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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조회수 :
2,379,440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5.11.07 23:00
조회
19,425
추천
401
글자
7쪽

사람은 꿈을 꾸는가?

DUMMY

“케엑!”

하고 녀석이 비틀거렸다. 나는 놈의 머리를 향해 손도끼를 휘둘렀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퍼걱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머리에 손도끼의 도끼날이 박혀들었다.

“퀘루! 퀘루나!”

다른 고블린들이 뭐라고 떠드는 것을 들으며 나는 몸을 앞으로 날려 땅을 구르며 일어섰다. 바로 뒤로 돌아보니 놈들이 나를 보며 달려들고 있었다.

내 뒤를 공격하려고 했던 것이로군. 하지만 이미 늦었다.

쐐엑!

“케엑!”

유령의 손이 날아가 그대로 놈들의 두 눈을 후려쳤다. 눈이 뻘게지며 터지고 피가 흐르는 것을 보며 그대로 달려가 한 놈의 턱을 발로 걷어차 쓰러트리고, 다른 한 놈에게 도끼를 내리찍었다.

퍼걱! 하고 다시금 한 마리의 고블린이 죽어버렸다.

그다음 천천히 손도끼를 빼냈다. 그리고 맨 처음 죽인 고블린의 머리에서도 손도끼를 빼냈다.

2개의 손도끼를 모두 쥐고 쓰러져 눈을 감싸고 바동거리는 녀석을 보며, 나는 맨 처음 사용한 후 내던졌던 석궁을 들어 도르레를 돌렸다.

끼릭끼릭! 착!

그리고 석궁으로 녀석의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투콱!

퍽!

녀석의 머리에 화살이 박혀들어 피가 조금 흘렀다. 화살이 박혀든 부분은 작게 일그러져 함몰되어 있었다. 움푹 들어간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화살은 무참하게 박혀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석궁을 등에 메고 고개를 돌렸다

“좋아.”

고블린 셋을 죽였군. 함정을 파려면 다 죽여서는 안 되지만, 일단 다친 사람이 있으니까 어쩔 수가 없지.

“괜찮아요?”

가까이 다가갔다. 온몸이 상처와 피투성이였다. 팔에도 칼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것에 베인 듯한 상처가 여러 개. 어떤 것은 크게 벌어져 살점과 피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복부에도, 다리에도 상처가 가득했다.

이러고도 죽지 않았다니. 몬스터 헌터로 보이는데, 대체 어디까지 들어갔다 나온 거지?

이 주변 1백 킬로미터까지는 결계의 영향으로 대부분 안전 하지만, 그 결계를 벗어나면 무시무시한 몬스터로 가득하다.

이 땅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위험 지대인 대산맥 아르혼이니까.

“이봐요!”

제길! 포션 한 병에 무려 1백 골드나 한다. 현금으로 치면 무려 1천만 원짜리다. 덕분에 나는 포션은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람은 그래도 정식 헌터로 보인다. 나처럼 햇병아리가 아니라면…….

“빈병?”

포션으로 보이는 유리병이 5개가 나왔다. 하지만 모두 빈병이다.

이미 사용했다는 건가? 그래서 지금 이렇다는 거로군?

“이거 위험한데…….”

이대로는 죽는다. 비록 NPC이지만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단적으로 말해서 더럽게 기분이 안 좋다. 그 외의 표현이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여기에서 마을까지는 대충 10킬로미터. 그렇다면…….

“제길! 수레를 가지고 오는 건데.”

아공간의 주머니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넣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그 안은 차곡차곡 분류되어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닌 유동 공간. 살아 있는 생명체가 들어가면 공간이 흔들릴 때의 압력에 의해서 죽어버린다. 그래서 절대로 살아 있는 생물을 넣어서는 안 된다.

“으음… 그걸 써볼까.”

하지만 그렇게 숙련된 것이 아닌데……. 효과도 크지 않을 테고. 그러나 역시 방법이 없나?

“하루에 마법을 두 번이나 쓰게 되는군.”

어쩔 수 없나. 랜덤 선택을 한 것은 나니까.

옆의 나무로 걸어가 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나무에 대었다.

“전능한 마나! 강대한 의지로 생명의 일탈을 일으켜라! 생명의 흡수!”

