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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님의 서재입니다.

귀신 잡는 잡화점 다이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yoyo5
작품등록일 :
2021.05.12 12:05
최근연재일 :
2021.08.21 16:29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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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9
추천수 :
154
글자수 :
423,476

작성
21.07.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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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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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6화 외곽에 선 사람들

DUMMY

규리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한 혜리는 표정 없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술은 내가 사 갈게 너는 가서 기다리고 있어”

그녀는 혜리가 시키는 데로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

곧 커다란 봉지를 들고 혜리가 나타났다.


“야 너는 어떻게 고등학교 때보다 더 말랐냐?”

혜리는 말없이 맥주캔을 따서 규리에게 넘겨주었다.

“왜 이렇게 늦게 다녀?”

혜리의 물음에 규리가 맥주를 들이켜며 웃었다.


“네 생각에 내가 왜 늦게 다닐 것 같냐?”

“노래방 도우미하러?”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고 있던 규리가 혜리의 말에 깜짝 놀라 그녀를 쏘아보았다.


“뭐?”

“고등학교 때 네가 노래를 좀 잘 불렀니? 넌 우리학교 스타였잖아···”

자존심이 상했는지 규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가수한다고 그렇게 설치고 다니더니···꼴 좋다···”

혜리가 한쪽 입꼬리를 야비하게 틀어 올렸다.


“뭐? 이게···”

규리는 마시던 맥주를 대로변을 향해 집어 던지더니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혜리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왜 내 말이 틀려?”

규리에게 멱살을 잡힌 혜리는 까치발을 들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규리는 모자를 뒤집어쓴 혜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이상하리만치 까맣게 빛나고 있었다.

“내 말이 틀리냐고···”

규리는 빈정거리는 혜리의 멱살을 움켜쥐더니 그녀를 힘껏 집어 던졌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혜리가 웃으면서 일어나 규리의 배에 주먹을 날렸다.

높은 하이힐까지 신은 규리는 너무도 쉽게 뒤로 넘어갔다.

규리는 믿을 수 없는 혜리의 힘에 깜짝 놀랐다.

이건 화가 났을 때 반장 오빠가 규리를 때렸을 때보다 훨씬 강력한 힘이었다.


규리는 발에 걸려 있던 한쪽 구두마저 벗어 던지고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엉망이 된 그녀의 머릿속에서 위험신호를 마구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혜리가 규리의 머리채를 무자비하게 낚아챘다.

그녀는 규리를 가로등 빛 아래로 끌고 갔다.


그러더니 넘어진 규리의 가슴 위로 혜리가 올라타며 웃었다.

“왜? 이건 네가 나에게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혜리가 규리를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규리는 며칠 전 경찰이란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미연의 죽음에 대해 물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규리는 숙취로 인해 그녀를 만난 것은 한 달 전쯤이며 전화 통화도 없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었다.

팔로 얼굴을 가린 채 혜리의 주먹을 막아내던 규리가 물었다.


“미연이도 네가 죽인 거야?”

“알고 있었어? 너희 둘이 나를 옥상으로 끌고 가 미친듯이 때렸잖아···그때 나는 얼굴이 함몰됐었지···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 엄마가 무슨 짓까지 했는지 너네가 알아?”

“미안해···정말 미안해···잘못했어···그러니 제발 살려줘”

규리가 두 손을 공중에 들고 싹싹 빌었다.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규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규리가 외치는 소리는 의미없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혜리의 유리 구슬 같은 검은 눈이 규리를 향해 무섭게 굴러다녔다.

“널 구하러 아무도 안 와···너는 몰라···나는 복수를 위해 내 영혼을 악마에게 팔았거든···”


“내가 무슨 짓이든 할 게. 나를 용서해줘”

규리의 말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네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할 때마다 나는 두 귀를 틀어 막고 화장실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었다고~네가 아무리 흥겨운 노래를 불러도 나는 네가 너무 무서웠어···알아?”

혜리의 멈출 줄 모르는 구타에 입술에서 터진 피가 눈가 어딘가로 떨어졌다.


