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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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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2024.06.27 15: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96,974
추천수 :
3,121
글자수 :
240,202

작성
24.05.24 10:25
조회
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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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
12쪽

로우 혼 상행

DUMMY

5화 로우 혼 상행



[퀘스트 진행률 상승 알림]


당신의 투자로 인해 브루넌의 상회 부재라는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직은 불안한 상회의 입지를 돌봐주세요!


퀘스트 진행률


자금 확보 : 완료!

호위병 고용 : 0/5

거래처 확보 : 0/1


***


“뭐야, 이건.”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눈앞에 책이 날아다니길래 뭔가하고 봤더니 퀘스트 진행률이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어제의 투자만으로는 퀘스트 성공이라고 보기 어려운 건가?


호위병과 거래처라... 다음 마을까지 데려다 놓기라도 하라는 건가.


일단 가서 확인을 해봐야겠군.



***



“아직 못 실은 물건 없습니까!”


내가 포션을 먹였던 카일은 나흘 만에 완전히 기운을 차리고 상행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어머니인 레아가 회계 및 상단주를 맡는다면, 본격적인 판매와 일꾼 관리는 카일이 맡는다는 모양.


“기사님!”


나 또한 오늘은 완전히 무장한 상태로 상회를 방문했다.


“카일, 잘 지냈나.”


“기사님 덕분에 상처 하나 남지 않고 나았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카일은 상회의 인물답게 어린 나이에도 싹싹함과 눈치를 동시에 가진 인재였다.


내가 건넨 금화로 생활비도 마련했는지 저번처럼 피골이 상접한 모습도 아니었기에 보기가 좋았다.


“밥은 잘 챙겨 먹은 거겠지?”


“상행에 나서려면 배가 비면 안 되니까요! 이번 상행만큼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니 밥도 열심히 챙겨 먹었습니다!”


쓸데없이 우렁찬 녀석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뒤, 레아에게 다가갔다.


레아는 물품들의 인수 절차와 상품의 개수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눈코 뜰 새가 없었지만, 나를 보고는 손을 멈췄다.


“파벨 경, 어서 오세요.”


“이번에 어디부터 들를 예정이오?”


“실키안 언덕을 지나는 동선이니 브란덴을 먼저 지나겠네요. 거기서 호위를 고용할 예정이에요.”


당장 브루넌에서는 기근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농부를 일꾼으로 고용하는 것은 쉬웠다.


하지만 위병조차 없는 이곳에서 상행을 호위할 용병은 없었으므로 브란덴에 도착해서야 고용할 수 있다는 듯했다.


“멀지는 않군. 이틀 정도 걸리나?”


“말을 타면 이틀 정도지만, 마차 세 대 분량에 짐꾼만 다섯이니 아마 사흘 정도 걸릴 듯해요.”


“사흘...”


지난 사흘간 설정집을 뒤적거리며 알게 된 사실 하나.


실키안 언덕을 지나려면 산길을 지나야 한다.


그리고 산길에는 산적이 꽤 자주 출몰한다는 것.


앞으로 사흘간 호위도 없이 그런 길을 보낸다고...


[5할은 산적에게 뒈지고...]


자꾸만 그 커뮤니티의 격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안 되겠군.”


“네?”


“내가 브란덴까지는 함께 하겠네.”


“예?! 고작 상행 하나에 기사님의 호위를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레아는 상식 밖의 발언에 화들짝 놀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녀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중세랜드의 망나니인 기사 계층에게 자존심이란 목숨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무게를 가졌다.


그런 기사가 영주의 호위도 아니고 고작 상행의 호위로 나선다?


아마 전례를 찾아봐도 퇴역기사 정도만 간혹 발견할 수 있을 터.


하지만 나는 그런 망나니다운 사고방식을 가진 기사가 아니라 21세기 현대인이란 말이지.


브루넌의 생명줄을 가지고 5할의 도박을 할 바에는 그냥 우스꽝스러운 기사가 되고 말지.


“자네들이 죽으면 나도 곤란해.”


내 스탯이 날아간단 말이다.


“파벨 경...”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 말을 들은 레아 모자와 일꾼들은 약간의 감동을 받은 듯했다.


물론 나는 그저 뎅겅뎅겅 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을 뿐이지만 말이다.


[미친 새끼.]


김민수 씨의 마지막 말이 귓가를 맴도는 듯했지만... 뭐, 어쩌라고.


그게 내 낭만인데.



***



어쨌든 우여곡절을 끝에 나의 낭만과 브루넌의 경제적 생명을 건 상행은 출발하게 된 것인데...


“기사 나리께서 직접 호위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짐꾼으로 고용된 농부들은 호위가 없다는 것에 내심 불안했었는지, 마차 안에서 내게 감사를 전했다.


“게다가 저희는 이번 일도 기사님께서 허가해주셨다고 들었습죠.”


“그랬지. 문제 있나?”


