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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벌건자두님의 서재입니다.

낭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싯벌건자두
작품등록일 :
2012.11.27 18:54
최근연재일 :
2013.11.1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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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7,642

작성
13.08.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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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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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6쪽

부딪칠 격(激) - 격돌4

DUMMY

사흘 후 어스름한 저녁 무렵에 삼릉탄으로 향했던 양갱과 이봉이 돌아 왔다. 그리고 이 사흘간 화음현 내에서는 서서히 요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황하 건너 하북 땅에 알선방(戛仙防)이라는 방회가 생겨 어린아이를 납치하여 살아있는 채로 제물로 바친다는 내용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그 알선방은 저 북쪽 선비 오랑캐의 후예로 몰래 송나라 땅으로 숨어 들어 주위 양민들에게 저들이 모시는 알선이란 신선에게 곡식과 은전을 바치도록 강제하며 이에 반하려는 자들을 도륙을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아화루에서도 이런 소문이 돌았고 속내를 알리 없는 많은 양민들은 한목소리로 알선방과 선비족을 욕하며 나라의 관군이 나서 저들을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당시 송(宋)은 이웃한 요나라와 서하에게 연패를 거듭하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막대한 조공을 세폐의 형식으로 지불하여 치욕적인 평화를 유지하던 시기였기에 일반 한족(漢族)이 느끼는 이족(異族)에 대한 적개심은 상당했었다.


주걸영이 보아하니 화산 종리지의 수락과 함께 첨동과 흑모동이 물밑으로 힘을 써 헛소문을 퍼뜨리는 것이 분명했다.


이봉과 양갱이 돌아와 아화루 후원의 내당에 주걸영과 소호 그리고 이 둘이 마주 앉았다. 역시나 왜포는 쉬지도 못하고 후원 마당에서 되도 않는 칼춤을 추고 있어야 했다.


“귀면님. 저희가 가서 뭐 조용히 알아 볼 것도 없이 벌써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삼동(三同) 중의 황귀동주 장여민이란 자의 딸자식이 열흘 뒤 하북 알선방의 아들에게 시집을 간다네요. 근데 말입니다. 이 삼동(三同)이란 것이 말이죠… 원래는 황귀동(黃鬼洞), 첨동(尖洞), 흑모동(黑帽洞). 이 세개의 작은 문파들이 십수년 전 쯤에 서로 연합을 해서 만든건데.. 이제는 거의 한 문파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하고요.. 다만 이 세 파벌이 암중에 서로 견제하고 그런다네요.”


멍하니 앉아있는 이봉을 옆에 둔 양갱이 그간 들은 바를 쉬지 않고 뱉어냈다.


“여기서 문제가.. 그냥 그렇고 그런 세 파벌이 대충 균형을 잡고 나름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에 황귀동의 장여민이 제 딸을 하북 알선방에 시집을 보내면 삼동 안에서 황귀동의 힘이 훌쩍 커져 첨동이나 흑모동을 누르고도 남을거라고들 합니다. 그러니 이런 이유로 벌써부터 눈치 빠른 상인 놈들이 황귀동의 장여민에게 열심히 줄을 댄다고 합니다.”


“그렇겠지. 다만 그 곽준이란 인사만이 이와는 반대로 첨동과 흑모동에 기대 그 떡고물을 오로지 할 셈인게지..”


“네? 곽준이요?”


“아니네.. 상관말고 계속해보게..”


“아.. 예... 글고 그 알선방이란 곳이 말입니다... 수년 전에 갑자기 나타나서는 지금은 삼릉탄 건너의 백안포(白雁浦)에서 황하 물길을 꽉 쥐고 있답니다. 게다가 그곳 방주의 무공 또한 고강하여 인근에서는 그 적수가 없다고도 하고요... 그리고.... 그 알선이란 것도 선비족이 모시는 시조(始祖) 쯤 되는 것이고요..”


양갱의 말을 곰곰이 듣던 주걸영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흠.. 갱이.”


“예. 귀면님”


“그 알선방이 말야.. 주위 양민들에게 무슨 해를 끼친다던가... 아니면 아이들을 납치한다든지 말이야. 그런 소문이 심심찮게 나돌던데...”


“아! 그게요...저희가 삼릉탄에서 여기저기 알아볼 땐 전혀 그런 말이 없었는데 희안하게도 돌아오는 길에 들으니 아주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더라고요. 며칠 사이에 전에 없던 말이 생긴거죠.”


“그렇군. 역시 그런게야.”


양갱의 말을 끊은 주걸영이 성큼 일어났다.


“아우. 아무래도 나의 생각이 맞는 것 같네. 한시라도 빨리 화산에 올라 대사형을 막아야 겠네.”


“좋습니다. 형님. 그러시죠.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소호가 덩달아 일어서는데 조용히 문이 열리며 난영이 총총이 들어섰다.


