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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공룡

몰락한 천재헌터는 폐급의 헬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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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공룡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2
최근연재일 :
2023.08.14 23:55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11,622
추천수 :
222
글자수 :
506,226

작성
23.05.14 18:05
조회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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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6쪽

사막의 주인(2)

DUMMY

박다미는 앞서 걷는 남자를 바라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헌터를 제물로 바쳐 각성했다는 남자, 이찬솔.

이번 의뢰가 균열의 등급과 상관없이 위험할 수 있다는 건 박다미 자신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한고을의 명령과 같은 의뢰를 거부할 권한은 없었다.


‘훔친 게 하필 칠성 물건인 줄 누가 알았냐고.’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순식간에 고아가 된 박다미는 3살 아래 동생과 살아남기 위해 도둑질을 일삼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트럭 한 대를 습격해 물건을 챙기던 박다미는 허공에서 나타난 주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땐 이미 어두컴컴한 연구실에 몸이 꽁꽁 묶여 있었고, 강제로 영혼 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다.


‘진짜. 나 왜 이러고 있냐.’


하지만 한숨의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찬솔에게 이상한 소문이 돈다고는 하나, 자신을 흘끔흘끔 쳐다보던 전투광과 쭈글이보단 이쪽이 훨씬 멀쩡해 보여 함께 다니려 했다.

하지만 이찬솔은 자신에게 일절의 관심은커녕 대놓고 귀찮아하고 있다. 나름 주변의 남자들이 끊이지 않던 박다미에겐 어쩐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건방지긴 한데 꽤 반반하게 생겼단 말이지.’


180센티는 될 법한 키와 악마와 연관돼 있다고 보긴 힘들 정도로 선하면서도 반반한 얼굴. 무엇보다 얇은 옷차림 속으로 드러나는 잔근육이 꽤 봐줄 만했다.


‘저 정도면······.’


심지어 각성한 지 며칠 안 됐다는 소문과 다르게 마물을 베어내는 실력도 출중하다. 한고을은 이찬솔의 성장을 도우라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인다.


‘미래도 보장된 것 같은데······.’


박다미는 문득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고개를 저으며 괜스레 말을 꺼냈다.


* * *


“일부러 힘을 아끼는 거예요? 아니, 조금씩 강해지는 건가? 장발 변태도 싸울수록 세지는 것 같던데.”


원뿔전갈을 잡으며 레벨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던 박다미가 말했다.


“장발 변태요?”


“심동욱이요. 그 단검 쓰던 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선이 징그러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다미씨가 예쁘게 생겼으니까 쳐다본 거 아니에요?”


원뿔전갈을 갈라 마석을 끄집어내던 이찬솔이 던진 말이었다.


“뭐, 뭐, 뭐요?”


박다미에겐 미안하지만 난 느낄 수 있다. 이찬솔은 아무런 사심도 없이 던지는 말이다.


뜨거운 햇빛에 그을린 것처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박다미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애초에 몸 주인 녀석은 신경도 쓰지 않고 원뿔전갈의 꼬리를 잘라 정성스럽게 독을 담아내고 있다.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피라미드 하나 있을 거야. 거기까지만 들렀다 가자.’


“전 저쪽에 볼일이 있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뭐, 어차피 혼자 있으면 심심하기만 하고. 같이 가죠.”


‘미리 말해두는데, 어제 말한 사막의 주인이라는 녀석이 있는 곳이니까 다른 건 건들지 말고 내가 말하는 아이템만 하나 챙겨서 나와야 돼.’


이찬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라의 형태로 잠들어있는 보스. 느껴지는 기운이 마물보단 악마에 가깝다 보니 이 시기엔 보스가 잠들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원정대를 편성하지 않았다.


“저거예요? 엄청 크네.”


얼마 가지 않아 거대한 모래바람 사이로 거대한 피라미드의 모습이 드러났다.


* * *


전갈무리를 처치하는 동안 심동욱과 둘이 남게 된 박민재는 어색한 공기 속에서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거 아냐? 여기에도 보스 서식지가 있다던데.”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깬 건 심동욱이었다.


“보스요?”


“그래. 더 깊숙이 들어가면 커다란 피라미드 나온대. 거기에 미라 있다더라.”


“거, 겁주지 마시죠.”


“쫄보 새끼.”


걸어가는 동안 종종 나타나는 마물은 박민재의 속박과 심동욱의 단검으로 손쉽게 처리됐다.


“그나저나 두 사람은 어디 간 걸까요?”


“둘이 어디서 연애질이라도 하나보지.”