“아이고! 아닙니다! 저는 이번 일이 아니었으면 올해가 막막했습니다.”


“저도! 저도! 그랬습니다.”


기근 탓인지 농부들은 일찌감치 올해 농사를 망쳐, 생계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갑작스러운 브루넌 상회의 상행 소식을 듣고 앞다투어 일거리를 찾아 짐꾼에게 지원한 것.


“그랬군. 앞으로는 자네들 같은 농부들의 생활에도 좀 더 신경 써보겠네.”


이렇게 가끔 농사를 망친 자들을 병사로 수급할 수 있지 않을까?


라스트 스탠드에서는 징집 가능 인원을 딸깍 한 번이면 징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능은 없을 테니 직접 징집 대상자들을 선별해놔야겠지.


원래 현실의 병사들도 평소에는 농사를 짓다가 소집령이 떨어질 때만 병사로 복무한다고 했지.


대충 보건대 짐꾼인 그들의 몸은 농사로 다져져 상당히 다부져 보이기도 하고...


“기사님...? 저희를 왜 그리 빤히 보십니까...?”


“아닐세. 신경 쓰지 말게나.”


그들의 몸을 훑는 내 시선에 그들은 튜닉을 여며 맸지만 상관없단다.


내 눈은 그 정도는 꿰뚫어 보니까.


“후후후.”


병사를 징집할 수만 있다면 사소한 오해 따위는 상관없는 파벨 주니어였다.



***



하루를 바깥에서 야영으로 보낸 다음 날.


마차를 타고 가며 검을 손질하던 중 의문이 들었다.


나는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검을 제대로 휘두를 수 있을까?


분명 파벨 주니어의 몸은 살육 기계 그 자체였으나, 내 정신은 현대인의 것이었다.


바퀴벌레 하나 손으로 못 잡던 그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반토막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게다가 검을 어떻게 휘두르면 되는지는 몸이 기억하고 있다지만, 내가 그 검술을 다 이해하고 펼칠 수 있을까?


“혼자 할 땐 잘 됐는데 말이지...”


결국 시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건가.


약간의 불안함을 가지고 계속 검을 닦던 그때.


“정지!”


앞에서 달리던 카일의 마차가 정지신호를 보냈다.


마차에서 내려 앞쪽으로 다가가니 카일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저 멀리 저거 보이십니까?”


카일이 가리킨 곳을 보자, 과연 그의 말대로 거대한 나무 몇이 쓰러져 길이 막혀있었다.


“부자연스럽군.”


저렇게 깔끔하게 잘린 나무가 모두 길 쪽으로 쓰러졌다.


심지어 길을 막는 방향으로?


뭐가 있다고 아주 광고를 하는군.


“산적일까요...?”


“아마도.”


내 뒤에서는 이미 상황을 파악한 짐꾼들이 낡은 검 한 자루씩을 들고 도열해있었다.


이거 참...


기사가 호위를 해준다는데 다들 호들갑이 심하군.


“다들 따라오지 마라.”


“기사님...!”


“명령이다. 따라오지 마라.”



***



길을 막아버린 통나무 장애물 앞에 선 단 한 명.


후웁-


“나와라! 벌레 같은 놈들아!”


파벨은 산을 울릴 만큼 쩌렁쩌렁한 목청으로 외쳤다.


카일은 지금도 그를 혼자 보낸 것이 맞는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


카일이 생각하기에 저분은 브루넌에 찾아온 기회였다.


전임자였던 멍청한 기사 놈과는 다른 현명함과 자비를 동시에 갖추신 진정한 기사.


자비로운 기사님이 만약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카일의 고향은 다시는 일어서지 못 하리라.


바스락-


통나무의 양쪽, 수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것은 10명의 산적 무리였다.


입을 가린 채 두툼한 천 갑옷을 껴입은 그들은 산적이라기엔 너무나도 잘 관리되어 있었다.


어쩌면 기사님이 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카일을 비롯한 짐꾼들은 생각보다도 강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당황하여 지금이라도 합세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하지만 당황한 것은 그들 뿐만은 아니었다.


‘시발, 무슨 기사가 호위로 튀어나오는 거야?’


‘대장, 이거 괜찮은 거 맞아? 좆된거 아냐?’


산적들 또한 상행의 호위로 등장한 것이 압도적인 덩치를 가진 기사라는 사실에 꽤나 당황했다.


물론 혼자이니만큼 처리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산적 질도 일종의 장사다.


고장 상회하나 털다가 다 죽으면 수지가 안 맞지 않나.


애초에 기사 계급이 고작 호위에 나선다는 사실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일이었기도 했고.


“기사 나리, 우리도 기사에 대한 존중 정도는 있다고. 통행세만 내면 그냥 보내 줄게.”


그렇기에 산적 두목도 지금까지는 받아본 적 없는 통행세까지 언급하며 협상에 나선 것이다.


“잘 생각해... 봐?”


