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Messore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599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0.22 20:47
조회
67
추천
2
글자
4쪽

네오 메트로

DUMMY

"역시 거의 기본 소양이나 다름없어지는군. 인간들은 참 재밌어. 적응의 생물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란 말이야. 아직 정신적으로 덜 성숙된 인간들도··· 결국 이렇게 되어 버리지."

"응? 그 말은··· 내가 아직 어린애라는 거야?"

"이제 인간 사회에선 너 같은 꼬마를 어리다고 표현하지 않는 거냐? 내가 잘못 알고 있지는 않을 텐데. 아, 혹시 늙었다란 표현을 원하나?"

"뭐? 아니, 대체 뭐야, 그 이분법은? 아예 중간이 없잖아! 아! 됐어. 이제 조용히 해. 아무 말도 하지마. ···대체 내가 왜 저런 가짜랑 말을 섞고 있는 거야?"

담서은이 투덜대며 발을 옮겼다.

입꼬리를 올리고 있던 보랏빛 눈동자의 담서은이 한서준을 바라보았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걷기만 해선 절대 끝이 나지 않을 거다, 한서준."

"···그래. 그래서, 그 조사라는 게···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거냐?"

정면으로 달려오는 몬스터들을 하나씩 저격하며 발을 옮기던 한서준이 물었다. 너부러진 몬스터들이 가루가 되어 한서준과 려에게 날아왔다.

"구체적으로? 구체적인 과정은 아직 없지만··· 최종적으로는 네 신체가 얼마나 발달했는가를 알고 싶다, 한서준. 얼마나 단단해지고 얼마나 응축이 됐는지. ···아, 그러면 되겠군."

보랏빛 눈동자의 담서은이 팔짱을 끼고 턱을 쓰다듬었다. 두 개의 보랏빛 눈동자가 한서준의 모습을 담은 채 넓어졌다.

"잠깐 준비를 좀 하고 오지."

보랏빛 눈동자의 담서은이 걷고 있던 모습 그대로 사라졌다. 뒤를 돌아본 한서준이 고개를 흔들고 저격총에 얼굴을 묻었다.

손가락이 반복적으로 불꽃을 뽑아냈다. 도시를 관통하는 소음이 지속적으로 울려 퍼졌고 비명과 괴성이 잡음을 먹어 치웠다.

이족 보행, 사족 보행, 날개 달린 몬스터들이 팔면을 기점으로 달려들었지만 한서준은 멈추지 않고 걸음걸이를 유지했다. 그는 방아쇠를 당겨 몬스터들을 거꾸러뜨렸다.

석양이 창문으로 도배된 건물에 가려지자 곳곳에서 어둠이 돋아났다. 어둠은 감은빛의 공기를 내려앉혀 사방을 뒤덮었고 파괴되고 부서진 도시를 조금씩 감싸안았다.

도로 좌우에 깔린 가로등이 백색의 빛을 내리그었다. 어둠에 잠식된 도시가 들썩였다. 폭발과 함께 연기가 솟아올랐고 소음과 함께 건물이 무너졌다. 가로등 몇 개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떨어지며 빛이 지워지는 장소도 여럿 존재했지만 그의 걸음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공중에서 대형 화물 트럭이 날아들었다. 한서준은 저격총을 거두지도 않고 받아쳐 트럭을 날려보냈다. 트럭은 공중에 떠 있던 몬스터 다섯을 끌고 단층 건물에 처박혀 폭발했다. 거대한 불꽃과 연기, 잿빛 가루가 사방을 뒤덮었다. 튕겨져 나온 찌그러진 범퍼가 바닥을 긁고 불똥을 튀겼다.

연쇄적으로 창과 돌, 칼과 신체 조각들이 날아들었지만 한서준은 모두 무시하고 총구를 돌렸다. 어느 것도 그의 몸엔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도시 전체가 몬스터의 포효에 잡아먹혔다. 중간중간 사람의 비명도 새어 나왔으나 한서준은 소리가 난 쪽으로 발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도로를 걸었고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잿빛 가루가 끊이질 않고 그와 이어졌다.

"우와! 영화다! 좀비떼야! 좀비떼!"

한서준의 뒤에 숨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담서은이 소리쳤다. 담서은은 날아오다 굳어 바닥에 떨어진 날개 달린 몬스터에게 방아쇠를 두 번 당기고 몸을 돌렸다.

오른발을 높게 치켜든 담서은이 바닥을 기던 바퀴벌레의 등을 터뜨렸다. 연녹빛의 체액이 사방으로 폭발했다. 담서은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발을 털었다.

한서준은 어깨 위의 려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저격총을 거둔 뒤 담서은의 어깨를 두드렸다.

"엎드려라."

"응?"

담서은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벌렸던 입을 다물고 연녹빛 체액을 피해 엎드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essorem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7 네오 메트로 18.10.31 78 3 4쪽
446 네오 메트로 18.10.30 63 3 3쪽
445 네오 메트로 18.10.29 69 2 4쪽
444 네오 메트로 18.10.28 54 2 4쪽
443 네오 메트로 18.10.27 56 2 5쪽
442 네오 메트로 18.10.26 52 2 5쪽
441 네오 메트로 18.10.25 59 2 7쪽
440 네오 메트로 18.10.24 55 3 5쪽
439 네오 메트로 18.10.23 82 2 3쪽
» 네오 메트로 +1 18.10.22 68 2 4쪽
437 네오 메트로 18.10.21 69 2 4쪽
436 네오 메트로 18.10.20 75 1 3쪽
435 네오 메트로 18.10.19 77 2 8쪽
434 네오 메트로 18.10.15 83 2 8쪽
433 네오 메트로 18.10.14 75 2 7쪽
432 네오 메트로 18.10.13 88 2 6쪽
431 네오 메트로 18.10.12 96 2 3쪽
430 네오 메트로 18.10.11 84 2 10쪽
429 네오 메트로 18.10.10 94 1 7쪽
428 네오 메트로 +1 18.10.09 114 3 8쪽
427 네오 메트로 18.10.08 116 2 7쪽
426 네오 메트로 18.10.07 89 3 7쪽
425 네오 메트로 18.10.06 96 3 8쪽
424 네오 메트로 18.10.05 103 3 8쪽
423 네오 메트로 18.10.04 104 3 10쪽
422 네오 메트로 18.10.03 100 3 4쪽
421 네오 메트로 18.10.02 150 2 8쪽
420 네오 메트로 18.10.01 95 2 5쪽
419 네오 메트로 18.09.30 114 3 3쪽
418 옥상에서의 휴식. 18.09.29 118 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