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행님의 싸이트를 까먹었습니다...
제가 워낙 주소를 잘 외우지 않는 성격인데다가 즐겨찾기에 추가해놓았었는지라 외워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기 떄문입니다... -_)a
어쨌든 그래서 마천루에서 그 주소를 알았기에 이번에도 다시 마천루로 가서 검색어에 '조진행'이라고 쓴 뒤 엔터를 눌렀습니다...
그러자 나온 글이... 여러개였는데 그 중에 눈에 뛴 글의 제목이...
'조진행님 에대한 금강님의...ㅡㅡ;;'
였습니다...
당연히 그 글을 보았지요...
읽으신 분이 많을테지만 다시 한 번 쒸워 보도록 하지요...
'천사지인 4권까지를 읽고...
근래에 들어 몇가지 일이 밀리면서 틈틈이 글을 읽게 되었다.
일이 잘 안될 때는 이런저런 책들을 조금 많이 읽게 된다. 그렇게 해서
무림동에도 글을 올리게 되었고 이 천사지인에 관한 글도 그런 과정에서
쓰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쓰고 싶어서 썼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
되기 때문이다.
년전에 임준욱의 진가소전을 읽고 쓴 글이 있었다.
---앞으로 5년, 10년 뒤를 기대할 수 있는 작가 하나를 보았다.
제법 긴 글을 썼지만 결론은 그 하나였다.
그런 후배의 글을 보는 동안은 내내 행복할 수 있다.
천사지인을 보면서 바로 그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표류공주의 첫부분 몇권을 보면서 느끼던 생각. 백야의 유장을 발견하
면서 느꼈던 것들. 진가소전에서 임준욱을 보며 기뻤던 일들...
무협계에 재산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서 어찌 기뻐하지 않을까.
이제 그 대열에 조진행을 올려놓고 싶다.
라는 글을 여기에다 쓰고 싶어서 지금 이 시간에 자판을 두드린다.
올려놓고 싶다이지, 올려놓았다. 라고 쓰지 않은 이유는, 조진행에게
있어서 이 글이 첫 번째이기 때문이다.
무협계에는 전설이 있다.
바로 일장서생, 일권서생, 한질서생...
복잡한 듯 보이지만 간단하다.
한 章은 잘 쓰는데 그 뒤는 영... 한 卷까지는 잘 쓰는데 그 다음 권은
영... 한 秩은 뛰어난데, 정말 감탄스러운데 그 다음은 영...
그렇게 명멸해간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내 앞에서 그렇게 사라져간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과연 조진행은 어떨까?
지금 그의 글을 보면 대단히 노련하다.
물론, 부분부분을 다 따져보면 아직까지 글의 흐름으로 문장을 끊어내
기 보다는 문장으로 문단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고 글의 시각적인 흐름
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에게 그것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
몇 작품을 더 쓰면서 글의 흐름을 스스로가 느끼게 되면 알게 될 경험
으로 저절로 터득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쳤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그친 다음이니
그런걸로 트집을 잡는다면 누워 침뱉기 일 따름일 터이다.
신진작가들에게 있어 늘 걸리기 마련이었던 한문의 사용에 있어 그 누
구보다도 한문을 많이 쓰면서도 전체적으로 거의 무리가 없다고 할 정도
로 소화를 해내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한 두 군데 오류가 있었지만, 전
체를 흐르는 능력으로 볼 때, 몰라서 잘못했다기 보다는 실수를 하였거나
조판과정에서의 문제로 보여질 정도로 한문 구사가 완벽했다.
거의 전편을 두고서 古典과 文章으로 삶을 그려가고 있는데, 그 과정이
억지스럽거나 설명조라기 보다는 내용 속에 녹아 있음이 바로 이 천사지
인의 뛰어난 점이다.
만약 평소 알고 있거나 최소한 느끼고 있던 것이 아니면 그때마다 찾아
보고 이런 형태로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본인이 한 구절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글을 다 읽어보기 전에는.
본인 또한 이런 형태의 글을 하나 기획을 하고 있었는데(실제로는 근
10년 전에 만든 것이다.) 쓰지 못한 것이 그렇게 쓰면 독자들이 너무 어
렵다고 하지 않을까 하여 어떻게 조금 더 쉽게 풀어낼 수는 없을까 고민
하다가 세월이 흘러버렸고 이제는 그 글은 쓸 수가 없게 된 듯 하다.
