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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공룡

몰락한 천재헌터는 폐급의 헬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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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공룡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2
최근연재일 :
2023.08.14 23:55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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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35
추천수 :
222
글자수 :
506,226

작성
23.05.23 18:05
조회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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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칠성길드(3)

DUMMY

칠성 사옥.

이찬솔의 성장을 위해 당장 균열로 들어설까 고민했지만 그동안 생각했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김성환을 찾아 칠성 사옥으로 들어왔다.


뚜르르.


“여보세요?”


“찬솔씨! 정말 죄송합니다. 갑자기 임무가 떨어져서 만나는 건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아요!”


김성환도 고생이 많네.


“예? 아. 괜찮아요! 다음에 보면 되죠.”


“정말정말정말진짜 죄송합니다!”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는 게 미안했는지 김성환은 족히 5분 동안 사과만 건네더니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


“음. 어떡하죠?”


‘기왕 왔으니까 훈련장이나······.’


“어?”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고민하는 사이,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얼굴 두 명과 마주쳤다.


“찬솔씨!”


“다미씨! 그쪽은······.”


‘심동욱.’


“아. 심동욱씨.”


반갑게 맞은 박다미와 다르게 심동욱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아무 말도 없이 지나쳐 갔다.


“하여간. 나이만 먹었지 하는 짓거리는 아직 애라니까.”


‘심동욱 데려와.’


오늘 김성환을 만나려던 건 그저 만날 수 있는 지인이 김성환 밖에 없었을 뿐이었다.


이 둘이라면 충분히 알아볼 수 있겠어.


“저기, 심동욱씨. 시간 괜찮으면 얘기 좀 하실래요?”


“뭐? 내가 너한테 시간을 왜 내야 되는데?”


썩 좋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이가 틀어질만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심동욱의 말투는 확실한 시비조로 들렸다.


아니, 살려줬는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야! 찬솔씨 아니었으면 다 죽었던 거 몰라? 애초에 네가 이상한 짓 벌여놓고 왜 찬솔씨한테 승질이야?”


멋쩍어하는 이찬솔을 대신해 박다미가 소리쳤다.


“딱 보면 모르냐? 별 것도 없는 새끼가 그 괴물 잡아낸 게 말이 돼? 우리 다 미끼로 써서 그 괴물새끼 잡아내려고 한고을이랑 짠 거잖아, 멍청한 년아.”


“뭐? 멍청한 년? 병신같이 드러누워 있던 거 불쌍해서 데리고 나와 줬더니 말하는 싸가지 봐.”


“뭐? 병신?”


심동욱은 화를 주체하지 않고 다시 이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워. 진정들 하세요!”


두 남녀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로비로 퍼지자 지나다니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쟤 기사에 나왔던 그 사람 아니야?”


“맞지? 각성하려고 악마한테 영혼 팔았다던 그 사람.”


“여기 있는 거 보면 칠성에서 받아줬다는 게 진짠가 봐.”


하지만 집중된 이목의 중심엔 시비가 붙은 두 남녀가 아닌 이찬솔이 있었다.


띵.


“뭐하는 거야!”


“자, 잠깐!”


때마침 로비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이찬솔은 두 남녀를 엘리베이터로 밀어 넣었다.


“하······.”


‘잘했어. 김성환 없으니까 이 둘로 시험해보자.’


“요즘 사람들한테 시선 받는 게 좀 부담스럽거든요. 두 분 때문에 당장 어디 나가기도 애매하니까 저 수련하는 거 도와주셔야겠어요.”


“저는 좋아요. 오늘은 시간이 비기도 하니까.”


“이 새끼가 어따 대고 이상한 어거지야? 연애질은 둘이서 해. 씨발.”


박다미는 의외로 흔쾌히 받아들였지만 역시 심동욱은 도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

2층으로 올라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심동욱은 이찬솔을 밀치고 나와 계단을 향했다.


스킬을 쓰는 감각만 익히면 되니까.


‘대련 해보는 건 어때?’


“오. 수련이 마음에 안 들면 대련도 좋아요.”


심동욱은 계단을 향하던 발을 우뚝 세우더니 이를 바득바득 갈며 돌아섰다.


“······지금 대련이라고 했냐?”


“네, 맞아요. 대련.”


심동욱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그래. 정긴지, 생긴지 뺏겨서 멍청하게 누워 있었던 거 인정할게. 근데, 뭐? 대련? 네가 나랑 비빌 수나 있을 것 같아?”


심동욱은 이찬솔의 전투를 단편적으로 봤던 게 전부였다. 그것만으로도 꽤 인상 깊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일대일의 승부라면 자신이 압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 해보시죠. 제가 이기면 수련을 돕는다는 조건으로.”


이찬솔도 꽤 자신만만하다.


“그래. 어디 해 봐. 내가 이기면 평생 내 따까리로 굴려줄게.”


‘이번 대련은 내 마력 없이 할 거야.’


“네? 아니, 잠시만요!”


“지랄하지 말고 따라와. 지금 와서 쫄았다고 해도 안 봐준다.”


