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금사룡 님의 서재입니다.

군웅천하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대체역사

딕울프
작품등록일 :
2012.11.25 07:17
최근연재일 :
2012.12.03 06:0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297
추천수 :
30
글자수 :
36,835

작성
12.11.28 05:33
조회
301
추천
4
글자
12쪽

군웅천하전 (1장) 시작되는 역사 # 2

반갑습니다




DUMMY

수 문제 양견 17년, 양견은 드디어 고구려 정복을 결심한다.


요서에 위치한 거란의 지배권을 놓고 고구려와 수나라가 첨예하게 대립하였기 때문이다. 거란은 돌궐, 고구려, 수나라 3대강국이 충돌하는 위치에 있는 연맹부족이었다. 야욕에 휘둘릴 수문제가 아니었지만, 대륙을 통일한 그에게 복속국가가 충성하기를 바랐건만 고구려는 그러하지 않았다.


수나라는 유성에 총관부를 설치했다. 이후로 꾸준히 거란과 말갈 부족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나갔다.


아울러 유목제국과 고구려의 관계를 끊고, 동방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며, 모피와 인삼 등의 무역 통로를 장악하고자 요서지역에 대한 세력 확장을 꾀했다.


결국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전쟁의 촉발은 고구려로부터였다. 고구려가 말갈의 기병 1만 명을 거느리고 요서를 공략한 것이다. 요서 지역에서 수나라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목적과, 장차 벌어진 수나라와의 전쟁에서 적의 보급기지를 파괴하고자 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함이었다. 그러자 수 문제는 즉시 자신의 4남 양량을 원수로 삼아 30만 대군을 동원해 수륙 양면으로 고구려를 공격하게 하였다


“대장군은 들으라!”

“대장군 양량이 황제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오랑캐, 고구려가 겉으로는 아첨하며 속으로는 위대한 국가 수나라에 맞서 대항하려는 괘씸한 계략을 드러냈다. 이에 맞서 황제의 명으로 대장군 양량을 친히 침략의 선봉장으로 세울 것이다. 대의명분을 저버린 고구려 토벌에 대장군은 목숨으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어 양량은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고구려 토벌에 앞장서겠습니다.”


사신은 서신을 길게 늘어뜨리며 하나하나 낭독을 이어나갔다.


“대장군 양량에게 토벌대 32만의 군사를 내어줄 것이다. 요서를 마무리 짓고 남방으로 친히 진격하라!”

“황제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장군 양량은 우직한 남자였다. 충성심이 남다르고 황제라고 해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강직한 사내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의 자식이기도 했다. 황제의 총애를 받던 양량은 친히 고구려 토벌의 선봉장이 됨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러나 양량의 강직함과 용맹함도 고구려의 지략과 용맹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4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6월에 수나라의 고구려 원정군 30만은 탁군을 출발해 영주의 치소인 유성에 도착했다. 수나라 육군은 요하를 향해 행군을 하였지만, 불안한 기후와 전염병, 군량 보급이 문제 등이 겹쳐 병력 손실이 커졌다.


행군원수 양량의 부대는 요하 부근에서, 왕세적의 부대는 유성에서 퇴각하고 말았다. 동래를 출발한 수군총관 주라후가 이끈 수군은 요동 남단에서 폭풍을 만나 대다수의 선박이 침몰함으로써 퇴각하고 말았다. 수나라는 9할의 대규모 병력의 손실한 채 아무런 성과 없이 전쟁을 마무리했다. 결국 양견이 수국공으로 있던 시절 북주에서의 패배를 다시 한 번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그 사이를 틈타, 돌궐이 수나라를 침략해 왔다. 양견은 더 이상 고구려 토벌을 이어갈 수 없었다. 돌궐의 침략을 예상치 못했던 터에, 상당수의 군사마저 잃은 상황이라 양견의 시름은 더 없이 깊어만 갔다.


결국 그의 곁을 지키던 이는 영원한 동반자 독고황후 뿐이었다.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이오?”

“무엇을 걱정하시옵니까?”

“변방의 힘없는 무리라 여겼던 돌궐이 우리의 영토를 침략하지 않았소.”


시름에 젖어있던 양견과는 달리 황후의 얼굴에선 근심을 찾아볼 수 없었다.


“힘들게 찾아낸 이가 있지 않습니까? 그에게 첫 출행을 시켜보시지요?”

“그게 당최 누구란 말이오.”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계시옵니까? 어찌 그리 군사에만 신경을 쓰시고 곁을 돌보지 않으시옵니까?”

“곁이라?”

“윤악과 하문이옵니다.”


