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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조회수 :
2,379,071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5.11.05 00:20
조회
28,522
추천
555
글자
8쪽

게임 라이프 크라이

DUMMY

하지만 저번에 듣기로 확실히 남자 애라고 했다. 나중에 야오이 같은 거 찍는 거 아냐?

“그래그래. 알아, 알아. 네 마음 다 알지. 어디 한번 물건 좀 보여 줘.”

“에… 그게…….”

“왜? 물건을 봐야 사지.”

내 말에 녀석은 주저하면서 자신이 만들었다는 가방을 꺼냈다. 그리고 나는 푸핫! 하고 웃어버렸다.

“이게 가방이냐, 걸레냐?”

아닌 게 아니라 가방은 그야말로 누더기였다. 여러 가지 가죽을 덧대어 바느질을 해서 완전히 누더기 상태였다.

형태도 가방이라기보다는 어깨에 메는 자루처럼 생겼고, 디자인은 가히 최악이었다. 아무리 서툰 가죽 장인이라고 해도 이렇게는 가방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 그래 봬도 튼튼하다구요! 연성 강화 마법도 걸려 있고, 보존 마법도 걸려 있단 말이에요!”

“푸… 푸하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뭐냐? 누가 이걸 사가겠어? 푸키키키키! 이거 뭐야? 걸레 대용이냐?”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 완전 걸레짝이네.

“씨잉! 그럴 거면 내놔요!”

내 말에 녀석은 볼을 부풀리고는 나를 노려보며 바동거렸다.

어이고! 귀여워라.

“키키키! 이 형님이 잘 써주마. 그래, 오십 골드면 딱 되겠군.”

내 말에 녀석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너무 싸게 불렀나 보군?

“마… 말도 안 돼요! 어… 어떻게 반으로 깎을 수가 있어요? 거기에 들어간 마법 시약 값만 해도…….”

볼을 부풀리고는 뭐라고 소리치는 녀석에게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힉?”

그러자 녀석이 놀란 듯 뒤로 움츠렸다.

낄낄! 참 귀엽단 말이야.

“너 자꾸 그러면 뽀뽀해버린다?”

내 말에 녀석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더니 갑자기 홍조를 띠었다.

헉! 홍조는 왜 띠는 건데? 내가 더 당황스럽다.

“이거 말이야, 이래서야 누가 사가겠어?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이거 완전 걸레야, 걸레. 너는 이런 거 사겠냐? 너 이거 니가 직접 가죽 조각 모아서 손바느질해서 만든 거지? 너의 고생은 알겠지만, 시장 원리라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거야. 나 아니면 이거 사갈 사람은 절대 없다? 그러니까 할부로 오십 골드. 어때?”

내 말에 녀석이 홍조 띤 얼굴에서 다시금 뾰로통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하… 하지만.”

“어허! 오십 골드! 안 그러면 뽀뽀해버린다?”

내 말에 녀석이 다시 홍조를 띠었다. 그러더니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그 내용이 놀라웠다.

“그… 그럼 뽀뽀하고 백 골드…….”

헉! 무… 무서운 놈.

“여하튼 오십 골드! 그 이상은 안 돼!”

“쿠… 쿨쩍! 오십 골드는… 안 돼요. 훌쩍!”

급기야 베리얼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어이쿠! 애를 너무 놀렸나? 하지만 운다고 해서 내가 눈 하나 깜짝할 줄 알았다면 오산이지.

“그럼 얼마까지 되는지 말해봐.”

“팔십 골드까지는…….”

“칠십오 골드. 그 이상은 안 돼.”

내 말에 녀석이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우와아앙! 아… 안 돼요. 그건… 그건…….”

이야! 이거 울리고 보니 더 귀엽잖아? 사내자식이 이렇게 귀여워서야. 불쌍하니 봐주도록 해야겠군.

“좋아. 팔십 골드로 하지.”

“흑! 흑! 나빠요. 제 처음을 이렇게 무참하게…….”

“야! 누가 들으면 내가 네 순결을 빼앗기라도 한 줄 알겠다.”

이 녀석 말이 위험해.

하여튼 간에 이 게임 안에서 생활하면 할수록 여기가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간다.

