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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님의 서재입니다.

불멸의 여신과 별을 쫓는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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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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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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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유관 11 - 나찰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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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언샤와 루카와 한혈이 혹은 파르다는 마을이 보이게 된 김에 최대한의 속도를 내어 언덕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해가 빨리 져서 또다시 위험에 처하게 될지 모르기도 했고, 어젯밤 너무나도 크게 고생한 나머지 마을에 도착해 빨리 쉬고 싶은 마음도 컸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여행길은 단 하루도 두 사람이 편한 여행길을 가게 하는 걸 내버려 둘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언샤가 또 다른 이변을 눈치챈 건 걸어서 30분이면 통과할 수 있을 작은 송림 지대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말이 작은 송림 지대였지 면적이 좁을 뿐이고 각 소나무 크기 자체는 서울 주변에 있는 것들만큼 아주 거대했고, 이 작은 숲 역시 이곳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소나무는 신성하다며 잘 베지 않았기에 인위적으로 생겨난 지대임이 틀림없었다.


몇 시간째 마을 쪽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슬슬 해가 지며 지표면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했기에 풍향을 정반대로 바꿨고, 언샤는 반대 방향으로 바뀐 바람을 타고 등 뒤에서 넘어오는 익숙하지만 낯선 냄새를 느꼈다.


숯과, 냉병기와, 땀과, 사람과, 말 냄새.

사람은 대충 20명 안팎.

거리는 기껏해야 1km.


말을 타고 있기에 한 명은 걸으며 한 명은 호랑이에 탄 언샤와 루카보다는 한참을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언샤와 루카를 뒤에서 바짝 추적해오는 모양새였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들 역시 언샤와 루카 같은 여행자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작 이십 명이 안 될 정도로 적은 인원수라는 점이 언샤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대륙에서는 단순한 여행자라도 수백 명 단위로 몰려다니는 게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었으니.


게다가 언샤는 화신의 오감을 활용해 그들 모두가 갑옷을 입고, 날 위에 숯이 발라진 거대한 장병기를 최소 하나씩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냄새만으로 알아채고 매우 불안해졌다.


수백 명이 한 번에 무기를 들고 몰려다닌다면 그건 알 실라의 군인들이란 의미였으니 황제인 언샤가 그들을 만나면 반가워하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마을 주변 지역에서 소규모의 인원들이 무기를 들고 다닌다면 그것은 군인이 아닌 여행자들의 짐과 상인들의 돈을 노린 초적이나 도적, 양수척 무리일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어쨌든, 마을 밖 치안은 엉망일 수밖에 없는 세상이니 말이다.


사람을 마음대로 죽이고 이것을 감출 필요도 없이 대로 한가운데에 던져놔도 사람들은 그것을 나찰의 짓이라고 생각할 뿐 있을지 없을지 알 수도 없는 산적이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언샤는 서울과 가까운 알 실라 제국의 남서쪽 영토에서 인접 국가인 나유타국에서 넘어온 초적과 산적들이 나찰을 방패 삼아 온갖 패악질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보고를 몇백 번은 넘게 들어왔다.


그들은 시골 사람들과 전리품을 거래하며 협력하기도 하고, 나찰이 들어오지 못하게 강철 문으로 입구를 막은 동굴을 거처로 사용하기도 하며 대륙 곳곳에 땅굴을 파놓고 신출귀몰하게 돌아다니는 존재들이었다.


그렇기에 나라에서 군대나 나졸을 움직인다고 해도 쉽게 잡아들일 수가 없었기에 초적, 산적, 화척은 대륙 어느 국가에서나 큰 골칫거리였다. 그리고 지금 등 뒤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저들 역시 그러한 도적패일 가능성이 높았다.


언샤는 추적자가 따라붙었으니 지금부터 달리는 게 좋겠다고 루카와 파르다 혹은 한혈이에게 말했고, 그 직후 한 사람과 한 호랑이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숲속에서 호랑이가 달리는 순간적인 속도는 말에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였기에 그들은 등 뒤에서 쫓아오는 추적자에게 따라잡히지 않고 계속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저들의 정체가 진짜 도적이든, 그냥 빨리 마을에 들어가고 싶을 뿐인 여행자든 간에 중요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 그들이 정말로 도적이면 문제가 괜히 복잡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상대하다가 시간이 지체되어 해가 지고 나면 이 송림 역시 전날 밤처럼 갑작스레 위험천만하게 돌변해도 이상하지 않았으니.