“다미씨가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한 건 그쪽이 아니라 이쪽 아니야?”


“예?”


심동욱은 제자리에 멈춰 서더니 박민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솔직히 말해. 그 모지리 새끼는 그런 짓 할 만 한 깡따구가 없어. 팀원들 미끼로 쓰기엔 덩굴이 제격이기도 하고.”


박민재의 침이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걱정 마. 나도 몇 번인가 버려봤으니까. 그래서 말인데, 박다미 좀 반반하게 생기지 않았냐?”


“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죠?”


“이찬솔인가, 뭔가 하는 그 새끼만 담그고 둘이서 나눠먹자고. 어때? E급 균열 보스라 해봤자 고작 D급 정도 되겠지. 다 같이 해치우는 척하면서 우리끼리 독식하자고. 뭐, 이찬솔이랑 박다미는 보스한테 죽었다 치면 될 거고.”


심동욱이 멈춰 선 모래언덕 아래로 커다란 피라미드가 보였다.


* * *


가까이서 본 피라미드는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더군다나 주위엔 모래바람까지 거세져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였다.

3미터는 될 만한 입구는 막혀 있지도 않았다.


마치 누구든 들어오길 바라는 것처럼.


‘함정이 섞여 있으니까 조심해.’


“다미씨. 그냥 여기 있을래요? 함정이 있는 곳이라.”


이찬솔이 고개를 돌리며 말하자 모래바람에 기다란 머리카락이 허공을 휘젓는 박다미의 모습이 보였다.


“······이러고 있으라고요?”


“······같이 가시죠. 대신 잘 따라오셔야 해요.”


피라미드에는 그 수가 많지는 않아도 틈틈이 트랩이 설치되어 있어 내부를 조사하던 헌터들이 큰 부상을 입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맘때면 칠성에서 이미 모든 트랩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곳에 잠들어 있는 미라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시기다.


커다란 피라미드의 내부는 그 크기와 다르게 좁은 길이 하나로만 뚫려 있었다.


‘앞에 바닥으로 돌멩이 하나만 던져봐.’


길을 따라 걷던 이찬솔은 내 지시에 맞춰 바닥에 널브러진 돌멩이 하나를 주워 바닥으로 던졌다.


“······”


“뭐 하는 거예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한 박다미가 갑자기 멈춰선 이찬솔에게 다가왔다.


‘조금 더 세게 하나 더 던져봐.’


다시 돌멩이를 집어든 이찬솔이 바닥을 향해 힘껏 던지자 돌멩이는 바닥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안하다 했더니 역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네.


상기스킬 덕분에 내가 들어선 적이 있던 길은 마치 지도처럼 머릿속에 새겨졌다. 분명 여긴 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수십 개의 창이 솟아오르는 트랩이 설치되어 있었다.


한고을이 만든 팀. 적당한 제물 역할. 그리고 나. 아니, 이찬솔.


꽤 서둘러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얼간이 녀석들이 다른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일단 가자. 녀석들이 멋대로 일을 꾸민 것 같아.’


이찬솔이 돌멩이가 부서졌던 바닥을 밟았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화염방사, 독화살, 굴러오는 거대바위, 좁아지는 벽 등 본래 있어야 할 트랩들은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발동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트랩은 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구되기 때문에 녀석들이 이곳을 지나간 지 얼마 되진 않았을 거다.

길을 따라 계속해서 내부로 들어서자 두 개로 나눠진 길이 보였다. 얼핏 두 갈래 길처럼 보이지만 오른쪽으로 난 길은 입구에 낮은 턱이 있고, 폭이 더 좁아진 탓에 길보단 임의로 뚫어둔 쪽문에 가까웠다.


‘오른쪽으로 들어가.’


여기서 챙기려 했던 아이템은 왼쪽 길로 가야 하지만 녀석이 깨어나는 건 웬만하면 막아야 한다. 아이템을 쓰는 게 아까운 것도 사실이지만 녀석을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다시 돌이라도 던져 볼까요?”


좁은 길을 바라보던 이찬솔이 말했다.


‘여긴 트랩 없으니까 서둘러.’


이 길은 애초에 숨겨져 있던 길이라 그런지 트랩 같은 건 깔려있지 않았다. 어쩌면 누군가 그 끝에 다다르는 걸 원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의미 없이 오르고 내리는 계단을 몇 번이고 지나서야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설 수 있을 정도의 입구가 보였다.

입구 내부로는 축구장을 서너 개는 붙였을 정도는 될 법한 공간과 중심에 선 두 남자가 보였다.


