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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나 님의 서재입니다.

강화로 축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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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나
작품등록일 :
2023.05.10 12:50
최근연재일 :
2024.05.07 08: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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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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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0,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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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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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7화

DUMMY

"이제 같이 먹는 마지막 밥이네."

"쿨럭! 아니 엄마 무슨 영영 안 보는 것처럼 말을 해."

"얘는 집에서 먹는 마지막 밥이니까 그렇지. 여기 물 먹어 물."


엄마가 준 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면서 놀란 속을 좀 달랬다.


확실히 시간이 빠르긴 했다.

어느새 한국에 들어온 지도 6개월이 흘렀고 내일이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


처음 복귀했을 때는 진짜 계속 한국에서 뛸 생각도 했었는데.

1차적인 목표는 당연히 프리미어리그로 복귀였지만 생각대로 안 풀리면 k리그로 완전 이적이란 선택지도 고려하고 있었다.


결국 짧은 선수 인생 뭐든 안 될 때는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특히 출전 시간이 중요한 나이 때인 20대 초중반 선수들은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해야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로왔다는 감독은 좀 어떤 거 같아? 괜찮은 사람 같니?"

"이제 통화 몇 번 한 건데 어떻게 알아."

"그래도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 네 아빠 말로는 독일 사람이라던데 독일 남자들은 좀 재미없고 무뚝뚝하다던데."

"그건 만나봐야 알지."


잠깐 통화했을 때 그렇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꽤나 괜찮았단 말이지.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통역을 낀 대화였지만 상당히 시원 시원한게 성격이 괜찮아 보였다.

뭐, 절대 아시안게임을 쉽게 보내줘서 그런 건 아니다.


전술도 꽤 마음에 들었고.

시간이 많이 남는 만큼 마르코 뮐러 감독이 독일에서 보여줬던 경기들을 찾아봤다.

4-2-4 내지는 4-2-2-2의 공격적인 포메이션의 축구.

확실히 보는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전술이었다.

공격할 때 한 명의 풀백을 미드 필더 지역으로 올려서 빌드업을 하고 다른 한 명의 풀백은 공격라인으로 높게 올려서 공격을 한다.

미드필더들도 수비형 미드 필더 한 명을 제외하고는 중앙으로 높게 올려서 숫자를 확보하고 양 사이드에서 드리블이나 킥이 좋은 선수를 배치해 맡기는데.

이게 기본 골자다.

이런 기본적인 감독의 성향에 팀의 상황이나 갑작스런 변수에 따라 운영을 다르게 하는 거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네. 우리 아들 좀 많이 출전시켜주고."

"걱정마 아들 이제 자신 있으니까."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운 감독이랑 맞지 않다고 해도 유럽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거다.

물론 브렌트포드에서 무조건 성공할 거지만.


***


브렌트포드 1889년 창단한 팀으로 주로 하부 리그에서 대부분의 역사를 보낸 팀이지만

2021년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올라와서 아직까지 강등을 당하지 않은 팀이다.


"참...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네."


오랜만에 훈련장 입구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확실히 여기가 좋긴 좋아.

인천 블루즈나 브렌트포드나 리그 내에서 돈이 많은 팀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다르다.


괜히 사람들이 유럽으로 오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니까.

k리그에는 제대로 훈련장도 안 갖춰진 팀도 있는데 프리미어리그에서 이 정도는 기본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게 다양한 감상에 젖어 훈련장을 향해 발을 떼려는 순간.


"재우?"


뒤편에서 들려오는 낮은 중저음 보이스에 재우가 고개를 돌렸다.

커다란 키와 누가 봐도 단단한 피지컬의 백인이 선글라스를 쓰고 자신을 보고 있기에 누군가 잠시 고민한 재우 이내 누군지 알았다.


"크리스?"

"이게 얼마만이야!"


억!

순간적으로 자신을 꽉 껴안는 크리스 포드에 재우는 순간 숨이 잘 안 쉬어졌다.


"크리스 잠깐만 숨이 안 쉬어져!"

"아, 쏘리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워서 그만."


뭐라고 하자 고개를 숙이며 풀이 죽어버리는 크리스를 보면서 재우는 숨을 고랐다.


왜 내 주변 덩치들은 자기 힘을 모르는 걸까.

시혁도 그렇고 크리스도 그렇고 자기들 덩치랑 힘이면 알아서 조절해야 되는데 그런 걸 모른다.

아니 그 형은 아는데 일부로 그러는 거 같기도.

크리스는 한 마디 하면 생긴 거 답지 않게 지금처럼 주인에게 혼난 대형견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그 형은 항상 입으로만 미안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부러 그런게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아직 시간 좀 남았잖아."

"그러는 재우는 왜 일찍 왔는데?"

"나는 뭐 오랜만이니까 몸도 좀 일찍 풀고 할 겸 왔지."


사실 할 게 없어서 일찍 나왔다.

집도 이제 막 새로 들어와서 뭐 아무것도 없고, 할 거라고는 가만히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거나 티비로 영국 방송을 보는 건데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이해는 해도 유머 코드가 안 맞는 건지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냥 일찍 나와서 운동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나온 거다.


"역시 코리안들은 성실하다니까."


