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싯벌건자두님의 서재입니다.

낭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싯벌건자두
작품등록일 :
2012.11.27 18:54
최근연재일 :
2013.11.11 23:53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205,406
추천수 :
2,469
글자수 :
237,642

작성
13.01.22 23:30
조회
2,587
추천
32
글자
11쪽

달라붙을 부(附) - 부록 2

DUMMY

야차붕 두목의 칼날이 번뜩이는 순간,


<빡~~~!!!>


“컥!!!!!”


어디서 날아 온 묵직한 돌덩이 하나가 야차붕 두목의 머리를 강타했다.

그러자 야차붕의 두목이 뒤로 자빠지며 그가 내리친 칼이 비껴져 상붕 두목의 팔뚝이 아닌 손가락 위로 떨여져 내렸다. 몇 방울 빨간 피가 튀기며 상붕 두목의 새끼 손가락이 하늘로 튀어 올랐다.


‘아쒸~~~ 빗나갔다.’


돌을 던진 것은 소호였다.

소호는 내심 이 순간을 기다리며 절체절명의 순간에 돌로써 그의 칼을 맞춰 떨구게 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돌덩이는 크게 빗나가 칼이 아닌 야차붕 두목을 맞히게 되었다.

비록 상붕의 우두머리는 팔을 잘리는 화를 손가락 하나로 면하였다지만 소호의 치기가 아니었다면 그나마 새끼 손가락도 무사했을 터였다.


후다닥 일어선 사내가 이마에 흐르는 피를 거칠게 닦아내는데 한번 크게 휘청거렸다. 달리 암기술을 배운 적이 없는 소호였지만 피끓는 십대의 굳은 팔로 온힘을 다해 던졌으니 충격이 적지 않았다.


“어떤 놈이야! 언 놈이 감히...”


핏발이 선 사내의 눈이 주위를 쏘아보자 구경꾼들은 모두 눈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그런 구경꾼들 사이로,


“험.험..”


마른 기침과 함께 앞에 선 사람들을 밀치며 소호가 나오자 이봉과 양갱도 좌우에서 그를 따라 나왔다.


“이 놈! 사람을 그렇게 치도곤을 내놓고 뭐가 아쉬워 팔까지 자르려 하는게냐? 내 지나는 길에 보고 그냥 저냥 미천한 것들의 일이라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너의 성정이 참으로 잔악하여 참지 못하고 이리 나선 것이다. 이쯤에서 일을 마무리 짓고 저자들을 돌려 보낸다면 나 역시도 더는 문제 삼지 않겠다.”


노인네의 말투를 흉내내어 야차붕 우두머리를 꾸짖는 소호의 태도는 당당하면서도 자연스러워 제 집 하인녀석을 혼내는 대가집 공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잇... 어린 놈이... 발칙한 자식같으니...”


화가 치민 사내가 거친 욕설을 퍼붓다 말고 소호의 신색을 가만히 살폈다.


눈 앞의 소년은 이제 홍안의 어린 나이에 불과하였지만 체구가 당당하고 훤칠한데다 생긴 것이 곱상하여 부티가 흐르며 두르고 걸친 것들도 여간 고급스럽지 않았다. 더군다나 소년을 호종하듯 좌우로 늘어선 이봉과 양갱의 기도도 범상치 않았다.


“후우…. 후후…. 그래.. 공자는 어느 댁의 자제분이시길래 이 아랫것들의 드잡이질에 관심을 갖는단 말이오. 우리네가 사는 모습은 매양 이 모양이니... 어제도 이러하였고 또한 내일도 이러할 것이오.. 가시는 길 그냥 가시면 이 조(趙)모도……”


진득한 피를 닦아내는 두목의 눈이 매서웠다.


“… 조용히 있겠소.”


네가 제법 행세깨나 하는 집안 도련님인 모양인데 그냥 가던 길 가면 치기어린 돌 한대 맞은 것 쯤은 참고 넘어 가겠다는 뜻이었다.

야차붕의 두목은 내심 소호를 성기현의 유력한 집안 자제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로서는 돌 한대의 분함을 이기지 못해 현(縣) 내의 유력자와 등을 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을 겨우겨우 삭히며 머릿가의 피를 닦는 그와는 달리 그의 주위에 모여 든 수하들의 거친 눈매엔 소호를 향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단순히 치기어린 대가집 도련님이었다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정도의 흉악한 모양새였다.