또한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 해가 지면, 아무리 그게 사람인 게 확실해도 그들을 따라 들어올 수 있는 나찰 때문에 문을 열어주지 않는 마을도 아주 많았다.


즉 그들이 두려워할 대상은 같은 인간이 아닌 나찰이었다.


그리고 언샤는 뒤를 너무 신경 쓰며 달리던 나머지, 또한 바람이 완벽하게 순방향이어서 정면에서 오는 냄새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나머지.


자신이 달리는 정면 방향에 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주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당연히 마을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뒤쪽 무리와 최대한 거리가 좁혀지지도 벌어지지도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으니 앞쪽 같은 건 신경 쓰지도 않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규모의 송림이 끝나고, 이제 그 숲으로부터 몇 백 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마을이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면 안전할 장소에.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송림 사이에 난 작은 오솔길을 완벽히 틀어막으며 소나무 밑에 생겨나는 짙은 그림자 위에 아주 당당하게 네 발을 펴고 앉아 있던 그 존재.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있기에는 너무 강렬한 존재감을 갖고 있으며, 너무나 새하얗기에 가장 어두운 밤에도 그 존재를 절대 숨길 수 없도록 선명하고 눈에 띄었다.


나찰이지만 나찰이 아닌 존재.


부끄러움을 아는 존재인 나찰임에도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한 나찰.


나찰들의 지배자이며 그들의 황제.

신이 창조한 세상의 섭리에서 완전히 벗어나있음에도 그것 자체가 또 다른 세상의 섭리이기에 감히 그것을 불경하다 칭할 수가 없도록 하는 압도적인 위상을 가진 것.


네 발을 뻗어 편히 앉아있음에도 수십 미터에 달하는 주변의 소나무가 겨우 그 머리 옆에 와있을 정도로 말도 안 되게 거대하며, 산 같이 크지는 않지만 산을 넘는 데에 단 몇 걸음이면 충분해 보일 정도로 장대하다.


호랑이를 닮았으나 온몸에 줄무늬가 하나도 없으며 그저 구름이나 힘 그 자체가 형상을 취하여 굳은 듯한 피부 위로 천 개의 길게 찢어진 칠흑색 눈동자가 호랑이의 줄무늬를 대신하듯 온몸을 뒤덮고 있다.


그것은 일반적인 생물의 범주를 완벽히 벗어났음에도 그것 자체가 자연적인 조화로움을 품고 있어 그 자체가 자신만의 정형화된 예술 형식을 취한 결과물인 듯 아름다웠다.


세상의 모든 동물 중 유일하게 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며 아주 어질고 대범해 마치 군자와 같다고 알려진 존재인 '호랑이'.


그것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금기였으나, 그럼에도 그 이름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나찰황 나후라(羅刹皇 羅睺羅, Ravana Rahula).


언샤가 여행 도중 제발 만나지 않기만을 간곡히 빌고 또 빌었으며, 역대 최강의 화신이라 불리던 패호황조차 감히 그것과 대적할 수 없었던 존재.


대륙 전체에 총 10마리 있다고 알려진 십대나찰황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유아독존의 존재.


어쩌면, 우리 모든 인간을 창조한 나선성신보다 강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식과 규격에서 모두 벗어나 있는 괴물.


인간이 쌓을 수 있는 모든 성벽을 그냥 담벼락 넘듯 넘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기에 아슬란족이 아직 멸종하지 않은 건 그저 나찰황의 자비심의 결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괜히 그런 소릴 입 밖으로 꺼냈다가 나후라가 그것을 실제로 실현할까 두려워 감히 언급조차 못할 정도로 두려움과 경외를 받는, 신이 아니나 신과 같이 숭배받는 유일한 존재였다.


지난 3천 년간 수많은 종족 수많은 화신들이 나찰황을 사냥하기 위해 그 목숨을 바쳐왔고, 나찰황과 싸우고도 운 좋게 살아남아 그 강함에 대한 두려움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 화신은 여럿 존재했으나.


