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망졸망한 눈을 가진 사내아이가 열변을 토하는 아버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한 마디 툭 내뱉었다.
“그러니까, 우리 가업은 도둑질이라는 거지?”
움찔한 아버지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무, 무슨 소리? 의적이라니까, 의적!”
사내아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의 것 훔치면 도둑맞잖아.”
계속되는 도둑 운운에 아버지는 애가 탔다.
“얘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우린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 먹는 악덕 부자들의 부(富)를 털끝만큼 씩 덜어내서 얼어 죽고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의적이라니까!”
하지만 사내아이는 여전히 수긍이 가질 않는 모양인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린다.
“털끝만큼이 내 키보다 큰 보따리를 꽉꽉 채우는 거야?”
씰룩
허를 찔린 듯 아버지의 눈두덩이가 요동친다.
“그, 그건... 하여간 우리는 의적이야. 의적. 알아들어?”
말문이 막힌 아버지는 윽박지름에 가까운 의적이란 말로 훈육을 마쳤다.
의적을 꿈꾸는 신투일가의 모험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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