당황한 이찬솔을 보며 건방진 미소를 지은 심동욱은 그대로 훈련장을 향했다.


“어차피 저런 건 상대도 안 되잖아요? 전 알아요. 찬솔씨가 항상 적당히만 하고 있다는 거.”


심동욱과 반대로 미우트와 전력으로 싸우는 모습을 봤던 박다미는 이찬솔이 일부러 힘을 숨겨놓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내 마력이 없으면 전력을 뽑아낼 수 있는 게 고작 네 번 뿐이라는 걸 이찬솔도 바로 어제 겪어봐서 알고 있다. 물론 피지컬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스킬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상대를 오로지 피지컬로만 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력 조금만 지원해주세요.”


재밌는 구경거리를 찾았다는 듯이 심동욱의 뒤를 따라 훈련장으로 들어서는 박다미의 모습을 보던 이찬솔이 조용히 속삭였다.


‘안 돼. 마력보단 기본기에 충실해야 돼.’


“하······.”


단호한 내 대답에 한숨을 내뱉은 이찬솔도 훈련장으로 발을 들였다.

먼저 훈련장으로 들어선 심동욱이 이미 대련신청을 끝내 이찬솔은 간단한 서명만하고서 철장으로 둘러싸인 링 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한고을이 전용 용병으로 등록해뒀나 보네.


칠성 직원들이 사용하는 훈련장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지만 팀장급 이상의 전용 용병으로 등록된 사람들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훈련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전용 용병은 인턴과 같은 취급을 받지만 정식 길드원이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련은 처음이네.’


이찬솔은 목도 한 자루를, 심동욱은 단목검 두 자루를 들고 올라 서로를 마주보고 섰다.


“대련은 자유 룰에 따라 진행할게요. 급소타격 안 됩니다. 목숨에 지장이 있다거나, 한쪽 실력이 압도적이다 싶으면 대련 중지할게요. 음. 알아서 시작하시면 돼요.”


휘익.


귀찮음이 잔뜩 묻어나는 심판의 말이 끝나자 심동욱은 망설임 없이 달려들었다.


탁! 붕.


두 자루의 단목검으로 목도를 밀어낸 심동욱은 오른팔을 틀어 옆구리를 노려왔다. 검이 부딪히면 반동으로 틈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자잘한 스킬이 섞인 단목검에 그러한 법칙은 보이지 않았다.

목도를 곧게 잡은 채 몸을 틀어 공격을 허공으로 흘린 이찬솔은 그대로 목도를 찔러 넣었다.


쉬익.


“이 정도로는 안 당한다는 거지?”


뒤로 물러나며 여유롭게 공격을 피한 심동욱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할 만 할 것 같네요.”


‘글쎄.’


“흡!”


단숨에 거리를 좁힌 이찬솔이 목도를 높게 쳐들었다. 그 모습을 보던 심동욱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낮췄다.


‘안 돼. 빼.’


휘익!


“오? 이걸 피했어? 판단은 좀 되나봐?”


내 목소리에 맞춰 휘두르던 팔을 멈춘 이찬솔이 그대로 몸을 굴리자 단목검이 허공을 갈랐다.


‘움직임을 잘 봐. 대련보다 중요한 건 저 녀석 움직임을 눈에 익히는 거야.’


“네.”


심동욱은 카운터에 치중된 움직임을 보였다.

올곧은 검술을 고집하던 내게 배운 탓에 직선적인 공격이 대부분인 이찬솔에겐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다.


쐐액!


자세를 다잡은 이찬솔이 다시 달려들어 검을 크게 휘두르자 심동욱은 역시나 가벼운 몸짓만으로 몸을 틀며 카운터를 준비했다.


쐐애액!


『스킬 : 고속검 Lv.4 효과 발동』


『스킬 : 고속참 Lv.3 효과 발동』


퍼벅! 탁!


“커헉······!”


스킬을 두른 이찬솔의 목도가 심동욱의 옆구리를 때렸다.

유연하게 몸을 움직이는 심동욱을 오로지 피지컬로만 밀어내긴 힘들다는 걸 인지한 이찬솔의 판단이었다.


부족한 걸 인정하는 건 수준급이라니까.


“이 개새끼가······.”


하지만 단숨에 날아든 연격의 마지막 타격을 막아낸 심동욱도 그저 만만한 녀석은 아니었다.

유효타를 허용해 화라도 났는지, 심동욱의 주변으로 마력이 둘러졌다.


부웅.


신체 능력을 상승시키는 스킬이었다.

조금 전보다 가벼운 몸짓으로 높게 날아오른 심동욱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마치 발판처럼 밟고서 이쪽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쿵!


“크윽!”


타 무기에 비해 단검 계열의 공격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스킬을 통해 신체 능력을 올린 일격은 받아치는 것만으로도 묵직함이 전해졌다.


휘익. 턱!


게다가 마치 허공에서 벽을 짚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몸을 틀어가며 날아오는 연격은 정신을 빼놓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파박! 쿵! 턱! 퍼벅!


