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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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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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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8.10.23 20:29
조회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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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3쪽

네오 메트로

DUMMY

한서준은 오른손이 머금은 하얀빛을 왼손과 함께 거머쥐고 오른쪽으로 허리를 틀었다. 하얀빛은 쭉 뻗어나가 10층 건물보다 높은 형태를 다졌고 잿빛 날과 잿빛 검신, 잿빛 손잡이를 빛 속에서 끄집어내었다. 아무런 문양도 장식도 장치도 없었지만 길이만 33m에 달하는 날붙이가 드러나자 지면은 수천 가닥의 균열을 머금고 한서준의 발목을 잡아먹었다. 한서준은 왼발을 축으로 삼아 몸을 회전하며 대검을 휘둘렀다. 대검에 걸리는 모든 장애물을 깨부수고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원래의 방향으로 돌아온 한서준이 오른쪽 어깨 위에 대검을 얹었다. 그는 가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고 고개를 든 담서은을 안아들었다.

잠시 후 바람마저 잠적했던 침묵을 깨는 굉음이 한서준의 주변에 있던 건물과 몬스터를 지워 버렸다. 도로와 벽 여기저기에 이전엔 없던 핏자국과 돌조각이 생겨났고 뒤늦은 흙먼지는 바닥에 붙어 퍼져나가다 끝이 들춰져 안쪽으로 말려들었다.

자동차를 뒤집던 먼지바람은 한쪽으로 일그러지며 어긋났다. 먼지바람은 수직으로 솟구쳐 건물의 밑동을 흔들었고 먼지에 휩싸여 휘청이던 나머지 몬스터들을 도시의 잔해와 버무려 허공으로 내던졌다. 지면은 대검이 지나간 궤적대로 거대한 원을 그리며 갈라졌다. 빙글빙글 도는 몬스터들은 마찬가지로 빙글빙글 도는 건물에 치여 터져 나갔다.

붉게 물든 바람이 휘몰아쳤다. 한서준은 한 번씩 바람을 뚫고 날아오는 잔해물을 등으로 막아 떨어뜨렸고 얼마 후 바람이 약해지자 추락하는 고깃덩이와 건물들을 발로 차 쳐내며 자리를 지켰다.

짓뭉개지는 고깃덩이와 박살나는 건물의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담서은을 내려놓은 한서준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주머니 속의 려를 담서은의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다시 곤두박질치는 잔해들을 쳐냈고 살아 숨쉬는 몬스터들을 터뜨려 죽였다. 다 죽어가는 몬스터들도 직접 숨통을 끊어 놓았다. 그의 손은 건물과 시체, 몬스터들을 정확히 가려 움직였다.

"내 파트너가··· 너무 대단한데. ···솔직히 난 필요가 없는 것 같아. 뭔가 걸림돌만 되는 느낌인걸."

바람에 휩쓸렸음에도 살아남아 바닥을 기는 바퀴벌레를 쳐다보던 담서은이 권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연녹빛 체액을 터뜨린 머리 없는 바퀴벌레가 날개를 펼치고 뛰어들었지만 그건 한서준의 손에 터져나가는 결말을 스스로가 앞당겼을 뿐이었다.

바퀴벌레를 비롯한 온갖 몬스터들의 가루가 한서준의 몸 주변을 맴돌았다.

한서준은 어깨 위에 있던 대검을 한손으로 들었다. 그는 대검을 직각으로 추켜올렸고 33m에 달하는 대검에 부딪혀 울부짖는 각층의 바람을 가르고 오른발을 내딛었다. 지그재그로 갈라진 지면이 발목을 넘어 그의 정강이를 집어삼켰다. 한서준은 오른팔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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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네오 메트로 18.10.06 96 3 8쪽
424 네오 메트로 18.10.05 103 3 8쪽
423 네오 메트로 18.10.04 104 3 10쪽
422 네오 메트로 18.10.03 100 3 4쪽
421 네오 메트로 18.10.02 150 2 8쪽
420 네오 메트로 18.10.01 95 2 5쪽
419 네오 메트로 18.09.30 114 3 3쪽
418 옥상에서의 휴식. 18.09.29 117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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