슈왁! 하고 몸에서 기력이 빠져나갔다. 갑자기 힘이 들고, 머리가 핑 하고 돌며 어지러워졌다.

이게 마법을 사용하는 대가. 마력이 낮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마법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마법사가 되어버렸음에도 말이다.

촤아아아아아!

생명력 가득한 나무에서 충만한 녹색의 생명력이 뽑혀 나와 내 손에 어렸다. 그 생명력을 그대로 잡고 사내에게 다가갔다.

“생명 부여.”

손에 머무는 나무의 생명력이 그대로 사내의 몸에 들어갔다. 치이익! 하고 소리가 나며 사내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갔다.

그렇게 몇 번이나 나무의 생명을 짜내어 사내에게 들이부었다. 하지만 상처가 완전히 아문 것은 아니었다. 그저 벌어진 상처가 닫히고, 딱지가 생겨 출혈이 멎었을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이 정도뿐이다.

“그냥 두고 갈 수는 없겠지.”

게다가 포션으로 보이는 유리병을 5개나 가지고 있었다. 하나당 1백 골드짜리인 것을 5개나 가지고 있었다면 상당히 실력이 좋은 용병이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제대로 치료해주면 보상이 짭짤하겠지.

“으챠!”

그렇게 결심하고 그대로 사내를 들쳐 업고는 걸음을 옮겼다. 약간 무겁지만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 세계의 시간으로 약 두 달간 많은 일을 했고, 체력이 매우 좋아졌다.

아라한 신전에서는 3레벨당 하나의 스탯을 올리게 해준다. 나는 마력에 모두 투자했지만, 다른 스탯도 올라가 있었다.

일정 행동으로 스스로 스탯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현재 체력은 어느 정도 괜찮았다.

이 아저씨가 약간 무겁지만, 그래도 장비 같은 것은 대충 내 공간 확장의 누더기 가방에 넣고 가면 되겠지.

“갑시다!”

힘을 주며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그때 사내가 말했다.

“그만… 두게.”

“정신을 차렸습니까?”

“그래… 좀 내려… 주게나.”

사내의 말에 그를 내려 앉혀 주었다. 사내는 핏기 없는 얼굴로 나를 보며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대충이지만… 치료가 된 것 같군. 자네가……?”

“예. 괜찮으신 겁니까?”

“괜찮냐구? 크큭! 이미 늦었어. 쿨럭쿨럭!”

사내는 거칠게 기침하며 피를 토했다. 그에 급히 다가가 부축하니 사내가 피를 토한 입을 스윽 닦았다.

“내장이 이미 걸레다. 자네가 어떤 치료를 한 것 같지만… 겨우 마지막 촛불의 빛을 밝힐 정도이지. 덕분에 유언은… 여유롭게 하겠군. 쿠헉!”

사내는 다시금 피를 쏟았다.

“부탁이 있네. 내가 죽으면… 내 시체를 딸아이에게… 그리고 이 패를… 이 패를 조합에 가져다주면 돈을 내줄 거야. 그걸… 딸… 딸에게…….”

사내의 눈에서 눈물이 조금씩 흘러내렸다.

“흐… 흐흐흐! 아직 울 수 있군. 하지만… 알아. 타들어가고 있거든. 생명이라는 이름의 불꽃이. 크큭! 그거 아나? 사람은 꿈을 꿔. 하지만… 푸학! 허으! 허으! 꿈은 때때로… 꺾이기도 하지.”

나는 그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무언가를 아련히 그리는 눈동자를 들어 허공을 응시했다.

“아아… 레나… 웃는 얼굴을… 다시… 다시… 보고 싶었…….”

그리고 사내는 내 눈앞에서 죽었다.

사내의 눈을 감겨 주고, 그 시신을 공간 확장의 가방에 담으려다가 그냥 업었다.

그 후 나는 걸었다. 걸어가며 생각했다.

사람은 꿈을 꾸는가. 그리고 그 꿈은 언제 꺾이는가.


작가의말

사실 웹툰 만들면서 꺼내 볼 적에도 생각 했지만...

제가 쓴 글 중에서 가장 즐겁게 쓴 글인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 요소라던가. 약간의 철학적 요소들을 넣기 위해서 노력했던 옛날이 떠오르네요. 


아련...


그럼 즐겁게 봐 주시기를 바라면서 저는 흙으로 돌아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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