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화 중에서]
나는 이 예쁜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갖고 싶어 제논이 들고있던 술병을 얼른 비우도록 채근해서, 개울물에 씻은 유리병에 반디들을 담았다.
반디들은 새들이 잠자는 밤에 활동해서 그런지 모두들 유쾌하고 느긋해 보였다.
어지러이 날면서도 천천히, 그리고 급하지않게 순순히 손에 잡혀주었다.
얼마되지않아 맑은 유리병엔 수십마리의 빛을 내는 반디들로 가득찼다.
어쩌면 꿈이란것은 이렇게 가까이 있는지도 몰랐다.
푸르게 빛나는 별을 담았다가 풀어주니, 이렇게 다시금 연녹빛의 별들이 가득찼다.
반딧불 병은 내가 쥔 손과 그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빛을 처음보는 사람처럼, 주변을 밝히는 반디불 병을 들고 이리저리 비추며 놀았다.
빌프레드씨와 헨릭센은 아무말 없이 우리들이 반딧불과 노는것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지도 모르도록.
...
돌아갈때가 되어 반디를 넣은 병을 열어주자, 반딧불은 바람에 날리는것처럼 하나둘씩 하늘로 날아갔다.
그리곤 달빛사이로 숨어 사그라들었다가 흩어지며 별이 되었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오며 명멸했다.
은은한 달빛과 그 아래로 빛나는 반딧불, 어두운 숲을 배경으로 빛나는 그 광경은 아름다운 내 소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오래 간직할수록 그것이 빛을 잃어간다는것을 알기에...
나는 다시 내 투명한 유리병을 채울 것을 찾아 떠날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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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별무리 http://blog.munpia.com/whwndud9/novel/9694
8월 23일 현재, 204화 진행중
장르: 모험, 항해, 해전, 요리
때는 18세기, 항해술의 발달과 과학의 진보로 인해 많은 비밀들이 밝혀지고 개척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은 신비롭고, 어딘가에 숨겨져 햇빛이 들기만을 기다리는 보물들과 이름을 붙여주길 바라는 동식물들이 산재해있죠.
나만의 범선, 그 하얀돛을 단 배를 타고 그때의 그 모습 그 대로 모험을 떠나는 공상은 누구든 꿈꾸곤합니다.
모험은 위험하기에 아름다운거고, 탐험은 그 누구도 보지못했기때문에 아름다운것이거니까요.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모험, 그리고 그 안에 숨은 위험과 그것을 동료들과 함께 극복하는 주인공.
그리고 거기서 오는 동료애와 소소한 기쁨, 새로운 풍광과 새로운 동식물들,
처음보는 음식과 사람들-
이것이 여러분이 꿈꾸던게 아닌가요.
판타지적인 요소, 무협적인 요소 없이 리얼리티와 역사 고증만을 전제로 한 소설이지만 그 자체로도 이 세계는 아름답고 환상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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