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선작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설정의 신선함입니다. 장르소설 30년차가 되어가는 지금 여기에 속하는 소설은 사실 보기 힘들긴 하지만 식상한 주제라도 한번 더 꼬아놓으면 신선해지는 경우가 생기죠. 최근에 선작한 작품에서는 저승사자가 가상현실게임에 들어가면서 시스템이 꼬이는 것으로 시작을 하더군요. 요근래 비슷한 설정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으니 이런 경우는 프롤로그/1화에 바로 선작이 되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리스폰[Respawn] 그 외에도 재밌는 설정이 보인다면 선작을 바로 하죠. 노블리스트
또 다른 경우는 비슷한 주제지만 글을 읽다 보면 작가가 연구를 많이 했다거나, 아니면 잘 아는 분야라는 느낌이 들 때입니다. 이 경우는 작가의 말이나 댓글을 주로 살피는데, 이유는 당연히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하거나 잘 안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이 안하무인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슬쩍 봤을 때 그런 분위기가 보이지 않는다면 선작을 하는데 이유는: 1. 고증을 했다면 그게 아까워서라도 연중하지는 않겠지 2. 고증을 했는데도 글을 쓴다면 뭔가 개연성이 있는 스토리를 짰겠지, 그리고 3. 내가 잘 모르는 분야면 배우는 것도 있겠지 싶어서입니다. 전설의 골퍼 대한제국실록 외전 2부 '철과 피' 괴짜 변호사 : 악마의 저울 (위에 나열한 이유 순서와는 무관함).
선삭은 일단 선작한 이유에서 어긋나기 시작하면 고민되는 부분이죠. 일단 신선함은 대여점 시절에는 보통 3권째에 완전히 판결이 났는데 인터넷 연재는 조금 더 일찍 오는 것 같더군요. 신선하게 시작을 했는데 단순히 시작만 그럴 뿐 진행하면서 설정을 못살리고, 그렇다고 식상한 주제를 재미있게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면... 선삭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읽다가 고증 부분에 문제가 많아 개연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또 선삭의 이유가 되죠. 잦은 오타는 용납이 되는데 고증오류와 오타가 동시에 나타나면 신뢰도 자체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선삭후보에 오릅니다. 또, 고증을 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너무 편협하게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선삭대상이 되죠. 이런 경우 대부분은 작가 본인의 경험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경우인데 처음에는 안그러다가 잦은 태클에 지쳐서 독자를 가르치려고 들기 시작하면 선삭의 대상이 되고요.
마지막으로 유료화/출판이 될 경우 선삭이 됩니다. 문피아 시스템이 바뀌어서 유료화된 작품의 경우 별도의 선작목록에 들어간다면 나중에라도 볼 수 있을테니 선작을 유지하겠지만 무료작품이랑 섞이는 관계로 편의상 선삭을 하게 되죠. 작가 입장에서는 선작수를 유지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좋을테니 이런 부분은 문피아에 강력하게 건의를 하는 것이 좋을텐데 독자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큰 상관이 없기는 합니다.
뭐 사실 보통 독자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선삭의 이유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써봅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부분도 문피아에게 건의해서 선삭시 간단한 설문을 하게 만든다면 작가들에게 굉장히 유용할텐데 문피아나 작가분들이나 이런 부분에 너무 관심이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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