NPC가 완전 사람하고 똑같으니…….

이렇게 발달된 인공지능은 대체 누가 만든 걸까? 아라한 컴퍼니가 인공지능과 뇌 활용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그… 그럼 여기 사인을.”

“좋아.”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사인을 했다. 매달 20골드씩 네 번 납부하는 걸로.

내가 이 게임을 시작한 지 벌써 세 달째다. 오늘까지 겨우겨우 2백 골드를 벌어들였었다. 그런데 책 사고, 무기 사고, 화살 사고 하면서 대부분의 돈을 날렸고, 여관에도 묵고, 음식도 사먹어서 지금 남은 돈은 50골드가 다이다.

그중 20골드를 꺼내 주었다. 일단 첫 할부금을 내는 셈이다.

이제 남은 돈은 30골드가 다로군. 이거 어서 부지런히 돈을 벌어야겠는데.

“다 된 거지?”

베리얼은 눈물을 닦아내고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네네 하고 대답했다. 아무래도 사람 앞에서 엉엉 울어버린 게 부끄러운 듯했다.

“자, 뭐 사람이 울 수도 있지.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라구.”

베리얼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었다.

이야! 이 녀석 머리카락도 왜 이렇게 부드럽냐. 정말 여자 애가 아닐까? 이거 중독될 것 같은 기분일세.

“그리고 이거 송금해줘. 옆 나라 헬펜의 헤르만 은행의 골룸 3세라는 사람이야.”

그나마 남은 30골드에서 10골드를 떼어서 송금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정말 자금이 쪼들리는군.

“알겠어요. 그런데 형은 왜 늘 이렇게 돈을 여기저기 송금하는 건가요?”

베리얼은 진정된 듯 약간 빨개진 눈으로 나를 본다. 그 모습도 무척이나 귀여웠다.

참 나, 이렇게 귀엽게 만들다니. 어떤 프로그래머가 만든 거야?

“내 직업 때문에 그런 거야.”

나는 다크 게이머. 그러니까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팔아서 생활비를 충당한다.

지금 이 골룸 3세한테 가는 돈도 현금화된 것이다.

내가 이 게임을 시작한 지 현실로 이제 겨우 일주일 지났다. 이 세계와 현실과의 시간의 괴리율은 무려 7배.

여기에서 7일이 현실에서는 하루와 같아서 이미 여기에서는 내가 생활한 지 49일째를 넘어가고 있다.

이 게임은 문을 연 지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안 되었고, 인기가 폭발 중이기 때문에 장사가 매우 잘되어서 1골드에 현금으로 10만 원 정도 하고 있다.

터무니없을 만큼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보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현재 1골드는 10만 원 정도 된다.

“형 직업은 몬스터 헌터 아니었나요?”

“그것도 돈 때문에 하는 일이잖아? 뭐, 그건 됐고.”

지금 내 수중에 남은 돈은 일단 20골드로군.

“다음에 또 보자.”

“다음에 또 와줘요.”

녀석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고 펜타자곤의 탑을 나섰다. 그리고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뒤를 보니 녀석이 나를 아직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저 녀석…….

왠지 쓴 기분을 뒤로하고 펜타자곤의 탑을 완전하게 벗어났다.

아무래도 친구가 없어서 그런 거겠지. 이 마을에 저 녀석의 또래는 없으니까.

“하아!”

나는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을 느끼며 걸음을 옮겼다. 물건들은 모두 처분했다. 그리고 준비물도 모두 챙겼다.

다음 순서로 아라한의 신전으로 향했다.

절대신 아라한의 신전. 그 겉모습은 초라할 정도로 작다. 지름 30여 미터의 원형 건물로, 둥근 지붕에는 아라한 컴퍼니의 마크가 새겨져 있다.

이곳이 절대신 아라한의 신전이며, 모든 플레이어들이 레벨 업을 하는 장소이다.

“절대와 전부이신 그분이 내리신 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하얀 사제복을 입은 20대 초반의 사제가 나를 반겼다.

신전의 안은 엄청나게 넓었다. 겉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이다. 겉은 그저 작은 건물에 지나지 않지만, 그 내부는 운동장 하나가 들어갈 만큼 거대한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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