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smith입니다.(우선 인사)
이번에는 서술문에 관한 궁금증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본래 대화문보다 서술문의 비중이 큰 성향이 있어서 어쩌면 간결하게 줄이는 방법도 모색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죠. 흠흠.
우선 입체적표현을 중시한 서술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
문고리가 열린다.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한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오세요~.”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낱 찻집에 불과한 이곳에서 그는 어물쩍 입꼬리를 옴찔거리고 있었다.
“저기..”
“우선 빈자리에 앉으세요.”
청년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길게 시간 끌지는.. 않을 겁니다.”
소리없는 공간, 지속적으로 가동되어있는 온풍기를 제외하고 그들은 침묵했다. 젊은 여주인의 표정이 불편하다. 마침, 청년의 손이 꼼질거렸다.
“저랑.. 데이트 해주시겠습니까.”
“싫어요.”
***
입체적 서술은 정확히는 역동적인 몸짓, 공간적 사실만을 이용한 글이라고도 생각됩니다. 하지만 심적 표현이 전무하기 때문에 각 인물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행동을 보여줌으로서 심리적 상황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는 사실은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두번째는 전자와는 반대로 심적 표현을 중시한 서술입니다.
한번 읽어보도록 하죠.
***
문고리가 열리자 여주인은 반가운 마음에 시선을 돌렸다.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한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오세요~.”
그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침묵에 빠졌다. 어쩌면 수치스러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젊은 여주인에게 꼬리 흔들고 싶어서 찻집에 들렀다고 한다면, 충분히 낮뜨거운 일이었다. 청년은 한가한 시간 때에 찻집에 들른 것만은 잘한 일이었다며 마음을 다잡고, 힘들게 입을 열었다.
“저기..”
“우선 빈자리에 앉으세요.”
청년의 말문이 다시 막혔다. 설마 그 순간에 대사를 잘라낼 줄이야.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청년은 서둘러 입을 열었다.
“아뇨, 길게 시간 끌지는.. 않을 겁니다.”
여주인은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심심할 시간에 들어와 준 것은 고마운데 이상한 사람 같다고나 할까, 어쩌면 치한은 아닐가 하고 속으로 질겁하는 중이었다. 도중, 청년은 조심스레 말했다.
“저랑.. 데이트 해주시겠습니까.”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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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글은 결국 심적 표현만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생각, 심정, 등 만을 서술하면 대화를 하는 모습을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결국 시각적 서술은 어떤 면에서도 불가피한 성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번째는 뭐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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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심정을 무릅쓰고 문고리를 돌렸건만 화사한 미소에 어쩔줄 모르고 고개를 숙였다. 청년은 그런 남자였다. 등을 떠민 주변 사람들의 성원에 힘입어 용기를 냈지만 정작 현실에 다다른 순간, 장딴지에 힘이 풀려버리는, 그런 남자였다.
가슴밖으로 튀어나오는 심장을 억누르기도 잠시, 여주인이 반갑게 미소지었다.
“어서오세요~.”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청년은 당장에라도 이 찻집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아니다. 일단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잘라야 하지 않겠나. 청년은 어딘가에 웅크려 떨고 있을 용기를 쥐어짜내 입을 열었다.
물론, 작은 중얼거림으로.
“저기..”
“우선 빈자리에 앉으세요.”
아, 그럴까요?라고 말할 뻔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심장이 너무 여리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기라도 하면 그대로 내부에서 폭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심정으로는 당장에라도 그녀의 손을 잡고 고백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소심한 육신은 몇초도 채 되지 않은 순간동안 해결책만 모색하고 있었다.
결국 힘겹게 그녀의 호의를 거부하는 그였다.
“아뇨, 길게 시간 끌지는.. 않을 겁니다.”
아아, 지금 이 여성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분명 청년을 오징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암,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내새울 것 하나없는 여린 남자에게 무엇을 바라겠는가. 단지 자신을 덮치지 않기만을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해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뭐, 한 짓도 없으니 할말을 도로 집어넣었다.
그러나, 본능은 그닥 따를 생각이 없나보다.
“저랑.. 데이트 해주시겠습니까?”
“싫어요.”
***
음, 뭐라고 해야할까요.. 어쩌면 두번째 서술문과 비슷할지도 모르겠군요..
주인공의 심적 표현만을 강조하는 성향은 어디서나 봐온 것입니다만, [전지적 작가시점에 가까운 형식이 주인공의 감정과 동조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성격을 보여줍니다.-이것을 수정합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관찰자시점과 전지적 작가시점이 혼용되어있다는 느낌입니다. 전지적 작가 스스로 관찰자가 되어 서술하는 것이지요.]
어쩌면 아슬아슬한 장면을 시청할 때 느끼는 시청자의 마음과도 유사하다고 해야할까요..
솔직히 진정성이 없는 가벼운 글이라고도 느껴져서 선호하지는 않는 글입니다.
하지만 감정표현에 있어서는 두번째의 표현보다 나을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편파적인 서술은 그다지 없을 것입니다. 입체적 서술만 중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심적인 모습만 보여주어서는 좋은 글이라고도 할 수 없으니까요.
어쩌면, 서술에는 특정한 유형이 있다기보다 작가의 철학과 기교, 의도에 의해 얼마든지 변화한다 생각합니다.
그것이 맞는 말이겠죠. 근데, 이상하게 후자로 갈수록 서술문이 길어지네요. 이게 문제인가? 아니, 그보다 하고싶었던 질문이 뭐였지? 이렇게 끝내면 안되는데.. 음...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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