어떻게 써내건 누구를 본 떠라는... 느낌을 주게 될 것 같아서다.
하긴 사람의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마는.
통신에서 열광하는 많은 글들을 책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 책들이, 독자들이 다 열광할만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음을
찾아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찾아낼 수는 있되, 정말 그렇군. 하고 인정
할만한 글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많은 독자들은 그 글에서 재미만을 느끼면 되지만 나는 재미와 함께 그
가 작가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가를 따지기 때문이다. 작가로서의 자
질을 가지지 않은 글은 그 자체가 반짝일 수는 있지만 그가 작가로서 계
속 살아남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가 내가 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4권까지의 천사지인은 독자들이 밤잠을 설치면서 기다릴만한 힘을 가진
글이었다.
이것이 첫 번째의 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를 또 한 사람의 기대
주로 선택함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
지금 그에게 굳이 말하라면 글을 오래 끌지 않았으면..
첫 번째 글이 너무 장편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글에서 모든 걸 다 쏟아내면 그 다음에는 힘이 고갈 된다. 이
미 한 번 이야기 한 적이 있었지만, 장편을 쓰는 습관이 붙게 되면 글을
제대로 자신의 것으로 하기전에 글을 늘려먹는 나쁜 습관이 붙게 될 가능
성이 크다. 좀 더 명확히 말한다면 글을 압축하여 독자에게 적은 지면으
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이다.
글을 압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직까지 조진행의 글에서 늘리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 일단 늘리는 글은 힘을 가지지 못한다.
그리고 첫 번째 쓰는 글은 그간 쓰고 싶었던 것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음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여기서 경계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글을 통해서 다 할까 저어하는 까닭이다.
할 말을 다 하는 형태로 글을 쓰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자신을
돌아보면 글이 늘어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때부터 자판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글을 쓰고 보면 마음에 안들고, 하고픈 말을 다 하면 글이 이상하고,
안하면 또 이상하고... 슬럼프는 그렇게 찾아오게 된다.
어떻게 하건 그런 슬럼프는 글을 쓰다보면 누구나 다 오게 된다. 그런
상황을 가장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압축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말을 아
끼면서 자신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저 줄줄 쓰
던 사람에게는 그런 능력이 존재하기 어렵다. 구조적으로 훈련이 되어 있
지 않기 때문이다. 습관이란 그래서 무섭다.
이 부분의 이야기는 굳이 조진행이란 후배작가에게 보내는 글이라기보
다는 아마 다른 신진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 일터이다.
수많은 작가들이 명멸해갔지만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자들은 기본이 충
실한 사람들이었다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
천사지인에도 몇가지 트집을 잡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요리사의 행로가 고룡의 옛것을 언뜻 생각나게 한다
던가 하는 것들이지만 무협은 특성상 전인부답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이제
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서, 그런 부분들을 트집잡는다
는 것은 말그대로 트집일 뿐이라고 생각하여 언급하지 않았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4권까지의 좋은 흐름을 뒤쪽으로 가면서 잃어버
리고 같은 패턴을 반복하여 오히려 지루하게 만드는 愚를 범하지 않기 바
랄뿐이다.
천사지인의 조진행이 아니라, 십 년 뒤, 조진행의 천사지인을 거듭 일
구어낼 수 있는 작가가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감코자 한다.
단기 4334년 5월 蓮花精舍에서 金剛. '
이까지입니다...
흠... 개인적으로 조진행님의 작품은 좋아하는 편입니다...
금강님처럼 이것 저것 여러가지 요소를 따지지 않고 말이지요...
사실 따지고 싶지만 그럴 능력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ㅜ_)
흠... 이제 천사지인은 9...권이었나 8권이었나... 헉! (내 기억력의 한계가...;;)
아마 9권이었던 듯 한데 하여튼 완결이 났고 후속작인 칠정검 칠살도도 나왔습니다...
이제 금강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매우 궁금하네요...
(혹시 어딘가에 적어두셨는데 제가 몰라서 뒷북치는 건 아니겠죠? 그럼 전... 흑흑)
P.S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질문하자면 이 글 여기 쓰는 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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