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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시(詩)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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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12.13 09:28
최근연재일 :
2024.05.13 13:5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976
추천수 :
14
글자수 :
7,243

작성
24.05.13 13:50
조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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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3쪽

요양원

DUMMY

가도 가도 닿지 않을 것 같은 그곳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느낌

아내는 그런 생각 말라고 하는데,

자꾸만 그런걸 어떻게 해.

면회시간,

미루고 또 미루다 겨우 도착한 그곳

낯설고 어색한 그곳에서 엄마를 만나네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잠든 엄마

겨우 잠에서 깬 엄마를 보네

휠체어에 탄 모습,

힘들게 뵌 모습,

몇달전 포동한 모습은 간대 없네.


크다란 종이 카네이션을 안겨 드리니 잠시 뿐

덩그러니 탁자 위에 놓여진,

손녀딸이 정성들여 만든 꽃이 처량하네.


"내가 누구요?"

"막내아들이지."

"여기는..?"

"며느리구."


가만히 보시며 말씀하시네.

기억에 기쁜 것도 잠시,

화상통화라 그런가

손자와 손녀를 못알아 보시네

언젠가

언젠가는 막내 아들도 못알아 보시겠지

구순하고도 하나

많이도 드셨는데,

기억력은 나이와 반대로 가네

애달프고 애달파 눈물이 나려 하네


가져온 과일을 먹여드리니 오물 오물

음료도 조옥 쪽, 조옥 쪽!

힘없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어머니의 초점 없는 눈, 모습에

마음이 쓰라리네.


손을 잡아 드리니 꼬옥 잡으시는 어머니

도시로, 공부한다고 함께 산 세월이 얼마되지 않아

어머니의 정 그리운 나,

이제서야 제대로 잡아 보는 손,

많이도 있네. 세월이.


느닷없이,

"죽어야 여기서 나가제."

"......!"

뭐라 답을 못하고 멍하네

어머니 그 생각에 표정도 없고

물음에만 답하시는 어머니,

아들내외를 바라보는 무관심!

그것 때문인가.

어이한단 말인가

자식새끼 많아 봐야 홀 어머니 건사 못하네.


"건강해야 돼요. 잘 드시고..."

"오래 살아 뭐할끼고."

"....."

"죽어야 나가제."

찢어지는 가슴에 천장만 바라보네.


면회시간 다되어 가고

가져온 음식도 마다하시고 무표정한 모습

더 드릴 말씀이 없어 몸둘바를 모르겠네.


"믄데, 그만 내려와라."

"멀긴요. 또 올께요."

진심일까,

보고 싶어서 겠지.

그만 오라는 말씀만 계속 하시니

가슴이 더 쓰라려 오네.


가야할 시간,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 와 시계만 보네


마지막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혹 몰라

고이 간직한 말 할까, 말까.

나오며 가만히 안아 드린 엄마에게

"사랑해요. 엄마!"

"나도 사랑한다."

이렇게 쉬운 것을,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지금 것 한 마디도 못했을까


돌아 서는 마음 너무 무거워 차마 고개돌려 보지 못하네.


"죽어야 나가제."


자꾸만 머리를 맴도는 말,

엄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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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상 생활의 양화 - 잡다한 글! 22.12.13 46 0 -
» 요양원 24.05.13 6 0 3쪽
24 추억 소환 23.11.30 9 0 2쪽
23 인생이란 +1 23.06.27 18 1 1쪽
22 논산 육군훈련소 +2 23.05.31 24 1 2쪽
21 산으로 간다.(펌) 23.05.29 18 0 1쪽
20 나 하나 꽃 피어(作, 조동화) 23.05.15 16 0 1쪽
19 운무가 남기고 간 여백(습작, 1989) 23.05.12 19 1 1쪽
18 젊은 날의 초상 23.05.05 15 0 1쪽
17 산다는 것 (자작 시) 23.05.03 28 0 1쪽
16 어린왕자의 추억 23.02.22 37 0 1쪽
15 바람을 거스르는 사람 23.02.03 34 0 2쪽
14 바람이 되어 본적이 있는가(자작 詩) 23.01.28 57 0 1쪽
13 어머니 말씀[펌] 23.01.22 38 0 1쪽
12 자기 긍정 23.01.17 38 0 1쪽
11 힘이 드는가? +3 23.01.13 44 1 1쪽
10 게으른 자여! 23.01.06 40 0 1쪽
9 톨스토이 가라사대 23.01.04 49 0 1쪽
8 오늘 23.01.01 48 0 1쪽
7 걸을 수만 있다면 +1 22.12.28 59 1 2쪽
6 공자 가라사대 22.12.24 48 1 1쪽
5 다짐 22.12.21 49 1 1쪽
4 감사 22.12.18 55 1 1쪽
3 하루의 시작 22.12.15 62 2 1쪽
2 인생-푸시킨 +1 22.12.14 63 2 1쪽
1 아버지 +2 22.12.13 102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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