그럼에도 10마리 나찰황 중 단 한 마리조차 죽이는 데에 성공한 화신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그러한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누구나 상식처럼 알고 있도록 하게 되었다.


인간이 힘을 합치고 무기를 사용하면 일반 나찰은 어떻게든 사냥할 수 있으며, 화신이라면 고위 나찰까지는 적어도 대등한 존재로서 싸울 수 있었지만. 나찰황만큼은 정말 규격 외였다.


눈앞에 그러한 존재인 '호랑이'가 나타나자마자 한혈이 혹은 파르다는 그대로 굳어버려 공포에 떨며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고, 그렇기에 언샤 또한 길 한가운데에서 강제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젠장!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타난다더니······."


"뭐냐, 언샤여! 저 말도 안 되게 거대한 백호는 대체 무엇이냐? 저게 말이나 되느냐?"


"저게 바로 아슬란족이 두려워하는 '호랑이'······, 나찰들의 황제 나후라라고! 어제 만났던 어둑시니는 저놈에 비하면 그냥 하룻강아지에 불과할 정도로 말도 안 되게 강한 나찰이야!"


등 뒤에는 도적일지도 모르는 무장 병력, 앞에는 나찰황. 양옆의 송림에는 나찰황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는 추종자 나찰들이 잔뜩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마치 고립무원과 같은 상태. 언샤와 루카는 갑작스레 포위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형국이 되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다.


언샤와 루카가 길 한가운데에 멈춰 서자, 나후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의 바로 앞까지 걸어왔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찰황의 덩치는 평균 30m를 넘는 송림의 모든 나무보다 더욱 거대했기에 그 몸 전체에 붉은 노을이 내리쬐게 되었다.


나찰황은 자신의 모습이 세상에 그대로 드러났음에도 평범한 나찰과는 달리 자신의 모습을 전혀 추악하다고 여기지 않는지 언샤와 루카가 자신을 빤히 바라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털이 하나도 없으며 그저 새하얗고 희뿌연 구름 표면과 같은 그 피부가 붉은 노을을 반사하여 주홍빛으로 빛났기에 그 순간 백호는 마치 평범한 호랑이처럼 황금빛 털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그다음 순간. 나후라는 단 한순간만에 언샤와 루카 바로 앞에 서있었다.


나후라는 그 거대한 덩치에 걸맞게 한 걸음 한 걸음의 보폭이 말도 안 될 정도로 길었기에 천천히 걷는 듯이 보이는데도 다른 동물이 수십 걸음은 걸어야 할 거리를 한 번에 이동했기 때문이다.


거리 감각이 완전히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신비롭게도 그렇게 거대한 덩치가 움직임에도 발소리는 전혀 나지 않았으며, 땅에는 발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


그 거대한 덩치에 걸맞은 기나긴 그림자가 노을 아래에서 생겨 언샤와 루카를 그림자 밑에 갇히게 만들었다. 마치 밤이 된 듯 어두컴컴했다.


나후라는 언샤와 루카의 주위를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계속 돌며. 그들을 관찰하기라도 하듯 천 개에 달하는 온몸의 검은 눈동자로 그들을 끝없이 주시했다. 어떤 방향, 어떤 각도에 있어도 나찰황의 눈길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단 하나의 존재가 바라보고 있음에도 천 개의 시선을 동시에 느껴야만 하는 그 감각은 너무나도 압도적인 압박감 그 자체라 시선에 짓눌려 숨이 막혀 죽고 싶어지는 심정이었다.


나후라는 그런 심정을 알기나 하는지, 그 큰 덩치로 그들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와, 그 숨소리와 그르렁대는 짐승 소리와 완벽하게 무취 그 자체인 숨결이 느껴질 정도까지 다가와서 머리를 아주 깊게 숙여 그들의 냄새를 맡았다.


그 거대한 입과 코가 고작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언샤는 자신이 그 집채보다 더 큰 머리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잡아먹히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를 느꼈고.


머리에는 단 두 개 밖에 없지었만 그만큼이나 거대한 검은 눈동자와 그윽한 눈빛에서 그 존재의 깊고 뜨거운 혼을 느꼈다.


