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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님의 서재입니다.

귀신 잡는 잡화점 다이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yoyo5
작품등록일 :
2021.05.12 12:05
최근연재일 :
2021.08.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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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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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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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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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8화 무시된 경고

DUMMY

새벽같이 찾아온 윤희를 최 무당이 당혹스런 얼굴로 쳐다보았다.

“나 오늘 산에 기도 간다고 했을 텐데?”

“알고 있어 내가 데려다 줄 게”

윤희가 방실방실 웃으며 최 무당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

“그냥 아는 동생 인생 상담 좀 해 준다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

“망할년···필요할 때만 들이닥쳐서는···항상 아쉬운 소리만 늘어 놓지···”

최 무당은 들고 있던 가방을 윤희에게 냅다 던젔다.


“3일 후에 서울로 올라올 때도 데리러 와”

“올 때도?”

윤희의 아연실색하는 표정에 최 무당이 딱 잘라 말했다.

“아니면 따라올 생각도 말어”

최 무당의 말에 윤희는 하는 수 없이 그녀의 가방을 챙겨 들었다.


“그 더러운 성격 좀 고치면 안돼? 그러면 사람이 훨씬 좋을 텐데···”

“망할···시끄러운 소리 지껄일 거면 꺼져···”

최 무당이 자신의 가방을 윤희의 손에서 낚아채려 했지만 윤희는 가방을 꼭 쥔 채 뺏기지 않았다.


“사람이 나이를 먹었으면 여유란 게 있어야지? 안 그래? 꼭 이겨 먹으려고 하니까 문제지···”

윤희는 최 무당을 원망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그녀의 말엔 신경도 쓰지 않는 최 무당의 뒤를 하는 수 없이 쫄래쫄래 따라갔다.

입다물고 운전을 하고 있는 뚱한 표정의 윤희를 향해 최 무당이 물었다.


“그 중복인가 말복인가는 어떻게 살고 있는 거야? 별 일은 없는 거야?”

먼저 물어 오는 최 무당을 향해 윤희는 신이 나서 주저리주저리 떠들기 시작했다.

“음~내가 소개한 보람이 있었지···그 후로 걔가 나타나서 심하게 괴롭히지는 않나 봐···가끔 꿈에 나와도 예전처럼 무서운 생각은 안 든다네. 정말 다행이지?”


윤희의 얼굴을 바라보던 최 무당이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그 놈이랑 잘 되고 있는 거냐?”

“잘 되기는···그냥 친구야···”

윤희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아니면 말고···얘기하지 않을 거면 뭐 하러 새벽같이 쫓아 왔데?”

최 무당은 팔짱을 낀 채 눈을 감아 버렸다.

윤희는 최 무당의 눈치를 살치며 입을 달싹였다.

“최 무당···”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안 잔다···”

“내가 K랑 그만 헤어져도 될까?”

“K는 국회의원 떨어지고 요즘 뭐하고 사냐···”

최 무당이 갑자기 생각난 듯 몸을 일으키며 윤희에게 물었다.


“최 무당은 뉴스도 안 봐? 그 사람 미국 갔잖아···잠깐 집에 와서 미국에 갔다 온다고 얘기하던 걸···뭐 갖고 싶냐고···”

“염병···그 정신에도 네 생각이 났던 모양이네···난 정치엔 관심 없다.”

최 무당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계속 정치를 하겠지만, 앞으로 국회의원은 못한다···네가 내 말을 전하던 말던 상관없이···딱 그 사람 그릇이 그것인데 어쩔 것이냐···”


최 무당이 운전을 하고 있는 윤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K와 헤어지고 말복이에게 가 게?”

운전을 하던 윤희가 잠시 최 무당을 흘끗 바라보더니 한 참 만에 대답했다.

“그러면 어떨까하고···”


“K와 있을 때는 네가 돈 걱정 없이 펑펑 쓰고 다녔는데? K와 있으면 네 노후는 걱정이 없다. 이미 한 재산 떼어 주었겠지만···죽으면서도 몰래 챙겨 줄 것인데···”

“그럼 말복은? 얼마 못 살고 헤어질까?”

“그렇진 않을 거다···지금처럼 자유롭게는 못 살겠지···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거냐?”


“결혼은 무슨···그냥 좋은 사람 같아···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멀쩡한 사람이라고나 할까?”

