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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님의 서재입니다.

불멸의 여신과 별을 쫓는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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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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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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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이상한 나라의 언샤 3 - 골동품 가게

DUMMY

2.

어제까진 분명 모든 게 완벽했다.


여관 하나를 통째로 빌린 후 언샤와 루카는 마키에게 알아서 살수들을 잘 관리하고 관광할 거면 아침 점심 저녁 3조로 나뉘어서 알아서 적당히 놀고 되도록 술은 조금만 마셨으면 좋겠다고 명한 후.


이곳을 찾아온 첫 번째 목적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들 여행의 최우선적인 목적은 여신 루카의 신체를 되찾아 그 힘을 억제력으로 사용해 인간들이 전쟁을 못 하게 막고 태평성대를 이룰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머나먼 북쪽 나라에 찾아온 것도 당연히 이곳에 신체가 있기 때문이었다.


루카가 천리안(天眼通)으로 본 바에 따르면 머리를 제외한 여신의 신체는 총 11개이며, 대략 알 실라를 기준으로 북쪽에 3개, 알 실라 영토에 추정 2개, 남쪽에 6개가 있다고 했다.


여신의 육체 위치가 이 정도로 불균형한 분포를 보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여신의 육체는 사람이 많이 사는 한 나라의 수도와 같은 장소에 집중적으로 흩어져있는 경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신체가 흩어진 게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며.

신체는 인간의 인구나 문화 등을 이해하는 어떠한 인간 혹은 신적인 존재에 의해 의도적으로 대륙 전체에 흩뿌려진 게 아닌가 하는 점을 시사하고 있었다.


즉,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한 문화의 중심권이 되는 장소에 루카의 신체가 흩어져있는 특성상 알 실라의 북쪽에는 그러한 장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지도를 보면 알 실라 제국은 대륙의 정 중앙에 있는 나라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게 틀린 말도 아니었지만.


이 대륙은 지구의 북반구에 있었기 때문에 북쪽으로 갈수록 사람이 살 수 없을 만큼 추워진다는 게 문제였다.


해풍 덕분에 그나마 따뜻한 이 도나우국이 인간이 문명을 이루고 도시를 만들고 살 수 있는 거의 마지막 한계선이었고.


이보다 더 북쪽으로 올라간 지역은 식량난이 아주 심각해 사람도 나찰도 동물도 아주 적고 그저 끝없이 펼쳐진 설원과 설산만이 가득하다고 했다.


그러한 영구동토를 넘어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

대륙 땅은 어느 선에서 끝이 나고 대륙 대신 바닷물이 얼어붙어 마치 대륙의 연장선처럼 계속 이어지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인 북극, '용들의 땅'만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그들 일행은 북쪽 땅으로 먼저 찾아온 것일까?


당연히 육체 숫자가 많은 남쪽으로 가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은가?


그들 행동은 언뜻 불합리해 보였으나 그들이 도나우국을 먼저 찾은 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일단, 루카의 신체가 있는 남쪽 국가 중에서 장성을 타고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나라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나우국은 장성을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위험을 겪고 도착할 수 있는 나라였다.


둘째 이유로, 남쪽 나라로 이동할 수단이 문제였는데.


대륙은 너무 넓고 광활하며 동시에 나찰 때문에 아주 위험했기 때문에 말을 타고 이동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뉴브강을 끼고 있는 무역도시 런던데리를 찾은 것이다.


다뉴브강은 대륙의 최북단 만년 설산에서 시작되어 알 실라의 남서쪽 나유타국을 지나 포탈라카와 테르미도르, 키오스 인근까지 계속 이어지는 대륙의 거대한 젖줄기이자 어머니인 강이었다.


런던데리는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문화권과 그대로 이어지는 기나긴 다뉴브강 한가운데에 계획도시로서 세워진 덕에.

배를 통해 알 실라, 우량카이를 포함한 수많은 나라와 무역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나라 자체는 소국이며 거의 다누족 단일 민족 구성인 도나우국이 주권을 계속 유지하며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이유이자.


그들의 나라에서 배를 만드는 조선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한 이유였다.