혜리는 공포에 떠는 규리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희열이 솟구쳤다.

“살려 달라고 빌어! 잘못했다고 말하라고···”

규리는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지만 혜리의 구타는 멈추지 않았다.

불빛 아래 혜리는 몹시 기괴한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홍 반장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까치발을 든 채 재빨리 화장실로 가 전화를 받았다.

“권 형사 무슨 일이야?”

“살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뭐? 또?”

“손목을 그은 여자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알았어···주소 보내줘”

홍 반장은 핸드폰에 뜬 시각을 확인해 보았다.


5시···

낯선 화장실에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그녀는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았다.

‘어제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박박 문질렀다.

그리고는 최대한 소음이 나지 않도록 신중히 화장실 문을 열었다.


홍 반장은 이불을 뒤집어쓴 남자가 깨지 않도록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가방을 손에 든 홍 반장은 누워있는 남자를 잠시 내려다보고는 문을 열고 객실을 빠져나왔다.

자는 척 혼신의 연기를 다한 남자는 그녀가 나가자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는 샤워를 하고 머리를 쓸어 올리며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거울 속에 비친 최 박사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일대는 교통 체증을 겪을 정도로 대 혼란에 빠져 있었다.

어지럽게 모여 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홍 반장은 사건의 중심에 들어섰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아 보이는 그녀는 흰 천에 가려져 있었다.


출근 시간의 인파로 인해 그녀는 급하게 들것에 실려 차 안으로 옮겨졌다.

그녀를 따라 차에 올라탄 홍 반장이 흰 천을 들어 누워 있는 그녀를 확인해 보았다.

눈주위는 눈화장이 흘러내려 까맣게 변해 있었고 한쪽 눈에는 반쯤 떨어진 속눈썹이 애처롭게 매달려 있었다.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무너져 있었고 붉은 색과 푸른 색으로 얼룩져 있었다.


블라우스는 몸싸움이 심했는지 단추가 풀려 있거나 사라진 상태였다.

길고 과장된 그녀의 한쪽 속눈썹은 자리를 잃고 깊게 파인 가슴 쪽에 달라붙어 있었다.

짧은 미니 스커트는 위로 말려 올라가 있었고 까만색 망사 스타킹은 온통 구멍이 나 피로 얼룩져 있었다.


축 쳐진 그녀의 손에는 단 두 개의 네일 만이 남아 있어 극심한 몸싸움이 있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차에서 나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조 형사와 만났다.


“최초 신고자는?”

조 형사가 피곤한 얼굴로 수첩을 펼친 채 홍 반장에게 말했다.

“새벽에 첫차를 타기 위해 나온 아주머니였습니다”

“사람들 출근하는데 주변부터 빨리 정리하지”

“네 그럴 생각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던 홍 반장은 아직 불이 훤하게 켜진 편의점을 향해 발 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에는 이미 권 형사가 들어 가 있었다.

“나오셨습니까?”

“아침부터 수고~CCTV는?”

당황한 권 형사가 홍 반장에게 속삭였다.


“1시간가량 녹화가 안 됐습니다.”

“그게 몇 시인데?”

“새벽 3시부터 4시 20분까지 녹화가 안 됐습니다. 나머지는 녹화가 아주 잘 되었는데요···”

홍 반장이 긴 한숨을 쉬었다.


“안 쪽에 두 개 바깥 쪽에 한 개가 있는데 모두 동일한 시간에 촬영이 안 됐습니다.”

구석에는 주인인 듯한 남자와 울상이 된 아르바이트생이 서 있었다.

“어제 새벽 3시에서 4시···여기서 근무했어요?”

“네···”

“평상 시와 달랐던 일은 없었어요? 비명 소리라든가 싸우는 소리···”

“다른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제가 깜박 잠이 들어서···”

홍 반장은 잠시 아르바이트생을 바라보았다.


어디 들어가서 잠들지 않는 이상···비명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어디 누워서 잔 건?”

