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 처음 써봅니다. 한담에 글 써보는 것도 몇년만이네요.
정말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하고 추천도 꽤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조회수나 인기가 안 따라오는 글이라서 안타까움에 추천글을 쓰게 되네요. 근데 추천글인데 정작 글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네요.
환타지의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실제 일어날 수 없는 상상속의 세계를 자유롭게 펼치는 것이 환타지의 본래 뜻입니다. 서양에서는 환타지가 SF와 같은 범주의 장르로 묶이는 이유가 둘다 도구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에서 벗어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때문이죠.
하지만, 보통 우리나라에서 환타지라고 말하면 정형화가 되어있죠. 반지의 제왕에서 시작되서 로도스 전기에서 일단 한번 고쳐지고 이를 바탕으로 초룡전기나 묵향 등에서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져버린 장르가 요즘 환타지라고 불립니다. 몇 서클이 어쩌고, 소드마스터가 어쩌고 이러는 것이 환타지의 전부라면 사람의 상상력이 너무나 암울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네요.
여기에 사족을 좀 붙이자면 너무 이런 정형에 얽매이고 또한 그 수치를 가지고 그 강함을 논하는 것은(수치 하나하나에 맞는 대입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나올 때가 좀 있더군요) 너무나 치열한 경쟁에 놓여있는 학생, 혹은 사회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꼭 학교에서, 사회에서의 경쟁을 환타지에서까지 봐야하나 싶네요.
이런 식의 장르=환타지다 이러다보니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훌륭한 환타지의 한 작품이다라고 이야기하면 어리둥절할 사람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훌륭한 환타지 작품이죠. 실제로 현대 환타지를 연 3대 작품이라고 꼽히는 작품 중 반지의 제왕을 뺀 나머지 두 작품인 "나니아 연대기"와 "어스시의 마법사"는 공식화된 환타지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꽤나 낯선 형태의 작품이죠. 근데 환타지는 이런 자유로운 형식이 더 어울립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같은 이야기만 계속한 느낌...)
"기사 에델레드"는 정석화된 환타지가 아닌 위에서 쓸데없이 길게 주절거린 것처럼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전개하고 있죠. 그리고 이는 특유의 부드러운 문체와 잘 어울려서 환타지에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른 세계에서의 모습을 정말 신비롭게 그려내죠.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서 언급을 피합니다만 그 분위기만 느껴도 아깝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환타지다운 환타지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참 반가운 작품입니다만 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게 그 인기는 낮은 편입니다.
대략 그 이유는 두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초반부에 나오는 남자에서 여자로의 성전환 사건. 많은 분들이 트렌스물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실제 댓글에서도 독자 많이 떨어져나갈 거란 지적이 있었는데요, 그 사건 자체가 소설에서의 중요한 장치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가 정체성은 남자인데 몸은 여자가 된 사람이 겪는 심리에 대한 묘사도 괜찮아서 선입견만 버리고 본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접으셨더군요. 꽤 많은 추천이 있었던 작품이고 오랫동안 골베 10위권에 있었던 "hero of the day"가 서문에서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이고깽을 연상한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떨어져나갔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렌스물이라는 선입견으로만 작품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싶네요.
다른 이유로는 너무나 느린 연재주기가 아닌가 싶네요. 최근 연재주긴 월간지 수준. 이 기다림에 지쳐 접으신 분들도 꽤 있네요. 하지만, 현재 쌓은 편수는 꽤 되고 편당 분량이 상당해서(적으면 6천자, 많으면 만자정도) 새로 읽으실 분들은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쓸모없이 내용만 긴 추천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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