바다에는 해양 나찰들이 들끓고 있어 설령 배를 띄우더라도 배 그림자 밑으로 숨어든 나찰들이 배 밑바닥을 물어뜯거나 배 위에 올라타 공격을 하곤 했기에 바다엔 절대 배를 띄울 수 없었지만.


강은 해양 나찰이 살기엔 대체로 너무 얕았고 또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햇빛과 달빛에 거울처럼 모습이 비쳐보이는 특성상 육지 나찰이 잘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강에 배를 띄우고 이동하는 것만큼 이 대륙에서 편한 이동 수단은 없었다.



그럼에도 대륙의 황제이며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는 언샤가 서울이나 쿠룬에서 배를 띄우지 않고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는 확고했다.


먼저, 알 실라와 우량카이는 애초부터 배를 잘 타지 않는 농업과 목축 위주 국가기에 배를 만드는 기술 자체가 형편없었고.


배보다도 더욱 안전하고 편한 장성을 이용한 교역이 발달해 있었기에 더욱 배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둘째로 설령 타국의 기술자를 불러 도시에서 배를 만들더라도 강까지 옮기기 위해서는 길가의 모든 나무를 베서 배를 끌고 갈 수 있을 큰 도로를 사전에 만들거나.


수많은 통나무를 배밑에 깔고 계속 굴려 언덕과 숲을 통과해 강에 도착한 후 배를 띄워야만 했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벌채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만 어두운 그림자가 지는 지역이 있거나, 작업 도중 갑자기 날이 크게 흐려지면 대낮에도 나찰이 나타나 인부를 공격할 테니.


그렇다고 인부들을 지키자고 군인을 쓰기 시작하면 또 엄청난 혈세 낭비로 이어질 터였다.


나루터에서 직접 배를 만들자니 그만큼 큰 배를 만들 공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런던데리는 애초에 배가 아주 흔한 무역도시였으니 그러한 모든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그냥 훌륭한 기술로 만들어진 좋은 배를 산 후.


그걸 그냥 강에 띄워서 출발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배를 탈 수 있게 되는 곳이었다.


즉 여행의 첫 목적지가 이곳 런던데리로 정해진 건 너무나 당연한 이치였다.


이 도시 어딘가에 여신의 신체가 있으며, 장성을 통해 매우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고, 좋은 배를 구해 남쪽 나라까지 쉽고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다.


이 대륙 어디를 뒤져봐도 런던데리보다 우선시할 장소는 없었기에 그들은 이곳을 가장 먼저 찾았다.


"그래서, 우리 여신님. 여기 도착하기 전부터 2달간이나 계속 이 런던데리에 신체가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디 있는 거래?"


"글쎄, 이미 천리안을 못쓰게 된 지 3년이 넘지 않았느냐. 3년 전에 미리 봐둔 장소는 있다만 아직도 내 신체가 거기에 있을지는 완전히 미지수이니라. 어쩌면 이미 누군가가 내 신체를 이미 가져갔기에 이 도시 전체를 뒤지거나 다른 도시를 수소문해야만 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


"제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여기 무역도시잖아? 재수 없으면 이미 머나먼 땅까지 팔려나갔을지도 모르겠는걸."


"뭐 미리 사서 걱정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으니, 일단은 내가 3년 전에 봐둔 장소에 먼저 가보도록 하자꾸나."


루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런던데리의 두 도시인 데리의 남쪽에 있는 여관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묻고 묻고 또 물어 수많은 상가가 몰려있는 번화가를 찾아내 그곳을 방문했다.


번화가는 런던과 데리를 잇는 다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루카는 예전에 천리안을 통해 '어떤 가게'에 자신의 신체가 있는 것을 보았었다며, 그 가게를 찾기 위해 번화가에 있는 여러 상점 간판들을 모두 하나씩 둘러보기 시작했다.


루카는 그중 괜찮아 보이는 가게에는 직접 들어가 보기도 하고.