“절대 아니예요...여기 창고가 작아서 그럴 공간도 없어요. 잠시 엎드려서 졸았을 뿐이라구요···”

옆에 서 있던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홍 반장을 바라보았다.


“어제 늦게 손님이 다녀가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구요”

아르바이트생이 주눅든 얼굴로 말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난리가 난 걸 몰랐다?”

홍 반장의 물음에 아르바이트생은 억울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홍 반장은 편의점 유리문으로 다가가 바깥을 내다보았다.

확실히 동네 입구에서 살짝 안으로 들어온 편의점은 어느 위치에 서 보아도 버스 정류장은 보이지 않았다.

CCTV가 정상 적으로 작동되었어도 버스 정류장을 확인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어제 늦게 다녀간 손님은 몇 시에 왔습니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아르바이트생이 계산대를 확인해 보더니 영수증에 찍힌 시간을 확인해 주었다.

“새벽 3시 20분이요”

고개를 끄덕이는 홍 반장을 향해 아르바이트생이 말했다.


“여자 분이셨는데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계셔서 얼굴은 잘 보지 못했어요. 아주 작고 왜소해서 처음에는 미성년자인가 했는데 20대 중 반 정도로 보여서 맥주를 팔았어요.”

“맥주요?”

“변사체 주변에 맥주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권 형사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런데 그 여자분···현금으로 계산하셨는데···손목에···”

홍 반장과 권 형사가 동시에 아르바이트생을 쳐다보았다.

“자해 흔적이 있더라구요···예전에 제 고등학교 친구도 그런 아이가 있었는데···돈을 건네 주는데 손목이 아주 엉망이었어요···여러 번 긋고 나은 흔적···보신 적 있으시죠?”

홍 반장이 아르바이트생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은 홍 반장을 향해 오 형사가 물었다.

“어제 안 들어 가셨어요?”

“어 뭐 일이 있었어···”

홍 반장은 점점 붉어져 오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목에 걸려 있던 수건으로 괜히 얼굴을 닦아냈다.


“그럼 회의 시작할까?”

홍 반장의 말에 모두들 사건 수첩을 펼쳐 들었다.

“음악 카페 사장 쪽은 어떻게 됐어?”

조 형사가 홍 반장을 향해 말했다.


“여자 아르바이트생 만나봤는데요. 평소에 그 사장이 여자 애들에게 손 버릇이 아주 나빴답니다.

모르는 사이에 뒤에 바짝 달라붙어 깜짝 놀랐다는 여학생들이 많았어요···”

“음···쓰담쓰담···그래도 성폭행까지 이어지진 않았나보네···”

홍 반장의 직구에 조 형사가 어이없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면 체포 감이죠···기분이 더러워서 그만 뒀다는 여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개중에는 아르바이트 비를 포기한 학생이 있을 정도였어요. 사이트에 거기 아르바이트 하지 말라는 말도 종종 올라왔다고 합니다.”

홍 반장이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특이한 증언이 있었어요.”

다이어리를 내려다보던 형사들이 일제히 조 형사를 바라보았다.


“잠깐 일하다 그만둔 남학생이었는데요. 그곳에 그나마 오래 다니던 누나가 지속적으로 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있었는데, 사장이 언어 폭행도 장난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그만두지 않았데?”

오 형사가 물었다.

“그 남학생 말로는···다른 돈도 더 받고 있었던 것 같다고···”

“무슨 돈?”

홍 반장이 말간 눈으로 조 형사를 바라보았다.


조 형사가 곤란한 듯 말을 이었다.

“일종의 화대?”

“뭐 화대?”

조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학생 얘기가 그 누나가 정말 안되 보였다고 하더라구요. 사는 게 몹시 괴로웠는지 팔목에 자해 흔적이 가득했다고···”

“뭐 자해?”

홍 반장과 권 형사가 동시에 소리쳤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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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숨바꼭질 21.07.27 54 1 11쪽
» 66화 외곽에 선 사람들 21.07.25 58 1 11쪽
65 65화 복수 21.07.24 57 1 11쪽
64 64화 망자 21.07.23 5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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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화 죽음의 목전 21.07.20 5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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