“허허.. 그거 참 잘 되었구나. 네 놈이 그리 호탕하게 나오니 서로 말이 잘 풀리겠구나. 좋아. 네놈들에겐 매양 있는 드잡이질이라니 이쯤에서 손을 거두고 바닥에 있는 녀석들을 고이 돌려 보낸다면 나 역시도 달리 트집을 잡지는 않겠다. 자! 어떠냐? 내 말에 따라 저들을 고이 돌려 보내줄 마음이 있느냐?”


물정 모르는 어린 공자의 치기어린 참견이라 여겨 여지껏 가까스로 참고 있던 야차붕 두목이 다시 심호흡으로 화를 삭혔다.


“크윽.. 저치들을 그냥 보내지 않으면… 혹여 나라에서 우리에게 죄라도 묻는단 말씀이시오?”


역시 시전바닥에서 굴러먹기가 수십년에 이른 두목은 끝까지 이성을 놓지 않고 어금니를 곱씹으며 슬쩍 나라에 빗대어 관(官)을 끄집어 냈다.


“허어~~ 무슨 이런 일에 나라가..”


소호의 뒷배경을 슬쩍 떠보는 두목의 물음에 소호가 순진하게 답하려 하자 뒤 따르던 양갱이 얼른 나섰다.


“이런 무엄한 놈이.. 네 이 놈 말 한번 잘 하였다. 백주에 십수명의 양민을 치도곤을 냈으니 어찌 나라의 법으로 벌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다만 너희의 일상이 매양 이러하며 사는 모습이 곤하니 우리 공자께서도 이쯤에서 그냥 넘어가려는 것이거늘...”


양갱의 혀가 미끄러지며 달변을 토했다.


“우리 공자님의 행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공자께서 친히 대인(大人)께 아뢰어 관부의 장졸들을 일으킬 수 밖에 없음이니라. 이놈!!”


양갱이 짐짓 호통과 함께 장포자락을 벌리는데 오색의 실로 된 관인(官印)을 닮은 작은 패가 살짝 엿보였다.


관인과 더불어 대인께 아뢰어 관군을 일으킨다는 양갱의 말에 두목의 목이 움츠려들었다. 근자에 들어 새로 현감으로 부임해 온 이에게 열 대여섯 되는 아들이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저 어린 놈이 현감의 아들이 틀림없다고 여겨졌다. 그가 비록 붕(棚)의 우두머리로 산전수전을 다 겪어 왔다지만 어찌 관(官)에게 반(反)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상대가 지방 행정을 오로지하는 현감의 아들이라면 말이다.


“크음... 좋수다. 그럽시다요.”


두목의 말에 다른 야차붕 무리들이 길을 터주자 상붕의 무리들이 삼삼오오 다친 이를 걸쳐메고 자리를 떴다.

상붕의 무리들이 모두 빠져 나가자 두목이 셋을 향해 다가와 눈알을 번득였다.


“공자. 공자의 분부대로 모두 돌려 보냈소이다.”


“고맙소. 이미 흘린 피야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더 큰 화가 없었으니 서로간의 원망도 반에 지나지 않을 것이오. 험!”


기꺼운 맘의 소호가 계속해서 주걸영의 말투를 흉내내며 재미를 보고 있었다.


“그럽죠.. 예… 근데 후일 공자께 작은 사례라도 하고 싶은데… 어느 곳에서 어느 분을 찾아야….”


여전히 번득이는 사내의 눈알이 씰룩거리며 소호의 어린 얼굴을 훑고 있었다. 관(官)의 자제라니 당장 입맛이 써도 말을 따랐지만 확인은 필요했다.


“크크크.. 사례는 무슨.. 좋아. 아화루로 오라구... 우리 귀랑님이나... 아님 삽살(揷殺) 이봉을...”


양갱이 급이 막아 서려는데도 신난 이봉이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이상함을 느낀 두목이 다시 물었다.


“어찌 현청의 관저(官邸)에 머무시지 않고…”


“허허.. 이 놈. 지은 죄 많아 숨어 사는 것들이 무슨 현청은... 그냥 아화루로 와. 아!화!루!”