“크윽······.”


양손에 든 단목검의 위력이 제각각 이찬솔의 목도 한 자루와 맞먹는다. 그런 공격이 상단부터 하단까지 틈이 생기는 곳이라면 놓치지 않고 날아들자 이찬솔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몇 번의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흐읍!”


간신히 치명타를 막아가며 버티던 이찬솔이 목도로 원을 그리자 새어나온 마력이 반월의 형상을 그리며 심동욱을 밀어냈다.


“크하학!”


하지만 치명상이 아니어도 몇 번의 공격을 허용한 이상 심동욱을 이기는 건 점점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상대에게 입히는 피해의 일부를 자신의 공격력으로 전환시키는 스킬.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녀석은 민첩성과 신체강화에만 비중을 실어뒀다.


퍼버벅!


“커헉······.”


순식간에 달려든 심동욱이 복부로 연격을 때려 넣었다.


“캬하학! 네가 이길 줄 알았냐? 모지리 새끼야!”


꽤 치명적인 통증에 이찬솔이 비틀거리자 심동욱은 단목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비웃었다.


‘저 녀석이 쓰는 스킬. 이해할 수 있겠어?’


이찬솔의 ‘학습’은 스킬의 이론을 자신의 몸에 적용시키는 정도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스킬도 이론상으론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면 ‘포근한 빙벽’이라는 특성을 개방한 김성환이 사용하는 빙결계열의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잠시 심동욱을 바라보던 이찬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얼마 남지 않은 마력을 끌어 올렸다.


설마.


『스킬 : 학습 Lv.3의 효과로 신체강화 Lv.3을 습득합니다.』


『스킬 : 신체강화 Lv.3 효과 발동』


『스킬 : 신체강화 Lv.3 효과로 근력 36% 증가』


이찬솔의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이건 이거 나름대로 괜찮은 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쓸 만한 스킬인 건 확실하다.


쐐액!


다만, 신체능력을 끌어올린 이찬솔은 더 이상 스킬을 사용할 마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 탓에 그저 달려들어 목도를 휘두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


팡!


“크흑······!”


하지만 그 위력이 달랐다.

부풀어 오른 하체로 디딘 걸음은 단숨에 몸을 움직였고, 불룩거리는 팔뚝은 허공을 가르던 목도를 순식간에 끌어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피지컬에 치중된 이찬솔의 근력을 늘려버리니 같은 스킬로도 심동욱과는 다른 위력을 발휘했다.

심동욱은 두 자루의 단목검을 겹쳐 이찬솔의 단순한 내려치기를 막아냈지만 그 위력에 밀린 양팔이 정수리까지의 길을 훤히 열었다.


팡!


목도를 다시 머리위로 들어 올린 이찬솔은 조금 전과 같이 목도를 내리쳤고, 그 위력에 당황한 심동욱은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커헉······!”


두 번째 일격을 피했다면 분명 수십 가지의 카운터가 보였을 거다. 하지만 한 자루의 목도를 막으려 치켜든 두 자루의 단목검은 순식간에 심동욱의 손을 벗어났고, 멈추지 않은 목도가 그의 정수리를 때렸다.


털썩.


“거, 거기까지!”


“와아아! 저 자식 미쳤는데?”


“길드장님이 전용 용병 뒀다는 게 저거 아니야?”


“악마랑 계약했다며. 그거 아니었으면 정식으로 들어왔겠는데?”


심동욱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어느새 몰려든 구경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방금 좀 위험했어.’


“저도 깜짝 놀랐어요.”


심동욱의 정수리를 가격하기 직전, 이찬솔이 힘을 풀지 않았다면 참사가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목도를 내려두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이찬솔은 대련장을 슬쩍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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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악마출현(2) 23.05.25 138 3 12쪽
24 악마출현(1) 23.05.24 136 3 12쪽
» 칠성길드(3) 23.05.23 152 2 13쪽
22 칠성길드(2) 23.05.22 152 3 11쪽
21 칠성길드(1) 23.05.21 159 3 15쪽
20 만물상(5) 23.05.20 153 3 13쪽
19 만물상(4) 23.05.20 166 3 12쪽
18 만물상(3) 23.05.19 173 3 13쪽
17 만물상(2) 23.05.18 177 3 14쪽
16 민물상(1) 23.05.17 193 3 13쪽
15 사막의 주인(5) 23.05.17 194 4 18쪽
14 사막의 주인(4) 23.05.16 197 4 14쪽
13 사막의 주인(3) 23.05.15 204 4 13쪽
12 사막의 주인(2) 23.05.14 226 4 16쪽
11 사막의 주인(1) 23.05.13 264 4 15쪽
10 성장의 발판(6) 23.05.13 263 7 13쪽
9 성장의 발판(5) 23.05.12 283 7 14쪽
8 성장의 발판(4) 23.05.12 325 8 16쪽
7 성장의 발판(3) 23.05.11 342 7 14쪽
6 성장의 발판(2) 23.05.11 378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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