“상공. 급한 일이예요. 저잣거리에서 돌아온 아이의 말이 화산의 무사들이 떼를 지어 말을 몰아 삼릉탄으로 향했다고 하네요. 아마도 전에 말씀하신던 일이 아닌가 해서...”


“허어... 이런! 빨리도 움직였군. 그 아이가 본 것이 언제라던가?”


“그게... 저... 심부름을 나가던 길에 본 것이니.. 아침나절에 본 걸거예요.”


“이런... 이리도 빨리 나설 줄이야...... 흠.. 지금쯤이면 거의... 이봐! 갱이! 예서 삼릉탄까지 얼마나 걸렸지?”

“옙! 귀면님. 여기서 삼릉탄은 빠른 말로 꼬박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지금 바로 말을 몰아 가신다면 새벽녘이면 당도할 것입니다.”


“음.. 빠른 말로 반나절이라.”


주걸영으로서는 작은 망설임이 일었다. 지금 바로 화산에 올라 장문인에게 사실을 고하고 일의 시비를 따진다면 분별이 정확한 장선주는 바로 명을 거둘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엔 대사형의 옳지 않은 행실이 밝혀질 것이었고 이로인한 문책이 뒤따를 것이다. 이는 그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미 일이 벌어진 후의 사후 약방문이 될 수도 있었다.

삼릉탄으로 향한다는 화산의 무사들은 필시 대제자인 종리지가 인솔하고 있을 것이었다. 시간 내에만 따라 잡는다면 대사형에게 조용히 제 마음을 전하고 이해를 구하여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있었다.


“후후.. 그래. 필시 오늘 하루를 묵고 내일 아침에 황하를 건널테니... 얼추 맞출수도 있겠군.”


문을 향해 등을 돌리던 주걸영이 벽에 걸어 둔 자무를 보며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는 서둘러 나갔다.


“형님. 저희들도 함께 가겠습니다.”


“아니네. 화산 일을 논하는데 괜스레 자네가 있게 된다면 쓸데없이 사형을 자극할 수도 있을거야. 수일 내로 돌아올테니 자네들은 출입을 삼가고 조용히 있게.”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보는 난영과 소호를 뒤로한 주걸영은 급히 밖으로 뛰쳐 나가 힘이 좋아 보이는 누런 말에 올라 힘껏 박차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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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위태로울 험(險) - 험로1 +8 13.09.02 2,980 27 9쪽
50 묶을 연(緣) - 인연4 +3 13.08.28 5,467 39 7쪽
49 묶을 연(緣) - 인연3 +2 13.08.21 5,054 39 17쪽
48 묶을 연(緣) - 인연2 +3 13.08.19 3,498 37 9쪽
47 묶을 연(緣) - 인연1 +3 13.08.16 4,544 40 6쪽
46 부딪칠 격(激) - 격돌7 +2 13.08.12 3,986 33 17쪽
45 부딪칠 격(激) - 격돌6 +2 13.08.05 4,909 30 15쪽
44 부딪칠 격(激) - 격돌5 +3 13.08.02 2,481 30 14쪽
» 부딪칠 격(激) - 격돌4 +1 13.08.01 1,929 33 6쪽
42 부딪칠 격(激) - 격돌3 +2 13.07.30 2,243 36 8쪽
41 부딪칠 격(激) - 격돌2 +3 13.07.27 2,353 43 10쪽
40 부딪칠 격(激) - 격돌1 +3 13.07.26 2,243 34 7쪽
39 달라붙을 부(附) - 부록3 +3 13.07.25 2,572 27 10쪽
38 달라붙을 부(附) - 부록 2 +4 13.01.22 2,588 32 11쪽
37 달라붙을 부(附) - 부록 1 +6 13.01.21 4,280 34 9쪽
36 붉을 적(赤) - 수라적천 6 +3 13.01.19 3,125 38 7쪽
35 붉을 적(赤) - 수라적천 5 +3 13.01.18 3,685 36 8쪽
34 붉을 적(赤) - 수라적천 4 +3 13.01.17 2,509 41 7쪽
33 붉을 적(赤) - 수라적천 3 +4 13.01.16 4,000 39 7쪽
32 붉을 적(赤) - 수라적천 2 +7 13.01.15 3,366 52 7쪽
31 붉을 적(赤) - 수라적천 +4 13.01.14 4,381 47 7쪽
30 한가할 한(閑) - 전후한담 3 +6 13.01.12 3,375 56 9쪽
29 한가할 한(閑) - 전후한담 2 +5 13.01.11 4,229 56 10쪽
28 한가할 한(閑) - 전후한담 1 +3 13.01.10 3,383 54 13쪽
27 싸울 전(戰) - 흑갈대전 4 +6 12.12.29 5,825 55 13쪽
26 싸울 전(戰) - 흑갈대전 3 +4 12.12.29 4,678 6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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