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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나 님의 서재입니다.

강화로 축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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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나
작품등록일 :
2023.05.10 12:50
최근연재일 :
2024.05.07 08: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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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84
글자수 :
290,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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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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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9화

DUMMY

수원 오성은 객관적으로 약팀이다.

시즌 초반에는 그래도 명문이었던 팀에 귀환이었던 만큼 기대감이 있었지만, 한 바퀴를 돈 지금 전력 대부분이 공개되어 약팀이라는 게 완전히 밝혀졌다.


"아... 수원 오성 오랜만에 공격 기회였는데 허무하게 날아갑니다."

"이번 시즌 수원 오성의 고질적인 문제점입니다. 어렵게 만든 공격 기회를 너무 허무하게 날려요."


수원 오성의 공격수 김성의 슈팅이 빗맞으면서 떼굴떼굴 굴러 골키퍼의 품 안에 폭 안 겼다.


영점이 안 맞은 거 같은 아쉬운 모습.

이런 장면이 한두 번 나온 거라면 그냥 아쉬운 거겠지만.

이번 시즌 공격진 전체적으로 이런 모습이 많이 나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고, 공격이 아쉬운 만큼 고생은 수비진이 두 배로 했다.


"신재우 쓰루 패스!

"사병훈! 한 발 앞서 처리합니다!"


- 저 아저씨는 왜 빠르냐?

- 40먹은 아저씨가 20대들보다 빠른 거 같은데? ㅋㅋㅋ

- 일단 판단이 ㅈㄴ빠르다.

- 판단이 빨라도 저 나이 먹으면 몸이 안 따라주는데 뭐냐

- 동갑인데 나는 요새 걷는 것도 힘든데...

- 아재요...

- 아재 걷는 것도 안 되면 다른 건...

- 어허! 아직 나 창창해!

- 걷는 것도 못 하는데 창창하다라;;

- 인증 가능?

- 뭘 인증하는데 ㅅㅂ


"사병훈 선수는 오늘도 경기력이 좋거든요?"

"지금 리그 골키퍼들 중에서도 수위에 드는 선방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병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요새 정말 저 선수 나이가 40인게 맞는지 의심스러운데..."

"자!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인천 블루즈의 공격!"


- 와! 신재우 드리블 봐라

- 제발 더 빨리 가면 안 되겠냐;;

- ㄹㅇ 수비 2부 리그 냄새 너무 난다.

- 공격은 안 남?

- 거긴 그냥 똥꾸렁내 나서 보기도 싫음 ㅋ


"신재우 선수 이번 시즌 저 위치에서 안 되는게 없는 선수입니다. 슈팅, 패스, 크로스 뭘 선택하든 성공하는 게 이번 시즌에 신재우에요!"


수원 오성 수비진이 긴장했다.

이미 몇 번 도전하면서 깨달은 수원 오성 선수들이다.

저 선수를 직접 막기보다는 슈팅각만 내주지 않으면서 그 이후 다른 선수들을 막는 게 경기가 더 편하다는 걸.


"신재우! 제치고!"

"이제는 정말... 신기하지도 않고 당연하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 어우 수비 수듄;;

- 근데 지금 리그에 저 드리블 막을 수 있는 선수 있음?

- 없음 ㅋㅋㅋㅋㅋ

- 그러니까 다시 영국 가지 ㅋㅋㅋㅋ


"다시 한 번 치고들어가면서! 슛! 아! 슈팅하는 척 천시혁한테 내주고! 이게 뭔가요!"


- 엌ㅋㅋㅋㅋㅋㅋㅋㅋ

- 시혁아....ㅋ 이건 좀

- 1위 팀 스트라이커 수듄 실화냐?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됐는데 생각이 너무 많았나요... 이게 골문을 벗어납니다."

"눈 앞에 사병훈 키퍼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과하게 꺽어찼습니다."

"어우, 자책하고 있는 천시혁 선수의 뒤통수를 김민수 선수가 강하게 때립니다. 하하."