양복 가게에 들어가 본래는 다누족 성인용 치마였지만 다누족이 소인족이었기에 루카의 작은 몸에도 아주 잘 맞는 하늘색 치렁치렁한 치마를 사서 입기도 하고.

양산 가게에서 양산을 사기도 하고.


여러 간식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 언샤에게 이걸 사 달라, 저걸 사 달라 하면서 조르기도 하고.

질 좋은 소가죽 구두를 한 쌍 구매하기도 했다.


언샤는 끝도 없이 돈을 쓰기만 하는 루카에게 우리가 무슨 관광 온 줄 아냐며, 그 가게를 찾는 데에 최대한 집중하자고 화를 낼까 하다가, 그냥 그러지 않았다.


양산을 펴서 어깨에 걸치고 신난다는 듯이 뱅뱅 돌리면서.

입에 박스티(Bacstaí)라는 이름의 감자빵을 물고 거리를 신나게 돌아다니는 꼬마 아이의 모습을 보고 대체 누가 화를 낼 수 있었겠는가.


루카는 이 거리의 모든 게 아주 마음에 든다며 아주 신나했고.


언샤도 관광을 온 건 아니었지만 황제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에 이 여행이 끝나고 나면 이런 머나먼 외국에 방문할 일 자체가 영원히 없을지도 몰랐기에.

한 번밖에 없을 이 순간을 그냥 즐겼다.


가게 따위, 돌아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찾겠지.


제국의 불안한 정세 상 여신의 신체를 찾는 건 빠를수록 좋았지만, 서두른다고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 동안이나 언샤에게는 완전히 생소한 이국의 문화, 루카에게는 마치 자신의 고향과도 같이 친숙한 문화를 즐기며 온갖 가게를 방문했다.


가게 건물은 대체로 다누족의 키에 맞게 만들어져있어 언샤는 들어가려다가 머리를 여러 번 천장에 부딪히기도 했고.

문 자체가 너무 작아 들어갈 수도 없는 가게들도 많았지만.


루카는 지금 자기 몸이 아주 작아져있어서 다행이라며 그 모든 가게에 편히 들어가 온갖 신기한 물건들과 음식, 식재료들을 샀다.


가게들은 대체로 녹색 간판에 녹색 지붕에 녹색 문을 달고 있었으며.

다누신의 상징인 토끼풀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며 가게 간판이나 여러 수공예품에 초록색 세 잎 토끼풀 장식을 새겨놓는 특징이 있었다.


북부 지역답게 가게에서 파는 식재료는 추운 지방에서도 잘 자라는 특징이 있는 감자나 보리를 제외하면 목축으로 얻은 닭고기나 양고기,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육류와 유제품 등이 대부분이었고.


이런 머나먼 땅임에도 키우는 가축 자체는 알 실라나 우량카이와 비슷했기에 언샤에게도 많이 익숙한 것이었다.


그리고 술은 애초에 추위 때문에 제대로 키울 수 있는 곡물이 보리밖에 없으니 보리 양조주인 맥주와 보리 증류주인 위스키(Uisce beatha)가 주류였고, 감자로 만든 체호프족 전통 증류주인 보드카(Жизденя вода) 또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루카는 자신의 고향 문화와 아주 많이 닮았다고 하는 이곳의 여러 문화에 대해서 대충 어떠한 섭리인지 쉽게 알아보고 언샤에게 설명해 주었으며.


언샤는 덕분에 완전히 처음 보는 나라의 문화에도 딱히 당황하거나 어색함을 느끼지 않으며 그러한 것들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온갖 가게를 돌아다닌 끝에, 루카는 드디어 3년 전 천리안으로 본 그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가게는 번화가 뒷골목의 아주 구석진 그림자 속에 숨어있었으며.

녹색 간판에 적힌 가게 이름은 대륙 공용어가 아닌 다누족 종교어로 적혀 있었기 때문에 언샤는 그게 무슨 뜻인지 전혀 읽어낼 수 없었다.


"간판에 적힌 저건 옛 종교어인가? 저게 대체 무슨 뜻이래?"


"라 발타너(Lá Bealtaine). 불꽃을 통한 죽음과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옛말이로구나. 아마 다누족 최대의 축일인 부활절을 가리키는 단어일 게다."


