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네요.
꽤나 오래 전부터 마음을 다스리는 데 힘을 쏟아왔고, 그 덕분에 좋던지, 나쁘던지 신외의 일에 마음이 얽혀드는 경우는 점점 드물어졌더랬는데..오늘만은 내 마음이 내 마음이고 싶지 않아버린 싶어진 것처럼, 제 멋대로 들썩입니다.
그다지 큰 일도 아니고, 고작 며칠만 지나고나서 되돌아보면 '내가 왜 저런 정도의 일에 마음을 잃어버렸을까?' 쑥쓰러워질 게 뻔한데도, 오늘만은 도무지 어쩔 수가 없네요. 마음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처럼 축축 늘어져버리기만 합니다.
아마도 정작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그 일이 아니라, 내 자신인 것도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 '동사서독'을 보고, '등려군'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열 아홉 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네 잔의 커피를 마셨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은 지금, 쭈글쭈글한 흔적은 남았지만, 그런대로 마음에 탄력이 생겼습니다.
새로 뜯어 마지막 한 개비 남은 담배를 기어이 마저 피우면서 생각합니다.
다행이라고..
그런 식의 방법이 아직은 먹혀드네요.
내일이면 괜찮아질거라는 뜻이니까 말이지요.
Commen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