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써야지 써야지... 하던 글인데, 시간이 안나서 헉헉 대다 오늘 씁니다.
수많은 습작가분들이 자신의 글이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 궁금해서, 감평, 비평 등을 필요로 하고 그걸 원합니다.
그 외에도 글 쓰는 것에 대한 조언이나, 노하우 같은 걸 배우기를 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나마 문향지연에 가입한 분들은 상황이 낫습니다. 가입하지 못한 분들 중에는 더 간절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걸 잘 알면서도 요즘은 왠지 감평도 조언도 하지 않게 됩니다.
그 이유가...
1. 조언이나 감평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 내는 것이 아니다. 라는 점입니다.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글을 읽어보고 이게 아쉽다. 저게 문제다 이건 좋지 않다 말해주는 건 뭐 시간만 되면 못할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렇게 말해주었을 때...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을 몇 보지 못했습니다.
스스로의 글 수준에 실망해서, 혹은 그 조언을 너무 다 받아들여서 리메이크 하다가 미로에 빠져서... 현재 자신의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단계의 테크닉이나 비법을 듣고 그걸 하려다가 해도 안 되니까 내가 글에 재능이 없구나 하고... 등등 수많은 이유로 글을 접습니다.
아니 그냥 쓰던 글만 접으면 상관없는데, 아예 글 쓰는 것 자체를 접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래버리면 참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문향지연에 보면 감평란이 있습니다. 거기에 어떤 분이 감평을 원하셔서 몇 가지 지적했더니, 다음날 연재 중지하고 더 좋은 글 쓸수 있으면 돌아온다... 뭐 이런 식인 경우도 제법 보았습니다.
문피아 한담 같은 데서도 조언을 원하는 분들 보여서 한 마디 해줄까 하다가도 내가 뭐라고... 라는 생각과 어설프게 조언할 바엔 안 하는 게 낫다 싶기도 합니다.
습작가의 의욕은 대단하기 때문에 조언하는 사람도 의욕적으로 조언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그게 넘치는 의욕과는 별개로 그 습작가의 레벨에선 벅찬 수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그러다 보면 왜 난 글을 이렇게 못 쓰냐면서 자신감을 잃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글 쓰는게 싫어집니다.
리메이크 지옥에 빠져서, 미로에서 헤메이는 경우도 생기고... (작가들 사이에서 기본적으로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리메이크 하지 마라죠.)
2. 조언하는 이의 취향이 너무 많이 개입하게 된다.
일정 레벨에 달한 작가는 자신만의 글 스타일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조언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스타일을 기준으로 초보 작가를 강제로 교정해버린다고 해야 하나요.
뭐 이것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경향이 있어서 그것도 참 싫었습니다.
초보 작가의 가능성을 좁힌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쨌든 이런 걸 보다보니, 누구를 감평해주는 일도 초보 작가에게 조언을 해주는 일도 이제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지금도 문피아에 한담 등을 보다보면 그런 조언이나 가르침을 필요로 하는 많은 분들이 눈에 띕니다.
그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한 가지입니다.
조언을 갈망하고, 가르침을 갈망하는 건 좋은데... 그것이 금 자신에게 딱 맞는 조언인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의 글 쓰기 수준이 5레벨 정도 수준인데 조언은 50레벨 80레벨 100레벨 급 조언을 받으면, 오히려 그건 몸을 망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수준에 알맞은, 그래서 그 단계에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종류의 간단한 조언... 글을 갈아 엎는 수준의 대격변을 하려들지 마시고, 이게 미진하다 싶은 것 하나만 정해서 그걸 개선하는 식으로 한 단계씩 간다고 생각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냥 한담의 글을 살펴보다 생각한 것을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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