이 미국인이 뭔가 오해를 한 거 같지만

굳이 해명하지는 않았다.

나쁜 뜻으로 한 것도 아니고, 저런 것까지 일일이 해명하려고 하면 입만 아파진다.


"그래서 너는 왜 일찍 왔는데 크리스."

"어음...."


잠깐 고민스런 표정으로 주변을 살핀 크리스가 한숨을 푹 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 감독이 스트라이커 영입을 요구했다는 말이 있어서."


무슨 말인지 단번에 이해했다.

확실히 저번 시즌 크리스는 별로긴 했지.

주전 공격수로 큰 부상도 없이 경기 대부분에 나왔지만 10골을 못 넣었다.


한 시즌에 약팀에서 10골을 넣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변명거리로 쓰기에 크리스의 빅찬스 미스 횟수가 너무 많았다.

거기에 PK 전담 키커로 PK도 꽤 많이 찼는데 저런 골수니 팬들도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구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많이 나왔다.

또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는 감독인 만큼 확실한 골잡이를 원할 수도 있으니까.


결국 감독이 바뀌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자기 입맛대로 스쿼드를 바꾼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으려면 감독에게 확실히 어필하던가 팀의 확고한 에이스여야 되는데.

강등에서 겨우 살아남은 브렌트포드에 그런 선수가 있을 리 없으니

결국 다른 팀으로 이적할 생각이 아니면 훈련에서 감독에게 눈도장 찍고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 우리 한 번 열심히 해보자고."


크리스의 말에 공감을 한 재우는 툭툭 그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재우도 결국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재우가 더 경쟁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재우는 결국 저번 시즌 자리잡지 못 하고 떠났다 복귀한 사람이고 시즌 초반에 아시안 게임으로 팀을 떠나있어야 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한 시즌 내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크리스와 비교하면 감독의 눈에 들기 더 어려운 조건이다.


"재우 좀 변했네."

"내가?"


뜬금없는 말에 재우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자신감이 좀 찬 거 같아. 예전에 재우는 조금 힘이 빠져보이고 여유가 없어 보였는데 지금은 그 때랑 비교하면 훨씬 더 여유가 있어보인다랄까?"


그게 한 눈에 느껴질 정도인가.

솔직히 조금 놀랐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솔직히 여유가 없었던 건 맞다.


부상 복귀했는데 자리를 제대로 못 잡고 있는데 여유로울 선수는 없었고 재우도 당연히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다.


'나만 힘든 것도 아니고.'


팀에 선수는 많지만 결국 선발은 11명이다.

거기에 교체로 자주 나오는 선수를 더 해도 꾸준하게 출전하는 선수는 많아야 15명 정도.

선수단 규모를 생각하면 사실 못 나오는 선수도 많은데

감독 앞에서도 아니고 훈련하면서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뭐...

자신감이 느껴지는 게 당연했다.

다른 유럽 리그에 비교할 건 아니지만 K리그를 씹어먹다 싶히 하고 넘어왔고

강화라는 이능 덕분에 무조건 성공한다는 자신감도 차 있으니까

그 때랑 다르게 느껴지는게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어때 그래도 지금이 훨씬 낫지?"


재우의 말에 크리스가 웃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오케이 원따봉.

복귀하고 첫 따봉인까 훈련 때 내가 확실히 밀어준다.

물론 못 받아 먹어도 책임은 안 진다.


***


"페터 선수들은 다 모였나?"

"예, 다들 모였습니다."


페터 웨버 코치의 대답에 보고 있던 영상을 끄고 노트북을 덮은 마이클 뮐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재우 선수 영상을 보고 계셨네요."

"지금 우리팀에서 제일 예상이 안 되는 선수니까."


새로 감독을 맡게 된 만큼

휴가 기간 동안 합류하는 모든 선수들의 영상을 대충이나마 확인한 마이클 뮐러 감독이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스타일이나 현재 폼을 대충이나마 분석을 끝냈는데

신재우만이 여전히 감이 잘 안 잡혀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최근 영상을 보면 우리팀에 도움이 될 선수는 확실하지만..."

"리그 수준이 의심스럽긴 하죠."


페터 코치의 말에 마이클 뮐러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폼을 회복한 건지 아니면 리그 수준이 낮아지면서 잘 해보이는 건지 영상만으로는 어려웠다.

다른 유럽 리그였다면 어느 정도 판단이 섰을텐데

K리그는 자신들이 아는 게 너무 없었다.


"뭐 그래도 신체 능력 측정한 걸 보면 폼을 회복했다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 뭐든 눈으로 확인한 게 정확한 거 알잖아 페터."

"확인했는데 잘 해도 아시안 게임 보내실 겁니까?"


마이클 뮐러 감독의 발걸음이 뚝 하고 멈췄고 나란히 걷고 있던 페터 코치의 얼굴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프하하하하하! 그러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어서 남아달라해야지."

"그러니까 훈련하는 거 보고 협상에도 안 늦는다니까."

"조국을 위해 경기를 뛴다는데 내가 뭐라고 가지말라고 하나."

"내가 앓느니 죽지."

"자, 그럼 빨리 가자고 그래야 내가 바짓가랑이 붙잡을지 안 붙잡을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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