그랬다. 윤악과 하문이 있었다. 인수궁에서의 밀담 이후, 황실은 윤악과 하문을 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 했다. 그러나 단순했던 부부의 생각과는 달리 윤악을 찾는데 7년, 하문 또한 파견이라는 미명으로 황실로 불러들이는데 꼬박 9년의 시간을 허비했던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찾아냈건만 정작 나라는 국태민안의 시기에 들어서 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했다.


황제의 바람대로 윤악은 친히 명을 받들고 태중대부(太中大夫)에 봉해졌다. 태중대부란 궁중의 의론(議論)을 맡아보던 관직이었다. 진(晋)나라 때 비롯되었으나 수나라 이후부터 단순한 산관(散官)이 되고 말아 큰 관직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허나 이는 대외적으로 윤악의 실제 존재이유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교묘한 속임수일 뿐이었다. 기실 윤악의 실제 지위는 녹봉 4천 2백석을 받던 표기장군을 능가했다.

황실의 관리들은 이미 그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었으나 소문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해 다들 이 사실을 모른 채했다.


황학당(皇學堂)


황실의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지만, 실제로는 윤악이 수장으로 있는 비밀조직이었다.


“듣거라! 황제의 명이다.”


어둠 속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렸다. 그 한마디에 무공을 수련하고 있던 삼십 여명의 장정들이 저마다 들고 있던 병장기를 내려놓고 읍소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바로 윤악이었다. 그의 별호는 무절성(無绝成)이었다. 말 그대로 그의 절학은 없는 듯 완성되는 독특한 무공이었기 때문이다. 성산진인의 가르침 덕에 타인을 핍박하는 무공을 펼치진 않았지만, 그의 외모는 그 반대였다.


매서운 눈빛을 지니고 있으면서 눈썹마저 하늘을 향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듯한 눈동자는 그가 대체 어디에 시선을 두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독특한 외향을 만들어냈다. 또한 매부리에 가까운 콧날은 그의 눈빛과 잘 어울렸지만 그만큼 독한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본새이기도 했다. 그나마 그의 입술은 부드럽고 인자해 보여, 전체적인 느낌은 강한 살기가 느껴지는 가운데, 부드러움을 담고 있는 선비와도 같아 보였다.


그가 어둠을 뚫고 나오자 수하들은 고개를 다시 한 번 숙이며 수장에 대한 예를 갖추었다.


“돌궐이 고구려토벌을 이용해 우리의 강산을 침략해 왔다. 이에 황제께서 친히 명을 내렸다!”


황제라는 말이 떨어지자 수하들은 바닥 깊숙이 머리를 조아렸다.


“황실군사 3천과, 징발군사 2만, 미봉군사 2만을 데리고 돌궐의 침략을 저지하라는 황제의 명이다!”


수하 중의 무리가 살짝 고개를 들어 물었다. 유일하게 흑의를 입은 사내였다.


“돌궐의 군사는 얼마나 됩니까?”

“30만을 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5만도 안 되는 군사로 30만을 상대하란 말입니까?!”

“우리는 정예군이다. 특히 황실군사는 극강의 훈련을 통해 선출된 대륙 최고의 병사들임이 확실하다. 거기에 우리 황학당이 드디어 제 구실을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저희가 선두에 서는 겁니까?”

“그렇다, 선두뿐 아니라 이번 돌궐토벌에 선봉장이자 책임원수로 책봉되었다.”


흑의의 사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옆구리를 보필하고 있던 커다란 장검이 바닥에 길게 늘어졌다.


그는 청주를 호령했던 오사랑 단목열이다. 윤악과는 두어 번 대련을 가진 인물로써, 소문으로는 윤악의 성산필비를 19절까지 받아낸 인물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은 이상 그 사실은 두 사람만이 알 거였다. 그 외의 삼십 이인의 수하는 모두 대륙에서 내로라하는 별호를 가진 그야말로 고강한 무공의 소유자들이었다. 그 가운데 단연 윤악의 무공은 으뜸이리라.


“하문스님은 어딨는가?”

“별전에 계신 듯합니다.”


윤악은 단목열에게 지시해 출행준비를 서두르라 일렀다. 그는 하문을 위해 황실에서 특별히 만들어준 별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엔 역시 하문이 공불을 올리고 있었다. 그는 정좌한 채로 낮게 읊조리다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말을 꺼냈다.


“오셨는지요?”

“하문스님께 긴히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준비하시지요.”

“뭘 준비하라는 건 지?”

“출행을 알리러 오신 게 아닙니까?”


