


스릅-


라트락이 혀를 휘둘렀다.


“성좌인가.”

에반은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보는 성좌에 뚜러져라 쳐다봤다.

놈은 저 거대한 구름에서 차원을 비틀어 이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필멸자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재밌군.”


점점 재밌어지려고 한다.


라트락은 그대로 강한 바위의 영혼을 가져갔다.

계약을 통해 이행된 것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절차였다.

라트락은 강한 바위의 영혼을 입안에 넣으며 만족스러운 듯 소리쳤다.

강한 바위의 몸이 축 늘어졌다.


[맛있군! 격의 수준이 높아졌다.]


그리고는 죽어버린 강한 바위의 몸에 강렬한 무언가가 현신하기 시작했다.

구름에서는 벼락이 내려쳤고 강한 바위의 몸은 꿈틀거렸다.

에반은 그 몸에 담긴 힘이 강렬해짐을 느꼈다.


그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제는 생명체의 수준을 뛰어넘은 무언가였다.

오크, 아니 그 몸을 차지한 라트락이란 녀석이 말했다.


“현신은 오랜만이구나.”


놈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팔다리를 움직이기도 하고 오러를 내뿜어 보기도 했다.


“넌 성좌인 건가?”

에반의 질문에 놈은 쳐다보았고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더니 대답했다.


“그래. 근데 너, 인간이 아니라 같은 성좌구나. 드문 일이야.”


놈은 신이 난 듯한 목소리로 반겨주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이거···. 같은 성좌와 싸우는 건 영혼 하나로 값이 맞지 않는군.”


라트락은 강한 바위와 저 성좌와의 무게를 비교해보았다.

당연하게도 영혼 하나의 값으로 같은 성좌를 죽인다는 것은 가성비가 맞지 않았다.

오랜만에 몸 좀 풀어보려나 했는데 기회가 아닌 듯했다.


“뭐, 어차피 필멸자 따위의 약속은 중요하지 않으니. 이번에는 그냥 가도록 하지.”


라트락은 별거 아니라는 듯 얘기했다.

에반은 그 태도에 뭔지 모를 기분 나쁜 기분이 들었다.


“···그럼 놈의 영혼은 어떻게 된 거지?”

“그저 먹힌 것일 뿐이지. 필멸자의 목숨 따위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서 말이야.”


놈은 필멸자 따위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자신을 믿는 신에게 영혼을 받쳤음에도 말이다.

강한 바위가 들었다면 엄청나게 분노를 했을 소리였다.

에반은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너도 유희를 즐기는 것 같은데. 이번 현신으로 힘을 좀 써서 그런데 저 뒤에 있는 인간의 영혼을 좀 가져가도 되겠나? 값은 치르겠네.”


라트락은 이번 강한 바위의 육신으로 부족을 키워보는 유희를 즐겨볼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현신에 많은 힘을 들였다.

저 인간들을 먹더라도 쓴 힘을 돌려받지는 못하겠지만 없는 것 보단 나았다.


“그럼 너에게 있어서 필멸자는 그저 장난감인 것인가?”


에반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아내고 물었다.

라트락은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어차피 죽는 것 미리 가져간 것일 뿐이네. 게다가 계속 태어나니 이 정도 가져간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겠지.”


인간의 수는 그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니.

그 말을 들은 에반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묻고자 했다.


“그 생각은 다른 성좌들 또한 같은 생각인 거냐?”


에반은 자신이 만든 세상의 성좌가 이딴 놈들일 줄 몰랐다.

인간에게 버팀목이 되어줘야 하는 놈들이 이런 망할 것들이 되어버렸다니.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이 올라왔다.


“그렇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녀석들은 모두 그랬던 것 같군. 이런 질문을 한다는 건 너 새로 태어난 놈이군.”

라트락은 신생 성좌를 볼 수 있어 신이 났다.

새로운 성좌가 탄생하는 일은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러 얘기를 떠들었다.

그러나 에반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에반은 생각했다.


‘쓰레기들이구나.’


그것은 짙은 혐오감이었다.

그리고 에반의 몸 역시 반응해 오고 있었다.

당장 저 녀석을 찢어 죽여버리라고.


문득 에반의 설정이 떠올랐다.


[에반 테르윈]

-인간으로서 최초로 성좌에 오른 자. 그는········· 인간을 장난감으로 여기는 성좌를 죽이고자 했다. 그러나 오래전 여러 성좌에 의해 봉인 당하였다.


바로 여러 성좌에 의해 봉인 당했다는 것.

그 이유가 바로 성좌들의 행동 때문이었다는 것도.

에반의 눈빛이 변했다.


“성좌라는 이름이 무색한 쓰레기여. 넌 오늘 죽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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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죽음 23.07.12 17 0 13쪽
5 4. 야망이 보이는군 23.07.12 21 0 11쪽
4 3. 악마 23.07.12 27 0 11쪽
3 2. 죽어라 23.07.12 26 0 12쪽
2 1. 넌 누구지 23.07.09 42 1 11쪽
1 0. 재능이란 한(恨) - 프롤로그 +2 23.07.09 43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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