하지만 루카는 그런 색다른 언어에도 조예가 있는지, 그 의미를 전혀 이해 못 하는 언샤에게 그 언어의 뜻을 알려주었다.


"뭐야, 여기 문화를 잘 아는 건 그냥 책에서 읽기라도 해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 문화권에 사는 종족이 아니면 잘 이해도 못 하는 종교어까지 알고 있는 거야?"


"나는 지금 기억을 많이 잃었기에 내 고향이 정확히 어떤 곳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만, 일단 내가 분명히 여기와 비슷한 문화권에서 아주 오래 살았단 건 확실하니라. 종교어라고 해봤자, 결국 다 내 휘하 성신들이 쓰던 많은 언어 중 하나였을 뿐이니 나도 그 대부분을 알고 있기도 하고."


언샤는 종교어란 게 성신들이 쓰던 언어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지금 처음 알게 되었기에.


이걸 자신만 모르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성신 중 한 명인 루카이기에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건지에 새삼 신기해하며 루카가 지목한 그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가게 안은 언샤에게는 머리를 아주 푹 숙여야만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낮고 좁아 마치 토끼굴 같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몸을 비집어 들어갈 수는 있는 크기였기에 언샤는 몸을 접고 구겨서 겨우겨우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고 나서야, 언샤는 유리 진열장도 없는 그 가게가 대체 어떤 가게인지를 알았다.


골동품 가게였다.


안에는 화려한 조명 아래에 온갖 기이하고 괴상하며, 문화권과 출처와 유례와 국가를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온갖 낡은 물건들이 가득했다.


알 실라의 도자기나 비단, 말린 인삼, 우량카이의 말편자나 마편 같은 익숙한 물건에서부터.


나유타국의 카타나와 요로이.

테르미도르의 은색 가발(peruke)과 엽궐련.

토번의 불경과 10대 텡게르 구루가 썼다는 시구.

키오스의 무투 경기용 가죽 가면, 황금 말편자.

아테네의 페리클레스 신상과 조각상과 청동 방패.

사르나트의 데바닷타 신상과 사슴 뼈 가면 같은.


온갖 문화권의 낡고 특이하며 그 문화권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아주 장관이었다.


그렇기에 골동품 가게는 어떻게 보면 무역 도시인 런던데리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소이기도 했다.


세상 모든 진귀한 물건이 다뉴브강을 통해 이 도시로 흘러들어오며, 이곳은 그 런던데리에서도 가장 많은 역사적 물건이 모인 문화의 용광로 같은 장소였으니.


"어서 옵쇼. 아슬란족인데 마치 거인족처럼 거대하다니. 참으로 신기한 손님이구먼."


가게 선반에 발을 얹고 여유롭게 등을 기대고 팔짱을 끼며 앉아있던 다누족 중년 노인장이 언샤와 루카를 힐끗 보고 말했다.


들어가는 가게마다 언샤를 보고 신기해하거나 놀랐기 때문에 새삼스럽지도 않은 반응이었다.


"역시 이 가게가 맞구나, 언샤여, 내가 3년 전쯤에 마지막으로 본 그때 그 모습과 거의 똑같도다."


"응? 거기 작은 루카족 아가씨는 3년 전에도 여기에 오셨었나? 나는 만난 기억이 없는데, 신기한 일도 다 있군."


루카의 말에 대답한 건 언샤가 아닌 주인장 쪽이었다.


"뭐, 직접 와서 본 건 아니지만, 그때 본 주인장 얼굴도 그대로구나."


가게 주인장은 사자머리토끼의 정수를 타고났기에 얼굴에 난 수염이 아주 길고 풍성하여 토끼지만 동시에 작은 사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신기한 외모였다.


루카가 하는 말은 여전히 언샤를 향해 있었지만.

언샤는 몸을 접고 숙이고 있는 것만 해도 힘든데 굳이 대화까지 해서 기운 빼고 싶지 않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또 언샤 대신 주인장이 대답했다.


