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글이지만 태고도의 기억을 읽어주신 독자님께 우선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잠시 1~3개월 정도 휴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는 시간을 가질까 생각합니다.
제가 문피아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은 지금까지 장르 시장의 비슷한 전개와 설정들이 아니 새롭고 신선한 주제와 전개방식을 보이고 장르 시장을 바라보는 선입관이 있는 독자분들에게 새로운 설정의 판타지도 있으며 다양한 시선으로 쓴 글도 적당히 재미있고 공감이 갈 수 있다는 것을 저 나름대로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이 가지는 황당하고 주제넘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제가 열심히 쓰고 연재한다면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 독자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문피아도 판무만이 아닌 다양한 소재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되리라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 누구도 아닌 저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처음 취지와 달리 다작과 연재를 위해서 제 글 속에는 쓸데없는 비곗덩어리들이 포진해 있었고 조금 더 치열한 공방을 해야 할 인물들이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습니다. 글의 전개상 추후 그렇게 될 것이지만 소재 고갈로 뒷부분의 설정을 연재하기 위해 끌어당겨 사용하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나 추해 보이고 화가 납니다.
잠시 재미만을 위한 소설이라면 어떠한 설정이라도 끌어와서 재미의 요소를 충당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장르 소설이라도 깊이가 있고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의 주변을 살피는 소설이 되면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펜을 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 자신을 보고 더 펜을 들고 글을 써서 연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나 도피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휴재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완성도가 부족하더라도 전체적인 설정에 들어맞고 독자분 이전에 저 자신이 공감할 수는 글이라도 쓰면 연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정말 성실하지 못하는 글쟁이어서 독자분들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글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매듭지어가며 글을 써서 독자분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글도 쓰겠지만, 인기가 없다 하여도 지금까지 써온 글들을 다듬고 글을 올릴 때에서 저 자신이라도 공감되는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성실연재는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인기가 없더라도 조금 더 나은 글로 여러분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이점을 이해하여 주신다면 정말 감사드리지만 글쓰는 이의 변명이라고 하셔도 달갑게 생각하며 저 나름대로 정성 어린 글을 위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끝으로 문피아에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문피아가 판무를 지향하는 곳이 아니라 문학과 장르를 포괄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성향이 문학에 집중되어있다고 해도 우리나라 문학계는 아무나 받아주지 않고 자신들의 집안 잔치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장르 시장은 시장성이 없는 글은 묻히고 맙니다. 문피아가 성장하기 위해서 제 생각은 독자들 이전에 작가들이 마음껏 소통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들이 다야한 시선들을 펼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다양한 작가층이 형성한다면 다양한 독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문피아의 생존을 위해 독자분들이 소중하지만 그 독자분들을 끌어당길 최선방의 요원들은 작가들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을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조금 더디더라고 완결하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글을 올릴 것은 약속드리며 이만 글을 줄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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