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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나 님의 서재입니다.

강화로 축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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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나
작품등록일 :
2023.05.10 12:50
최근연재일 :
2024.05.07 08: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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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84
글자수 :
290,370

작성
24.04.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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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3화

DUMMY

골을 넣고 달려가 세레머니를 하는 재우를 보면서 성우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스트라이커라 해도 믿겠네.'


정말 완벽한 마무리였다.

패스가 굴절되면서 운 좋게 발 아래 떨어졌다지만 그걸 정확하게 마무리 하는 건 선수 개인의 실력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예상치 못 한 타이밍에 들어온 패스를 아무렇지 않게 마무리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확실히 자신이 좋아하는 선배다웠다.

내심 놓쳤으면 했지만 여지가 없다. 사실 여지가 있으면 안 되는 게 맞다. 프로 리그고 모든 선수가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팀의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잠시 나약한 생각이 들었던거 같다.


홈에서 더비 매치 3연패.

안 그래도 팬들의 기대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은 서울 오일즈인데 오늘 경기마저 패배하고 더비 매치 3연패를 달성해 버리면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모른다.


"성우야!"


상대의 선제골로 멈춰있던 경기가 재개됐고.

정용의 패스에 패스가 성우에게 연결됐다.

아까 전과 같은 위치, 탈압박이 어렵지만 뚫어냈을 때 가장 골로 연결하기 좋은 위치다.


사실 오늘 공격 대부분이 그랬다.

전술의 초점 자체가 수비에 치중되어 있다보니 공격을 하는 팀원의 숫자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과 정용이 많은 역할을 해야한다.


어떻게 보면 부담감이 많을 수 있는 역할이지만

그런 부담감은 진즉 떨쳐냈다.


"이성우! 다시 한 번 멋진 턴!"

"오늘 경기 컨디션이 좋은건 자시도 마찬가지라고 계속해서 어필하는 이성우 선수입니다!"


뻐어어엉!


턴으로 경주의 압박을 부드럽게 풀어낸 성우가 곧장 스루 패스를 시도했다.

사이드 부근에서 수비수보다 늦게 출발한 윌리엄에게 보내는 패스.

언뜻 보면 출발이 늦은 윌리엄에게 패스를 보내는 게 실수 같지만 성우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이성우의 패스! 윌리엄에게 연결... 됐습니다!"


형진이 느린 선수는 아니지만 가속이 붙은 윌리엄의 속도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이 패턴을 몇 번이나 연습한 둘이기에 찔러줄 거란 믿음과 받을 수 있을 거란 신뢰가 둘 사이에 있었고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탁!


살짝 둔탁한 터치지만 윌리엄은 받아냈고 뒤늦게 달라붙은 형진의 몸싸움을 버텨내며 전진했다.

버텨내는 힘에 살짝 당황한 형진이지만 카드를 한 장 들고 있는 형진 입장에서 더 큰 동작이 들어갔다간 말 그대로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윌리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계속해서 공을 몰고 들어갔고 골키퍼가 나오는 걸 보면서 공을 접었다.


- 오오오오오오!


감각적으로 접은 뒤 침투하는 성우에게 패스를 보냈다.

성우는 가볍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마무리 했고, 침울했던 표정이 거짓말이라는 듯 서울 오일즈 팬들은 서로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자기 흥에 못 이겨 전혀 맞지 않는 박자로 뛰어다니며 응원가를 소리높여 불렀다.


1대 1

빠른 시간 만들어낸 동점인 만큼 의미가 컸다.


***


그야 말로 순식간이었다.

한 번에 역습.

아무리 대비한다고 해도 저렇게 개인 능력으로 풀어내면 답이 없다.


"이거 쉽게 갈 수 있었는데 쓰읍."


인상을 찡그리면서 안 그래도 험악한 얼굴을 더 구기는 민수를 보면서 재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비적으로 나온 팀을 상대로 제일 중요한 건 선제골이다.