"흠, 이 도시엔 루카족이 많이 드물거든. 그러니 자주 볼 일이 없어서 루카족 얼굴을 봐도 구분이 잘 안 가니 혹시 내가 얼굴 보고도 기억 못 하는 거면 좀 이해해 주게나. 그런데 루카족 성인이 우리 다누족만큼 작을 리는 없고. 루카족 어린아이인가? 그 화려한 옷을 보아하니 어디 꼬마 귀족 아가씨쯤 되시나?"


"아니, 나는 귀족 같은 게 아니며. 엄밀히 따지면 나는 오늘 여기 처음 온 게 맞도다. 그러니 그대가 날 모르는 게 당연한 것이니 그대가 자기 기억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노라."


"오, 그렇구먼. 그럼 그냥 지나가면서 한 번 보기라도 했나 보지? 이왕 가게에 들어왔으니 이번엔 제대로 한 번 둘러보렴. 이 런던데리에서 여기만큼 진귀한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으니."


언샤와 루카는 주인장의 말을 듣고, 주변 골동품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골동품들은 아주 질이 좋고 역사가 깊어 보이긴 했으나 솔직히 말해서 그곳은 정신이 너무 혼미해지는 장소였다.


아주 조금만 눈을 돌려도 전혀 다른 양식과 재질로 만들어진 온갖 화려한 골동품들이 가득하고.


조명은 어두운데 골동품들은 어둠 속에서도 심하게 반짝일 정도로 잘 닦아놓았다.


거기에 골동품 사이의 간격이 너무나 좁았기에 어떤 골동품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가게가 좁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렇다면 이 골동품들을 일부 판매하고 그 돈으로 더 넓은 가게로 옮기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주인장 토끼는 그들의 그런 생각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는지 자신의 선반 위에 올려놓았던 은빛 회중시계 하나를 콧노래를 부르며 손수건으로 닦고 있었다.


루카는 이곳 어딘가에 아직도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신체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의 모든 물건들을 하나씩 둘러보기 시작했고.


언샤는 골동품보단 주인장이 들고 있는 그 시계에 아주 크게 흥미가 돋았기에 그것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저기요, 주인장. 그 시계 말인데. 대체 어떤 원리인 겁니까? 이 도시에 들어오고 나니 거대한 시계탑도 있고, 다누족 사람들도 전부 그런 시계를 하나씩은 갖고 다니는 거 같던데. 그 물건들은 대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시간을 가리키는 거죠?"


"아, 자네는 아슬란족이니, 아마 알 실라 사람이겠지? 그 나라에 있는 시계라고 해봤자 기껏해야 해시계나 물시계 정도일 테니 이걸 보고 신기해하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겠지."


"해시계는 그렇다치고 물시계가 어때서요. 그거 보수하려면 얼마나 귀찮은데."


"뭐 원시적인 해시계야 그렇다 치고 알 실라의 물시계쯤 되면 꽤나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니 무시할만한 물건은 아니지만, 그건 너무 거대해서 휴대하고 다니는 건 무리인데다가, 분 단위까지 알려주진 못하잖나. 그에 비하면 우리 다누족의 시계 기술은 확실히 엄청나게 고도로 발달해있다네. 이 시계는 태엽 시계라는 건데, 안에는 수많은 톱니바퀴가 회전하고 있고, 시계 열쇠로 내부의 태엽을 감아서 안에 있는 정교한 톱니바퀴를 움직이게 하는 구조일세."


"태엽? 톱니바퀴? 무슨 얘긴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혹시 열어서 내부를 보여주시거나, 저한테 그런 시계를 하나만 팔아주실 수 있습니까? 한 번 분해해보고 싶은데요."


언샤는 다누족 사람들이 많이들 갖고 다니는 걸로 보이는 태엽시계에 아주 크게 흥미가 돋은 상태였다.


시간과 분을 정확하게 가리키는 그 시계를 수십 개쯤 사서 황실에 보내주면 굳이 황실 물시계에 달린 종소리에 의존하지 않아도 누구나 언제나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될 것이기에.


