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빌거리는 직하인과 봄기운에 국수 한 그릇 말아먹다가 들었습니다.
무장님이 연재를 시작했다고…….
‘도폐전쟁’.
제목에 한자(漢字) 병기가 되질 않아서 다소 어려운 감도 있습니다만, 기존의 상계무협을 넘어서 경제무협을 지향한다고 하시니, ‘武俠’이 ‘金俠’傳 정도가 되는 건가요?
흔히 무협을 어른들의 동화라고도 합니다. 이 말은 현실에 부대끼면서 우리가 잃어가는 그 무언가를 찾거나 회복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겠지요. 마치 ‘후크’라는 영화에 나오는 어른인 피터팬처럼. 그래서 판타지의 본질은 현실로부터 도피하거나 휴지(休止)하는 과정이 아니라, 삶의 리얼리티를 재현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그 ‘무엇’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이지요.
‘돈’은 피 묻은 것이든 땀에 젖은 것이든 그 등가성(等價性)을 따지지 않지요. 하지만 이러한 돈을 무협이든 금협이든, 그 공통분모를 이루는 ‘俠’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겠지요. ‘협’의 자형(字形-글자의 모양)’이 사람이 사람을 끼고 있는 모양이 아니던가요? 더 이상 인간이 목적이 아닌, 돈이 목표가 된 사회에서 이 작품이, 우리가 잊어버린, ‘그 무엇’을 환기시켜 주리라 기대합니다.
물론 모든 주인공이 목표의 진실함(眞)을 지니고 과정의 올바름(善)을 통해 자연스럽게(美) 실현시켜 나간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작금 가진 자들이 골목의 상권까지 넘보는 천박한 세상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본주의 소설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되겠지요.
“소설이란 무엇이냐? 타락한 세상에서 타락한 주인공이 타락한 방법으로 진실(眞實)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이 지닌 힘들에 네 가지가 있다지요.
첫째가 폭력(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배해온)이요, 둘째가 권력(계급 사회가 진행되면서 생긴)이요, 셋째가 금력(자본주의 도래와 함께 앞의 두 가지 힘을 압도하는)이라지요.
이러한 척박한 욕망의 도가니 속에서도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은 네 번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매력(魅力)’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트 헤드가 말한, 삶의 형태를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이는 ‘사는 것’, ‘잘 사는 것’, ‘멋있게 사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매력은 이 세 번째에 해당하는 삶이요, 우리에게 성찰을 요구하는, 내화된 힘이겠지요.
무장님의 필력을 잘 알기에 ‘정규연재’에 실리는 ‘도폐전쟁’이 ‘무협의 현재성’을 실현시켜 주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장르의 한계성을 넘어 보편성을 지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유쾌한 악당’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이기를…….
그 여행이 끝났을 때, 우리(독자)의 ‘길(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이 시작되기를…….
안동에서 秋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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