급히 자신의 입을 막아오는 양갱의 손을 기를 쓰고 뿌리치며 신난 이봉이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이봉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목은 허리춤에 찔러 두었던 짧은 쇠막대기를 꺼내며 눈 흰자를 까뒤집었다.


“이런 빌어먹을... 지은 죄 많아 숨어 사는 이? 현감댁 공자가 아니라…”


“에이.. 왜 그래? 무섭게... 우리도 관(官)은 별로...”


아직도 영문을 모르는 이봉이 두목에게 다가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다독였다.

뒤집어진 흰자를 한 두목이 면전의 이봉을 매섭게 쏘아 보더니, 들고 있던 쇠막대기로 이봉의 머리통을 냅다 후려 갈겼다.


<빡!>


“커헉!”


워낙에 가깝게 붙어 있던 둘인지라 이봉은 피할 겨를도 없이 된통 머리통을 얻어 맞고 말았다. 이봉의 작지만 큰 체구가 머리통을 감싸 안고 급히 바닥에 쭈구려 앉아 맞은 자리를 연신 비벼대기 시작했다.

이봉을 뒤로 한 두목이 소호와 양갱에게 다가오자 그의 수하들이 그의 좌우를 메꾸며 빠르게 다가섰다.


“이런 당돌한 놈들이… 감히 예가 어디라고… 현감 아들 행세로 나를...”


무리들이 하나같이 손에 든 철봉을 높이 치켜들며 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양갱의 세치 혀에 놀아난 야차붕 두목은 하도 기가 차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손에 든 쇠방망이로 양갱을 가르킬 뿐이었다.


이때 무리 뒷편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소란이 일더니 야차붕의 무리 서너명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


“이야~~~! 이 상놈의 자식들! 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어느새 일어선 이봉이 주위에서 주워 든 철봉을 손에 들고 사정없이 야차붕 패거리들을 때려 뉘고 있었다.

제법 많은 피를 흘렸는지 얼굴엔 온통 벌건 피칠을 하고 있었다.

부릅 뜬 작은 눈에서는 흉흉한 빛이 쏘아져 나오고 있었고, 첫번째 내리친 철봉으로 두놈이 피떡이 되더니 두번째로 휘두른 철봉엔 네놈이 동시에 하늘 높이 날아 올랐다.


야차붕의 무리들도 몸으로 막아가며 철봉을 휘둘렀지만 그럴 때마다 이봉은 여유있게 막고 피하며 풍뢰부결의 묘리에 따라 철봉을 휘둘러댔다. 순식간에 십수명의 야차붕 무리를 잠재운 이봉의 앞으로 두목만이 오로지 남게 되었다.


“어이! 두목양반. 이 피 보이나? 엉?”


삽시간에 자신의 수하들을 때려 뉘인 이봉의 신력(神力)을 직접 본터라 두목의 간은 바짝 오그라 들었다. 이봉이 철봉을 크게 올려 두목의 머리를 향해 있는 힘껏 내리쳤다.


<깡!!>

<뻑!!>


“아야!!”


이봉의 동작이 워낙에 컸기에 두목은 제 철봉을 급히 가로로 들어 겨우 머리 위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봉의 철봉에 실린 힘이 어마어마한지라 제 머리위를 막은 철봉이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튕겨지며 되려 제 머리를 때리는 꼴이 되어 버렸다.


다시 한번 이봉의 철봉이 똑같이 내리 꽂혔다.


<깡!!>

<빡!!>


“윽!!”


두목의 머리를 막던 철봉이 다시금 두목의 머리를 때렸다.


<깡!.... 깡!.... 깡!>


“윽! 커억! 켁!”



몇차례를 내려 치고도 분이 안 풀리는 이봉을 양갱이 다가가 겨우 막아 섰다.


“야아~~ 봉아.. 이러다 쟤 죽는다.”


아닌게 아니라 제 철봉에 수차례 머리를 얻어 맞은 두목은 이미 눈이 풀려 있었고 머리에서는 엄청난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이런 같잖은 자식이… 확!!”


이봉이 다시 철봉을 올려 내려칠 기세를 보이자 두목은 놀라 기겁하며 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봉이! 갱이! 됐다. 그만하면 됐어. 그만하고 가자.”