빠르게 선제골을 넣고 누워있는 상대를 일으켜 세우는 게 중요한데 동점골을 먹히면서 무산됐다.


이러면 계속 반복이다.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흔드는 인천 블루즈와 한두 번의 플레이로 골문을 위협하는 서울 오일즈.

어떻게 보면 서울 오일즈가 노리는 데로 흘러가는 걸 수도 있지만 전술 자체를 바꾸지 않는 이상 이 흐름이 유지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경기가 정말 치열합니다."

"지금 분위기만 보면 양팀 다 언제 골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필드의 분위기 만큼 응원하는 팬들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그거야 신재우 저 병X 새끼도 별 거 없다고!"


파울에 가까운 몸싸움에 쓰러지는 재우를 보며 서울 오일즈 팬이 웃으며 조롱하자 바로 옆 원정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인천 블루즈 팬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아저씨, 거 조용히 좀 하고 봅시다."

"경기장 와서 선비질 할 거면 느그집 가서 보던가! 왜 원정까지 와서 염X인데."

"뭐? 염X? 아저씨 지금 염X이라 했어?"

"뭐! 했다 어쩔래!"


순식간에 달라붙어 주먹을 휘두를 거 같은 두 사람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다급하게 말렸고 그 장면은 그대로 중계 화면에 잡혔다.


"지금 잠시 관중석에서 문제가 발생한 거 같은데요."

"양팀 팬들 간에 언쟁이 조금 있었던 거 같습니다."


- 경기장 안에서 싸우는 팬들 수준 봐라 ㄷㄷ

- 기름 아재 취한 거 아님? 얼굴 빨간데?

- 그냥 흥분해서 빨개진 거 아님? 맥주만 먹고 저 얼굴이 가능한가?

- 나였으면 흥분해도 인천 팬 얼굴보면 바로 분노조절 가능

- ㅇㅈ 떡대가 무슨 축구가 아니라 미식 축구 좋아할 거 같은데 ㄹㅇ


살짝 어수선한 밖에 분위기랑 다르게 경기장 안에는 계속해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경주의 프리킥부터 시작한 공격.

박스 안 시혁에 머리를 향해 올린 공은 상대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냈고 튀어나온 공을 민수가 논스톱 발리로 때렸다.


"아오!"

"어림없는 볼인데 너무 아쉬워 하시는 거 아니에요?"

"얌마! 자신감을 심어줘야지 사기 떨어지게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걸로 자신감 안 떨어지시잖아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괜히 부끄러운지 평소보다 더 과장되게 말하는 민수를 보며 재우는 씩 웃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

저 위치에서 괜히 볼 소유권을 상대에게 내준 뒤 역습을 당하는 것보다는 저런 과감한 시도라도 해서 공격을 끝내는 게 좋다.


거기다 오늘 경기 상대 골키퍼의 롱킥 성공률이 별로 안 좋은 만큼 소유권을 금방 가지고 올 수 있다. 지금처럼.


"재우야!"


상대의 롱볼을 끊어낸 형진이 경주에게 패스를 보냈고, 경주는 주변을 휙 살피고는 곧바로 재우를 향해 패스를 내줬다.


탁!


부드러운 터치로 볼을 받으면서 돌아선 재우는 달려드는 상대 풀백을 가벼운 발놀림으로 제치고 상대를 향해 돌격했다.


"이런 씨!"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대의 표정을 보니까 이미 부담감이 드러난다.

그도 그럴 게 이제 전반이 끝나가는데 벌써 돌파를 몇 번이나 허용했다. 그 어떤 수비수도 돌파를 계속 허용하면 상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부담감은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나가지마!"


골키퍼의 다급한 외침에도 이미 튀어나간 수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재우에게 가장 쉬운게 달려들어서 수비하는 선수다.

깊숙하게 들어오는 상대를 보면서 재우는 오늘 경기 성우가 자주 보여준 마르세유 턴으로 상대를 제친 후 더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어느새 박스 안이 눈 앞인 상황.

