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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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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2024.06.27 15: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97,921
추천수 :
3,130
글자수 :
240,202

작성
24.05.23 12:20
조회
3,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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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
9쪽

역대급 똥땅

DUMMY

3화. 역대급 똥땅




입구와는 달리 마을 중심으로 들어서자, 그나마 사람이 사는 듯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주택 몇 개에서는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었고, 닭이나 소의 울음소리도 조금은 들려온다.


다행히 사람이 살고 있긴 했군.


저긴 시장인가?


가판대 몇 개가 모여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니 마을의 중심지쯤 되나 보군.


그렇게 시장 근처에 다가간 지 얼마 되지 않은 때.


“카일! 카일! 얘야, 눈 좀 떠보렴...!”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와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돼!!! 카일! 너마저 떠나면 나는...!”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은 볼이 움푹 팬 아이를 감싸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옆구리의 저건... 자상인가.


그녀의 옆에는 노년의 약사 하나가 약초를 배합해보려 애쓰고 있었지만, 표정으로 보아 잘 되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딱하기도 하지...’

‘내리 셋을 잃었구먼...’

‘어쩌다가 마을에 도적놈이 들어와서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로 사연은 짐작할 수 있었다.


“여보게, 내가 잠시 봐도 되겠나.”


“우리 애한테 손대지 마세요!”


그녀의 표독스러운 눈빛은 내게는 이유 없는 증오였으나, 아마 어떤 사연이 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초면인 내게 퍼붓기에는 너무 큰 증오였으니까.


“나는 이번에 로우 혼 백작께 이 브루넌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받은 기사 파벨이네.”


“기사...?”


“약초가 잘 안 통하는 걸로 보이는데.”


내 지적에 약사는 인정하기 싫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독이... 발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독제는 없나?”


“이 마을에서 그런 걸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아이의 어미와 약사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적대감.


기사에 대한 혐오인가?


전임자가 헛짓이라도 한 건가.


천천히 설득해서 비키게 할 수도 있었지만, 옆구리에 생긴 자상은 시시각각 카일이라는 아이의 생명을 좀먹을 터.


“비켜라.”


파벨 가문 특유의 위압적인 덩치와 얼굴을 활용하여 명령하자, 일개 아낙에 불과했던 어미는 더 이상 내 손길을 뿌리치지 못했다.


이게 확고한 리더쉽의 효과인가?


조금 미안한걸.



***



카일의 어미 레아는 과거 아직 살만했던 브루넌에서 자라 브루넌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여인이었다.


남편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부부의 슬하에는 셋의 아이가 생겨났다.


레아는 이런 행복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다.


남편이 죽기 전까지는.


이 시대에 여인 혼자 상회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빚은 날이 갈수록 불어만 갔다.


만약 봉토를 다스리는 기사가 그녀를 보증해준다면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랐으리라.


그 시점에서 레아는 당시 봉토를 다스리던 기사에게 읍소했으나, 영지민에게 관심이 없던 그는 거절했다.


결국, 가난에 시달리던 첫째가 급작스레 찾아온 기근을 이기지 못하고 굶어 죽었다.


둘째는 사냥터에서 밀렵을 시도하다 기사에게 맞아 죽었다.


그리고 마지막 셋째인 카일조차 마을에 숨어든 도적에게 칼에 맞고 죽어가고 있었다.


“카일...! 너마저 떠나면 나는...”


레아는 기사를, 도적을, 영주를 떠올리며 울분에 잠겨 들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내가 잠시 보겠네.”


모두가 가난한 브루넌에서는 보기 힘든 장대한 덩치.


“만지지 마세요!”


카일의 죽음을 멈출 수 없다면 그 아이가 죽는 순간까지라도 보다가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


놀랍게도 그는 기사였지만 그게 어쨌단 말인가.


“비켜라.”


레아는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그의 굳은 표정과 음성에 노출된 순간, 포식자를 마주한 토끼처럼 몸이 굳어 그의 손길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의 우악스러운 손에 카일이 안겨들었을 때 레아는 죄악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마지막 순간조차 지켜봐 주지 못하다니.


그러나 그가 아이를 안고 꺼내 든 것은 붉은 액체와 초록 액체가 든 병이었다.


“이 상처, 독까지 사용됐다고 했었나. 곧 조사에 착수하겠다.”


옆에서 약초를 배합 중이던 렐 할머니는 병에 담긴 액체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포... 포션?”


포션이라니, 잘못 본 것이겠지.


그는 능숙한 손길로 초록 액체를 상처 부위에 바른 뒤 자신의 옷 소매를 찢어 닦아내고는 다시 한번 바르는 것을 반복했다.


기사의 옷감이면 절대 싸구려가 아닐 텐데, 저렇게 쉽게 뜯어낼 생각을 하다니.


“끄읍...”


카일은 굉장히 고통스러워했지만, 이미 죽은 줄 알았던 아이의 입에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레아는 안도감을 느꼈다.


푸른색으로 변했던 안색과 상처 부위가 다시 붉게 물들자, 기사는 붉은 병을 열어 카일의 입과 상처 부위에 부었다.


“끄아아아...”


자그마한 비명을 지르던 카일은 정신을 잃었는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지만, 얼굴에 도는 혈색은 그가 죽은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안심하시오. 한동안은 요양시키면 나을 거요.”



***



다행이다.


초록색 병이 해독 포션이 맞아서.