윤악은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황학당이 세워진 뒤로 두 사람이 직접적인 무공을 겨뤄보진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예는 깍듯이 하는 사이였다. 스승인 성산진인은 윤악이 어려서부터 북으로는 소림, 남으로는 무당을 존경하고 따르라 일렀다. 그래서 윤악은 여타 외인들에게는 하대를 하거나 함부로 대할지언정 두 당파에게만큼은 예외였다.


“하문스님께서는 어찌 아시었소.”

“허허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어서 출행을 준비하십시다.”


하문은 정좌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림 본승의 승복보다 조금은 더 화려한 승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은 황제가 직접 하사한 것으로써 황실의 그 어떤 이도 하문에게만큼은 공경을 다 하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그의 나이는 사십이 살짝 넘어 보였다. 그럼에도 체구는 바위처럼 단단해 보였다. 진한 눈썹과 이마에 찍혀있는 여섯 개의 계인은 그의 덕망과 인품을 대신하고 있었다.


미풍이 불어와 별당을 조용히 흔들었다. 포의자락이 바람이 흩날리자 합장을 하고 있던 하문이 손을 풀었다. 그는 조용히 별당에 마련된 불상의 밑으로 다가갔다.


그는 곧 이어 한 손을 높이 들더니 불상 밑의 쇠로 만들어진 인합관을 강타했다. 그러자 마치 비오는 날, 수수가 요동치듯 쇳조각들이 이리 저리 흩어졌다.

그 안에는 10척 길이의 장창이 숨겨져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문의 절세무기 ‘성불은백창(成佛恩百槍)이었다. 웬만한 범인은 둘이 힘이 합쳐도 들기 힘든 100근의 무게를 자랑하는 창이었다. 하문이 젊은 시절, 북부 도적의 노략질을 참다못해 비기로 관장만 해 오던 창을 들어 적을 섬멸해서 유명해진 창이기도 했다. 당시 소림 주변, 핏빛으로 점철된 숲을 정화하느라 100일의 불공과 100일의 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곧바로 알아 챈 윤악이 말을 꺼냈다.


“그것이 바로 100근의 무게요, 100명을 섬멸하고 피로 물든 숭산을 100일 동안 정화했다는 전설의 창이로군요.”

“부끄럽습니다. 그저 떠들기 좋아하는 얘기꾼들의 소문일 뿐입니다.”


창끝의 날카로움이 빛에 발했다. 인합관에 묻혀 있었다지만 하루 한시도 거르지 않고 창을 정비한 것처럼 먼지 한 점 묻지 않은 창은 그야말로 비기 중의 비기로 보였다. 내심 창에 대한 욕심도 생겼지만 윤악이 소유한 성산보검역시 성불은백창에 버금가는 명검중의 명검이었다. 성산진인이 윤악을 두고 유랑의 길을 떠날 때 전해준 전설의 검이었다.


허공에 한 획만 그어도 검광에 의해 일장 안의 모든 것들이 베어진다고 했으니 명검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윤악이 의기양양한 어투로 말했다.


“하문스님의 성불은백창과 저의 성산보검이 있는 한 돌궐의 오랑캐가 30만 아니, 300만이 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그러신가요? 인간의 목숨은 하늘의 뜻, 전장의 승패도 역시 하늘의 뜻이거늘, 겨뤄보지 않고 벌써부터 승리를 장담하신다니 과연 영웅호걸입니다.”

“하하하, 제가 괜한 호기를 부렸군요. 지나친 허풍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전장에 나서는 장수가 두려움을 가진대서야 어디 말이 되겠습니까?”

“악장군의 뜻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자, 앞장 서시지요.”


무언가 묘한 기류가 흐르는 두 사람이건만 대화에서만큼은 뜻이 맞는 듯도 하니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참으로 미묘할 뿐이었다.


무절성 윤악, 혜연 하문은 그들의 황학당 수하 서른두 명을 필두로 군사 4만3천과 함께 북방으로 향했다.





반갑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군웅천하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 군웅천하전 (2장) 고구려 소년 # 2 +2 12.12.03 286 6 13쪽
5 군웅천하전 (2장) 고구려 소년 # 1 +1 12.11.29 308 5 16쪽
4 군웅천하전 (2장) 고구려 소년 # 0 +3 12.11.28 324 5 12쪽
» 군웅천하전 (1장) 시작되는 역사 # 2 +1 12.11.28 302 4 12쪽
2 군웅천하전 (1장) 시작되는 역사 # 1 12.11.27 417 6 12쪽
1 군웅천하전 (1장) 시작되는 역사 # 0 12.11.26 661 4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