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네를 왜 일곱 번이나 풀어줬는지 아는가? 그것은 남만의 주요 부족들을 모조리 파멸시키기 위함이지."
공명은 선심 쓰듯 7번이나 맹획을 풀어주었지만 거기에는 그의 노림수가 감추어져 있었다.
우선 공명은 남만의 지리에 밝지 않았다.
여개가 만들어준 평만지장도가 있었지만 거기에는 남만의 간략한 정보만이 실려 있었다.
그래서 공명은 맹획을 이용하기로 했다.
맹획을 해방하면 강한 부족과 손을 잡고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공명의 예상이 맞아 떨어져 남만의 주요부족을 전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 너희들의 역할은 끝났다네. 그렇지만 그냥 죽이기엔 아깝지. 너희들은 진법실험의 제물로 사용할 것이다."
공명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천지간에 흐르는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가 공명의 몸에 흘러 들어왔다.
공명은 몸을 가득 채운 자연지기를 운용해 바닥에 그려진 문양에 기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서역에서 사용하는 신비한 진법이라 하더군. 직접 너희들의 몸으로 체험해 보거라."
사방을 가득 채우던 대자연지기가 공명에게 집중되면서 주변의 대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광기에 사로잡힌 공명은 몸속에 내재되어 있던 대자연지기를 문양에 몽땅 쏟아내었다.
그러더니 문양이 밝게 빛나면서 그 위로 광구가 튀어나왔다.
"으아악!"
광구는 맹획을 비롯한 일행을 삼키고 사라졌다.
그리고 자연지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문양이 쩍쩍 갈라졌다.
"쯔쯔, 실패로군. 자연지기를 이렇게나 많이 잡아먹으면서도 고작 한다는 게 소멸이라니……"
공명은 효율이 낮은 진법을 쳐다보며 혀를 찼다.
"아무튼 이로써 남만정벌은 성공으로 끝났다. 이제 중원정벌을 방해할 요소는 모조리 사라졌다."
공명의 입 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기다려라! 중원이여! 나 공명이 친히 정복하러 가주마!"
호기롭게 외친 공명은 진지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면서 조자룡에게 눈짓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던 맹획을 배신한 남만장수들을 모조리 처치하는 것이었다.
공명의 힘에 놀라서 정신을 놓고 있던 남만장수들을 처리하는 것은 조자룡에겐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그렇게 이 일은 묻혔다.
그리고 훗날 나관중은 이 사실을 모른 채 공명이 일곱 번 잡았다가 풀어주자 맹획이 감동하여 항복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지어냈다.
이것이 칠종칠금(七縱七擒)에 숨겨진 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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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회 연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연참대전 참가중입니다.)
※이 글은 양판소입니다. 오크, 오거 나오고 서클 나옵니다. 개나소나 검기쓰고 검강씁니다. 소드마스터를 ‘나이트마스터’로 둔갑했을 뿐입니다.
※유치하고 지저분한 효과음이 많이 나오니 주의 바랍니다.
※참고로 맹획의 이미지는 요코야마 미쓰테루 씨의 <전략 삼국지(전60권)>에 나오는 호리호리한 맹획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구글링해보니 맹획을 죄다 오거로 그려놨더군요. 우리 맹획 그렇게 안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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