그가 우리를 바라본다. 그 존재 자체가, 그것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완전한 화신인 언샤 따위는 한낱 우주의 티끌에 불과하단 사실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온몸이 얼어붙어 조금도 저항하지 못했다. 뱀을 보고 온몸이 경직되어 꼼짝도 못 하게 된 개구리가 된 기분이었다.


"여신님, 빨리. 여신의 축복을 내려줘. 대폭태쇄를 쓰더라도 저런 괴물한테 이길 수 있으리란 보장이 전혀 없지만, 그래도 시도라도 해보고 죽는 게 그나마 나을 거 아니야."


언샤는 아주 개미가 기어들어가듯이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게, 언샤여. 실은 이미 그대에게 축복을 내리려고 몇 번이나 시도해보고 있노라. 아스트라 그 자체는 이미 몇 번이나 소모되었도다. 그런데, 저 의 저 천 개의 눈. 저것이 너와 나를 바라볼 때마다, 마치 내 권능이 사용된 적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무위로 돌아가버리고 있구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물어봤자 나도 잘 모른다고. 나찰황의 권능인가? 대체 무슨 원리인 거지?"


언샤와 루카가 조그맣게 대화를 하는 게 나찰황의 심기를 거스르게 만들었는지, 나찰황은 믿을 수 없는 것을 보기라도 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차례 포효했다.


대체 뭐가 그러한 존재가 한낱 미물에게 관심을 갖도록 만든 것일까.


지금 나후라가 하고 있는 행위는 사람이 길가의 개미를 붙잡고 그것이 가는 길을 바꾸고자 하듯이 무의미하며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애초에 나후라는 누군가 자신을 먼저 공격하지만 않는다면 이 세상 어떤 것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저 고고하고 도도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이름 드높은 존재인데.


어째서 갑자기 사람들이 사는 마을 앞에 나타나 길 한가운데를 막고 여행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상한 행위를 보이는 것인가.


배가 고파서 그러는 것일 리는 없었다.

나후라가 무언가를 먹는 걸 본 이는 아무도 없었으니.


그 나이가 이미 인간종의 역사와 같아 3천 년의 세월을 살아온 나후라가 저러한 거구로 무언가를 먹어야만 했다면, 그게 풀이든 동물이든 서울 주변의 모든 생명은 진작에 저 괴물에게 잡아먹혀 어떤 생명도 살지 않는 불모지가 된지 오래였을 터였다.


언샤는 저 나찰황이 갑자기 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가 그 이유를 생각하려다, 바로 자신이 어제 죽인 100여 마리의 나찰들에게 생각이 미쳤다.


나찰은 인간에게는 이해 못 할 강한 괴물이나, 나찰황 입장에서는 당연히 가엾고 나약한 동지이자 자신의 추종자들인 존재였던 것이다.


아무리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하나 나후라의 영토 내에서 그의 부하 나찰들을 그렇게 많이 죽이고 온몸에서 그 피 냄새를 흩뿌리며 무사히 도망칠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안일한 것이었다.


그래서 언샤는 그냥 시치미 떼고 모른척하기로 했다.


"저기요, 나찰의 황제님. 저는 그게. 이 나라 인간종의 황제인데······. 아니, 그게 중요하다는 건 아니고. 저희는 그냥 평범한 여행자인데, 오늘 좀 많이 바쁘거든요. 저 마을에 가고 싶은데 좀 보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언샤는 나찰황에게 말을 걸었다.


언뜻 멍청해 보이는 행위일 수도 있었지만 어찌 보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저런 존재와 싸우려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려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냥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었다.


어쨌든 나찰도 그 육체의 뒤틀림이 적은 고위 개체는 인간 이상의 높은 지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어제 직접 경험하여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으니.


나찰황이라면 당연히 인간의 언어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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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찰황은 그 거대한 머리의 일부조차 움직이지 않고, 성대의 발성으로 만들어진 음성이 아닌 그저 의지만으로 언어를 표현했다.


언샤는 천 개의 눈동자를 통해 마치 머리에 꽂히듯 투사된 나찰어를 느꼈다.