관리들의 업무 효율이 엄청나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 번화가의 가게를 돌아다닐 때 혹여나 이러한 정교한 시계를 파는 가게가 있지 않는가 하고 계속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시계를 파는 가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언샤는 골동품점에 들어온 김에 시계를 여럿 사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온갖 물건을 파는 장소이니 당연히 시계 정도는 판매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떽, 시계를 팔라고? 그런 소리 하지도 말게. 자네는 외국인이니 모르는 게 당연하니 화는 내지 않겠지만, 이 태엽시계 내부를 열어서 들여다보거나, 이 시계를 다른 종족에게 파는 건 우리 다누족에서는 종교적인 금기야. 엄청나게 욕먹을 짓이라고."


하지만 주인장의 반응은 영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돈을 줘도 물건을 팔지 않는 상인이라니, 음식과 바꾸지 않으면 당장 굶어죽을 상황이 아니고서야 그런 게 세상에 존재할 수가 있는 것이었나?


"아니, 종교적 금기라구요? 이 나라에선 시계가 뭐 염주나 신상처럼 종교적 상징물인가 보죠?"


언샤는 그냥 한 번 농담 삼아 던져본 말이었지만 주인장의 표정은 농담이 아니라는 듯 아주 진지했다.


"그래, 그 말대로일세. 다누족에게는 이 태엽시계와 그 비밀을 지키는 맹약이야말로 토트족의 날개, 크레타족과 키론족의 발굽, 마호족의 털이나 메트족의 뿔처럼 신께서 인간에게 내려주신 선물이자 신앙생활에 아주 필수적인 물건이란 말이야."


"좀 이상한데요. 어쩐지 다른 나라엔 이런 시계가 전혀 없더라니. 대체 어떻게 이런 대단한 기술이 타국으로 유출 안될 수가 있죠?"


"흠, 뭐. 시계는 팔 수 없지만 그런 거라면 알려줄 수 있지. 굳이 저 먼 알 실라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올 정도니, 이왕 온 김에 많이 알아가는 게 좋을 게야. 일단 시계의 비밀을 지키는 맹약에 대해 설명하려면 먼저 우리의 어버이이신 다누신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외국인인 자네라도 다누신이 어떠한 신인지는 정도는 잘 알고 있겠지?"


"책에서 읽어본 적은 많죠. 다누신은 강의 신이자, 질서의 신 아닙니까. 또 거기에, 미래를 보는 권능이 있었다고 전해지죠?"


"그래. 미래, 강, 질서. 그게 바로 다누의 삼위일체 신격이지. 다누신의 상징물인 토끼풀의 세 잎과 동일시되곤 하는 이 세 가지 단어가 가리키는 공통점이 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글쎄요?"


"그걸 이해하는 게, 우리 다누신을 이해하는 첫걸음이야. 시간이란 미래를 향해 흘러가는 것, 강 또한 하류를 향해 흘러가는 것, 그리고 질서란 세상이 반드시 올바르게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이지. 그러한 절대 바꿀 수 없는 세상의 불변하는 흐름이야말로, 우리 다누족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라 이거야."


"그러니까, 시계도 그렇게 미래를 향해 흐르는 시간을 가리키니, 다누신과 닮은 가치를 담고 있다는 건가요?"


"그래, 바로 그거지. 자네 이해력이 좀 좋구먼. 질서, 순리, 올바른 흐름이야말로 바로 우리 다누족의 긍지거든. 그리고 전설에 따르면, 다누신께서 우리 다누족이 그러한 가치를 직접 체험하여 알 수 있도록 물질적 형태로 집약하신 형태가 바로 이 시계란 물건이라고들 하기도 하고. 시계가 있기에 우리 다누족은 시간의 흐름에 누구보다 민감하며, 누구보다 시간에 맞는 질서를 잘 지킬 수 있거든."


"오, 그렇구만요."