써본 적이 없어서 내 예상하고 다르면 어쩌나 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다행스럽게도 마을 사람들은 카일의 혈색이 돌아온 것을 보고는 따뜻한 곳으로 그를 옮겨주었다.


이 정도의 온정은 남아있는 곳이란 말이지.


“혹시 촌장의 행방을 아는 자가 있는가.”


그러자, 젊은이 하나가 손을 들었다.


“나리, 제가 촌장의 아들 호세입니다.”


“호세. 나는 오늘 부임한 기사 파벨 주니어다. 파벨 경이라 부르도록.”


마을 사람들에게 각인되도록 약간은 작위적인 방법으로 나를 소개했다.


“알겠습니다, 파벨 경. 부친에게 안내해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리해주면 고맙겠군.”


호세를 따라 천천히 작은 시장(좌판 몇 개가 있을 뿐이긴 했다.)을 지나자 브루넌에서는 그나마 사람이 살 것 같은 집이 보였다.


“여기가 촌장의 저택입니다.”


***


어렵사리 만난 촌장 데인은 왜소했지만 단단해 보이는 사람으로, 특징이라면...


왼팔이 있을 자리가 비어있다는 것 정도.


“파벨 경은 아마... 아서 경의 후임자로 오신 거겠지요.”


내 전임자인가.


“그렇소. 로우 혼 백작께 브루넌을 하사받았지.”


“로우 혼 백작께서는 잘 지내십니까?”


그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흠, 그럭저럭.”


조금 당혹스러운데.


일개 촌장이 백작의 안부는 왜 묻는 거지.


그 뒤로도 그와의 대화는 어딘가 시험받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계산을 할 수 있느냐.


글을 읽을 수 있느냐.


농법을 아느냐. 등등.


아는 것은 끄덕이며 넘어갔지만, 모른다고 하면 알아가야 할 것들을 가볍게 일러주었다.


근데 이거... 촌장 맞아?


내가 아는 촌장들은 조금 더 배웠을 뿐인 무지렁이였는데.


무슨 학자 수준의 지식을 쌓은 존재가 촌장이라며 튀어나왔는지...


“데인, 당신은 뭐랄까... 브루넌의 촌장치고는 너무 박식하군. 그 이유를 물어도 되겠나.”


“젊은 시절, 로우 혼 백작가에서 서기를 했던 적이 있었던 탓에 남들보다 조금 더 배웠을 뿐입니다.”


백작가의 서기?


백작령의 서기관이라면 기사인 나조차도 함부로 하기 힘든 직책이었다.


대부분은 가신 가문의 자녀들이 맡는데, 평민인 데인이 맡았다는 건 그만큼 능력이 출중하다는 방증이겠지.


행정가를 납치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과거가 어땠기에 지금은 왼팔이 잘린 채 작은 마을의 촌장이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안목은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


“데인, 난 이 마을을 그나마 사람 사는 곳으로 부흥시키고자 하오. 그런데 뭐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더군.”


문제점이 한두 개라면 그걸 고쳤을 텐데.


7개면 뭐부터 손을 대야 하는가.


“파벨 경께서 마을을 생각해주신다면 아무래도 상회 부재가 가장 큰 문제겠지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둥-


시간이 멈추며 허리춤에 매달아두었던 설정집이 스스로 풀려 내 앞에 펼쳐졌다.



***


[촌장은 당신의 영지의 최우선 문제로 상회 부재를 꼽았습니다.]


촌장의 근심을 해결할 시 브루넌의 충성도가 소폭 상승하며, 잠재력으로 남았던 비밀이 하나 밝혀집니다.


[상회 부재 해결 시] 

충성도 소폭 증가.

???의 유산이 드러납니다. 

자유 스탯 +2를 획득합니다.

무작위 하급 특성을 획득합니다.


***



라스트 스탠드의 퀘스트 화면...?


라스트 스탠드에서는 촌장이 주는 퀘스트를 수행할 때마다 마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보상들이 주어진다.


게다가 문제 해결 시 주어지는 자유 스탯과 무작위 특성.


영지와 함께 성장하는 영주라는 컨셉이 여기서 출발한다.


차곡차곡 쌓아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할 기반이 되어주겠지.


띠링-


음?


아직 뭔가 남았는지 책의 내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후원자 에디션 특전]

상회 부재 해결 시 : 자유 스탯 +5로 변경.

상회 부재 해결 시 : 무작위 특성 3개 중 하나를 선택으로 변경.


자유 스탯 5개?


찍기만 하면 스탯 하나가 두배로 뻥튀기되는 수치라니.


이건 뭐 거의 영지가 내게 충성맹세를 했을 때나 보여주는 수치인데.


그래, 억지로 보내놓고 이런 특전까지 안주면 좀 그렇긴 하지.


모든 게임의 정석적인 시작, 촌장이 주는 퀘스트의 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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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거인과 난쟁이 24.05.26 2,898 85 12쪽
9 검은 강철 일족 +4 24.05.26 2,963 86 13쪽
8 특성 선택 +4 24.05.25 3,124 94 12쪽
7 유산 +1 24.05.25 3,124 93 12쪽
6 기사의 의무 +3 24.05.24 3,147 101 12쪽
5 로우 혼 상행 +5 24.05.24 3,277 103 12쪽
4 브루넌 부흥 운동 +2 24.05.23 3,430 90 10쪽
» 역대급 똥땅 +3 24.05.23 3,682 92 9쪽
2 브루넌 +6 24.05.22 4,329 106 11쪽
1 파벨 주니어 +6 24.05.22 6,171 1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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