3년 전 머릿속으로 여신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전음(傳音)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현상이었다.


언샤는 당연히 그 전체적인 내용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아슬란', '아스트라', '아바타'라는 고유명사는 인간의 말과 똑같았기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스트라는 그 어조와 용법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일단은 권능을 가리키는 단어고, 아바타란 데바족의 종교어에서 화신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아슬란, 권능, 화신. 즉 나찰황은 그저 그 천 개의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언샤가 화신이란 걸 꿰뚫어본 것이었다.


"그게, 제가 아슬란신의 화신이긴 한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언샤의 그 말에 대답한 건 나후라가 아닌 루카였다.


"언샤여, 혹시 저 녀석이 뭐라고 말하더냐?"


"어, 혹시 너한텐 나후라가 하는 말이 안 들리는 거야?"


"그래, 아무 말도 안 들렸다. 아마 저놈한테 전음 능력이 있는 모양인데 내 뇌는 신적인 권능이 아닌 낮은 수준의 세뇌나 암시, 환각, 전음 등의 정신 간섭을 전부 자동으로 차단하느니라. 이건 내 권능이 아니라 타고난 체질이기 때문에 어떻게 조절할 수가 없도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 여신님께서 정말 완벽하게 쓸모없는 능력을 하나 더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또다시 크게 감탄하게 되는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쓸모없지 않고 아주 대단한 능력이지. 그래서, 저 괴물 놈이 대체 뭐라고 말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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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루카와 언샤가 대화하는 모습을 그 거대하고 수많은 눈동자로 계속 지켜보고 있던 나후라는, 자신을 괴물이라 칭한 여신의 발언에 언샤가 대답도 하기 전에 먼저 반응했다.


그야 면전에서 자신보다 한참 못한 하등한 존재가 나찰황을 감히 괴물이라고 부른다면, 그게 성신만큼의 인내심이 있는 자라 하더라도 분노하겠지.


그 표정은 큰 변화는 없긴 했으나 그 눈빛엔 당혹감과 놀라움이 섞여있었다.


아무리 나찰이라고 하나, 그 얼굴은 호랑이와 아주 닮아있었기에 아슬란족인 언샤는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아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대체 왜 나찰황을 괴물이라고 불러서 괜히 화를 돋우는 거야? 너는 목숨이 뭐 수백 개쯤 되는······ 아! 목숨이 수백 개인 수준이 아니라 아예 안 죽는구나! 이 미친 여신 같으니라고!"


루카는 비록 그 육체 대부분을 잃었으나 그럼에도 완전한 불사신이었다. 그러니 루카에겐 죽음의 공포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


루카는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런 거대하며 강대한 나찰을 앞에 두고도 전혀 위축되거나 겁먹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어쩐지 언샤가 엄청난 공포심을 느끼는 와중에도 루카는 지나칠 정도로 태연하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아무리 인간과 닮았다고 해도 수천 년을 산 여신인 이상 그 사고방식이 완전히 인간과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뭐? 누가 미쳤다는 것이냐? 아무리 내가 총애하는 화신이라고 하나 여신에게 참으로 못하는 말이 없구나."


"미친 거 맞잖아, 이 미친 여신님이시여! 아까부터 우리를 계속 보고 있는 저 거대한 나찰황이 안 보이세요? 아까도 말했지만 저게 바로 그 '호랑이'라고! 나는 지금 권능도 못 쓰는 상태고! 너도 못 쓰고! 사멸신장도 없고! 그럼 잘 보여서 어떻게든 대화로 넘어갈 생각을 해야지 왜 도발을 하냐고!"


"아니, 그게, 겁나지 않는 걸 어찌하겠느냐. 나도 처음엔 당연히 무섭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지 보고 있으니 참 친숙하다 싶은 게,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노라. 보거라. 지금도 우릴 그냥 지켜보며 말을 걸 뿐 전혀 공격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


루카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숙여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나찰황을 향해 거인에게 일부 나눠줬지만 그래도 가방 속에 아직도 남아있던 곶감을 꺼내 건네주려 했다.


"그러고 보니 '호랑이'는 곶감을 무서워한다고 했던가? 이거라도 주면 알아서 도망치지 않겠느냐?"


