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추천에 인색한 편입니다.
공짜로 보는 것이 죄송하다는 심정이 들어야만 추천하고싶으니까요.
저는 그렇더라구요.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누각님의 미물전 입니다.
먼저 간략하게 작품을 소개해 봅니다.
이 작품보다 흥미로운 작품은 더러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보다 향기로운 작품은 드물 것 같습니다.
때로는 구수한 향도 나고, 때로는 문학적인 향도 납니다.
평소에 눈높이가 약간 높다고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기대가 되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제 안목에서 살펴보면, 누각님은 아마츄어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문피아에 가입하신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첫 작품으로 보이는데, 그 이전에 분명 활동을 하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처녀작으로 이런 글솜씨 절대 안나오거든요.
글을 맺고 끊는 것도 숙달되셨고 필력도 좋습니다.
이 작품의 장르는 동양판타지라고 하시던데, 무협물의 일종으로 보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와 유사한 시대에서 월도를 든 사냥꾼의 이야기니까요.
구체적으로는 요괴물, 퇴마물 이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미물전에서의 미물(微物)은 요괴를 뜻한다 할 것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다른 것도 같은데, 그렇게 여기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와 비슷한 작품으로는 얼마 전에 출판된 권오단님의 벼락공자를 들 수 있겠습니다.
1인칭이라는 점, 요괴를 다룬다는 점,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방식 등이 유사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진중하면서 씹을 것이 꽤 있는 작품입니다.
제가 보기에 눈에 확 들어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들어보겠습니다.
1. 묘사가 문학적이다.
아낙들이 빨래를 하는 장면입니다.
[저 남편 쥐어 패듯 두들기는 방망이질은 찰방찰방 물을 쏟아 올리고, 풀어 논 무명천은 수면에서 헤엄친다.]
가을에 대한 묘사의 일부입니다.
[강줄기를 덮는 형형색색의 잎사귀들은 여인네들의 입놀음을 담고 떠내려간다.]
대중소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문학적인 묘사죠.
이러한 순수문학과의 결합이 과할 경우에는 가독성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결코 과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미문의식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작품은 조용히 선작을 누르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여백의 미를 살린 동양화처럼 절제된 미문을 사용하며, 특별하게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습작하시는 분들께 이 부분을 유심히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2. 구수한 말투
“윗놈들은 지들 살 구석만 핥아대고 있으니, 허리 굽는 건 상것들뿐이로세.”
“엄니. 죄송하오. 못난 딸내미, 어미 가슴에 눈물만 영글게 했소.”
이런 표현을 좋게 표현하면 문학적이면서 구수한 말투라 할 것인데, 어린 독자들은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기는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말투도 절제되어 사용되고 있기에, 읽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대사가 좀 더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전개력이 좋음
에피소드형 작품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지루함이 있는데, 이 작품은 에피소드를 거쳐가며 주인공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는 미리니즘이 과하여 밝힐 수는 없습니다.
즉, 전개력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이것들 외에도 풍부한 어휘력 정도를 장점으로 들겠습니다.
작품의 질에 비해서 조회수가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무협이 아닌 판타지의 자연란에 있어서 그런 것 같더군요.
기성세대가 보시면 더 좋아할 작품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향기가 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눈높이가 낮은 분들은 보지말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요즘 분위기가 눈높이에 맞는 작품이 없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강조한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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