"그래, 그렇기 때문에 자네들 아슬란족이 무신 아슬란을 따르며 가슴에 칼 한 자루를 품고 다니듯, 다누의 자식들인 우리들, 투어허 데 다넌(Tuatha dé Danann)은 가슴에 하나의 시계를 품고 산다는 거지. 우리 질서의 현신이자, 저 다뉴브강과 같이 장대하게 흐르는 우리의 미래를 표현한 태엽시계를 말이야."


주인장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꽤 괜찮은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지 눈을 감고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감동하여 가슴에 시계를 얹고는 그 여운에 잠기려 했다.


솔직히 언샤는 남의 종교 얘기라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으며.

방금 전 처음 만난 사람의 신앙에 맞춰줄 이유가 전혀 없었기에.

그저 신기했을 뿐 딱히 큰 감정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신앙은 애초에 이성이나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는 어떻게든 저 시계를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여행길이 엄청나게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행 도중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해가 지는 바람에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오, 정말 감동적이군요. 그래서, 얼마 드리면 시계를 그 파실 생각이시죠? 아니면 혹시 알고 있는 시계 장인 한 명 정도 없으십니까? 소개해 주시면 꽤 두둑하게 챙겨드릴 수 있는데······."


"······하아. 이래서 젊은이들이란. 세상엔 실용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도 있으며, 그중 하나가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아주 큰 공헌을 하는 건전한 신앙심과 종교생활인데. 왜 다들 젊을 땐 그걸 모르는지. 안 팔아, 안 판다고. 세상 모두가 우리 시계를 탐내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다누족 그 누구도 절대 시계를 팔거나 만들어주지 않을 거야. 그게 우리 다누족의 맹약이거든."


"쳇, 정말 아쉽군요."


"됐고, 이 시계에는 그만 눈독 들이는 게 좋을 걸세. 대신 다른 물건이나 좀 둘러보시게. 내 가게에는 이 시계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물건이 많으니까. 자네 옷과 행색을 보니 자넨 다른 건 몰라도 돈만큼은 수상할 정도로 많아 보이니 시계 말고는 여기 물건 중 사고 싶은데 못 살 물건은 없을 걸세."


"오, 주인장,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시구만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돈이 부족한 사람은 아니지요. 그러니 그 시계를 몰래 파실 생각은······."


"자네, 덩치가 그렇게 산 만큼 크지 않았다면 진작에 성격 더러운 상인한테 몽둥이찜질 맞고 죽었을 거 같을 정도로 짜증 나는 성격이구먼."


"하하, 칭찬 아주 감사합니다. 제가 끈기가 엄청나긴 하지요. 가족한테도 그런 말 자주 들었거든요."


두 사람은 그렇게 대화를 끝마치고, 한참 동안 하하호호 웃었다.


당연히 기분 좋아서 웃은 건 아니었다.


한 사람은 황제고 한 사람은 신사니 그냥 먼저 화내는 쪽이 진다고 생각했기에 억지로 가식적인 웃음을 지은 것일 뿐.


언샤는 아슬란족은 자신들의 상징물인 장도도 외국인들에게 가리지 않고 판매하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왜 시계를 돈 주고도 못 팔겠다는 건지.


그 종교적 신념이라는 게 이해가지가 않았다.


또, 지난 3년간 매일 같이 성신 루카와 같이 생활하며 신이란 존재도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감하게 되어 신앙심이 거의 물처럼 옅어진 것도 문제였다.


언샤는 현시대에서 신을 가장 오래 가까이서 만나본 사람이었고.


본래 제아무리 위대하고 대단한 존재라도 그걸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면 결국은 거기에 익숙해지고 경외심 같은 건 사라져버리게 된다.


그렇기에 언샤는 신앙심 깊은 사람을 별로 진심으로 이해하질 못했다.


반대로 주인장은 자신과 그 동족의 종교적 신념을 별로 존중해 줄 의지가 없는 외국인에게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먼저 화를 내면 자신이 예의범절 없는 인간이 되어버리게 될 테니 화를 내지 않는 것이었다.


외국인에겐 친절하게 대해야만 했다.

외국인이란 언제든지 타국으로 떠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서 어느 나라를 마음껏 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존재들이었으니.