"지금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냐고!"


언샤는 이 긴급한 상황에도 전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루카에게 진심으로 답답함을 느꼈다.


여신이 원래부터 저런 성격이었던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인간 같고, 누구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누구보다도 상황에 맞게 행동할 줄 아는 인간보다도 인간다운 여신인데, 대체 왜 갑자기 저런 기행을 펼치는 것인가?


아무리 인간들과는 달리 수천 년간 잠들었다가 몇 년 전 깨어나 나찰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그 공포를 직접 겪어본 적이 없다고 해도, 어젯밤 그 수많은 나찰과 언샤가 싸우던 모습을 보았으면 최소한 그것이 위험한 존재라는 것은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낮에 거인을 봤을 때는 저것도 나찰이냐면서 그렇게 크게 놀랐으면서, 그것보다 몇백 배는 큰 나찰황을 보고는 이렇게까지 태연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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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루카가 정말로 곶감을 꺼내서 건네주자, 나찰황은 그 의미를 도저히 알 수 없는 기나긴 나찰어를 내뱉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루카에겐 들리지 않았겠지만, 언샤의 머리는 그것만으로도 터질 듯 고통스러웠다.


나찰황의 전음은 그저 듣는 것만으로 머리를 크게 울렸으며, 머릿속에 울리는 것이니만큼 육성으로 내뱉는 언어와 전혀 달라 그것이 어떤 어조인지, 어떤 감정을 담고 말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고유명사조차 거의 없이 길게 말할 뿐인 나찰어를 언샤가 알아들을 방법 따윈 없었다.


어쨌든, 괴물이라고 부른 뒤에 고작 곶감 같은 걸 내밀었으니 상식적으로 나찰황이 아주 분노하였을 것이라는 추정과 유추 정도는 할 수는 있었다.


루카는 그 거대한 입술에 곶감을 갖다 대려 했고, 손을 뻗어 그 입과 코를 쓰다듬으려 했다. 여신은 나찰마저도 애정을 담아 포용하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루카가 나후라의 몸에 손대려는 순간, 그것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루카의 손을 피해 뒤로 한참이나 물러났다.


마치 그 손이 자신의 몸에 닿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기라도 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나찰황은 아주 순수한 당황만이 담겨 있는 표정으로 멀찍이 떨어져 루카를 바라보았다. 대체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감히 자신의 몸에 손을 대려 하는 자가 있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인 것인가?


언샤는 나후라가 잠시 거리를 벌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루카가 타고 있던 호랑이에게 명령해, 당장 이 자리를 이탈하라고 했다.


호랑이는 당장에라도 도망치고 싶었던 것을 꾹 억누르고 있었기에 일말의 지체도 없이 루카를 데리고 숲속으로 도망쳤다.


어쨌든 육식 동물이기에 그 고기 맛이 아주 끔찍한 호랑이는 나찰의 공격 대상이 될 이유가 없었고, 루카는 불사의 존재였기에 나찰에게 습격당한다고 해도 죽게 되는 일은 없을 터였으니 숲속에 아무리 많은 나찰이 있더라도 추적자가 있을지 모르는 뒷길보다는 옆쪽 숲으로 도망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나았다.


무모하긴 했으나 최선의 판단이었다.


"어, 잠깐! 언샤여,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 왜 나를 도망치게 만드는 게야! 도망칠 것이라면 같이 도망쳐야······."


여신이 외치는 목소리는 이내 송림 속에 묻혀 사라졌다.


어쨌든 태평성대 계획의 핵심은 언샤가 아닌 루카였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나찰황은 이 여신에게 아주 관심이 많은 듯했다.


항간에 떠도는 추측대로 나찰에게도 신이 있고 나찰이 인간을 싫어하는 것이 나찰들의 신이 내린 명령 때문이라 가정한다면, 나찰이 싫어하는 인간을 만든 창조주인 나선성신은 나찰에게 있어 가장 먼저 없애야 할 적인 것이 아닌가.


분명 전설에 따르면 저 우주엔 성신들 이외에도 수많은 천신과 악신이 있다고 전해져 내려왔었다.