"저 타격감 어디 선가 본 거 같지 않습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ㅅㅂ 경기 중에 뭐 하냐고 민수햄 ㅋㅋ

- 살면서 두 번째보는 장면;;

- 민수타;;

- 근데 맞을 만했다 저걸 놓치냐 ㅋㅋㅋㅋ

- 신재우 표정이 더 웃김 저 만족한 표정 뭐냐고 ㅋㅋㅋㅋ

- 그러니까 경기 중에 뒤통수 때리면 놀라야지 왜 만족하냐고

- 사실 신재우가 싸인 보낸 거임 ㄹㅇ

- 팀 최고참까지 조종하는 흑막 그 잡채 ㄷㄷ


***


생전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물론 오래 산 건 아니지만 그만큼 놀라운 장면이긴 했다.

보통 뒤통수를 톡 톡 가볍게 건드리는 정도는 많이 보지만 경기 중에 저렇게 퍽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는 건 진짜 처음 봤다.


'아니지... 한 번 본 적 있나?'


옛날 축구 영상에서 본 적 있는 거 같긴 했다.

경기 중에 지속적으로 거칠게 나오는 상대팀 선수의 뒤통수를 후려버리는 사건.

당시에 태어나 있지도 않아서 앞뒤 사정을 잘 모르긴 하지만, 상대팀을 때리는 거에 비하면 같은 팀 뒤통수 때리는 건 귀여워보이긴 했다.


"그러게 잘 좀 넣지 그걸 놓쳐?"

"쩝... 미안하다."


민수에게 맞은 곳이 아직도 아픈지 뒤통수를 매만지고 있는 시혁을 보고 있으니까 웃기다가도 방금 놓친 골 장면을 생각하면 열이 올랐다.


'뭐... 이게 축구지.'


이런 거 하나하나 의식하면 경기 못 한다.

프로의 덕목 중 하나가 망각이라고 결국 잊어야 경기를 할 수 있다.

실수에 대한 피드백은 경기 끝나고 하면 되는 거고, 경기 중에는 실수는 빠르게 잊고 다음에 할 플레이만 생각해야 한다.


"재우야!"


마무리는 안 좋지만 오늘 경기 시혁이 전방에서 버텨주는 힘은 제대로다.

웬만한 공중볼 싸움은 거의다 승리했고 등지고 버텨주는 것도 좋았다.


하긴, 그것도 못 했으면 뒤통수를 때리는 건 민수 선배가 아니라 나였을 지도.

축구 못 하면 선배고 뭐고 없다.


"패스!"


패스를 요구하는 경주에게 공을 넘기고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수비를 끌어당겼다.

그 틈을 타 사이드를 쭉 타고 오버래핑을 한 시운이에게 볼이 연결됐고 러닝 크로스를 올리려던 시운이 박스 안 상황을 확인하고 다시 볼을 뒤로 넘겼다.


안쪽이 빡빡한 상황.

깊게 내려앉은 수원 오성의 라인을 조금은 끌어올려서 공간을 만들어야 골을 넣기 수월해지기 때문에 일단 때리고 봤다.


터엉!


"신재우 선수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 골대가 흔들리는 거 같습니다!"


골대가 흔들리는 것 같은 강한 중거리 슈팅.

볼을 돌려가며 상대의 빈틈을 공략하는 것도 좋지만 오늘처럼 컨디션이 좋은 날은 그냥 때리는 것도 좋다.


특히 방금과 같은 슈팅.

비록 골은 안 됐지만 골대를 강타할 정도로 위협적인 슈팅은 의식하지 않고 싶어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안 돼 나가지마!"


병훈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이미 자리를 벗어난 건 어쩔 수 없다.

재우가 오른발을 들면서 슛을 찰 것처럼 페이크를 주자 수비의 머릿속에는 나가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아까 전에 중거리 슈팅이 오버랩 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중거리 슈팅이라는 확신이 생기면서 뛰어나갔으나 생대는 재우였다.


"신재우 슈팅하는 척 접고!"

