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대학 때 배운 중국어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天有不測風雲, 人有旦夕禍福.”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것.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법이 라죠.
그렇게 사고를 당했습니다.
10월 5일 저녁 9시 45분에 사고를 당했으니 이미 12일이나 경과되었군요. 별반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에 고인 피는 천천히 흡수되어 사라지고 있어서 수술이 필요하지 않고, 그 경과에 따라서 대략 몇 주 후에 부러진 발목 수술이 시행될 예정이며 그 때까지는 마비된 얼굴을 회복시킬 궁리를 하면서 여러 후유증과 싸우고…
어쩐지 제 글의 주인공과 닮았습니다.
따로 혈육과 친척이 없는 저는 병원에서 보호자에게 연락하라는 것도 어려웠으니까요.
저를 지켜주시고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형제, 친구, 동료, 벗. 이분들이 모두 지금 저를 지탱해주고 계십니다.
그 중에는 선유문주의 무장님과 이소파한의 동방존자님, 신천옹의 우상윤님이 짬을 내어 이 안동까지 저를 위로하러 내려와 주셔서 감격했습니다.
심지어 금강 선생님께서는 전화로 제 소식을 들으시고는 너무나 걱정을 해주시고 따로 글을 올려 사정을 널리 알려주셔서 감사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런 사정을 아시고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으신 많은 독자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직 머리는 혼몽하고 몸은 정상이 아닙니다만, 오늘 처음으로 넷북을 병원으로 가져왔습니다.
죽지 않고 살았으니 다시 써야 합니다.
환정을 기약하면서요.
굳어버린 왼쪽 눈에서 마른 눈물이 흐르고 시큰한 오른 손목은 저리지만 아직 한 줄씩은 쓸 수 있으니까요.
북큐브에 공지한대로 21일에 풍사귀 3편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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