말을 마친 소호가 홱하고 뒤 돌아 걸음을 옮기니 이봉과 양갱이 부랴부랴 그 뒤를 따랐다.

우희역을 맡은 선녀같이 곱다던 계집을 볼 즐거운 구경길에 괜스레 이봉의 머리만 터졌다.



“이봐! 갱이! 근데 아까 그 관인(官印)은 뭐냐?”


“아! 이거요? 앵월이년이 손님걸 슬쩍... 헤헤. 제가 앵월이랑 좀 그런... 사이거든요. 헤헤헤.”


휘적거리며 아화루로 향하는 소호와 그의 부록들 뒤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따라 붙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3.01.23 07:52
    No. 1

    역시 주인공 시점이 익숙하게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3.01.23 08:25
    No. 2

    잘 읽었습니다...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원월
    작성일
    13.02.14 21:20
    No. 3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오타 : 마른기침 -> 마른 기침 / 움츠려 들었다 -> 움츠러들었다 / 걸쳐매고 -> 걸쳐메고
    문맥상 : 눈매엔 소호를 향한 적개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 '드러나 있었다'나 ' 적개심을'로 해야 맞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싯벌건자두
    작성일
    13.02.14 22:35
    No. 4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낭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를 재개합니다. 13.07.25 3,157 0 -
54 위태로울 험(險) - 험로4 +4 13.11.11 1,315 24 10쪽
53 위태로울 험(險) - 험로3 +2 13.09.24 2,915 31 10쪽
52 위태로울 험(險) - 험로2 +3 13.09.12 3,776 26 13쪽
51 위태로울 험(險) - 험로1 +8 13.09.02 2,980 27 9쪽
50 묶을 연(緣) - 인연4 +3 13.08.28 5,467 39 7쪽
49 묶을 연(緣) - 인연3 +2 13.08.21 5,054 39 17쪽
48 묶을 연(緣) - 인연2 +3 13.08.19 3,498 37 9쪽
47 묶을 연(緣) - 인연1 +3 13.08.16 4,544 40 6쪽
46 부딪칠 격(激) - 격돌7 +2 13.08.12 3,986 33 17쪽
45 부딪칠 격(激) - 격돌6 +2 13.08.05 4,909 30 15쪽
44 부딪칠 격(激) - 격돌5 +3 13.08.02 2,481 30 14쪽
43 부딪칠 격(激) - 격돌4 +1 13.08.01 1,928 33 6쪽
42 부딪칠 격(激) - 격돌3 +2 13.07.30 2,243 36 8쪽
41 부딪칠 격(激) - 격돌2 +3 13.07.27 2,353 43 10쪽
40 부딪칠 격(激) - 격돌1 +3 13.07.26 2,243 34 7쪽
39 달라붙을 부(附) - 부록3 +3 13.07.25 2,572 27 10쪽
» 달라붙을 부(附) - 부록 2 +4 13.01.22 2,588 32 11쪽
37 달라붙을 부(附) - 부록 1 +6 13.01.21 4,280 34 9쪽
36 붉을 적(赤) - 수라적천 6 +3 13.01.19 3,125 38 7쪽
35 붉을 적(赤) - 수라적천 5 +3 13.01.18 3,685 36 8쪽
34 붉을 적(赤) - 수라적천 4 +3 13.01.17 2,509 41 7쪽
33 붉을 적(赤) - 수라적천 3 +4 13.01.16 4,000 39 7쪽
32 붉을 적(赤) - 수라적천 2 +7 13.01.15 3,366 52 7쪽
31 붉을 적(赤) - 수라적천 +4 13.01.14 4,381 47 7쪽
30 한가할 한(閑) - 전후한담 3 +6 13.01.12 3,375 56 9쪽
29 한가할 한(閑) - 전후한담 2 +5 13.01.11 4,229 56 10쪽
28 한가할 한(閑) - 전후한담 1 +3 13.01.10 3,383 54 13쪽
27 싸울 전(戰) - 흑갈대전 4 +6 12.12.29 5,825 55 13쪽
26 싸울 전(戰) - 흑갈대전 3 +4 12.12.29 4,678 6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