그리고 그 순간.


협상을 입에 담은 도적의 목이 날아갔다.



***



“흠... 생각보다 별 느낌이 없는데.”


처음으로 사람 목을 날린 것 치고는 별 감흥이 없다.


불굴 특성 덕인가.


아니면 원래 파벨의 정신에 나약함이 들어갈 자리는 없었던 탓인가.


검은 원래 그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듯 자연스레 쓰레기의 사각을 통해 목에 닿았고, 몸의 감각 또한 당연하다는 듯 그 흐름을 타고 움직였다.


“토... 통행세만 내면 보내준다고 했잖아!!!”


일반인의 8배에 달할 속도와 힘으로 이뤄진 검격은 그들이 보기엔 어땠을까.


흔들리는 눈동자로 봐선 적어도 감흥이 없진 않았던 모양인데.


“개소리 집어치워. 쓰레기들과 협상은 없다.”


촤아악-


그 말과 함께 또 한 번 떨어져 내린 산적의 목.


내가 없었으면 나오지도 않았을 통행세 얘기 따윈 처음부터 관심 없었다.


“오늘 너희들은 이 자리에서 전부 죽는다. 죄목은...” 


이딴 놈들이 내 피 같은 영지민을 죽이면 그게 다 내 손해 아니겠나.


“그래, 세금을 안 내서다.”


뻐엉!


그렇게 또 한 놈.


섬전 같은 발길질에 배를 차인 놈은 입과 코로 격렬하게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촤악!


옆의 놈은 자기 목이 날아갈 차례인 줄도 모르고 얼을 타다 죽었다.


처음 휘둘러보는 검이었지만, 검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마나 힘을 줘야 하는지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25에 달한 힘과 민첩은 일반인의 8배에 달하는 근력과 순발력으로 내 검을 보조했다.


고작 산적 따위가 막아내겠다고? 우습다.


그렇게 딱 3분.


3분 만에 산적은 단 한 놈을 빼고 죽어 나자빠졌다.


“으... 으아아아아!!!”


처음의 자신감은 어디 간 걸까.


오줌을 지린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달려 나가는 모습은 웃기기도 했다.


검을 든 시점에 이런 날도 오리라고 예상했어야지.


부우우웅-


체내의 기운을 조절하여 검에 불어넣자 푸른 빛의 검기가 형성되어 뭉친다.


후웅!


그 상태로 검을 짧게 휘두르자 저 멀리에 도망가던 도적놈의 허리가 양단되며 피를 뿜어냈다.


“오러는 잘 작동하네.”


***


카일은 자신의 걱정이 쓸모없었음을 깨닫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뎅겅-


맨 앞에서 협상을 어쩌고 하던 놈은 갑자기 머리가 떨어져 죽었다.


뻐엉-!


통행세를 입에 담은 도적놈은 갑자기 배를 움켜잡더니 온몸에서 피를 뿜으며 죽었다.


다른 놈들도 비슷하게 왜 죽는지도 모른 채 갑자기 뎅겅뎅겅 목이 떨어지며 죽었다.


그 공포스러운 장면은 항거할 수 없는 재앙처럼 느껴졌고, 때론 그저 수확하는 농부의 작업처럼 보이기도 했다.


“으... 으아아아아!!!”


그러나 압권인 것은 마지막 놈을 처리했던 그 푸른 빛.


결국 등을 보이며 도망치던 마지막 산적 놈에게 파벨이 검을 휘두르자 수십미터는 떨어져 있던 놈의 허리가 반으로 갈라져 죽었다.


저것이 말로만 듣던 오러인 걸까.


분명 치열하고도 처절한 싸움을 예상하고 그 싸움의 끝에 합세하기 위해 준비하던 카일이었건만.


파벨 경에겐 스쳐 지나간 피 한 방울조차 보이지 않았다.


카일과 함께 전투를 준비하던 농부들은 어느샌가 검을 내려놓은 채, 그저 입을 벌리고 그의 전투와 압도적인 힘을 눈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마지막에 돌아오는 그의 모습을 보며 생각한 것은 단 하나.


‘절대 깝치지 말자. 영주님은 신이고 기사님은 무적이다.’


꿀꺽-


지금까지 털털하게만 느껴졌던 기사님에게 함부로 굴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은 여섯 사내였다.


‘아, 뎅겅뎅겅 낭만 최대치 충전이다.’


물론 파벨은 그 정도로 진지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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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특성 선택 +4 24.05.25 3,104 94 12쪽
7 유산 +1 24.05.25 3,106 9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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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우 혼 상행 +5 24.05.24 3,250 103 12쪽
4 브루넌 부흥 운동 +2 24.05.23 3,411 90 10쪽
3 역대급 똥땅 +3 24.05.23 3,661 92 9쪽
2 브루넌 +6 24.05.22 4,309 106 11쪽
1 파벨 주니어 +6 24.05.22 6,143 1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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