이 땅을 벗어나면 그 누구도 이 나라를 변호해 주지 않을 것이기에 그들의 원색적 비난이 한 번 시작되어 평판이 떨어진다면 그걸 회복할 방법은 없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둘 다 서로의 가치관이 너무 다르다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 대화해봐야 그냥 서로 화를 돋우기만 할 뿐이라는 걸 깨닫고 웃은 것이었다.


웃으면 화도 가라앉고, 싸울 일도 없게 되고, 복이 올테니.


두 사람은 자신의 주관이 아주 확고했으나, 그렇기에 적어도 자기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다가 싸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말싸움을 해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서로 기분만 나빠질 것이 뻔했으므로.


"앗, 찾았도다! 이게 아직까지도 여기 있었다니! 오늘은 운이 좋구나!"


두 사람이 한참 동안 웃는 도중, 작은 소녀 루카가 그 좁은 가게 안에서 갑자기 그렇게 소리 질렀다.


루카는 선반 밑,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곳에도 골동품이 진열되어 있다는 걸 도저히 알 방법이 없을 정도로 어두운 조명 밑에 숨겨져 있던 한 골동품을 꺼내 가게 계산대 앞으로 가지고 나왔다.


그건 선반 위에 올려져 있던 수많은 화려한 골동품들과는 달리 전혀 관리를 하지 않는 건지 겉에 먼지와 거미줄이 덕지덕지 붙어있어 딱 봐도 아주 볼품없어 보였다.


"오, 꼬마 아가씨, 이게 마음에 든 건가? 처음 온 손님이 하필이면 이걸 찾아내다니, 참 신기한 일이구먼."


주인장은 루카가 카운터로 들고 온 먼지 덩어리를 자신이 들고 있던 손수건으로 문질러 닦아냈고, 곧 먼지 아래에 숨어 있던 골동품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건 마치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유리는 아닌 어느 미지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병이었다.


언뜻 보면 유리와 닮은 그 금속은 아주 단단하여 어떤 흠집조차 나지 않는지 투명한 병은 기이할 정도로 그 표면이 깔끔하여 어떤 잡티도 없었으며.


병안에는 인간의 잘린 왼발처럼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병 속 허공에 고정된 채 떠있었다.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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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망할세계
    작성일
    21.06.04 16:31
    No. 1

    병에서 꺼내면 바로 합체할려나요?
    저기서 합체해서 루카신이라고 주장해서 시계구할수 없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니알아서.
    작성일
    21.06.04 16:48
    No. 2

    앗 바로 눈앞에서 육체와 하나가 되어 증거를 보여줘서 믿게 하는 방법이 있었군요... 왜 쓰면서 그 생각을 못했지... 이 부분은 작가가 멍청했음을 인정하겠습니다... 뭐 다음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신인 걸 믿고 안믿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만... 이와 별개로 시계의 유출 문제는 다누족의 '맹약'이라는 것과 얽혀 있어서 주신이라 해도 함부로 깰 수 있는 게 아닙니당 자세한 건 이번 에피소드 내에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용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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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이상한 나라의 언샤 5 - 완벽한 하루(였던 것) 21.06.06 20 0 29쪽
41 이상한 나라의 언샤 4 - 성유물 21.06.05 24 0 29쪽
» 이상한 나라의 언샤 3 - 골동품 가게 +2 21.06.04 24 0 29쪽
39 이상한 나라의 언샤 2 - 로데오와 졸피뎀 21.06.03 20 0 25쪽
38 이상한 나라의 언샤 1 - 토끼와 월계수 +2 21.06.02 27 0 18쪽
37 사문유관 완 - 끝없는 망각 속에서 21.06.01 50 2 32쪽
36 사문유관 12 - 나찰황(2) 21.05.31 23 0 18쪽
35 사문유관 11 - 나찰황(1) +2 21.05.30 29 0 30쪽
34 사문유관 10 - 여행담 하나 둘 셋 21.05.29 27 1 31쪽
33 사문유관 9 - 언젠가는 강해지거라 21.05.28 27 1 29쪽
32 사문유관 8 - 외통수 21.05.28 2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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