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란의 가디스 가드 홍보합니다.
내용이나 분위기가... 여성 취향에 가깝다지요. 여자 독자님들은 한번쯤 찾아봐주세요.
글의 소개 삼아 최근에 올린 본문의 한 장면을 올려둡니다. 많이 찾아주시고, 2009년 새해, 복 많이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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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는 달리기 시작했다. 처참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있는 힘껏 뛰어갔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 아래에서 웅성거리고 있는 마을사람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들의 앞에서 같은 자세로 서 있는 애쉬 오라비와 짜로세 할아버지, 그리고 황태자가 된 견습사제 오빠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엘프 엘로이의 인맥들인 듯한 낯선 엘프들을 잔뜩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써니는 그런 그들을 모두 지나쳤다. 커다란 와이번의 등에 올라탄 그녀가 이륙을 하고 있었으니까. 잿빛머리의 귀족 아저씨만 뒷자리에 태운 채로 실프 언니와 더불어 비상해버린다. 써니는 날아가는 익룡을 따라 정신없이 달려가며 외쳤다.
“아씨! 돌아오실 거죠!”
-써니, 위험하잖니. 지면이 고르지 않다.
“아씨! 기다릴게요! 기다릴게요! 그래도 되죠?!”
-……네 나무다. 잘 돌보렴.
“네! 네, 아씨! 약속할……!”
써니는 넘어졌다. 그러나 재깍 뒤따라온 엘로이의 도움으로 고꾸라지는 불상사는 면할 수 있었다. 부축되자마자 고개를 번쩍 쳐든 써니는 목청껏 외침을 이었다. 시시각각 멀어지는 주인아씨를 향해.
“약속할게요! 잘 돌볼게요! 아씨가 제게 했던 것처럼! 아씨를 대하는 것처럼! 아씨는 곧 제게……!”
아씨! 야속한 나스터 아씨, 아씨가 곧 제게 ‘나무’에요.
아씨, 아름답고 강직한 우리아씨. 그거 아세요?
아씨가 바로 내 길이자 등대며 온전한 다리였어요.
아씨가 곧 제 믿음이었어요.
아씨가 곧 제 여신이었어요.
그러니 아씨. 세상에서 제일 고귀하고 자상했던 우리 아씨!
가실 때 가시더라도 천천히 가세요.
그렇게 빨리 날아가다 다치면 어떻게 해요.
그렇게 앞만 보고 가시다 또 병나면 어떻게 해요.
그러니 조심조심 가시어요.
그리고 언젠가 다시 와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무와 함께 기다리고 있을게요!
써니는 육성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그 말들을 대신해 ‘기도’를 했다. 진심으로. 사력을 다해.
“천…… 천계의 대표자이자 마계 마신의 대적자인 태양신이여! 그녀를 보호하소서. 땅위의 거친 무리들과 땅 아래의 악한 무리들로부터 지키소서. 그녀의 앞길에 부디 광명만을 주시길!”
-네게도 태양신의 가호를. 애쉬락, 너도 잘 지내렴.
아련하도록 희미하게 화답해오는 낯익은 음성.
그녀의 나직하고 차분한 음성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갔어. 정말로 가버리셨어.”
“…….”
부축해주고 있던 예쁜 엘프 아저씨가 다독이는 듯한 손길로 조심스레 팔을 놓는다. 중얼거리던 써니는 턱턱 막혀오는 목을 감싸며 주저앉았다. 그리곤 끅끅거리는 소리를 내며 어깨를 들썩였다. 등 뒤에서 철컥거리는 의족소리가 다가온다. 퉁퉁 부은 눈으로 또다시 펑펑 눈물을 쏟아내던 써니는 그를 돌아봤다.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래 전부터 함께 해왔던 사촌오라버니. 씁쓸한 눈빛을 띄고 있던 그가 위로하듯 머리를 쓰다듬어온다. 그런 그에게 안긴 써니는 좀 더 목 놓아 울음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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