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정연란에서 [로스트로드]라는 글을 쓰고 있는 CCC라고 합니다.
제 글의 제목은 Lost Road로, 원제는 [잃어버린 길]입니다.
로스트 로드는, 그 잃어버린 길을 단순히 영어화한 제목에 지나지 않죠;
사실 제가 글을 연재한지는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분량도 현재 70편 조금 넘게 연재했네요. ^^
(사실 중간에 모든 맞춤법과 오타 정정 작업 때문에
연재를 조금 쉬었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 약 200명의 분들께서 제 글을 선호등록해 주신 상황이고,
또 한 편을 올리면 하루만에 몇몇 개의 코멘트가 달리기도 합니다.
한 30여편 정도의 분량까지 연재할 당시엔, 코멘트 하나 없었고
선호작 수도 2자리를 가지 못했는데, 요샌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___^
내용은 전형적인 소년물의 주인공이, 성장하여 최종보스(-_-;)마저
무찔렀지만, 그 대가로 일행 모두가 죽고, 세상을 구해냈지만
환영은커녕, 권력암투에 의해 암살의 위협까지 받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사실은 음유시인이 되고 싶었던, 소년에서 이젠 이미 중년이
되어버린, 그런 고독한 주인공의 [잃어버린 길]을 찾아 걷는 내용입니다.
짤막하게 본문의 내용 중, 일부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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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기다란 검을 버팀목으로, 절뚝거리며 걷는 케인의 입에서 힘에겨운
한숨이 새어나온다.
'어딜 가는 거냐.'
자신의 머릿속에서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그래, 자신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힘겨운 걸음을 하면서.
어둡다.
아무도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고 있다. 문득 떠오르는, 이 세상 속에
혼자 버려진 듯한 느낌.
바라봐 달라고 애원하면, 돌아오는 것은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원한과 증오에 가득 찬 눈빛들뿐.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케인. 아직도 갈 길은 멀지 않은가.'
고개를 흔들며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힘들다.
감정들을 억지로 눌려보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만 복받쳐
오르기만 할 뿐.
'이런 힘들고 고달픈 길을 걸어봤자 누가 알아주기나 할 것 같아?'
"이이익!"
이를 꽉 다물고 악에 받친 소리를 내는 케인.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만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들.
'지랄. 가다가 어딘가에서 말라 비틀어 뒈져버리겠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힘겹지만 꾸준히 가던 케인의 걸음이 멈춘다.
"그만……."
고운 미성이었다. 정말 그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일까?
그의 목소리는 항상 쉬고 거칠은, 탁한 음성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것은,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슬픔.
가득 젖어버린 마음. 더이상은 스며들 곳이 없어, 몸 밖으로 주르르
흘러나오는 듯한 목소리.
한계였다.
슬픔, 자신의 마음은 이미 그것으로 다 젖어버린지 오래였다.
이제 더이상은 받아낼 수 없는 모양인지, 결국 그 슬픔은 몸 밖으로
흘러나와, 목소리에 스며들어 버린 것일까.
그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아름다웠지만 촉촉했고, 고왔지만 처량했다.
"그만해 제발……."
다시금 흘러나오는 가녀리고 아름다운 미성.
여려오는 가슴, 안타까운 마음에 여려 오는 그것을 잡아본다.
손가락이 옷을 찢고, 조금씩 피부를 파고 들어간다. 조금씩
붉은 선혈이 흘러나와, 그의 손가락을 타고 -투둑 투둑-흘러 떨어진다.
아프다. 시리다.
그렇게 간신히 버텨오던 그의 몸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던
그의 몸이, 결국은 무너지고 말았다.
마음을 가득 적신 슬픔이, 이제는 눈을 가득 메운다.
결국 눈도 그것을 다 받아내지 못하고, 밖으로 흘러내려 보낸다.
또르르…….
슬픔의 결정체, 아름답지만 촉촉한 그것이 그의 뺨을 적시며 흘러내린다.
그간 수많은 상처를 입어왔다. 물론 그것들은 하나같이 고통스러웠고, 또한 아팠다.
하지만 그것들은 서서히 나아갔고, 아픔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렇게 나을 즈음, 다시 고통을 느끼며 상처를 입고, 시간이 지나면 또 그것은
사라져갔다. 그런 것엔 익숙했다. 적응한 지 오래였다.
왜냐면, 언젠가는 나을 테니까. 육체의 상처는 그런 거니까.
하지만 문제는 마음의 상처였다. 그것은 낫지 않고, 계속 조금씩 더해져만 갔다.
케인은 그것을 돌보지 않았다. 그는 결코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소녀라는 불.
그것은 따스했으며, 또한 아름다웠고, 밝았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오히려 상처를 준다. 손을 댈 수도 없고, 끌어 안을 수도 없다.
불이라는 것은 그런 거니까. 하지만 케인은 손을 대었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것 때문에 더욱 상처를 입은 것일까.
아니면 불의 밝은 빛이 그가 외면하려 했던,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상처 자국을 비춰준 까닭일까.
그는 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엉엉 울었다. 눈물을 펑펑 쏟아가며 울었다.
마치 갓난아이처럼, 세상 모든 걸 잊은 채 창피도 모르고 계속 울었다.
수치심? 그런건 없다. 어차피 세상은, 자신을 바라봐주지도 않을 테니까.
그래, 그것이 세상이니까.
루레아드의 빛마저 사라져버린 숲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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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나면 보러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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