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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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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94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0.31 19:52
조회
77
추천
3
글자
4쪽

네오 메트로

DUMMY

"인원 파악!"

누군가가 터널에 가라앉은 정적을 깨고 외쳤다.

몇 개의 빛줄기가 주변을 쓸어담았다. 어둠을 관통하는 빛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비춰졌다.

"그래도 대부분은 살았군."

붉은색 두건을 쓴 남자가 말했다. 남자는 AK-74의 탄창을 갈면서 연기를 뚫고 나오는 한서준을 보았다.

"거, 도와줘서 고맙수다. 뻣뻣한 양반."

한서준은 남자를 지나쳤다. 그는 남자와 사람들은 쳐다도 보지 않고 환승역으로 걸어가 율과 연이 올라탄 오토바이를 끌어 내렸다.

"확실히 힘이 장난이 아닌데."

남자가 눈을 끔뻑였다.

"오, 사람들이 많은데."

연이 율에게 속삭였다.

"이렇게 많이 본 게 대체 몇 년 만이지?"

"2년 정도 됐지."

오토바이에서 내려 구겨진 군복을 편 율이 말했다.

"아무튼, 어떻게 할래?"

"뭘?"

"한서준 말처럼. 여기 있을 거야?"

"글쎄?"

선로와 환승역, 벽과 바닥에 아무렇게나 기대고 앉은 사람들을 죽 훑어본 연이 한서준을 올려다보았다.

한서준은 구멍이 메워진 벽에 손을 대고 있었다.

"따라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연이 말했다. 연은 멜빵끈을 늘린 소총을 어깨에 매고 오토바이를 뒤지며 말을 이었다.

"그야 저 사람들, 지금까지 도망쳤잖아. 저 괴물들이 또 오면 못 막는다는 소리나 다름없어. 여기 남아 봤자 개죽음만 당할걸. 우리가 뭐, 신님처럼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거나 그런 건 아니잖아."

오토바이에서 비정상적으로 큰 날을 가진 단검을 챙긴 연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면···, 한서준. 따라가도 되지?"

율이 한서준에게 물었다.

한서준은 벽에서 주먹만 한 구멍을 떼어 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너희들은 분명··· 악운이 강하다 했지."

한서준은 양팔을 옆으로 뻗어 벽을 박살내고 튀어 나오는 검은색 덩어리와 회색 덩어리의 안면부를 붙잡았다. 앉아 있거나 일어서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나는 가운데 한서준은 덩어리들의 안면부를 으스러뜨리고 율과 연을 돌아보았다.

"따라와라."

덩어리들이 가루가 되어 그의 몸을 휘감았다.

"오토바이는 어쩔까?"

율이 물었다.

"가지고 와라."

한서준은 두 마리의 덩어리가 뚫어 놓은 구멍으로 발을 들였다.

"음, 그러면···."

율은 오토바이의 꽁무니에 매달린 공기 방울을 쳐다보다 구멍을 보았다.

"될려나?"

"돼."

연이 말했다.

"신님. 그 구멍. 살짝만 더 넓혀줄 수 있을까?"

소녀들을 돌아본 한서준이 벽에 손을 대었다. 아무렇게나 부서져 있던 구멍이 터널 끝으로 말려들어 갔다.

"자. 됐지?"

연이 눈웃음을 짓고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좋아. 그럼 철모 써. 혹시 모르니까."

율은 좌석 뒤에서 한쪽 턱끈이 풀어진 철모를 꺼내 쓰고 연에게도 철모를 건넸다.

"아, 그거? 그거 또 써야 되는 거야? 그거 진짜 머리 아픈데."

"그래도 효과는 좋잖아. 자, 얼른 받아."

율이 철모를 흔들자 연은 투덜거리면서 철모를 받아들었다. 연이 철모를 쓰는 걸 지켜본 율이 오토바이를 몰아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

붉은색 두건을 쓴 남자가 걸어 나왔다.

"또 할일이란 게 있어서 가는 거냐?"

"잘 아는군."

한서준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고 오토바이의 라이트는 한서준의 다리와 선로에 그림자를 얼비쳤다.

"그럼 우리는···."

남자가 입을 열다 말고 뒤로 돌았다. 총기를 들고 후방을 경계하는 다섯을 제외한 마흔다섯 명의 사람들이 피폐해진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우리도 따라갑시다. 여기서는 개죽음만 당할 것 같으니까."

남자가 말했다.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고 누구도 나서는 이가 없었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내려놓은 짐을 들고 앞장 선 남자를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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