하여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


‘멈추라고 해.’


두 남자의 앞엔 황금색으로 된 관이 놓여 있었다. 심동욱은 자신의 손에 피가 나올 정도로 옅은 상처를 내고선 관을 향해 들이밀고 있었다.


“멈춰!”


이찬솔의 목소리에 시선이 집중됐다.


“등신들. 이미 늦었······. 응? 뭐야?”


성동욱이 말을 꺼내는 순간, 이미 몇 방울이고 피를 머금은 황금색 관에서 붉은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벽돌로 된 바닥 틈새로 노란 모래 알갱이가 곳곳에서 새어나왔다.


“뭐, 뭐야?”


심동욱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새어나와 관과 연결됐다.


좀 불안하긴 해도 여기서 잡을 수만 있으면 오히려 좋긴 한데.


곳곳에서 솟아올랐던 모래알갱이들도 점점 그 형태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어어······.”


온몸이 하얀 붕대로 칭칭 감긴 수백의 미라.


“이것들은 또 뭐야? 빨리 속박해봐! 다 죽여 버릴 테니까!”


“어어······. 네!”


공간의 중심에서 순식간에 수백의 마물에게 둘러싸인 두 남자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했다.

박민재가 미라를 속박하면 심동욱이 단검을 휘둘러 미라를 하나씩 해치워 나갔다. 미라의 발이 느린 덕에 다가오는 녀석들을 상대하는 건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문제는 심동욱에게서 새어나오는 붉은 기운이다.


『‘죽은 자’의 공간에 들어섰습니다.』


『‘산 자’는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붉은 문구가 눈앞을 가렸다.


“이거 뭐야······. 아무것도 없는데?”


등 뒤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왔던 길을 나가려던 박다미는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출구를 두드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못 나가. 박다미한테 버프스킬 있으면 뭐든 걸어달라고 해.’


물론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아예 없진 않다.


주인 녀석을 죽이거나,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죽는 것.


“여기까지 들어오면 이제 못 나가요.”


“그런 건 진즉에 말하라고, 이 망할 자식아!”


“죄송합니다! 혹시 버프스킬 있으면 부탁드릴게요!”


박다미가 내뱉은 쓴 소리에 붉은 기운을 쫓던 미라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동시에 몸 주위로 옅은 바람이 일어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듯이 몸이 가벼워진 게 느껴졌다.


‘심동욱 몸에서 빠져나오는 기운 보이지? 생기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관에서 녀석이 나올 거야.’


“그럼 바로 박살낼까요?”


‘관에 방벽이 쳐져 있어서 안 돼. 녀석이 깨어나기 전에 미라들 머릿수나 최대한 줄여.’


“네!”


“그어어어.”


쐐액!


이찬솔이 검을 휘두르자 미라 세 마리가 동시에 갈라졌다.

이젠 알아서 검의 궤도를 잡아내는 이찬솔은 그대로 두고 마력을 뽑아냈다.


‘마력은 잊지 말고 계속 둘러.’


“네!”


검에 마력을 두르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자세가 조금씩 흐트러졌다. 분명 위력은 강해졌지만 미라를 잡아내는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다. 아직 마력을 운용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뭐라고 자꾸 중얼거리는 거예요! 저것들 몰려오잖아!”


휘잉.


마력을 두른 뒤로 어정쩡해진 이찬솔의 뒷모습이 믿음직스럽지 못했는지, 박다미가 바람을 일으켜 가까워진 미라를 날려버렸다.


“나, 나 좀 살려줘!”


“야, 야! 네가 빠지면 어떡해!”


미라를 속박하던 박민재가 박다미의 바람에 날아드는 미라를 보더니 스킬을 풀고 이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차근차근 쓰러져 나가던 미라들이 단숨에 밀려들어 그들을 덮쳤다.


“아, 안 돼! 저리가! 으아악!”


음. 심동욱이 죽으면 더 수월하긴 할 텐데.


발이 느린 미라는 분명 위협적이지 않은 마물이다. 다만, 한 번 붙잡은 상대는 오로지 살육만을 위해 뛰어난 근력으로 몸을 비틀어 죽이려 든다. 더군다나 이렇게 많은 수라면 심동욱과 박민재의 수준에선 순식간에 뼈가 바스러질 거다.


순간, 매우 미소한 양이지만 내가 운용하던 마력이 이찬솔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운이 느껴졌다.


어?


『스킬 : 학습 Lv.2의 효과로 진공참 Lv.2을 습득합니다.』


쉬이익!


