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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태평 님의 서재입니다.

가현별곡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태평도령
작품등록일 :
2017.06.28 01:27
최근연재일 :
2019.05.20 21:1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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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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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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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1)

DUMMY

해가 떠오르고 있는 시각, 금오위 한 구석으로 몰린 선랑들은 최후에 남은 기력을 뽑아내어 맞서고 있었다. 다들 피하고 피하면서 최대한 체력을 아끼고자 했지만 역시 진무령이 이끄는 금오위는 만만치 않았다.

결국 포위되어 궁지에 몰린 그들은 그동안 숨어서 피해 다니며 모은 무기로 무장한 채 금오위 병사들과 대치했다. 비록 지칠대로 지친 소년소녀들이지만 명문가의 자제라는 게 허명(虛名)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일반 병사들을 여럿 쓰러뜨렸다.

결국 병사들로 하여금 쉽게 접근치 못하게 한 상황에서 한 명의 장수가 장검을 빼들고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최화승······.”

진의겸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장수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후우, 무엇이 옳은지 알 수는 없다만······.”

“허면 우릴 못 본 척하고 보내주면 아니되겠소?”

“그럴 수가 없단 말이지.”

빼든 장검을 진의겸 일행에게 겨누며 최화승이 말했다.

“이미 빼든 이 검을 다시금 집어넣기란 상당히 힘든 일이거든. 그건 그대도 잘 알 것이야.”

하기는 싫지만 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 진의겸은 비웃음을 날렸다.

“미안하지만 잘 모르겠군. 난 빼든 시점에 집어넣을 칼집따위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거든.”

“과연, 왕실 종친은 뭐가 다르다는 건가.”

감탄사라 할 수 있는 말을 흘리며 최화승은 자세를 바로 잡았다. 이를 신호로 선랑들 역시 즉각 맞설 태세를 갖추었다. 금오위 병사들도 포위를 유지하면서 일부는 창과 방패를 앞세우고 최화승의 뒤를 따랐다.

최화승이 손짓하여 병사들의 접근이 멈추자 최화승의 주변에서 불꽃이 일렁이더니 거대한 불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뭐······.”

서금수를 비롯한 선랑들이 기겁을 하는 와중 최화승은 불기둥 속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며 말했다.

“내가 속한 최씨 가문은 왕실을 지키는 불꽃이다. 타오르는 불꽃으로 왕실과 이 나라를 지키고, 따뜻한 불꽃으로 백성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것이 우리의 의무지.”

“상당히 거창하시군요. 참으로 충성스럽습니다.”

빈정거리는 투로 얘기하고는 있지만 진의겸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절로 흘러내렸다.

“내 부친께서, 그리고 내 조부께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신신당부하시던 말이다.”

“그러신가요.”

진의겸은 최화승의 말에 대꾸하면서 재빨리 들고 있던 부적을 태워 푸른 연기로 몸을 휘감게 했다. 이 푸른 연기는 진의겸의 몸을 보호하는 동시에 자동적으로 적을 공격하는 힘을 가진 도술의 일종이었다.

“설령 그것이 지저분하고, 의롭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아니 설령 그렇게 여겨진다한들 진실로 백성과 나라를 위한다면 의로운 일이라고, 그렇게 말씀하셨지.”

“허면 지금이 그렇단 겁니까?”

잠시 망설인 최화승이 답했다.

“그래. 그렇게 몇의 피가 묻는다 한들!”

진의겸을 향해 휘두른 최화승의 검을 신호로 높이 솟구쳤던 불기둥이 소용돌이치며 진의겸 일행을 덮쳤다. 이에 진의겸 역시 손짓하여 푸른 연기를 날려서 마치 방패와 같은 형상을 일구어 불기둥을 막아냈다.

붉은 불길과 푸른 연기가 서로 충돌하여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와중 서금수와 진의전이 제각기 들고 있는 철퇴와 칼을 꽉 잡고 최화승을 향해 돌격했다.

진의겸과 도술로 맞서는 최화승을 대신해 금오위 병사들이 진을 이루어 두 선랑과 격돌했다.