“궁합도 중요하지만 네 마음도 중요하지···둘이 궁합이 반만 맞아도 나쁘지 않은 궁합인데 너희는

그 이상이니···너 꼴리는 데로 해라. 그게 정답이지···”

최 무당이 다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


송 여사는 조심스럽게 목발을 소파에 내려놓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풀잎이 이층에서 가방을 가지고 내려왔다.

송 여사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어머니···퇴원 축하드려요.”

송 여사는 최대한 풀잎과 거리를 두기 위해 몸을 뒤로 빼며 말했다.

“그래···고맙다···그런데 너는 어디 가는 거냐?”

“아~아직 얘기 못 들으셨군요? 아버지가 제가 살 아파트를 구입해 주셨어요?”

풀잎이 팔짱을 끼며 송 여사를 내려다보았다.


“아파트? 네 명의로? 나에게 아무런 말씀도 없었는데?”

풀잎이 송 여사를 비웃듯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 여사는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당장 일어나 풀잎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성하다고 해도 왠지 그녀가 두려웠던 송 여사는 그저 풀잎을 쏘아볼 뿐이었다.

“어머니가 퇴원해서 들어오는 날에 맞춰 이사 나가기로 했어요···뭐 이사라고 해 봤자···가져갈 건 가방 하나지만···”

풀잎의 가방을 바라보던 송 여사가 이마에 주름을 모으며 물었다.


“그럼 다른 건?”

“아버지가 새로 구입해 주셨어요···어머닌 하나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송 여사는 이 일이 잘 된 건지 잘 못된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풀잎이 어쩐지 두렵게 생각되어 잘 된 것 같기도 했지만 재산을 떼어 줄 생각을 하니 배가 아팠다.


“어머니 그럼 몸 조심하세요···”

“우리 다시는···”

송 여사의 말이 끝나기 전에 풀잎이 송 여사에게 얼굴을 숙이며 속삭였다.


“우리가 다시 만날 때는 둘 중에 한 명이 죽었을 때···그때 만날 수 있겠죠?”

풀잎의 웃음 소리에 송 여사는 머리털이 쭈볏하고 서는 것 같았다.

“그래···그게 좋겠다”

풀잎은 따로 인사도 하지 않고 가방을 들고 사라졌다.


잠시후에 진돗개 심바가 미친듯이 짖어 대는 소리가 들렸다.

주방에 있던 아주머니가 뛰어나와 송 여사의 눈치를 살피며 중얼거렸다.

“재가 왜 저러지? 풀잎 아가씨랑 사이가 그렇게 좋더니 요즘은 보기만 하면 미친듯이 짖어 대고···곧 잠잠해질 거예요···풀잎 씨가 대문을 나가면 멈추니까···”


머리를 감싸고 앉아 있던 송 여사가 퍼뜩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심바가 풀잎만 보면 짖는다구요?”

“글쎄···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주머니가 주방으로 사라지고 송 여사는 생각에 잠겼다.


‘심바는 어렸을 때부터 풀잎을 아주 잘 따랐는데···소름 끼치는 년···그래 우리가 죽기 전까지 다시는 안 만나는 게 좋겠어···재산은···재수없는 년을 떼어 내기 위한 비용으로 생각할 수 밖에···’

송 여사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곧 풀잎에게 건너 간 재산이 얼마인지 얘기해 달라고 이 회장의 비서에게 전화해 그를 다그치고 있었다.


*****


“그만···”

두 녀석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미친듯이 소리치고 있었다.

“그만!”

규가 발끝까지 힘을 끌어 모아 소리 치자 두 녀석은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다.


“너희 여기서 지금 뭐하는 거야?”

“문이 열려 있길래 들어와 봤어요”

한 녀석이 억울한 표정으로 규를 향해 따져 물었다.


“뭐? 이것들이 겁도 없이···너 이런 곳에 함부로 들어오면 안 돼!”

“왜요? 우리는 쭉 이집과 함께 자란 거나 마찬가지인데···누나도 이집 주인은 아니잖아요···”

교복에 정수란 이름이 새겨진 녀석이 지지 않고 규에게 소리쳤다.


“너 이집에 계속 들어왔던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계속 살피고 있었죠···언젠가 들어가 보겠다···”

“아~하~둘이 여기를 지나다니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뭐 금은 보화라도 나올까봐?”

규도 지지 않고 아이들을 쏘아보았다.


“우리를 뭘로 보고···우리가 초등학생인줄 아세요?”

겁을 먹은 듯이 보였던 형섭이란 아이가 정수를 거들었다.