옆에서는 센터백이 뛰어오고 앞에서는 골키퍼가 각을 줄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꽤나 압박감이 느껴질 상황이지만 침착하게 상대 움직임을 파악하고 슈팅을 준비하려는 순간.


"으억!"


발목을 강타한 태클에 재우가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고.


삐익!


심판은 태클을 한 서울 오일즈의 풀백 김준을 향해 노란색 카드를 꺼내보였다.


"심판! 이건 레드 나와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건 명백한 득점 기회 방해 아닙니까?"

"그만 그렇게 따지면 아까 자네 카드도 노란색이 아니었어."

"아니!"


너무 단호한 심판의 판정에 형진은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판정은 이미 떨어졌고, 심판의 말대로 유사한 상황에서 자신들도 옐로 카드 한 장으로 끝났기 때문에 더이상 말해봤자 득이 될 것도 없다.


***


"몸은 좀 어때?"


들 것에 실려나온 재우는 자신의 상태를 묻는 김용성 코치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태클을 당하는 건 이골이 났다.

태클은 결국 드리블러의 숙명 같은 거다.

상대를 농락하듯 화려한 플레이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지만 상대를 흥분시키기도 한다.


그걸 자신만에 방법으로 이겨내는 게 드리블을 주로 활용하는 선수의 평생 과제.

아직 재우는 그 방법을 완전히 깨우치지는 못 했지만 어느 정도 살살 맞는 방법 정도는 자주 당하다보니 익숙해졌다.


"괜찮으면 좀 걸어나오던가 괜히 걱정했잖아 이 자식아."

"아오, 그렇다고 등짝을 때려요 코치님."

"어휴, 말하는 거 보니까 괜찮은 거 맞네."


재우가 뛸 수 있다고 말했지만 김용성 코치는 팀닥터에게 다시 한 번 물어서 확인을 받아냈다.


"됐다, 들어갈 준비해라."

"넵."


자리에서 일어나 발목을 돌려가며 확인하고 있는 와중에 김용성 코치가 등짝을 다시 한 번 치면서 준비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재우는 라인 근처에 서서 심판에 사인을 기다리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10명으로 뛰는 인천 블루즈지만 상황은 아까랑 비슷했다.

숫자가 조금 부족하면 안전하게 플레이 할 법도 한데 오늘 우리 감독님은 그런 걸 모르셨다. 어쩔 수 없이 수비를 해야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조신수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했다.


평소 차분하고 말이 별로 없는 성격을 생각하면 그런 축구를 한다는 게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 옆에서 지금도 '과감하게 해!'를 외치고 있는 조신수 감독을 보면 그런 생각이 안 들거다.


그리고 그런 과감함은 경기에 의외성을 더 했다.


"오, 방시운 뭔가 보여주나?"


재우가 빠진 자리를 시운이 공격적으로 많이 올라왔다.

사이드 깊숙하게 자리잡은 시운을 향해 패스가 쭉 찔러 들어왔고, 시운이는 지체하지 않고 러닝 크로스로 공을 박스 안으로 붙였다.


- 오오오오!


작지만 확실한 우리 원정 팬들의 기대감이 가득 담긴 함성 소리와 함께 시운의 크로스는 상대 센터백을 거칠게 뿌리친 시혁의 이마에 닿았고.

골키퍼의 손을 살짝 벗어나면서 골대를 맞고 팅겨져 나와 라인을 벗어났다.


"아으! 저게 안 들어가냐!"


라인을 벗어난 순간 재우가 머리를 부여잡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대김심이 피식 웃더니 심판을 가리키면서 재우에게 말했다.


"경기 안 들어가고 계속 거기서 관람할 거야?"

"아예, 들어갑니다."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오른 재우가 빠르게 경기장으로 복귀했다.

별 거 아닌 일이지만 엄청 부끄럽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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