아무리 무예에 능한 두 선랑이라곤 하나 병사 여럿이 창을 앞세우고 돌진해 오는 걸 상대하긴 힘들었다. 허나 이 둘만이 아니라 김중후와 서금영이 제각기 창을 들고 가세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서금수와 진의전의 앞으로 튀어나온 둘이 들고 있던 창을 병사들을 향해 내던진 것이다. 각 창은 정확히 병사를 한 명씩 명중시키어 나가떨어뜨렸다. 고작 한 명이 쓰러진들 금방 진은 복구되나 그 찰나의 틈새를 놓치지 않은 서금수와 진의전이 파고들어 진을 흐트러뜨렸다.

근접거리로 파고든 서금수와 진의전이 무아지경으로 칼과 철퇴를 휘둘러 병사들을 쓰러뜨리는 동안 김중후와 서금영은 새로운 창을 집어 들어 병사들을 공격했다. 근접거리에서 창을 휘둘러본 한 금오위 병사는 날아오르듯 뛰어 달려든 진의전에게 가슴팍이 차여 쓰러지기도 했다.

최화승의 부하 장수들의 지휘 아래에 금오위 병사들은 창병을 뒤로 물리고 칼과 도끼로 무장한 병사들을 앞세웠다.

“과연 금오위. 허투루 볼 이들은 아니구만.”

재빠른 상황판단과 대처에 김중후는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감탄과 별개로 적으로서 상대해야 하는 이들에 대해 선랑들이 느끼는 부담은 장난이 아니었다. 특히 최화승의 불길을 막아내야 하는 진의겸은 간신히 막고는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만 포기해라!”

단호한 목소리로 천천히 접근해오는 최화승을 상대로 검을 맞댈 여력이 부족한 진의겸은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 쉽게 포기하겠냐.”

“물러설 수 없습니다.”

그런 진의겸을 대신해서 서금영과 진의전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창과 철퇴로 무장한 두 사람이 최화승에게 달려들자 최화승은 불기둥을 없애고 두 사람 상대로 검을 휘둘렀다.

검과 칼, 철퇴가 부딪치는 와중에 진의겸은 푸른 연기를 휘감은 칼을 휘둘렀다. 마치 거대한 철퇴의 형상을 한 연기는 최화승을 향해 날아갔다. 이를 간신히 검으로 막아낸 최화승이었으나 그 결과 서금영의 공격을 허용하여 오른쪽 팔에 자상(刺傷)을 입고 말았다.

이런 그를 돕고자 두 명의 금오위 소속 대정이 내달렸으나 이를 진의전이 홀로 막아냈다. 비록 버거운 일이기는 하지만 진의전은 사력을 다해 두 대정의 매서운 칼날들을 막아냈다. 서금수와 김중후도 다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여 다가오는 금오위 병사들을 상대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 공격해오는 서금영을 최화승이 상대하는 동안, 진의겸은 속으로 문진호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곳으로 몰리기 전에 진의겸 일행은 가지고 있는 부적과 기력을 퍼부어 둔갑술에 성공했다. 문진호가 둔갑술로 병사를 위장해 이곳으로 병사들을 몰리게 한 뒤 현상황을 바깥에 알리는 게 그들의 작전이었다.

때문에 이기는 것보다도 시간을 끄는 게 그들에겐 최우선 사항이었다.

이를 인원수를 통해 대강 눈치 챈 최화승이었지만 굳이 지적치 않았다. 이는 이미 바깥의 상황이 선랑들이 금오위 상황을 알린다고 달라질 일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도 있지만 현재 금오위를 이끄는 대장군 진무령이라는 인물의 역량을 믿기 때문이었다.

“너희들의···작, 전은 헛수고이, 일 뿐이야······.”

“과연 그럴까요?”

연속적으로 내지르는 서금영의 창을 검으로 쳐내는 최화승은 선랑들의 실력에 감타하면서 정신을 집중했다. 이를 방해하듯 매섭게 쏟아지는 창을 쳐내며 최화승은 마음속으로 뜨거운 불길을 형상화시켰다.