“그럼 여기서 술 먹고 담배 피고 비행이라도 저지르려고 했냐? 이것들이 그냥”

규가 주먹을 쥐고 아이들에게 흔들어 보였다.

“아 누나 쪼꼬만게···누구한테 큰 소리예요?”

규보다 훨씬 키가 큰 정수가 가슴을 들이밀며 따졌다.


“이런데 들어오면 위험하다고!”

“틀린 소리 아니다···”

가만히 입다물고 있던 정 선생의 말에 아이들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은 채 포스가 흘러 넘치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어이없는 반응에 화가 난 규가 소리쳤다.

“너희들 귀신이라도 들러붙으면 어쩌려고···”

“에이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어요?”

바득바득 대들던 정수가 조금은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랑 싸우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나가···빨리···”


아까부터 왠지 무릎이 떨려왔던 형섭이 정수의 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그래 그만 가는 게 좋겠어···그만 가자···”

“누나랑 아저씨도 이 집 주인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끌려 나가면서도 정수는 끝까지 오기를 부렸다.


둘이 대문 앞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정수의 팔을 잡아 돌려세웠다.

“혹시···너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쪽으로 찾아오던지···아니면 전화해라···”

정수는 달빛에 은빛으로 빛나는 포스가 가득한 남자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알겠지?”

정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


초등학교때부터 정수의 친구였던 형섭은 나름 성실한 공부벌레였다.

아무리 아파도 결석은 하지 않던 녀석이 아프다며 학교에 나오지 않자 정수는 은근히 걱정이되었다.

줄줄이 학원 수업이 있었지만 정수는 신경 쓰지 않고 형섭의 집을 찾아갔다.


부모가 모두 출근하고 혼자 있던 형섭이 정수를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머리에 그 헤드셋은 뭐냐? 아프다더니 게임하고 있었냐?”

정수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형섭을 쳐다보았다.

“아니···”

“그럼 그건 왜 뒤집어쓰고 있는 건데?”

정수는 학원을 왜 빼먹었냐며 엄마에게 들을 잔소리가 생각나 짜증스럽게 형섭의 머리에서 헤드셋을 뽑아 버렸다.


“허엇···”

형섭이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정수를 쳐다봤다.

“너 왜이래? 무슨 일이야?”

“그날···”

“그날?”

“우리가 그 빈집에 들어갔던 날···그날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려···”

형섭의 말에 정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너 죽을래? 장난 치지 마! 새끼···”

“아니야 정말이야···너는 그날 이후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정수는 공포에 떨고 있는 형섭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니···”

“나는 그날부터 계속···”

정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형섭을 다그쳤다.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빨리 말해봐!”

“여자가 계속 내 귀에 속삭여···누구를 자꾸 죽이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뭐?”

정수는 머리털이 쭈볏하게 서는 것 같았다.


“누구를? 누구를 죽이라고 하는데?”

“몰라···그때 그때 달라···”

당황하여 눈만 끔뻑이는 정수를 향해 형섭이 중얼거렸다.

“이제는 너를 죽이라는데?”

정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아무 말도 못하고 형섭을 바라보았다.


둘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너 장난이지? 나한테 엿 먹이려고···”

형섭은 절망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 정말 죽일 거야?”

“미친 새끼···그렇지만 이 소리를 계속 듣게 된다면 장담 못할 것 같아···”

울상이 된 형섭을 바라보던 정수가 물었다.


“헤드셋을 쓰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거야?”

형섭은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가로저었다.

“혹시 안 들리까 싶어서···”

“너 이거라도 꼭 쓰고 있어···”

정수가 형섭의 머리에 헤드셋을 씌우며 말했다.


“나는 엄마가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그 명함을 빨리 찾아봐야 할 것 같아···”

“뭐?”

“그 은색 양복을 입은 그 아저씨가 준 명함을 내가 버렸다고···”

정수의 얘기를 대충 알아들은 형섭이 부리나케 뛰어나가는 정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하핫! 예정된 시간에서 조금 늦었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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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숨바꼭질 21.07.27 54 1 11쪽
66 66화 외곽에 선 사람들 21.07.25 57 1 11쪽
65 65화 복수 21.07.24 57 1 11쪽
64 64화 망자 21.07.23 56 2 12쪽
63 63화 집착 21.07.21 57 1 11쪽
62 62화 죽음의 목전 21.07.20 55 1 11쪽
61 61화 비운의 나타샤 21.07.18 5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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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화 사고 21.07.16 55 1 11쪽
58 58화 애꾸눈 21.07.14 5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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