"바로 찔러넣습니다! 다시 한 번 천시혁!"


미워도 다시 한 번.

자주 놓쳐도 우리팀 스트라이커다.

최근에야 강화가 잘 되면서 직접 타격 능력도 좋은 재우지만 여전히 직접 골을 넣는 것보다는 사이드를 허물고 패스나 크로스를 찔러 넣는 걸 좋아한다.


그런 스타일을 고칠 게 아니라면 스트라이커에 대한 믿음은 필수.

의심이 들고 한 박자 늦어지는 순간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가 되기 때문에 재우는 믿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못 넣는다? 뒤통수를 한 대 더 후려야지.


본인도 잘 못 한 게 있으니까 아마 때려도 용서해주지 않을까?

뭐, 용서 안 하면 어쩔 건데 나 이제 영국 가는데.


툭!


왼발을 인사이드를 활용해 가볍게 빈 공간을 향해 찔러넣었다.

타이밍 맞게 주변에 귀찮게 하는 수비진을 양팔로 저지하며 치고 들어간 시혁은 강하게 오른발을 휘두르려 했으나 거칠게 들어온 태클에 넘어졌고


삐이익!


"찍었어요! 페널티킥을 획득하는 인천 블루즈!"


***


순간 고민했다.

골을 못 넣으면 뒤통수를 때리겠다고 했는데 페널티킥을 얻은 건 어떻게 해야 될까?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 사이 주심은 수원 오성 선수들의 항의를 무시하고 VAR실과 교신하던 주심이 판정을 확정 지었다.


"그 눈빛은 뭐야 방금 굉장히 세했는데?"

"파스 뿌려서 그래요."

"세한게 아니라 쉬원한 거였다고?"

"비슷하잖아요."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듯 시혁이 자신을 바라봤지만 재우는 모르는 척 하고 공을 잡았다.


"신재우 선수가 차는 거 같죠?"

"오늘 경기가 아무래도 이번 시즌 신재우 선수의 마지막 홈 경기인 만큼 골을 넣고 싶을 겁니다."


골은 언제든 넣으면 좋지만 오늘은 좀 더 특별했다.

홈에서 하는 마지막 경기.

팬들이 또 마지막 날이라고 많이 찾아오신 만큼 승리뿐만 아니라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꼭 골이 아니라 플레이를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결국 골로 방점을 찍어주지 않으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 신재우! 화이팅!


정지된 상황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줬다.

홈팬들에 즐거워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눈 앞에 상대 골키퍼 병훈 선배에게 집중했다.


평소에 나이에 맞지 않게 놀라운 선방을 보여주는 병훈 선배지만 페널티킥 선방률은 평범했다. 물론 그게 못 막는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만날 때마다 미친 폼을 보여준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 페널티킥은 아주 좋은 기회였다.


"후..."


한숨을 한 번 내쉰 후 심판의 신호와 함께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로 달리다 오른발을 강하게 휘둘렀다.


펑!


강하게 찬 슈팅은 왼쪽으로 몸을 날린 병훈을 놀리기라도 하듯 가운데로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고, 병훈이 왼쪽으로 몸을 날리는 걸 확인한 재우는 골이 들어가는 것도 확인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몸을 돌려 팬들을 향해 달려가 가슴팍에 엠블럼을 두 번 두드렸다.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세레머니지만, 오늘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은 그 어느 세레머니보다 반응이 좋았다.


"돌아올거지?!"


돌아올 거냐는 묻는 팬들의 외침에 재우는 고민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조건."


이건 변하지 않는 다짐이다.

이 구단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커리어를 꽃 피웠다.

거기다 이미 시들기 시작한 꽃을 자기가 피운 꽃이라고 가져와 살아날 기회를 줬다.

이런 팀을 버리고 어떻게 다른 팀을 선택할 수 있을까.

진짜 어디 잘 못 돼서 축구를 못 하게 되는 게 아니라면 은퇴는 이곳 인천 블루즈에서 할 거다.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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