이찬솔이 휘두른 검에서 하얀 검광이 비치더니 초승달과 같은 검기가 날아갔다.

앞을 가로막는 미라들을 반 토막 내며 날아간 검기는 심동욱을 덮치던 녀석들까지 베고 나서야 안개처럼 사라졌다.

덕분에 수십의 미라가 사라지며 직선으로 긴 길이 뚫렸다.


“어?”


‘너 뭐야······. 네가 이걸 어떻게······.’


“방금 검에서 뭐가 날아간 거 맞죠······?”


이번 건 진짜 놀랐다.


곧 깨어날 녀석을 상대하기 위해선 검기를 자유자재로 두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검기를 두르는 것과 내지르는 건 별개의 문제다. 검기를 이용해 공격범위를 늘리는 정도의 검사들은 넘치지만 그걸 내지를 수 있는 수준은 내가 가르치던 녀석들 중에도 한 명밖에 보지 못했다.


10년 뒤에도 전 세계를 통틀어 백 명 쯤 됐었나?


『스킬 : 마력운용 Lv.1 → 마력운용 Lv.2 상승』


적은 양이었지만 마력이 강제로 뽑혀 나간 탓에 고작 바늘구멍정도로 느껴지던 마력 길이 쌀알정도의 크기로 벌려졌다.


“으아악!”


이찬솔 덕분에 길이 트이자 심동욱과 박민재가 소리를 지르며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자신이 내지르고도 믿기지 않는 다는 듯이 굳어 있던 이찬솔을 향해 박민재가 먼저 다가왔다.


“너, 폐급이던 새끼가······.”


“우선 좀 집중하라고요!”


세찬 바람을 일으키며 몰려드는 미라를 홀로 막아서던 박다미가 불만을 내뱉었다.


‘놀라는 건 나중에. 우선 미라 숫자 최대한 줄여.’


“······예.”


쉬이익!


또다시 검기를 날리자 수십의 미라가 쓸려나갔다.


“켁.”


하지만 내게서 강제적으로 마력을 끌어다 쓰던 방금과 다르게 이찬솔의 몸에 있던 마력이 순식간에 빨려나가는 게 느껴졌다. 내 마력을 뽑아서 사용할 수 있다면 손실이 엄청나다 해도 이런 검기쯤은 수십 번이고 뽑아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내 마력을 강제로 빨아갔던 건 그저 우연이었던 것 같다.


방법만 터득한다면 마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쌔액! 쐐액!


마력이 단숨에 빠져나가 놀랐을 텐데도 이찬솔은 쉬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검기를 날리며 마력을 두르는 감각이 몸에 확실히 배였는지 이찬솔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미라가 종잇장처럼 동강났다. 박다미의 스킬까지 몸에 두르니 몰려드는 미라를 받아치는 수준을 벗어나 오히려 밀고 들어가며 미라를 학살하는 수준으로 번졌다.


여기 모인 헌터들은 D급과 E급 수준.

그런 녀석들도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눈에 보일 정도로 한정적인 걸 생각하면 이찬솔은 웬만한 C급 헌터들이 사용하는 스킬 이상을 사용한다. 심지어 고작 10레벨 내외의 헌터라고 보기엔 피지컬도 정상은 아니다.


미라를 베어가며 다가오던 심동욱과 마주하자 건방지던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으흐흑······. 씨발! 너 일로 와! 내 손으로 죽여 버릴 라니까!”


“나, 나도 살고 싶었다고!”


“씨발! 그렇다고 혼자 버려두고 가면······. 억······!”


털썩.


박민재를 향해 단검을 들이밀던 심동욱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눈이 뒤집히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 미치겠네! 얜 또 왜 이래?”


‘시작된다. 준비해.’


갑자기 정신을 잃은 심동욱에게 모두의 시선이 쏠려 있는 사이, 수백의 미라들 틈에서 황금색 관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여전히 심동욱에게서 생기를 빨아들이는 황금색 관.

허공에서 똑바로 세워진 관이 천천히 열리더니 하얀 붕대로 온몸이 칭칭 감긴 채 관 속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미라의 모습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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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칠성길드(1) 23.05.21 159 3 15쪽
20 만물상(5) 23.05.20 153 3 13쪽
19 만물상(4) 23.05.20 166 3 12쪽
18 만물상(3) 23.05.19 173 3 13쪽
17 만물상(2) 23.05.18 177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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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막의 주인(4) 23.05.16 196 4 14쪽
13 사막의 주인(3) 23.05.15 204 4 13쪽
» 사막의 주인(2) 23.05.14 225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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