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건 순전히 자기만족에 불과한, 못 쓴 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글은 독자에게 작가의 뜻을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불필요한 어려운 단어 선택, 있어 보이려는 수식어구 등은 그것을 방해하죠. 즉, 글의 원래 목적 자체를 파괴해 버린다는 겁니다.
미국 작가 中 스티븐 킹이 한 말로서,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 라고 지적한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애완견에게 연회복을 입히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위라고 표현했죠. 즉, 상황에 맞는 적당한 어휘를 골라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어려운 글을 써야 할때는 어려운 글을 써야 겠지요. 하지만 굳이 쉬운 단어가 있는데 어려운 단어를 택한다... 좋은 선택지라고 보긴 힘들더이다.
한국 작가중에서는 마광수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어려운 글은 심오한 글이 아니라 못쓴 글' 이라고 했죠. 작가들이 독자들을 고문하는 걸 좋아한다고, 비평가들을 '마조히스트' 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글의 위선성을 욕한 말입니다. 괜히 체면치레를 하려 하고, 불필요하게 격식을 차리는 그런 모습. 글의 본질을 해치는게 아닐까요?
역사속의 위인으로는 허균이 있겠네요. 네. 홍길동전의 그 허균요. '어렵고 교묘한 말로 꾸민 글이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문장의 재앙이다' 허균은 사실 당대에서 문장이 화려하기로 손꼽히던 사람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말을 했다... 이상하게 여겨지실지 몰라도, '어려운 문장'과 '화려한 문장'은 다릅니다. 허균은 '화려한 문장'을 썼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해하기 쉬운 문장'을 쓰기도 했죠. 화려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문장. 그래서 허균은 당대에 최고의 문사로 명성을 날렸던 겁니다.
저도 한때는 어려운 단어, 있어보이는 글을 쓰려고 했었습니다만... 글을 좀 많이 접하게 되고, (특히 이러한 것에 계기가 된 것이, 최인호느님의 글을 접한게 컸죠. 상도라던지, 유림이라던지, 낯익은 타인의 도시 라던지.) 조금씩 글을 써나가다 보니, 영 아니더라구요.
화려한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만연체가 나쁘다는게 아니죠. 불필요하게 글을 어렵게 만드는, 그리고 '있어 보인다' 라는 자기만족감에 빠지는게 좋지 않다고 여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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