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장을 눈 앞에 가져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시력이 정말 좋아 안경이 필요없든, 정말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진 몽골 사람이든 눈 앞에 0.01cm의 얇은 두께의 종이가 막고 있다면 우리는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참 간사합니다. 눈 앞에 보이는 현실만을 직시하며, 눈 앞에 전해지는 소식만을 우리는 진실로 알고 살아갑니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은 참 간사해지지요.
최근 '셉템버클라우드'의 연재분을 읽으면서 느꼈습니다. 수면 위로 부상하지 못한 '우리가 모르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속 내용.
우리는 삼성 그룹의 천문학적인 수출 이익에 관심을 가지지만 정작 그 기반과 시초가 되는 공장 근로자들에게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수년간 내일의 위해 열심히 일을 한 그들의 몸속에는 그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병이 생겨나게 됩니다.
하얀 분필가루처럼 떨어지는 건설현장. 석면 가루속 소리 없이 다가오는 폐암,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가지게 되는 백혈병...... 숨기기에는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사실이고 또 숨길 수 없어야만 할 진실이지만 그룹은 위 일에 쉬쉬하며 언론을 은폐하려 하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속, 근로복지공단에서마저도 합당한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으며 수많은 근로자들의 병을 알아주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사실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문득 소설속 내용을 상기하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만큼 우리가 조작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사뭇 깨닫게 됩니다. 단지 연재되는 9월의 구름 '셉템버클라우드'를 읽으면서 말입니다.
'셉템버클라우드'를 읽으면서 처음 생각했던 스토리의 요약은 그저 주인공과 여주인공간의 로맨스 그리고 설정된 배경과 상황속 짜집기된 가벼운 내용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 제 자신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위 글은 정말 명품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맨스라는 장르, 장르 문학의 텃세에 잘 알려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보다 많은 독자분들이 찾아뵈었으면 하는 명품 글.
해은님의 셉템버클라우드 다시금 추천 해봅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883
-------
추천 글을 쓰기 앞서서 저는 필자 해은님과 타지 유학생활을 함께하는 '지인'임을 밝힙니다. 21일 추천글을 통해 쪽지가 오갔고, 위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두터운 것은 아니지만, 단지 상호 안다는 이유가 전제해 글을 올리기전 밝혀야 한다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명시합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고 많은 독자분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추천글을 올립니다.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