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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님의 서재입니다.

귀신 잡는 잡화점 다이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yoyo5
작품등록일 :
2021.05.12 12:05
최근연재일 :
2021.08.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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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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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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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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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부메랑

DUMMY

앤드류는 비스듬히 뒷문에 기대고 서서 형사들을 무심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엄청난 수의 뼈들이 파란색 방수포 위에 가지런히 놓였지만 앤드류는 크게 동요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은 뒷마당뿐만 아니라 화장실, 안방, 드레스룸, 작업실까지 홀딱 뒤집어 놓을 것처럼 빈틈없이 움직였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조사는 해가 저물어서도 계속되었다.

반장은 점점 초조하게 움직였고 송 형사는 절망했다.

뒷마당에서 발견된 뼈 조각은 아무리 보아도 사람의 뼈는 아니었다.

앤드류는 가증스러운 얼굴로 반장을 향해 말했다.


“반려 동물은 제가 많이 부족하여 관리가 소홀했던 것 인정합니다. 앞으로 계속 줄여 나갈 계획입니다. 제가 잘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반장은 곤란한 표정으로 송 형사를 바라보았다.

늦은 저녁까지 계속된 수사에도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한 반장이 옆에 서 있던 앤드류에게 웃으며 말했다.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우리 송 형사가 이 마을 출신이라 사라진 아이와는 잘 아는 사이입니다. 오해가 생긴 것 이해하시죠···”

앤드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도 이 많은 동물 사체를 문제 삼자면···아시죠? 옛날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습니다. 동물도 가족으로 간주하는 사회 통념상···”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도 철저히 관리하겠습니다.”


반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앤드류는 불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끝까지 화는 내지 않았다.

차에 올라탄 반장이 송 형사를 향해 소리쳤다.

“너 제 정신이야? 이게 도대체 무슨 개망신이냐고?”

송 형사는 말이 없었다.


“우리가 동물보호법으로 저 인간 넘기자고 새벽부터 나와서 이 난리 친 거야? 동원된 인력이 도대체 얼마야? 너 자신있다며?”

반장은 눈을 부라리며 송 형사를 쳐다보았다.

“그 좀 미안하다고 인사라도 하라니까 뻣뻣하게 서 가지고···내가 왜 너 대신에 저런 인간한테 허리 숙여 사죄해야 하는 거냐?”

이제 끝났나 보다 생각하던 송 형사에게 반장이 다시 소리쳤다.


“너 책임지겠다고 나한테 분명히 말했다. 너 그 말 꼭 지켜···알았어 쨔샤?”

옆에 앉은 반장은 흥분하여 침을 튀기며 소리쳤다.

“에이 좀 그만 하세요···알았으니까···”

“아니 이자식이 뭘 잘했다고 말대꾸야···”

반장의 고함 소리에 차 안에 있던 형사들은 인상을 쓰며 창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송 형사는 반장의 잔소리는 따위는 이미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캔버스에 그려진 여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몹시 고통에 찬 모습으로 일그러져 있었으며 두 손으로 자신을 목을 감싸고 있었다.

입에서는 무언가 하얀 거품이 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림은 정밀화가 아닌 추상화였지만 어쩐지 그녀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온전히 송 형사에게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여자를 빼고는 캔버스 가득 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 무척 인상 깊으면서도 끔찍하게 느껴졌다.

송 형사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하고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형사들을 태운 차의 불빛은 점점이 멀어져가고 있었다.

앤드류는 곁을 지키고 있는 샤크를 토닥여 주었다.

“그래 내 결정이 옳았지? 이런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없다는 게 아쉬워···”

앤드류는 목을 움켜쥐고 괴로워하는 여자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형사들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자신의 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불쾌한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지고 다닌 것이 그 어떤 것보다 고통스럽게 생각되었다.

앤드류는 세제와 락스를 섞어 미친 사람처럼 청소를 했다.

모든 것이 틀어져 있었고 정돈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경찰에게 붙잡혀 가는 것이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더럽게 오염된 그들이 자신의 물건을 만졌다는 것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다가왔다.

청소를 하다 잠깐씩 잠이 들었던 삼 일의 낮과 밤이 지나갔다.

그날도 그는 청소를 하다 소파에 엎드려 잠이 들고 말았다.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천천히 자신의 발을 간지럽혔다.

며칠동안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던 앤드류는 도저히 눈을 뜰 수 없는 상태였지만 발에서 시작된 간지러움은 급기야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 같았다.

앤드류가 눈을 떴을 때 수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수백 개의 눈이 그를 향해 반짝이고 있었으며 그들은 더 이상 나약한 동물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의 뒤에 서 있는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앤드류는 흐릿하여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여자를 신경을 집중하여 쳐다보았다.


한나?

분명 앤드류가 죽인 한나였다.

아니 한나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았다기 보다는 앤드류의 생각에 한나가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집안에는 온통 개와 고양이···그 중심에는 한나가 서 있었다.

그들은 앤드류를 향해 끊임없이 짖어 댔으며 그를 구석으로 몰아세웠다.


꿈에서 깬 앤드류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는 온통 땀 범벅이 된 티셔츠를 벗어 빨래통에 집어넣었다.

“젠장 이게 모두 형사들 때문이야. 이런 쓸데없는 꿈을 다 꾸다니···”


그는 천천히 작업실로 향했다.

‘더 이상 개와 고양이 따위는 필요 없어···진정한 고통에서 나오는 그림이 아닌 이상, 그건 더 이상 작품이 아니야’

그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그림을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한나 역시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며 앤드류 옆에 서 있었다.