그렇다면 성신의 적에 해당하는 악신 같은 존재가 나찰이란 존재를 창조하여 성신의 자식들인 우리 인간을 죽이기 위해 지구에 내려보냈다고 가정하더라도 무엇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나찰에게도 신이 있다는 가정하에서 생각해 보면, 나찰황인 나후라는 루카가 신체를 모아서 원래의 힘을 되찾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도 몰랐다.


만약 루카가 이 나찰황에게 사로잡혀 자신의 신체를 모으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사태였다.


그리고 언샤의 예상대로, 루카가 탄 호랑이가 달려가기 시작하자 나후라는 언샤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 그를 무시하고 숲속으로 걷기 시작했다.


언샤는 방금 전까지 그 천 개의 눈동자 중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고작 몇 개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중 대부분이 루카에게 꽂혀있었다는 걸 나찰황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눈치챘다.


처음부터 저것은 여신에게만 관심 있었지 언샤따윈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나후라는 죽은 나찰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아닌 것인가?


하지만 언샤는 나후라가 움직이기도 전에 먼저 움직였다. 먼저 주변의 30m 가까이 되는 소나무를 뽑아들어, 그걸 그대로 둔기로 휘둘렀다.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소나무가 나찰황과 충돌했다.


언샤는 당연히 그것이 나찰황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으나, 현실은 그러한 예상보다도 더욱 잔혹한 것이었다.


나무는 나후라에게 피해를 주지 못한 수준이 아니라, 그냥 그 피부에 닿자마자 분해되어 사라져버렸다. 수많은 잎과 가지가 달려있던 나무가 한순간만에 언샤가 잡고 있던 뿌리와 밑동 이외엔 이 세상에 그 존재 자체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나후라의 육체는 마치 그 자체가 순수한 힘, 아이테르(Αἰθήρ)로 이루어져 있기라도 한 듯 어떤 물리적인 공격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그 자체로 엄청난 고열의 에너지체(Ενέργεια)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존재이지만 존재가 아니었다. 물질계에 발을 걸치고 있었으나 그 자체로 순수한 실존인 이데아(ἰδέα)에 가까웠다.


언샤는 자신이 손톱이나 팔을 이용해 그것을 공격하려 한 객기를 부리지 않았단 사실에 크게 감사했다.


만약 아무 생각 없이 나찰황을 공격했더라면 언샤의 몸은 그대로 저 태양의 표면과도 같은 고열의 피부에 닿아 분해되어 사멸하고 말았을 것이다.


나찰황이 강한 존재인 것은 알았으나 그 육체 자체가 일반적인 생물과는 완벽히 궤를 달리하고 있었을 줄이야.


나후라는 초자연적인 존재 수준을 넘어서, 마치 우주적인 존재와 같았다.


그리고 언샤는 부러진 소나무가 그것의 몸에 닿는 순간, 똑똑히 보았다.


흰색 피부에 닿았던 나무줄기는 수천 갈래로 나누어져 찢어지듯 허공에서 불타 사라져버렸고. 검은 눈동자에 닿았던 나뭇가지와 솔잎은 그대로 면발처럼 납작하게 변해 끝도 없이 압축되어 사라져버렸다.


엄연히 비현실적인 광경이긴 했으나 이것은 아슬란의 화신인 언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익숙하고 자주 보던 현상이었다.


나후라의 육체는 마치 아슬란신의······.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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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망할세계
    작성일
    21.05.30 13:01
    No. 1

    십대나찰왕은 각각 성신과 연관이 있을것같네요
    언급을 꺼리는 무가치의 시간을 상징하는 존재와 루카를 제외한 성신과 관계가 있을것같은데 나중엔 십대나찰왕과 다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니알아서.
    작성일
    21.05.30 13:16
    No. 2

    스포일러이기에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통찰력이 참으로 대단하시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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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사문유관 12 - 나찰황(2) 21.05.31 24 0 18쪽
» 사문유관 11 - 나찰황(1) +2 21.05.30 31 0 30쪽
34 사문유관 10 - 여행담 하나 둘 셋 21.05.29 28 1 31쪽
33 사문유관 9 - 언젠가는 강해지거라 21.05.28 27 1 29쪽
32 사문유관 8 - 외통수 21.05.28 2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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