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가 남기고 간 여백(습작,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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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가 남기고 간 여백
어둠 속 새벽을 머금는 이슬 속에
달갑지 않은 저 동쪽 산너머 물 건너
운무가 걸음을 한다
운무가 나린다
초록으로 찌든 세상
묵의 농을 남기려는듯
뿌옇게 나린 그림자로써 어둡다.
허영 깊은 푸른 빛 바다 헤매인
축지 사연 꼭대기에 새벽 물장수는
허기에 거품으로 달린다.
그네들의 욕된 사주모냥
안개빛 그림자은 춥다
황금빛 오색의 찬란한 날을 꿈꾸
푸른산 언덕배기 가장자리의 몸서리
어느 곳 누가 무서울까
촉루의 고향으로 가는 길목으로
검게 흔드는 듯 손을 뻗쳐, 안개는
인육을 말린 들을 하얗게 표백한다.
오늘, 태양이 동트는 아침의 싱그러움
고향의 길목에 돌로 버티너, 너는
운무 속 텅빈 공간에 오점을 남겼다.
- 작가의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셔서 함께 병원에 있으면서
아침 운무를 보며 느낌을 적은 시
지금은 이런 시를 비록 보잘 것 없지만 말이다.
적을 수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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