*****


빌딩 로비에 걸린 남다른 사이즈의 그림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그림이 또 여기에도 걸려 있네···”

무심히 지나가던 최 무당이 그림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아는 작가 그림입니까?”

최 무당과 보조를 맞추던 정 선생도 걸음을 멈추고 그림 앞에 섰다.


“알고 지내던 정치인 집에 걸려 있던 그림과 비슷하네···”

“개와 고양이 피로 물든 그림이라···”

정 선생이 중얼거렸다.

“정말 난잡한 그림이야···그렇지 않아?”

최 무당의 물음에 정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정 회장이 우리를 부른 이유가 이 그림 때문이겠군요···작가가 누군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


“아직도 제게 볼 일이 남아 있는 겁니까?”

송 형사는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흠짓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여기서 뭐 하시는 거냐구요···”

앤드류가 재차 송 형사에게 다그쳐 물었다.


앤드류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몹시 마르고 아파 보였다.

그때문인지 그의 눈은 더욱 날카롭게 빛났다.

“여기 앤드류 조를 만나고 싶다는 손님이 있기에 모시고 왔습니다.”

송 형사는 그늘에 가려져 있던 정 선생을 앤드류에게 소개했다.


“누구십니까?”

“그동안 많이 힘드셨군요···”

그는 앤드류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잡화점 다이몬> 정 선생?”

그가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정 선생을 바라보았다.


“제 도움이 필요하실 것 같아 찾아왔습니다.”

“도움이요? 저는 잡화 따위는 팔 것도 살 것도 없는 사람인데···”

“당신을 괴롭히는 꿈에 대해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앤드류는 잠시 말없이 정 선생을 바라보았다.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그의 반응에 놀란 건 정 선생이 아니라 옆에 있던 송 형사였다.

분명 그에게 쫓겨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송 형사는 우연히 딸려 들어온 불필요한 사은품처럼 앤드류의 집에 발을 들여놓았다.


앤드류는 곧장 자신의 작업실로 향했다.

“그림은 저의 전부인데···그림을 전혀 그릴 수 없었습니다.”

앤드류가 정 선생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정 선생은 커다란 캔버스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아주 불길한 그림입니다. 죽은 여자의 피를 사용하셨군요”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당황한 앤드류가 송 형사의 눈치를 살피며 소리쳤다.


“그녀를 죽이는데 시안화칼륨을 사용한 겁니까?”

정 선생은 동요하지 않고 조용한 어조로 물었다.

“청산가리 따위를 제가 가지고 있을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앤드류가 정 선생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당신 무당 아닙니까? 저를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앤드류는 더 이상 송 형사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불길한 그림을 당장 태워야 합니다. 그림에 원한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림을 태우지 않는 이상 당신은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날이 없을 겁니다.”

정 선생의 말을 듣던 앤드류가 갑자기 화를 내며 그들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당장 내집에서 나가요···당장”

“그림을 태우시고 죄 값을 받으시죠···”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 내 인생의 역작을 어떻게 태워 없앤다는 거요?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럴 일은 없을 거외다.”

앤드류는 정 선생과 송 형사를 문 밖으로 기어이 밀어냈다.


“어떻게 하지요?”

송 형사가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림 대신 목숨을 걸겠다. 그의 말대로 될 것입니다. 형사님은 종종 이 집에 들러 보세요”

송 형사는 오 형사의 소개로 만난 번드르르하게 생긴 이 작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정 선생이 막 잠이 들려고 할 때 전화가 왔다.

“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오 형사가 소개한 송 형사라고 일전에 앤드류 조를 만난···”

“아~네 기억하고 말고요”

“앤드류 조가 죽었습니다.”

“그렇군요···”

전혀 놀라지 않는 정 선생의 반응에 오히려 송 형사가 소름이 쫙 끼쳤다.


“혹시 예상하고 계셨습니까?”

“제가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늦은 시각에 발견되어 아직 사건 현장을 수습하진 않았습니다. 혹시 사건 현장에 내일 나와 보실 수 있을까요?”

뜻밖의 부탁에 정 선생은 대답을 찾지 못했다.


“저는 한나를 찾고 싶습니다.”

정 선생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꼭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내일 일찍 현장으로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송 형사의 간결한 인사로 전화는 끊어졌다.


어스름히 새벽이 밝아올 때 정 선생이 앤드류의 집에 나타났다.

정 선생의 전화를 받은 송 형사는 폴리스라인 밖에 서 있는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빨리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수사관들이 전부 도착하기 전에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도움이 될 것 같아 같이 온 일행입니다.”

정 선생의 옆으로 낯선 젊은 여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뭐라 외모를 평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진 여자였다.

송 형사는 규정에 어긋난 일이었지만 한나를 생각하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정 선생과 규는 송 형사가 내민 커버를 신발에 씌었다.

송 형사가 축사로 정 선생과 규를 안내했다.

“키우던 개에게 목을 공격당했습니다. 거의 정리하고 열 마리 남짓 남아 있었는데 말이죠. 개는 입막음을 해서 가둬 둔 상태입니다. 곧 죽겠지만요···”


앤드류는 저항이 심했는지 여기저기 물린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뼈가 훤히 드러난 곳도 있어 무척 참혹하게 보였다.

송 형사는 젊은 여자가 신경 쓰여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녀는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작가의말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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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망자 21.07.23 5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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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애꾸눈 21.07.14 5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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