그러자 최화승의 검을 휘감으며 뜨거운 불길이 피어오르더니 이내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발사되었다.

지근거리에서 상대하는 서금영은 간신히 피했지만 잠시 문진호를 생각하던 진의겸은 뒤늦게 피하는 바람에 왼팔에 불이 붙고 말았다. 다행히 옷 위에 붙은 수준이라 겉옷을 급히 벗어던지어 무사할 수 있었다.

“형님!”

“어딜.”

그러나 이 상황에 놀라 진의전이 한눈을 파는 바람에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대정 하나가 휘두른 칼에 손목이 베여 진의전이 들고 있던 철퇴를 떨어뜨린 것이다. 이틈을 놓치지 않고 다른 대정이 달려들어 주먹으로 진의전의 턱을 가격했다.

진의전은 주먹만큼은 간신히 피할 수 있었지만 뒤이어 날아온 옆구리를 맞아 비틀거리다가 다시금 날아온 발차기에 머리를 맞고 기절하고 말았다.

“의전아!”

“제기······.”

진의전이 쓰러지자 놀란 진의겸을 대신해 서금영이 이를 구하려 했으나 최화승의 검에 막히고 말았다.

“비키······.”

“비킬 것 같나. 이런 상황과 입장에서!”

다시금 최화승의 검이 불꽃이 휘감기 시작하자 진의겸은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부적을 날렸다. 부적은 정확하게 최화승의 검과 부딪치더니 폭발했다.

그 폭발에 최화승이 비틀거리는 걸 놓치지 않고 서금영이 창을 내질렀다. 이를 진의전을 쓰러뜨린 대정 중 하나가 끼어들어 최화승에게 닿는 건 막을 수 있었다. 대신 끼어든 대정은 복부에 창을 맞고 피를 흘리며 주저앉고 말았다.

“이 대정! 괜찮은가.”

“소, 소장은······. 괘···괜찮······.”

최화승이 자신을 대신해 창을 맞은 대정을 걱정하는 사이에 서금영은 최화승을 공격했다. 그러나 이는 다른 대정이 끼어들어 막았다.

서금영에 이어 진의겸이 칼을 들고 나서서 막아선 대정을 상대하기 시작하는 순간, 일 무리의 병사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문진호가 둔갑술로 병사들을 이곳으로 집중시킨 뒤 탈출한다는 계획이 성공했나 하고 안심하는 진의겸의 눈에 어깨에 붕대를 감고 이를 빠득빠득 갈며 나타난 이영진이 들어왔다.

“이런 쥐새끼 같은 것들. 이런 데서 감히 날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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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9) 19.05.20 35 0 9쪽
118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8) 19.05.13 25 0 10쪽
117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7) 19.05.05 52 0 9쪽
116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6) 19.04.28 36 0 9쪽
115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5) 19.04.21 44 0 10쪽
114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4) 19.04.14 52 0 10쪽
113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3) 19.04.01 57 0 9쪽
112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2) +1 19.03.24 50 0 10쪽
»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1) 19.03.18 56 0 9쪽
110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6) 19.03.11 62 0 9쪽
109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5) 19.03.03 43 0 10쪽
108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4) 19.02.25 42 0 9쪽
107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3) 19.02.18 46 0 10쪽
106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2) 19.02.11 45 0 9쪽
105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1) 19.02.04 52 0 9쪽
104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0) 19.01.28 44 1 9쪽
103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9) 19.01.21 65 1 9쪽
102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8) 19.01.13 65 1 10쪽
101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7) 19.01.06 90 1 11쪽
100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6) 18.12.23 61 1 10쪽
99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5) 18.12.17 48 1 10쪽
98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4) 18.12.09 70 1 9쪽
97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3) 18.11.26 78 2 9쪽
96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2) 18.11.19 81 2 9쪽
95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 18.11.11 75 2 9쪽
94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6) +1 18.11.04 117 3 10쪽
93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5) 18.10.28 75 0 9쪽
92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4) 18.10.21 72 2 9쪽
91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3) 18.10.14 11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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